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진단] 우한폐렴에 중국경제 흔들
[전문가진단] 우한폐렴에 중국경제 흔들
  • 오정근 미래한국 편집위원·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 승인 2020.02.2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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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창궐은 중국 경제에 치명타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한 폐렴 창궐은 중국 경제에 치명타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은 국내총생산(GDP)이 2019년 15.5조 달러로 세계 전체 GDP의 16.5%를 차지해 21.4조 달러, 21.7%의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이다.

주로 외국인 투자 제조업 중심이어서 중국을 흔히 세계의 공장이라고 부른다. 전 세계의 주요 자동차회사 철강회사 전자회사 정보통신회사 등 제조기업들이 중국에서 부품을 생산하고 조립해 광대한 중국시장에 공급하거나 수출하고 있고 중국생산 부품을 자국으로 역수출해서 조립하는 공급망을 가동하고 있다.

그 결과 이번 우한폐렴으로 중국내 공장 가동이 멈추자 전 세계는 공급망이 붕괴되어 세계경제성장률이 0.3% 포인트 내외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도 현대·기아차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 SK 등 주요기업을 포함해 2019년 말 기준 2만7681개 기업이 진출해 있어 중국내 공장 조업 중단이 미치는 파장이 가장 큰 편이다.

중국은 지난 해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를 돌파했다. 한국은 1994년 1만 달러에 올라섰다. 한국의 경험을 보면 이 정도 국민소득이면 임금도 상당히 올라 제조업 생산기지로서의 국제경쟁력이 하락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이 무렵 한국에서도 많은 기업들의 해외탈출러시가 이어졌다. 중국도 과거 1982~ 2011년 30년 간 연평균 10.2%의 고성장기를 지나 2012년 부터는 7% 수준의 중성장기로 진입했다. 2015년부터는 6%대로 주저앉고 있다. 30년 간 연평균 10.2%의 장기 고성장은 세계경제발전사에서 1962~ 1991년 중 연평균 9.8%의 고성장을 기록했던 한국경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정도 장기 고성장을 기록한 후 중성장기로 이행하지 않은 경제는 없다. 한국경제도 30년 고성장 후 1992~2011년까지 연평균 5.6%의 중성장기를 거친 후 2012~2019년 연평균 2.8%의 저성장기로 이행하고 있다. 중국은 2012~2019년 연평균 7.0%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도 중성장기, 즉 신창타이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보다 20년 시차를 두고 중성장기에 진입하고 있다. 한국의 경험을 보면 중국경제도 대체로 10년 정도 후부터 완전히 저성장기로 진입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성장률 6%대 중성장기 지나 10년 후 저성장기 진입 전망

중국은 과거 장기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서부농촌지역에서 동부공업지역으로 계속해서 밀려들어 오는 농민공들로 인해 저임금을 오래 지속할 수 있었다. 저임금을 토대로 고투자 고수출 전략을 추진해 왔다. 이로 인해 GDP에서 차지하는 소비의 비율은 급락한 반면 투자의 비율과 수출의 비율은 급등했다.

개발 초기인 1980년대 초 53%였던 GDP에서 차지하는 소비 비율이 2010년 36%까지 하락했다. 반면 GDP에서 차지하는 투자 비율은 25%에서 45%로, 수출 비중도 7%에서 36%까지 급등했다. 2003~2011년 중 연평균 19%의 투자증가율을 지속하는 등 막대한 투자를 하고 그 결과 생산된 생산물의 수출을 위해 1994년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전년의 5.82위안에서 8.72위안으로 50%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이를 배경으로 중국은 2011년까지 연간 20~30% 내외의 높은 수출증가율을 기록하며 고성장을 지속해 왔다.

2009년 주요국의 양적완화정책 이후에는 제로 수준으로 급락한 싼 금리의 외국자본차입도 1조 달러 정도 들여와 투자를 해왔다. 자본유입으로 2005년부터 위안화 환율은 하락해 2005년 달러당 8.28위안이었던 위안화는 2013년 6.05위안까지 하락했다. 이 무렵 시작된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중국의 전략도 한몫 했다.

그러나 도시전입 농민공 수가 감소하는 등 노동력 보너스가 사라지기 시작한 반면 투자활성화로 노동수요가 증가해 2008~14년 중 연평균 임금상승률이 13.7%에 달했다.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기 시작한 데다 때마침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경제성장도 둔화돼 연평균 20~30%대를 유지해 오던 수출증가율이 2012~14년 연평균 7.3%로 하락한 후 2015~17년 간에는 연평균 1.8%로 하락하고 2019년에는 0.9%로 추락하고 있다.

결국 고수출을 예상하고 투자해 놓은 제조업가동률이 1990~ 2010년 중의 80%대에서 2011년에 60%로 하락한 후 최근에는 50%대까지 급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택호황기에 건설했던 주택부문 재고도 급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부실과 건설투자부실이 증가하고 이는 다시 금융부실 증가를 초래해 중국경제의 위기 가능성을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경제는 2012년부터 중성장기로 진입하는 구조전환의 고통을 겪고 있는 중이다.

중국에 진출했던 많은 외국투자기업들이 임금이 상승하고 위안화도 평가절상되면서 수출경쟁력이 하락하게 되자 탈중국 대열을 이루고 있다. 신규외국인투자도 감소하고 있다. 이것이 중국경제가 중성장기로 진입하게 된 근본적인 배경이다. 한국기업들의 대중국 진출은 이미 2006년 정점을 이룬 후 2007년부터는 감소하기 시작했다.

특히 미중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의 미국 등 주요수출대상국에 대한 수출이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2019년에는 제조업투자가 현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중국경제의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고 2005년 3000억 달러까지 급증했던 경상수지도 그 후 줄어들기 시작해 2018년에는 491억 달러로 줄어든 후 2019년부터는 균형수준으로 감소하며 외환보유액도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중국의 경상수지가 적자시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경제는 중성장기 진입, 수출증가율 급락, 경상수지 균형시대 진입과 같은 전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구조전환의 고통을 어떻게 혜쳐 나가느냐가 중요한 당면과제다.

이처럼 중국경제가 구조전환의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 우한폐렴으로 중국내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전 세계 공급망이 붕괴되어 세계경제 성장률이 하락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우한폐렴 사태가 심상치 않다. 이미 사스 때의 사망자수 700명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

2월 17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7만548명이며 사망자는 1770명으로 늘어났다. 이마저 중국 당국이 발표하는 통계에 대한 신뢰도 문제가 연속 제기되고 있다. 텐센트는 지난 1일 ‘유행병 상황판’ 웹페이지에 우한폐렴 확진자 15만4023명, 사망자 2만4589명으로 표시했다 내려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 10일에는 저우융다오 난카이대 교수 등 연구팀이 인터넷에 공개한 논문에서 우한에서 외지로 나간 4만여 명을 표본으로 지역별 전파를 감안한 결과 9일 기준으로 중국에서 8만4000~14만 명이 우한폐렴에 걸렸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중국 우한폐렴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을 비판하며 지난 2일 이 같은 글을 쓴 쉬장룬(許章潤·58) 칭화대 법대 교수와 우한 현장을 영상으로 고발해온 변호사 출신 시민기자 천추스(陳秋實·34) 등 수 명의 기자들이 행방불명됐다는 보도도 나오는 등 중국의 우한폐렴 사태는 더욱 알 수 없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 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일과성이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2002~3년 중 발생했던 사스를 비릇 조류독감, 우한폐렴 등 근년에 발생한 주요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중국발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중국의 높은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비위생적인 환경과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기이한 식도락 문화에 공산주의 정부의 폐쇄적인 정책에 따른 정보 불투명성, 낙후된 의료환경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병상이 부족해 일가족이 병상을 찾아 헤매다 모두 사망했다는 보도는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바이러스의 진원을 두고 중국과학원 등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각종 보도가 나오면서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우한 화난(華南)수산시장이 우한폐렴의 발원지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우한폐렴 지정병원인 우한 진인탄 병원 연구원 7명은 지난달 25일 의학 전문지 랜싯에 발표한 논문에서 확진자 41명을 연구한 결과 첫 번째 환자가 시장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조지타운대 전염병 전문가인 대니얼 루시 교수는 사이언스지에 “우한폐렴 바이러스가 화난수산시장에서 유출되기 전에 다른 곳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도 델리대와 인도공대 연구팀이 우한폐렴 바이러스가 에이즈 바이러스(HIV)와 닮았으며 자연적으로 재조합됐을 가능성이 낮다는 논문을 지난달 31일 학술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바이오 아카이브에 공개했다가 철회한 바도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중국 정부가 에볼라 등 감염성 바이러스를 연구하기 위해 설치한 중국에서 유일하게 생물안전 4급 실험실을 갖춘 연구소인데 이 연구소가 우한폐렴 유행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중국 화난이공대 샤오보타오 교수는 지난 6일 “우한폐렴을 유발시킨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화난수산물시장이나 우한바이러스연구소가 아니라 시내에 있는 ‘우한질병통제예방센터(WHCDC)’에서 유출됐다”고 주장하며 이를 입증하는 논문을 국제 학술 사이트에 게재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우한바이러스연구소나 우한질병통제예방센터가 발원지라면 왜 중국당국이 이와 같은 생물안전 4급에 해당하는 바이러스를 연구해 왔느냐 하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세간에서는 이 논문을 근거로 우한바이러스연구소에서 생화학무기를 개발하고자 HIV와 코로나바이러스를 재조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냐는 추측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발 전염병으로 글로벌 공급망 위협받아 탈중국러시 가속 예상

이처럼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 중국에서 경제가 성장하면서 중국에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진출해 있고 중국인들의 해외여행도 사스가 발생했던 2002~3년 중의 연간 2000만 명에서 지난 해에는 1억6800만 명으로 비약적으로 늘어나면서 중국에서 발생한 전염병이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월 3일자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은 아시아의 진짜 병자’라는 칼럼을 게재하기도 했다. 30여 년 간의 고도성장을 마감하고 중성장기로 진입하면서 들어오기만 했던 외국투자기업들의 탈중국이 이어지는 등 구조전환을 겪고 있는 중국에 이처럼 빈번한 중국발 전염병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위협받으면서 전세계 기업들의 탈중국러시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막대한 경제력을 배경으로 일대일로 중국몽과 같은 동아시아 패권을 노리던 동북아의 지정학적 질서에 큰 변화를 초래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때마침 미국은 지난해 ‘인도 태평양 전략보고서’를 발표하고 기존의 일본 한국에 인도 싱가포르 대만 몽골을 잇는 중국 포위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전통적인 동맹국인 미국 일본과 중국 북한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는 한국은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섰다. 동맹이란 기본적으로 가치를 공유해야 한다. 한국이 진정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 국가라면 같은 가치를 추구하는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훼손해서는 안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적어도 현재의 상황만 놓고 보면 미중패권전쟁에서 미국이 승기를 잡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은 과거의 고성장기에서 중성장기로 이행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엄청난 구조전환의 고통을 겪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앞으로 10여년 후에는 저성장기로 추락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오정근 미래한국 편집위원·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오정근 미래한국 편집위원·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더욱이 이번 우한폐렴사태는 경제는 개혁개방하면서 정치는 공산주의 일당독재체제가 갖기 마련인 폐쇄성과 정보불투명성 등이 체제위기를 더 키우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은 수십 개의 도시와 4억 명에 달하는 인구의 이동을 봉쇄하고 80년대 이후 처음으로 중요 정치행사인 양회마저 연기하는 등 체제위기로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미국은 작은 정부와 규제혁파 등으로 1인당 소득이 지난해 6만5000달러를 기록했는데도 불구하고 2009년 6월 이후 125개월 동안 전후 최장의 호황을 기록하면서 잠재성장률이 상승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실업률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고 구인율은 증가해 사람이 부족해 난리가 나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정도다.

이로 인해 트럼프의 재선은 이변이 없는 한 거의 확실시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소득이 증가해 파이가 커지면 성장률이 낮아지는 그동안 대부분의 국가에서 경험해 온 사실을 완전히 뒤집는 것이기 때문에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경이로운 일이다. 청이라는 추락하는 배에 올라 탔다 식민지로 전락했던 구한말의 역사적 교훈을 생각해 볼 때 지금 대한민국은 생존을 위해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할 중차대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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