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보는 눈] 근본주의적 사고(思考)의 충돌
[시대를 보는 눈] 근본주의적 사고(思考)의 충돌
  • 이종윤 미래한국 상임고문 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 승인 2019.12.2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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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문명 충돌의 근저에는 타자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종교적 이념이 있다.

이슬람, 유대교, 기독교의 근본주의 사고들의 충돌에서 세계 질서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미국의 새뮤얼 헌팅턴이 제시한 문명 충돌이 21세기 국제 정치의 대표적 패러다임으로 떠올랐다. 그는 탈냉전형 분쟁의 성격을 민족주의가 아닌 문명론으로 접근했다. 헌팅턴은 냉전이 끝난 뒤 이데올로기의 공백을 메우는 종교적 신념에 기반한 경쟁적 세계관이 결국 충돌로 치달을 수 밖에 없음을 말하고 있다.

2005년 런던 지하철 테러가 있은 후 런던의 캔터버리 대주교 관저에서 영국 성공회, 로마 가톨릭, 자유교회, 이슬람 지도자들이 런던 테러 공격을 규탄하고 테러리즘 극복을 위한 종교적 협력을 호소하는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들은 종교간의 공존과 사회의 안전과 번영을 위한 협력을 종교다원주의는 경계하면서도 고등종교로서 타종교를 인정하고 이들과 사회의 안전과 평화와 공존을 위해 같이 협력하고 상호 관용하며 상호 이해가 필요함에 공감을 했다.

이종윤  미래한국 상임고문  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이종윤 미래한국 상임고문 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

21세기 세계 평화를 위해서는 문명의 충돌이나 종교의 충돌이 아닌 문명의 공존과 조화 그리고 종교의 공존과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 여기에는 자기 종교만이 우월하다는 종교우월주의가 아니라 전 인류를 생각하면서 문명의 공존과 협력을 생각하는 태도가 요청된다.

오늘날 인류는 근본주의 사고와 결별해야 한다. 여기서 관용과 상호 이해가 중요하다. 진정한 종교는 자기와 다른 타자를 증오하는 것이 아니고 이들을 포용하고 사랑으로 감동시키는 것이다. 폭력이 아니라 사랑만이 참된 종교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알려준다. 소유욕이 아니라 자기를 남을 위해 주고, 비우고, 섬기고, 희생하는 것이 진정한 종교요 그리스도의 케노시스(Kenosis)사상이다. 

1868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 제국주의 시대를 찬양하는 일본의 우익단체가 있다. 일본 천황에 대한 찬양이나 국수주의 성향의 언행을 선전한다. 일본의 재군비, 천황제 옹호를 주장하면서 미쓰비시 그룹 등 이 단체들을 지원하는 기업과 그룹들이 있다.

매년 종전 기념일인 8월 15일에 야스쿠니 신사에 가서 전범들을 찬양하고, 호국영령으로 모시며 추앙한다. 천황을 숭배하고 천황폐하 만세를 부른다. 욱일기를 흔들고 일본 제국을 숭배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들 대다수는 한국과 중국을 적대시하고 한국과는 위안부 문제와 독도 영유권 문제로 갈등하고 있고, 중국과는 난징대학살, 센카쿠 열도 영유권 문제로 갈등하고 있다. 북한과도 적대감과 일본인 납치 문제와 미사일, 북핵 문제 등으로 갈등하고 있다.

아시아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가 유지되기 위한 한미일 동맹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에 일제 군국주의를 지향하는 극우세력은 우리에게도 큰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군사적으로 아직은 의존 상태에 있으나 어느 날 미국을 능가할 경우 아시아를 제패할 야욕에 타 있는 것은 불 보듯 뻔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이웃 아닌 악연 때문에 국민적 감정이 극에 달한 지금 일본에 대한 외교, 정치, 군사면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은 분명하다. 일본의 근본주의자들의 득세를 우려하면서 그리스도의 케노시스(Kenosis) 사상으로 관용과 이해의 시선을 갖고 바라보자. 대인(大人)답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그들은 아직은 우리의 선교 대상국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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