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비평] 아카데미 수상은 문화권력의 ‘대관식’
[문화비평] 아카데미 수상은 문화권력의 ‘대관식’
  • 조희문 영화평론가·조희문영화아카이브 대표
  • 승인 2020.03.0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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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의 어록 중 ‘아카데미 상은 국제적인 영화제가 아니라 로칼 시상식’이라고 한 발언은 오래도록 회자될만 하다. 누구도 그렇게 당당하면서도 간결하게 아카데미 상을 정리한 경우는 없었다. 아카데미 상을 받기 전, 미국의 어느 기자가 여러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아카데미에서만 받지 못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봉준호는 그렇게 받아 넘겼다.

아카데미는 미국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미국의 영화 시상식(Awards)이다. 시상식 전년도에 미국에서 제작, 상영한 영화를 대상으로 작품, 감독, 남녀 주연상 등 부문별 시상자를 선정한다. 한국의 대종상이나 청룡상처럼 자국 영화를 대상으로 시상하는 영화제처럼 아카데미는 미국영화를 대상으로 시상한다는 점에서 대상이나 범위 면에서 로컬의 성격을 지닌다. 대종상과 아카데미가 다른 것은 영화상이 갖는 위상이다. 대종상은 국내에서 열리는 로컬 영화상이지만, 국내 영화계만 관심을 가질 뿐 다른 나라 영화계나 관객들에게는 별다른 관심 사항이 아니다.

아카데미는 미국 내 영화상이지만, 미국 관객 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주목한다. 미국영화의 힘이 그만큼 강하기 때문이다. 로컬이면서 글로벌 효과를 내는 경우는 아카데미가 사실상 유일하다. 봉준호가 아카데미를 ‘로컬 영화제’라고 정의한 것은 한편으로는 맞고 다른 면으로는 글로벌 영향력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반발의 속내도 드러낸다.

아카데미를 로컬영화상이라고 몰았던 봉준호였지만 시상 무대에 올라 소감을 말할 때는 미국 영화와 영화인들을 좋아하고 존경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는 감격을 진하게 드러냈다. 드디어 최고의 로컬 영화제에서 인정받는 글로벌 감독이 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인가?

할리우드 스캔들에 휘말린 코미디언 패티 아버클. 아카데미상 신설에 영향을 미쳤다.
할리우드 스캔들에 휘말린 코미디언 패티 아버클. 아카데미상 신설에 영향을 미쳤다.

아카데미상의 기원

아카데미 상의 시작은 1929년부터.

제1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1929년 5월 16일 할리우드의 루즈벨트 호텔에서 주요 영화사 간부와 소속 배우, 감독 등 영화계 관계자 2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1922년에 20여 명의 멤버로 구성된 미국영화제작배급자협회(Motion Picture Producers and Distributors of America, MPPDA)가 12개 부문의 수상작을 골랐다. 1927-1928년 2년간 제작, 공개된 영화가 대상이었다. 첫 번째 행사였기 때문인지 대상 기간을 비교적 느슨하게 잡았다.

1920년 대의 미국 영화는 새로운 흥행상품으로 떠오르던 무렵이었고, 헐리우드는 영화제작의 새로운 중심지 역할을 했다. 원래 미국 영화 제작은 뉴욕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유럽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이 정착한 곳이 대서양 연안인 미국 동부였고, 뉴욕과 인근 뉴저지 일대에 영화사들이 흩어져 있었다.

뉴욕에서 시작한 초기 미국영화 사업은 지극히 배타적이며 페쇄적인 구조로 움직였다. 에디슨영화사를 비롯한 영화 특허를 가진 몇몇 영화사들을 중심으로 카르텔을 형성한 상태로 독과점 체제를 구성하고 있었고 신규 사업자들이 진입하기가 어려웠다. 기존 영화사들이 배타적 권리를 내세워 새 사업자들의 활동을 제약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후나 자연 경관도 유리하지 않았다. 비오거나 흐린 날이 많고 겨울에는 춥고 눈이 쌓이는 경우도 잦은 탓에 영화제작에는 여건이 크게 불리한 상황. 당시는 시설이나 장비가 지금과 달라 야외 촬영하는 경우가 많았고, 날씨도 좋아야 했지만 미국 동부지역은 그런 점에서 부담이 많았던 곳이기도 했다.

동부에 비해 서부 캘리포니아 지역은 사막이나 벌판, 숲, 계곡, 강, 바다 등을 갖춘 자연경관이 좋은 데다 비도 거의 오지 않아 로케이션 여건으로는 최고의 장소로 보였고, 대부분의 지역은 자연상태라 땅값도 허름한 수준. 무엇보다도 영화제작과 관련하여 법적인 문제가 생길 경우 가까운 멕시코로 도망치기에 편리한 요소도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했다.

1900년대 초만 하더라도 헐리우드는 인구 500명 정도의 작은 농촌에 불과했지만, 1910년에 캘리포니아 편입된 이후 점차 신흥 영화도시로 번창했고, 돈과 명성과 환락이 넘치는 별천지처럼 돌아갔다. 성공을 꿈꾸며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먼저 성공한 스타나 다른 영화인들은 흥청망청 환락을 즐기며 구름 같은 세월을 보냈다. 스타와 관련된 스캔들이나 범죄, 마약 같은 문제들로 헐리우드는 ‘소돔의 도시’라는 비난이 교회나 학부모 단체들로부터 쏟아졌고, 영화 보이콧 운동으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코미디 배우로 이름이 알려진 로스코 아버클은 패티(뚱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했는데, 1921년 노동절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유명인들의 난잡한 파티에서 버지니아 레프라는 여배우가 참혹하게 목숨을 잃는 사건이 벌어지고, 패티 아버클이 범인으로 지목받았다. 세 번의 강간과 살인에 대한 재판이 이어지는 동안 파티에서 벌어진 이런저런 일들이 언론을 통해 중계되다시피 했고, 여론은 들끓었다. 최종 결론에서는 아버클의 모든 혐의가 무죄로 마무리 되었으나 스타의 이미지는 살인자로 전락했고, 헐리우드 영화계는 타락한 범죄도시로 질타를 받았다. 더불어 헐리우드에서 만든 영화들도 미국인들의 청교도적 가치와 도덕을 해치는 도구라는 비난에 휩싸였다.
 

쏟아지는 ‘미국영화는 사회악’

여론에 부담을 느낀 영화계에서는 영화의 윤리적 도덕성을 지키겠다는 결의와 자정운동을 펴나가기 시작했다. 먼저 윤리적으로 건전하며 미국인들의 일상 생활과 가치에 어울리는 영화를 골라 시상하고, 영화에서 윤리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내용과 그렇지 않은 대상을 구분하여 영화제작에 반영토록 자체 규정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시상은 아카데미 상으로 구체화 되었고, 윤리 규정은 1930년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윤리규정은 헤이즈 규칙(Hays Code)이란 이름으로 불리며 미국 영화를 검열하는 기준이 되었다. 욕설이나 외설, 폭력, 종교적 모독 등은 금지대상이 되었다.

아카데미 첫 행사는 소박한 영화계 내부 행사처럼 보였지만, 미국영화의 파워가 급격하게 확산되는 것과 함께 아카데미 시상도 여론의 관심을 받으면서 그 자체가 미국영화 산업을 홍보하는 중요한 이벤트로 변모했다. 1953년부터 TV중계를 시작했고, 스타들의 모습은 대중 속으로 한발 더 다가섰다.

아카데미 상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시상식 전해 1월1일부터 12월31일 사이에 LA지역 영화관에서 1주일 이상 상영해야 한다. 이 영화들을 대상으로 MPPDA에서 변신한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 AMPAS) 회원들이 심사위원단으로 투표에 참여한다. 심사단의 숫자는 2017년 기준으로 7218명.

여러 중에서 부문별 다섯편을 선정하는 후보작에 들기 위해서, 그 중에서 다시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되기 위한 캠페인과 로비는 치열하다. 영화만 좋으면 상은 당연히 따라 올 것이라는 생각은 꿈같은 소리. 후보작이나 수상에 근접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야 하고, 비슷한 레벨을 가진 영화들끼리 치열한 전쟁을 벌여서 주도권을 잡아야 수상의 결과로 연결할 수 있다. 어차피 영화의 수준은 크기나 무게, 속도로 잴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영화가 더 낫다 아니다의 문제는 심사위원들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를 수밖에 없다. 좋은 영화가 수상하는 것이 아니라 상을 받은 영화가 더 좋은 작품이 되는 것이다. 아카데미 상 직전에 열리는 골든글로브 상을 아카데미의 전초라고 하는 이유는 시상 결과가 아카데미 회원들의 선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때문이다. 골든글로브 심사는 미국 내에 주재하는 외신기자들이 진행한다. 주로 정치, 경제 분야를 다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영화를 비롯한 문화분야를 취재하겠다며 특파원을 상주시키는 회사나 나라는 거의 없다. 단순하게 본다면 골든글로브 시상은 영화에는 별로 조예가 없는 비전문가 기자들의 인상 투표 결과인 셈이다.

1953년 시상식부터 NBC-TV에서 중계를 시작했고, 현재는 ABC-TV가 중계권을 가지고 있다. 미국영화만을 대상으로 시상하던 것을 1957년 제29회 시상식부터는 외국어영화상을 추가해 비영어권 영화를 시상 대상으로 포함했다. 이후 화제가 된 외국영화 중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수상으로 그 명성을 공인받는 과정이 이어졌다. 외국어영화상 부문을 시상했던 지난 회까지 미국영화와 외국영화에 대한 아카데미의 선정구분은 명확했다. 올해 그 기준이 파격적으로 달라졌다. 의도한 결과인지, 우연인지는 시상식이 끝난 이후에도 여전히 모호하다. ‘기생충’이 작품, 감독상 등 6개 부문 후보 지명을 받은 것이나 외국어 영화 부문 후보에 오르면서 동시에 작품, 감독상 후보에 든 경우는 지극히 이례적이었고, 실제 수상으로 이어진 것은 아카데미 역사에서는 처음이다.
 

기생충 해외용 포스터
기생충 해외용 포스터

아카데미의 변신?

한국영화가 아카데미 상에서 수상했다는 사실 자체는 놀랄만한 사건이다. 한국영화가 접근하기 어려웠다는 영화의 본령을 돌파했다는 의미도 크다.

그 놀라움을 잠시 접어두고, 아카데미 상의 올해 시상결과를 어떻게 해석해할 지에 대해서는 혼란스럽다. 미국영화를 대상으로 시상제를 운영해왔던 아카데미의 선택이 갑작스럽게 미국영화 대신 외국어를 사용한 외국영화에 대해 작품상까지 얹은 것은 한국의 대종상이 느닷없이 일본영화에다 작품상, 감독상을 안긴 것이나 다름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미국영화를 포함한 세계영화(다만 미국 내에서 일정 기간 이상 상영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기는 하지만)를 시상 대상으로 하겠다는 것인지, 올해만 한번 해본 것인지, 예정에 없던 돌발 사태인지 주최 측은 설명이 없다. 아카데미가 영화상 시상(Awards)에서 외국영화까지 수용하는 영화제(Festival)로 방향을 바꾸겠다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다. ‘기생충’은 이미 칸국제영화제에서 경쟁부문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지만, 아카데미는 상관없다는 듯 작품상, 감독상, 국제극영화상, 각본상까지 몰아주었다.

앞으로도 이런 방식을 유지하겠다는 것인가? 예술적 성취를 더 의미 있게 보려는 칸과 대중적 보편성에 무게를 두는 아카데미가 서로 한발짝 씩 좌우로 이동하며 영화를 공유하겠다는 것일까? 그렇다면 칸과 아카데미는 같은 영화를 두고 시상 경쟁을 할 수도 있나? 한국관객들은 이번 아카데미 상을 보며 열광했지만 미국관객들은 별다른 관심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시상식 시청율은 사상 최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미국 여론조사 전문 업체인 닐슨이 집계한 바로는 시상식 중계방송의 미국 시청자 수는 2,360만 명. 역대 최저 기록이며, 91회 시청자 수(2,960만 명)에 비해서도 600만 명이나 줄어들었다. 집계를 처음 시작한 1974년은 4,471만 명이었고, 최고 시청률은 1998년. ‘타이타닉’이 11개 부문을 수상하며 1959년 ‘벤허’가 받은 11개와 타이 기록을 세웠을 때 5525만 명이 시상식을 지켜봤다. 그 때에 비해 올해는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아카데미 상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은 데 대해 여러 분석이 있지만, 미국의 주류 시장이 변한데 따른 결과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미국 주류 시장은 ‘어벤저스’류와 디즈니사가 만드는 ‘겨울왕국’류의 애니메이션이 리드하고 있다. 젊은 관객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어벤저스’ 같은 만화 원작 영화들은 아카데미와는 별 상관이 없고, 관객들도 나비넥타이 정장과 드레스를 입고 격식을 깆추는 고전적인 분위기의 시상식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생충’이 좋은 영화냐 아니냐의 논란은 무의미하다. 영화가 다루고 있는 소재나 전개의 구조, 바탕에 깔린 영화적 시선 등에 대해서 이런저런 평가를 할 수 있지만, 아카데미 상과 칸영화제 동시 수상은 이 영화를 절대가치를 지닌 마법의 반지처럼 최고의 예술성과 작품성을 가진 국보급 영화라는 권위를 부여한다.
 

기생충 홍보 이벤트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
기생충 홍보 이벤트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

문화권력의 탄생

봉준호의 존재도 ‘영화감독 봉준호’를 넘어 한국문화의 세계화를 이끄는 위대한 영웅 이미지로 바뀌었다. 그에 대한 열광과 찬양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을 계기로 폭발했고, 아카데미상 수상은 열광을 신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두 가지 모두 지금까지 한국영화가 가보지 못했던 단계를 넘은 경우였다는 점에서 판을 바꾸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아카데미 이후의 한국영화는 어떻게 달라질까?

봉준호 이전에도 김기덕이나 홍상수, 박찬욱, 이창동 같은 몇몇 감독들은 해외 영화제들에서도 주목하고 있었지만 한국영화 산업은 그들과 상관없이 규모를 키웠다. 그들이 한국영화를 견인한다기 보다는 한국영화 성장의 후광을 그들이 나누어 받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번 수상을 두고 대부분의 언론이나 여론은 봉준호감독과 영화 ‘기생충’에 집중하고 있지만, 뒤를 받쳐준 CJE&M의 마케팅 역량을 빼놓을 수 없다. 어느 영화제나 시상식을 막론하고, 각각의 행사는 나름의 성격과 방향을 지닌다. 개최의 이유와 목적이다. 규모가 클수록, 시선을 많이 받을수록 경쟁은 필연적이다. 칸영화제는 20편이 참가하는 경쟁 부문이 가장 주목받고, 아카데미 상은 작품, 감독, 남녀주연 부분을 대표 부문으로 꼽는다.

칸영화제 참가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 영화를 만드는 경우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지만 경쟁작 20편에 드는 것은 다른 문제다. 영화제 측은 여러나라에서 만드는 영화를 주시하며, 특정감독이 만드는 영화에 대해서는 특별 관리하기도 한다. 사실상 지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례적이기는 하지만 참가 기한을 늦춰 주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영화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일단 참가를 받아준 뒤 나중에 완성본을 제출받은 경우도 있다. 홍콩의 왕가위 감독이 그런 특혜를 받은 경우다.

20편의 경쟁작 대열에 들어간다 해도 그 중에서 어느 영화가 수상작으로 결정될지는 알 수 없다. 영화제 측에서 구성하는 상영 프로그램 외에도 언론을 상대로 한 홍보, 감독이나 배우의 인터뷰, 대담 등 각종 이벤트, 제작사의 네트워킹을 이용한 홍보 마케팅 등 직, 간접의 활동을 편다. 감독이나 배우 등 대규모 홍보단을 꾸리고 움직이는 데는 그만한 비용이 든다. 언론을 상대로 한 행사도 비용이 들고, 제작사가 주최하는 파티나 특별시사 같은 행사에도 비용을 들여야 한다.

칸영화제 기간동안 ‘기생충’ 감독이나 배우들은 물론이고, 영화사 대표, 투자 배급을 맡은 CJ 이미경 부회장이 상주하며 홍보활동을 폈다. 겉으로 보기에는 우아한 예술행사처럼 보이지만 이면은 치열한 전쟁터나 다름없다. ‘기생충’ 팀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참가작들도 비슷한 활동을 폈지만 최종적으로 ‘기생충’이 수상작으로 결정된 것은 본선 경쟁에서도 한국영화의 마케팅 역량이 앞섰다는 것을 과시한 셈이다.

아카데미 수상은 한국영화계의 마케팅 역량이 세계적 레벨로 올라섰다는 선언이나 다름없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해 8월부터 미국에 체류하면서 여러 번의 시사회나 인터뷰, 관객과의 대화 등을 진행했다. CJ 측도 각종 파티 등의 행사를 마련했다. ‘아카데미 레이스’라고 부르는 홍보전쟁에 나선 것이다.

헐리우드는 미국영화계를 움직이는 메이저영화사들과 대기업 자본이 연결된 비지니스 전장터다. 헐리우드 거대자본과 영향력에 비하면 한국의 파워는 열악한 수준이지만, 경쟁작들을 제치고 작품, 감독, 각본, 국제영화상 등 주요 부문을 차지했다는 것은 한국의 비즈니스 역량, 좀 더 좁게는 이미경 부회장으로 상징되는 CJE&M의 마케팅 역량이 미국 주류 시장에 진입했고, 성과를 냈다는 것을 과시한 것이다. 이 역량은 앞으로 한국영화계의 중요한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은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봉준호’라는 브랜드와 그것을 뒷받침 할 수 있는 파워 마케터 CJE&M의 등장을 화려하게 선언한 대관식을 보여준 것이다.

다만 봉준호 감독이 보여주고 있는 좌파 지향의 영화경향이나 CJE&M의 무개념적 투자 경향을 감안 한다면, 그 대관식이 문화건강성을 리드할 영웅의 등장인지, 반대로 편향을 조장하는 독재자의 모습으로 흐를지는 지켜보아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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