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탈북모자·어선탈북 청년 죽음에 나의 죽음도…” 탈북민 이동현 씨 무기한 단수단식 돌입
[단독] “탈북모자·어선탈북 청년 죽음에 나의 죽음도…” 탈북민 이동현 씨 무기한 단수단식 돌입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11.25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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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 통일부 장관 사퇴 및 탈북모자 사망사건 재발방지 대책마련 요구하며 유서 써놓고 오늘부터 죽음 각오한 단식에 들어가

아사 탈북모자 비대위원으로 활동하며 100일 동안 광화문 분향소를 지킨 탈북인 출신 대한민국 국민 이동현(47) 씨가 25일부터 무기한 통일부 앞 단식(물도 거부) 농성에 들어갔다.

그는 고 한성옥 탈북모자 사망사건 재발방지 대책마련과 탈북 청년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해 책임당국인 통일부 김연철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정부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모든 음식과 물을 끊고 단식에 들어간 만큼 이 씨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재인정부에 단식으로 항의한다. 2명의 탈북 청년 강제북송 진상 규명하라! 탈북 모자 아사 재발 방지책을 제시하고, 탈북 청년 강제북송 주범 통일부 장관 김연철은 사퇴하라!>>는 현수막을 든 이동현 씨는 "내가 쓰러져 죽으면 다음 탈북인이 이어받을 것"이라며 "이 정권이 종북정책을 포기할 때까지 목숨 걸고 끝까지 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 씨는 글에서 탈북 후 중국에서 2번 북송돼 북한에서 수감생활을 했던 자신의 경험을 털어 놓으며 “제가 엄동(嚴冬) 날씨에 이밥과 반찬은 물론 물까지 끊은 채 이 자리에 나선 것은 풍요로운 자유 대한민국에 와서 굶어 죽은 한성옥 모자와 이번 어선탈북 청년의 강제북송 사건을 보고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절박감과 불안감, 그리고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고 북한이 살인범이라고 주장했다고, 목숨 걸고 온 탈북청년을 사지(死地)로 보낸 이 정권의 실체는 정녕 무엇입니까”라며 “3대 세습 북한 독재자 김정은의 부산 방문을 위한 인신공양이 맞나요”라고 반문했다.

또한 “ 저는 생계를 뒤로한 채 고(故) 한성옥 모자 추모 분향소에서 100일을 지새웠습니다. 수많은 국민이 애도를 표하고 갔습니다만 야당 국회의원 몇 사람만 빼고, 여당 의원은 물론 관악구청, 통일부, 정부 관계자는 단 한 명도 다녀가지 않았다”라며 “세월호 희생자만 국민이고, 용산참사 희생자만 국민입니까”라고 항의했다.

이 씨는 “우리 북조선 출신 국민도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우리는 보호도 받지만 세금도 내고, 자발적으로 국방 의무도 진다”면서 “헌법에 따라 대통령을 포함한 관료와 정치인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줄 의무가 있고, 우리는 재산과 생명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목숨 걸고 항의한다. 단수단식 시위를 시작하며 음식은 물론 물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겠다. 며칠 있으면 쓰러지겠지요, 아마 죽을 지도 모른다. 그래도 일없다”며 “탈북민들의 인권과 자유를 찾는 길에 한성옥 모자와 어선탈북 청년의 죽음이 모자라면 나의 죽음을 얹어서라도 인권과 자유를 지키고 싶다. 내가 쓰러져 안 되면 다른 탈북민이 뒤를 이어줄 것이다. 절대로 이 길에서 물러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가 반(反)탈북인 정책을 고수하면, 대한민국이 공산화되면, 어차피 저를 비롯한 탈북민은 우선순위로 처형될 게 뻔하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인데, 공산화되기 전에 주체적으로 제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겠다”며 “제가 죽거든 제 유골을 화장해 이곳, 통일부가 있는 정부서울청사 앞에 뿌려달라. 제 넋이 두 눈 부릅뜨고 탈북민을 굶겨 죽이고, 강제 북송해 죽인 김연철과 이 정권을 저주‧심판하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정부의 무관심에 항의하며 단수단식에 돌입한 탈북민 이동현 씨
정부의 무관심에 항의하며 단수단식에 돌입한 탈북민 이동현 씨

-아래는 입수한 글 전문 -

무기한 단수단식(斷水斷食)에 들어가며

저는 탈북인 출신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1973년 함경북도 청진에서 태어나 2008년 북조선을 탈출해 2011년 대한민국으로 왔습니다. 탈북 후 중국에서 2번 북송 돼 총 28개월 동안 도집결소와 구류장에서 지옥 같은 수감 생활을 했습니다. 두 번 모두 탈출했기 때문에 북에서는 탈옥범으로 수배까지 당했습니다.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고, 현재 북에서 데려온 아내‧두 아들과 함께 서울에 정착해 살고 있습니다. 제가 엄동(嚴冬) 날씨에 이밥과 반찬은 물론 물까지 끊은 채 이 자리에 나선 것은 풍요로운 자유 대한민국에 와서 굶어 죽은 한성옥 모자와 이번 어선탈북 청년의 강제북송 사건을 보고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절박감과 불안감, 그리고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저도 북조선 입장에서 보면 죄인입니다. 조국을 등진 배신자요, 감옥에서 탈출해 남조선으로 도망 온 범법자입니다. 아마 대한민국에 들어온 대부분의 탈북민이 북한 입장에서는 저처럼 범죄자일 것입니다. 통일부 장관 김연철 말대로 두 명의 어선탈북 청년이 북에서 죄를 지었기 때문에 북송했다면, 저도 북송 대상입니다.

대한민국은 연쇄 살인을 저질러도 사형 당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을 파괴하기 위해 북에서 파견한 간첩도 사형하지 않습니다. 1987년 대한민국 국민 115명을 살해한 KAL기 폭파범 김현희도 버젓이 전향해 잘 살고 있습니다.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고 북한이 살인범이라고 주장했다고, 목숨 걸고 온 탈북청년을 사지(死地)로 보낸 이 정권의 실체는 정녕 무엇입니까. 3대 세습 북한 독재자 김정은의 부산 방문을 위한 인신공양이 맞나요.

저는 생계를 뒤로한 채 고(故) 한성옥 모자 추모 분향소에서 100일을 지새웠습니다. 수많은 국민이 애도를 표하고 갔습니다만 야당 국회의원 몇 사람만 빼고, 여당 의원은 물론 관악구청, 통일부, 정부 관계자는 단 한 명도 다녀가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희생자만 국민이고, 용산참사 희생자만 국민입니까.

우리 북조선 출신 국민도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우리는 보호도 받지만 세금도 내고, 자발적으로 국방 의무도 집니다. 헌법에 따라 대통령을 포함한 관료와 정치인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줄 의무가 있고, 우리는 재산과 생명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정치인이 이 의무를 저버리면 탄핵감입니다.

저는 항의합니다. 목숨 걸고 항의합니다. 저는 단수단식 시위를 시작하며 음식은 물론 물 한 방울도 입에 대지 않겠습니다. 며칠 있으면 쓰러지겠지요, 아마 죽을 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일없습니다. 탈북민들의 인권과 자유를 찾는 길에 한성옥 모자와 어선탈북 청년의 죽음이 모자라면 나의 죽음을 얹어서라도 인권과 자유를 지키고 싶습니다. 내가 쓰러져 안 되면 다른 탈북민이 뒤를 이어줄 겁니다. 절대로 이 길에서 물러서지 않으렵니다.

정부가 반(反)탈북인 정책을 고수하면, 대한민국이 공산화되면, 어차피 저를 비롯한 탈북민은 우선순위로 처형될 게 뻔합니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인데, 공산화되기 전에 주체적으로 제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겠습니다. 제가 죽거든 제 유골을 화장해 이곳, 통일부가 있는 정부서울청사 앞에 뿌려주십시오. 제 넋이 두 눈 부릅뜨고 탈북민을 굶겨 죽이고, 강제 북송해 죽인 김연철과 이 정권을 저주‧심판하겠습니다.

2019년 11월 25일

탈북 대한민국 국민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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