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서재석·천영식·황우섭 이사 “2019년 양승동 경영진 하에서 KBS 처참히 몰락”
KBS 서재석·천영식·황우섭 이사 “2019년 양승동 경영진 하에서 KBS 처참히 몰락”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9.12.1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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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에 비굴한 보도로 신뢰도 공정성 추락…급기야 1천억원 적자시대 눈앞에 뒀다”

KBS 소수파 이사들이 지난 1년을 돌아보는 성명을 지난 16일 발표했다.

이들은 양승동 사장 이하 경영진 체제가 되면서 급감하는 광고수익 및 천문학적인 누적 적자에 대해 “양승동 경영진 하에서 KBS의 광고수입은 산업의 역사적인 트렌드로 설명될 수 없을 정도로 몰락했고, 동시대적으로 관련 업계와의 비교에서도 처참하게 무너졌다”며 “무능과 무책임 외에 이런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없다”고 지적했다.

소수파 이사들에 따르면, KBS 2019년 실적으로 사업손익은 지난해보다 340억원이 더 악화된 925억원 적자가 추정되며, 당기손익은 지난해보다 112억원이 더 악화된 433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1천억원 적자시대가 눈앞에 다가온 것.

소수파 이사들은 “이것은 경영 파탄이자 경영 농단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1년여 기간 동안 양승동 경영진은 고대영 사장 시절 차입금 없이 쌓아뒀던 현금자산 1,200억을 절반 이상 탕진한 채 하루하루 산소 호흡기에 기대어 연명하는 형국”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처참한 경영성과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신뢰의 상실”이라며 “양사장은 12월 월례조회를 통해 KBS 수신료 분리징수 청원이 20만 명을 넘었다는 것을 소개하면서 KBS의 신뢰도와 공정성 추락 위기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그런데 KBS 신뢰도가 땅에 떨어지다 못해 지구 맨틀을 뚫을 정도로 추락한 원인을 정권 세력의 불만을 산 보도나 프로그램 그리고 독도 동영상 논란 등에서 찾고 있다는 것은 안일한 현실인식의 전형”이라며 “그 동안 KBS가 정권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것에 대한 수많은 비난과 수신료 분리징수운동 등을 모른 체하다가 유시민이 비판을 하고, 현 정권을 지지하는 집단이 아우성을 치자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는 점에서 비굴함마저 느낀다”고 밝혔다.

KBS 신뢰도 추락의 원인을 불공정한 편파보도가 아닌 집권세력의 불만을 산 보도 등으로 오판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소수파 이사들은 최근 회사와 언론노조KBS본부 간에 체결한 “시간외 수당 관련 통상임금 소송 소요 비용은 노사화합 차원에서 합리적 해결방안을 마련한다”는 합의안과 관련, 소송비용을 회사가 정당하게 청구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해태 행위”라며 법적 처벌의 대상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시간외 수당 관련 소송비용을 정당하게 청구하지 않는 것은 회사의 재산을 지키고 손해를 보전해야 하는 경영진에게 주어진 가장 근본적인 역할을 명백히 해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시간외 소송비용 야합은 몰상식과 부패의 고리를 증명하는 하나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소수파 이사들은 “폐허가 되어 남은 처참한 경영실적 뒤에도 회사를 지켜야 하는 것은 여러분의 몫”이라며 “여러분의 자랑스러운 KBS는 어디로 가고 있나? 여러분은 이 자랑스러운 직장을 지키기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KBS가 국민의 방송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KBS 몰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 양승동 KBS 사장.
KBS 몰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 양승동 KBS 사장.

- 이하 성명 전문 -

 

[소수이사 성명] KBS1년을 되돌아보며

 

사랑하는 KBS 직원 여러분

우리 소수이사들은 지난 227일 양승동 경영진에 의해 처참하게 무너진 KBS의 현실을 고발하고, 양승동 체제를 유지할 경우 회사의 장기적인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제 다시 2020년 예산안 심의를 해야 하는 시즌을 맞아 이 같은 우려가 내년에도 또다시 반복될 것이란 위기감을 갖게 되면서 직원 여러분과 허심탄회한 교감을 하는 기회를 갖고자 합니다.

양승동 사장이 사실상 경영을 책임진 2018년 사업손익은 전년대비 787억원이 악화된 585억원 적자, 당기순손익은 전년보다 885억원이 악화된 321억원 적자였습니다. 양승동 경영진은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 따른 적자와 지상파 광고시장의 전반적 감소 등을 주요 이유로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콘텐츠 중심으로의 조직개편을 마무리했고 광고수입과 콘텐츠수입, 협찬캠페인 수입 등 재원의 선순환구조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과연 2019년 실적은 그렇게 됐을까요? 사업손익은 지난해보다 340억원이 더 악화된 925억원 적자(추정), 당기손익은 지난해보다 112억원이 더 악화된 433억원의 적자(추정)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1,000억원 적자시대가 눈앞에 달성됐습니다.

우리 소수이사들은 이미 2월에 성명서를 쓸 때, 2019년에 처참한 경영실적을 예상하면서 대형 스포츠 이벤트도 없는데 무슨 변명을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한 바 있습니다.

아마도 지상파 광고시장이 축소됐다는 주장을 하고 싶을 것입니다. 우리는 2016년부터 KBS 광고수입의 전년대비 감소액과 감소비율을 추적해봤습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원래 어떤 수치가 감소하는 추세를 갖게 될 때 감소율은 비슷하게 유지되면서, 모수가 줄어듦에 따라 감소액은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그런데 2019년은 압도적으로 높은 감소율에 광고수입 감소액은 3년 전 수준의 규모로 확대됐습니다. 또한 지상파 방송3사의 감소율을 보면 KBS의 감소율이 압도적으로 높을 뿐 아니라, 종편과 케이블 채널은 일부 증가세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양승동 경영진 하에서 KBS의 광고수입은 산업의 역사적인 트렌드로 설명될 수 없을 정도로 몰락했고, 동시대적으로 관련 업계와의 비교에서도 처참하게 무너졌습니다. 무능과 무책임 외에 이런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없습니다.

이것은 경영 파탄이자 경영 농단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년여 기간 동안 양승동 경영진은 고대영 사장 시절 차입금 없이 쌓아뒀던 현금자산 1,200억을 절반 이상 탕진한 채 하루하루 산소 호흡기에 기대어 연명하는 형국입니다.

연구동 건물이라도 지었더라면 여러분들은 아마 지금쯤 쾌적한 사무실과 제작시설에 입주하고 있었겠지만, 그런 희망도 모두 사라졌습니다. 지속적으로 낮아져오던 부채비율은 급격한 상승추세로 전환됐습니다.

처참한 경영성과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신뢰의 상실입니다. 양사장은 12월 월례조회를 통해 KBS 수신료 분리징수 청원이 20만 명을 넘었다는 것을 소개하면서 KBS의 신뢰도와 공정성 추락 위기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KBS 신뢰도가 땅에 떨어지다 못해 지구 맨틀을 뚫을 정도로 추락한 원인을 정권 세력의 불만을 산 보도나 프로그램 그리고 독도 동영상 논란 등에서 찾고 있다는 것은 안일한 현실인식의 전형입니다. 그 동안 KBS가 정권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것에 대한 수많은 비난과 수신료 분리징수운동 등을 모른 체하다가 유시민이 비판을 하고, 현 정권을 지지하는 집단이 아우성을 치자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는 점에서 비굴함마저 느낍니다.

<9시뉴스>에서 버젓이 야당 반대운동 동영상이 방송되고, ‘좌파의 일베방송이라는 욕까지 먹고 있는 KBS 1라디오의 여러 프로그램들, 조잡한 정치적 편견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방송들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제대로 해명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경영진이 비전 없는 경영을 계속하는 이유와 관련해, 이해할 수 있는 한 가지 단서를 최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사업손실 1,000억원 즉, 회사의 규모가 대규모로 쪼그라드는 이 시점에 양사장과 언론노조 KBS본부가 체결한 시간외 수당 관련 통상임금 소송 소요 비용은 노사화합 차원에서 합리적 해결방안을 마련한다는 합의안이 특별하게 우리의 주의를 끕니다. 노조의 막무가내식, 불법적 요구에 합의하는 경영진을 보면서 우리는 노사동체를 넘어 심지어 경영권을 맡겨버린게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현 집권당과 정책협의까지 맺으면서 정권 편향적인 모습을 보여온 언론노조의 시각이 어떻게 무제한적으로 KBS의 프로그램을 오염시키고 있는지, 경영진은 이에 대해 게이트키핑을 할 의지도 최소한의 균형성을 담보할 능력도 없다는 우려감을 깊게 만들고 있습니다.

현 경영진은 아직 노조에게 어떠한 금전적 지원을 하지 않은 상태라고 변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만으로도, 시간외 수당 관련 소송비용을 정당하게 청구하지 않는 것은 회사의 재산을 지키고 손해를 보전해야 하는 경영진에게 주어진 가장 근본적인 역할을 명백히 해태하는 행위에 해당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엄중한 법적 처벌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시간외 소송비용 야합은 몰상식과 부패의 고리를 증명하는 하나의 사례입니다.

사랑하는 KBS 직원 여러분

양승동 경영진은 지난해 2019년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494억원의 사업손실에 당기순손익은 균형예산에 근접한 안을 제시했습니다. 결과는 1,000억원에 육박하는 사업손실이었습니다. 양승동 경영진은 2020년에는 700억원대의 사업손실을 내고, 당기순손익은 균형예산을 달성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약속이 물거품처럼 변하는 현실 속에서 내년의 경영에 대해 무슨 희망을 가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폐허가 되어 남은 처참한 경영실적 뒤에도 회사를 지켜야 하는 것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여러분의 자랑스러운 KBS는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여러분은 이 자랑스러운 직장을 지키기 위해서 무엇을 할 것입니까?

KBS의 정상화를 열망하는 수많은 국민들의 요구가 귓전에 맴돌아 여러분과 함께 KBS의 한해를 되돌아보고자 이 글을 썼음을 말씀드립니다. KBS가 국민의 방송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KBS 경영진과 이사회에 더 많은 감시와 질책의 의견을 제시해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20191216

KBS이사 서재석 천영식 황우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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