송지영의 심리칼럼- 착하고 순하며 내성적인 그 남자가 왜 교도소에 있을까?
송지영의 심리칼럼- 착하고 순하며 내성적인 그 남자가 왜 교도소에 있을까?
  • 김민석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10.16 0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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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아침 선선한 공기를 마시며 강의를 하러 왔다. 가방도 맡기고 핸드폰도 맡기고 오로지 강의 자료만 갖고 들어갈 수 있다. ‘철커덩 철커덩’ 여러 번의 철문을 통과한 뒤 강의장에 도착했다. 똑같은 푸른 수용자 복을 입고 있는 이곳은 교도소다. 필자는 교도소 강의를 진행한지 2년 정도 되었다.

소상공인진흥공단과 함께 수감자들이 출소 이후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소자본 창업 교육 과정’을 진행하고 있는데 필자는 교류 분석을 활용한 ‘성향 진단’을 맡고 있다.

수용자들에게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 언제냐고 물어보면 교도소 생활을 하는 ‘지금’ 이라고 한다. 교도소 마다 시설과 환경이 다르고 많이 개선되어 지고 있지만 모든 자유가 억제되는 이곳의 생활이 녹록치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작은 수용실안에 여러 명의 수용자들이 함께 생활하다 보니 여러 불편하고 분쟁적인 요소들이 다분히 많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적응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프럼미 에듀 대표 송지영

수용자들에게 여기 들어오기 전 가장 힘들었던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2번째가 ‘돈 버는 것’이고, 첫 번째로 많이 나오는 대답은 ‘대인 관계’이다. 가족과의 마찰, 직장, 거래처와의 마찰, 친구, 지인, 각종 모임에서의 맺는 관계에서 오는 갈등으로, 나랑 맞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일반인 우리들도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을 물어본다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산다. 일생을 타인과 아무 교류없이 혼자 사는 사람은 없다. 이런 대인관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바로 개인의 성격이다. 적극적이며 리더십있고 자기 표현이 확실한 성격이 있는가 하면 소극적이고 내향적이며 자기 의사표현을 못하는 성격도 있다. 그런데 궁금점이 생긴다. 교도소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성격의 사람일까하고 말이다. 필자가 교도소에서 성격 분석 강의를 하기 전에는 수감자들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왠지 수감자들은 성격들이 세고 반사회적이며 독선적이고 배타적일꺼라고.....

그런데 이건 순전 나의 잘못된 편견이였다. 실제로 수용자들의 성격분석을 해보니 물론 터프하고 냉소적이며 자기주장이 센 성격들도 있었지만 의외로 다정하며 인간미 넘치고 협조적인 유형들도 굉장히 많았다. 특별히 필자가 조금 놀랬던 건 헌신적이며 말이 없고 내성적이며 너무 순한 유형들도 어는 교도소를 가나 꼭 있었다. 왜 그런걸까?

이들 ‘헌신형’들의 성격적 특징은 자존감이 낮아 자기 의사표현을 확실히 못하며 속으로는 싫으면서도 상대방에게 맞추는 경향이 강하다. 내면으로는 타인에 대한 부정성이 높아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이 속으로는 엄청 거슬리지만 겉으로는 매번 참고 마는 유형으로, 인생에서 자신을 ‘희생자’로 전락시키는 심리 게임을 많이 하는 이들이다. 이런 유형들은 너무 만만하게 보이기 때문에 일부 인성이 안 좋은 사람들이 이들을 끊임없이 괴롭히며 비난하고 코너로 몰아간다. 몇 개월, 몇 년의 시간동안 항상 당해오던 이들은 참는 게 임계치에 다다르면 마침내 ‘빵’하고 터지게 되는데~~ 그때는 이미 수개월, 수 년동안 차곡차곡 쌓아왔던 울분과 분노의 에너지가 이성의 조절 능력을 넘어서버리기 때문에 우발적 사고를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상대방이 착하고 만만하다고 해서 무시하고 괴롭히다가 큰 코 다칠 수 있다. 또한, 항상 불만을 쌓아놓고 싫으면서도 상대방을 지나치게 맞추는 사람들은 자신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도 같음을 자각해야 한다. 착하다는 게 무례한 상대방의 행동까지 참는 것은 아니다. 평상시 좋고 싫음에 대한 확실한 의사표현과 선을 넘어서는 무례한 이들에 대해 단호한 거절의 의사 표현 연습을 해야 할 것이다.

송지영

성균관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커뮤니케이션 석사,  프럼미 에듀 대표,  한국교류분석연구원 연구위원,  한국도형심리상담학회 이사,  한국시니어플래너지도사협회 이사

저서 : 도형으로 보는 성격 이야기 (공저, 2019, 도서출판지선), 나를 찾는 여행! 액티브 시니어! (공저, 2017, 밥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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