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10월 항쟁 그후, 청와대 천막농성 현장을 가다
[포커스] 10월 항쟁 그후, 청와대 천막농성 현장을 가다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11.01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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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장관은 사퇴했지만 조국 정국은 계속되고 있다. 조국 사태가 깨운 우파의 야성이 살아나서다. 조국과 그의 일가(一家)로 향했던 민심의 분노는 이제 청와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그 생생한 증거 가운데 하나가 바로 청와대 앞 농성 현장이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는 130일을 훌쩍 넘겼다.

기자가 이곳을 찾은 10월 17일 오후, 마침 4시 집회를 진행 중이었다. 이곳에서 투쟁본부 측과 함께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단상에 올라 국민대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지난 8월 말경부터 김 전 도지사는 이곳에서 천막농성을 두 달 가까이 이어오고 있다.

“문재인은 물러가라 훌라 훌라~ 김정은도 물러가라 훌라 훌라~”로 시작되는 투쟁본부의 공식 투쟁가 훌라송을 참석자들이 합창한 가운데 차명진 전 의원의 정세 분석이 이어졌다. 청와대 옆 분수대 인도를 메운 집회 참석자들은 조국 수사 진행 상황을 비롯해 차 전 의원이 전달하는 시국 상황에 귀를 쫑긋 세우는 모습이었다.

단상으로부터 이어진 돗자리 행렬은 수백 미터는 족히 돼 보였다. 평일 오후였지만 500명이 넘어 보이는 성도 및 시민들은 그 자리에 앉아 기도를 하거나 단상 쪽을 향해 바라보는 모습이었다. 김 전 도지사 소개로 단상에 오른 충남의 한 초등학교 동창생들은 이날 투쟁본부 측에 천안 명물 호두과자 4000개를 전달했다. “문재인 아웃”을 외친 뒤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은 “팔십 먹은 할망구들이 주말마다 집회에 나옵니다. 태극기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려고 한다”고 외쳤다. 이들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자” “공산주의를 몰아내자” “믿는 자들에게 승리”를 외친 뒤 단상을 내려갔다.

농성 현장에는 짧게는 하루, 길게는 수십 일을 노숙하며 투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밤샘 철야를 통해 구국기도를 하는 기독교인들이 많았다. 서울 경기뿐 아니라 지방 여러 교회에서 상경한 교인들도 많았다.

경기도 평택에서 왔다는 60대 이모 씨는 “7일 동안 노숙했습니다. 조국 청문회를 보고 교회도 손 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문재인 하는 꼴을 보니 이대로 있어선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지금 이 나라가 어디 제대로 돌아가고 있어요? 나 한 몸 희생해서 나라가 바로 선다면 가치 있는 일이지요. 어렵게 온 나라를 문재인이 더 망치지 않도록 젊은 사람들도 더 많이 나와야 해요.”

김문수 전 도지사와 인터뷰를 위해 김문수TV 천막에서 대기하던 중 4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이 이곳을 찾아왔다. 이 여성은 분당병원에 입원해 항암치료를 받던 중 이곳을 꼭 한번 찾고 싶어 택시를 타고 왔다고 했다. 자신의 직업을 가수로 소개한 이 여성은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며 자신도 세월호를 비판하고 좌파를 욕하다가 모 호텔 등 연회장에서 잘렸다고 했다.

유튜브를 통해 농성 투쟁 현장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아 자신도 밤샘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왔다고 했다. 그러나 몸 상태가 좋지 않던 이 여성은 한참을 앉아 있다 다시 병원으로 돌아갔다.

경남 김해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투쟁 현장을 찾은 40대 주부도 있었다. 이 여성은 자신의 세 아이에게 이곳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이 여성은 “아이들에게 나라가 어떤 상황인지, 애국심이 어떤 것인지 직접 보여주고 싶었어요”라고 했다.

청와대 앞 효자동 현장은 어느덧 애국투쟁의 성지로 굳어져 가고 있었다. 기독교인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늘어가면서 나라를 걱정하는 일반 시민들의 발걸음도 잦아지고 있었다. 전광훈 목사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있지만 이와 별개로 자유우파의 투쟁정신이 이곳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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