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한마디로 정리해야 하는 순간은 반드시 온다
[신간] 한마디로 정리해야 하는 순간은 반드시 온다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3.0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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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보고에서 팀 미팅까지, 어디서나 통하는 설명의 기술
칸 국제광고제 금상에 빛나는 금손 카피라이터가 알려주는 설명의 노하우

바쁜 상사에게 프로젝트를 보고하거나, 끝없이 길어지는 회의에서 의견을 낼 때,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설명을 잘 못해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을 위해, 《한마디로 정리해야 하는 순간은 반드시 온다》는 한 번 보면 쉽게 잊히지 않는 광고 카피처럼 짧고 강력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 나카무라 케이는 세계적 규모의 광고회사 하쿠호도 소속의 카피라이터다. 칸 국제 광고제 금상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30세 이하 프로 카피라이터가 경쟁하는 영 스파이크스 컴피티션에 일본 대표로 출전해 은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80개 이상의 상을 휩쓸었다. 지금은 출중한 프레젠테이션 능력으로 인정받는 그이지만 학교에 다닐 때는 남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을 무엇보다 싫어했다. 직장인이 되고 나서도 설명을 잘하지 못하는 게 콤플렉스였던 그는, 카피라이팅 기술을 설명에 적용하면서 놀라운 변화를 경험했다. 예전의 자신처럼 설명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사람들에게 요즘 시대가 원하는 간결한 설명의 노하우를 전달하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

세계 최대의 네트워크 기기 개발회사인 시스코 시스템즈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의 IP트래픽(데이터 양/월)은 2008년에 약 1만 페타바이트(1페타바이트=100만 기가바이트)였다. 그러던 것이 2013년에는 약 5만 페타바이트가 되었고, 2022년에는 약 39만 6000페타바이트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인의 머릿속에는 장황한 설명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긴말하지 않고 간결하게 정리할 수 있는 사람이 경쟁력을 발휘하게 되는 이유다. 이 책은 말하는 시간은 줄이고 전달력은 높여주는 설명의 지름길을 알려주어 누구든 짧고 간결하게 메시지를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짧고 알기 쉽게 설명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우선되는 세계에서 끈질기게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이 어떻게 버틸 수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바로 카피라이터가 그러하다. CF는 단 몇 초에 귀에 꽂히는 문장으로 보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더구나 단지 이목을 끄는 데서 나아가 상품이나 서비스의 구입으로까지 이어지려면 공감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게 중요하다.

이 책은 한번 알아두면 어디든 적용할 수 있는 카피라이터의 설명 노하우를 소개한다. 아무리 복잡한 내용이라도 간결하게 전달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가시화-선택-조합 3단계로 설명의 최단 경로를 찾는 방법이다. 첫 번째, ‘가시화’ 단계에서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내용을 모조리 꺼내 펼쳐놓는다. 예를 들어, 상사에게 프로젝트를 보고해야 한다면 우선 프로젝트의 개요, 진행 상황, 예산, 일정 등등 구성 요소를 적어보는 것이다.

두 번째 ‘선택’ 단계에서 저자는 타깃(target) 사고를 활용해 핵심적인 내용만 고르는 기술을 알려준다. 타깃 사고는 설명의 대상을 구체적으로 떠올리고 그들의 니즈에 맞춰 설명하는 방식이다. 상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프로젝트의 의의인지, 구체적인 성과인지에 따라 무엇을 먼저 말하고, 무엇을 생략할지 결정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선택한 구성 요소를 조합해 설명할 문장으로 다듬을 때는 짧게 쓰는 데 집착하는 게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문장을 소리 내 읽거나 의식적으로 글자 수를 제한함으로써 효과적으로 다듬는 방법도 알려준다. 이렇게 가시화-선택-조합 3단계를 활용하면 최단 시간, 최소의 말로 상대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 수 있다. 책에는 업무 보고는 물론 메일이나 SNS에서 메시지를 전달할 때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예시가 등장한다.

설명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듣는 사람이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레 이해할 수 있게 말하는 게 중요하다. 이 책에서는 더욱 효율적인 설명을 위해 설명의 속도를 높여주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특정한 단어를 사용해 내가 어떤 방향으로 설명할 것인지 안내하는 ‘투명 표지판’ 기술을 활용하면 상대의 머릿속에 설명의 지도가 그려지기 때문에, 듣는 사람이 내용을 이해하는 속도가 빨라진다.

예를 들어 말하는 사람이 “간결한 설명이 필요한 ‘시대’입니다”라고 운을 떼었다고 하자. ‘시대’라는 단어에는 과거에서 현재까지 시간이 흘러가는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듣는 사람은 이 단어를 들으면 무의식적으로 ‘지나간 시대-〉다가온 시대’라는 설명의 경로를 떠올리게 된다. 비슷한 방식으로 ‘도전’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의 거부감을 줄이고 싶을 때, ‘졸업’은 부드럽게 무언가를 그만두고자 할 때 쓸 수 있다.

상대방이 내 이야기에 끝까지 집중하게 만들고 싶은가? 그럴 때는 자동차 내비게이션처럼 설명을 따라오도록 안내해주는 ‘내비게이션 표현’이 효과적이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동료에게 야구에 빗대 내용을 설명하는 맞춤형 비유를 활용하거나 물건을 홍보할 때 “잘 팔리는 물건입니다”라고 말하기보다 “10초 1개씩 팔리는 상품입니다”라고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하면 상대방이 내 설명에 한층 귀 기울이게 만들 수 있다.

은근하게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는 ‘무의식 알람’ 역시 힘들이지 않고 설명력을 높일 수 있는 표현이다. 평범한 말이라도 반복해서 쓰면 메시지를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아이디어는 쥐어짜낼수록 좋아진다’라는 문장을 ‘아이디어는 쥐어짜내면 짜낼수록 좋아진다’라고 고치면 그 의미가 더 와닿는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이외에도 하고 싶은 말 앞에 정반대의 표현을 배치해 전달하려는 표현을 강조하거나, 일정한 자리에 같은 운을 규칙적으로 다는 압운을 활용해 인상적인 문장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다.

보고 듣고 기억해야 할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다. 이제 사람들은 설명이 길다고 느끼는 순간 귀를 닫고 만다. 회사에서도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일하는 방식이 바뀌면서 점점 더 짧고 간결하게 설명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설명만 시작하면 중언부언하거나 설명할 내용을 잘 파악하지 못해 막막한 사람들에게 이 책은 무엇이든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는 설명력을 선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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