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2030 카이스트 미래경고.... 10년 후 한국은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
[신간] 2030 카이스트 미래경고.... 10년 후 한국은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3.13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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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향후 10년이 한국 경제의 골든타임이다.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중공업은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과 세계적 무역분쟁으로 위기에 내몰려 있다. IT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산업 경쟁에서도 미국, 일본, 중국 등 경쟁국이 앞서가는 동안 우리는 집안싸움을 하느라 뒤처져 있다. 한국 경제를 이끈 ‘추격형 전략’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도 보이지 않는다.20 30년 대한민국은 어떤 상황일까?

한국을 대표하는 과학기술ㆍ산업 전문가 50인이 기획ㆍ집필한 《2030 카이스트 미래경고》는 “다가올 산업구조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한국 산업이 몰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근본 원인으로 ‘사회적 합의 부재’를 가리키며, 사회적 합의가 없으면 기술 혁신도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러한 위기의식으로 미래학ㆍ경영학ㆍ사회학ㆍ기술공학적 관점을 통합해 한국 산업의 미래를 진단하고 산업 전략을 제시한다.

1부에서는 오피니언 리더, 창업가, 거버넌스ㆍ산업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토대로 ‘중국의 추격’, ‘북핵 문제’, ‘인구감소’, ‘산업구조 재편’ 등의 위기요인이 어떻게 상호 연결되는지를 설명했다. 2부에서는 디지털 전환 시대 흐름에 맞는 혁신ㆍ전환ㆍ합의 시스템의 개혁 방안을 제시했고, 3부에는 한국의 특성을 고려한 제조업 고도화 전략과 신산업 창출 전략을 담았다. 마지막으로 4부에서는 공동선ㆍ공동부라는,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공통 가치를 토대로 사회가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주장했다.

이 책은 장밋빛 미래를 기대한 낙관적 제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하지 않으면 한국 사회가 몰락할 수 있다”는 경각심에서 비롯된 경고음에 가깝다. “향후 10년은 아마도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질풍노도의 시대가 될 것이다.” 비즈니스 패러다임 전환 시대에 새로운 사업을 고민하는 혁신가, 사회 구조 변화에 필요한 제도를 고민하는 정책입안자, 사회적 갈등의 순간에 객관적인 판단기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사람에게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알아야 할 지침을 담았다.

“4차 산업혁명의 성패는 제도 혁명에 달려 있다”
디지털 전환 시대를 준비할 시스템 혁신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는 한국 모빌리티 혁신을 대표한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타다 금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서비스를 멈출 위기에 있다. 기존 업계의 반발과 합법성 논쟁에 부딪혀, 제도가 준비되지 않으면 기술이 꽃을 피울 수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앞세운 4차 산업혁명은 이론 단계를 지나 본격적으로 일상에서 구현되고 있다. 디지털 자산의 핵심인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잠재력을 이해하고 사업적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이 시점에 한국에서는 규제가 혁신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러나 혁신은 필연적으로 파괴를 동반한다. 전기차, 공유숙박 같은 신산업의 등장으로 일자리를 얻는 사람도 있지만 한쪽에선 많은 사람이 대처할 틈 없이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기도 한다. 그래서 타다 사례에서 보듯 파괴적 혁신은 반대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문제는 상대를 설득하고,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들은 타협이 안 되는 이유로 ‘이념의 양극화’, ‘소득 및 자산의 양극화’, ‘젠더 간, 세대 간 갈등’을 꼽았다. 형태는 다양하지만 원인은 공통적이다. ‘성장이냐 분배냐’의 프레임으로 만들어진 제도가 양극화를 심화시켰기 때문이다. 혁신을 통해 얻은 성과의 분배가 불공정하게 이뤄진다는 불신이 팽배하며 이는 상당 부분 사실이다. 그래서 혁신의 성과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에게 기술 발전의 논리로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되며 ‘성장과 분배가 선순환하는 제도’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20세기 제도로 21세기 문제를 풀 수 없다. 업종의 개념과 경계가 바뀌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규제는 철폐하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 해결 방안으로, 이 책은 규제가 기득권 보호 장치로 이용되지 않도록 하는 ‘소비자 후생 중심’의 규제 개혁을 주문하고, 혁신에 참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경제 생태계 밖으로 밀려나지 않도록 하는 ‘적극적 노동 정책’을 제시한다.

“미래 기회는 어디에 있는가?”
대한민국 산업의 전환 전략


수십 년간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중화학공업 수출 중심의 패스트팔로 모델’은 이제 시효를 다했다. 투자 감소, 기업가정신의 부재는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의 발로다. 국가적으로, 개별적으로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이 필요한 때다. 저자들은 ‘산업의 미래’와 ‘미래의 산업’은 다른 것이며 둘 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① 산업의 미래: ‘스마트 트랜스폼’을 통해 제조업 생태계를 고도화하라

중소 제조기업은 이중 노동시장 문제, 젊은 인재들의 지방기피 현상으로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이는 거제 조선업의 쇠퇴, 군산 GM공장 철수 등의 사례에서 보듯 ‘지방 소멸’이라는 문제를 야기한다. 하지만 제조업은 전체 고용의 80%를 차지할 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쇠락을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앞으로 중소 제조 기업은 비정규직에 기댄 비용 절감 방식으로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사이버물리시스템ㆍ사물인터넷ㆍ스마트팩토리 등의 도입으로 공장을 스마트화하는 혁신에 과감히 도전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고급 엔지니어의 유출을 막고 여성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산업도시 기업들의 첫 번째 과제다. 한편 정부는 인접한 산업도시들을 하나의 클러스터로 엮는 ‘초광역권 구상’을 추진하고, 근로자의 ‘학습-노동-재진입’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② 미래의 산업: 인간의 미충족된 욕망을 예측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라

지금까지는 상품을 빠르게, 잘 만들면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생산성 향상’이 중요한 경쟁력이었다. 그러나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오늘날에는 ‘제품을 잘 만드는 것’보다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새로 등장한 유니콘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스타트업)들의 공통점은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내기보다 기존에 있는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인간의 미충족된 욕망을 채워준다는 것이다. 즉,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필요를 정교하게 예측하고 이를 토대로 고객 맞춤형 제품ㆍ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다.

이 책은 한국형 신산업 전략으로 두 가지를 제안한다. 하나는 패스트팔로 전략을 지칭하는 ‘카피캣’ 모델에서 벗어나 ‘카피타이거(다른 기업의 모델을 모방해 자신의 사업 모델을 접목시키는 전략)’ 모델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흥(興) 산업’으로, 게임ㆍ방송ㆍ음악 콘텐츠에 대한 세계의 관심을 제품 소비와 연결시키는 것을 말한다.

“공동선ㆍ공동부 정신으로 혁신ㆍ포용ㆍ공유의 선순환을 이루어라”
신뢰 사회를 만들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산업 전략을 논할 때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산업 발전이 우리의 궁극적 목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는 재원을 얻는 데만 몰두했을 뿐 재원을 가지고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산업과 제도는 모두의 공유지다. 사익만을 추구하다 모두가 파국을 맞는 ‘공유지의 비극’이 일어나는 일이 없도록 모두를 위한 가치를 고민할 때이다. 저자들은 이를 공동선(common good)과 공동부(common wealth)라고 정의했다. “공동선은 사회구성원 모두가 실질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의 정치적 기본 자원이고, 공동부는 공동체 모두의 이익을 고려하는 경제적 기본 자원”이다. 이 가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모두의 합의가 있을 때에야 비로소 개인과 공동체의 상충되는 이해관계가 조화를 이루어나갈 수 있다.

“우리의 산업과 경제를 미래 사회에 맞도록 성공적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것은 특정 이념이나 이분법적 주장에 휘말려 소모적 논란을 거듭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가 동의하는 새로운 규범과 질서를 찾아 합의하고 약속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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