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상의 창직칼럼 - 전염병과 소통
정은상의 창직칼럼 - 전염병과 소통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4.07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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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중국에서 건너와 한국인과 결혼해서 살고 있는 필자의 친척 여동생 K는 요즘 심각한 두려움에 떨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하루 종일 집에만 틀어 박혀 바깥 출입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동안 K는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백화점 문화센터에서는 한국인에게 중국어를 가르쳤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처음 중국에서 시작되었을 때 단지 중국인이라는 이유 만으로 모든 주변의 한국 사람들이  K를 의심하고 심지어 대놓고 돌아다니지 말라고 위협도 했다.

중국에 다녀온 지 일년이 훨씬 넘었는데도 말이다. K는 연일 한국과 중국에서 쏟아져 나오는 바이러스 관련 뉴스를 보고 들으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두려움에 휩싸이게 된 것이다. 필자가 찾아가서 가능하면 뉴스 보기를 줄이고 독서와 글쓰기를 하라고 조언한 후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많이 힘들어 하고 있다.

이렇게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고 있다. 특히 사람간의 소통 단절을 가져 오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이 계속되는 가운데 모든 교육과 모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집에서 독서하거나 TV영화를 보면서 혼자 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정은상 맥아더스쿨 대표, 창직코치
정은상 맥아더스쿨 대표, 창직코치

문제는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이런 소통의 단절은 확산되고 장기화 할 전망이다. 바이러스 이전에도 심각한 소통의 부재로 여기저기 불협화음이 들려왔는데 이제는 공공연하게 서로 만나서 대화할 물리적 여유마저 절대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다. 언젠가 바이러스가 진정되어도 소통 단절의 후유증이 꽤 오래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이 필자가 여기서 소통의 회복을 강조하는 이유다.

소통을 회복하는 좋은 방법으로 비대면 대화 방식을 추천한다. 그건 바로 요즘 우리 온 국민에게 사랑받고 있는 Zoom이라는 앱이다. 무료이며 사용방법도 비교적 쉬워 누구든지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스마트 도구를 활용해서 먼저 가족과 친척과의 소통을 시도해 보면 어떨까? 사실 소통의 문제는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평소 사이가 서먹서먹했다면 이번 기회에 반전을 꾀해 보는 것은 어떨까? 친구들이나 지인들과도 마찬가지다. 소원했던 대화를 비대면 화상 통화로 대화의 물꼬를 트는 방법을 추천한다. 이런 소통방식을 적극적으로 배우고 익혀 상대에게 사용법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대화를 끌어낼 수 있다. 소통은 이렇게 작은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점점 소통이 어려워진다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소통 없이 독야청청 할 수는 없다. 바이러스가 물러가고 예전처럼 교육과 모임이 일상이 되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자주 만나 대화하면 할 말이 많지만 어쩌다 오랜만에 만나면 할 말이 별로 없다. 공통의 대화 주제도 없고 상대의 감정을 충분히 알지 못해 그렇다.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라야 수다를 즐길 수 있다.

수다는 소통의 윤활유 역할을 하며 우울증을 사라지게 하는 특효약이다. 필자는 매주 K로부터 중국어를 배웠는데 이제는 비대면 회의 앱 Zoom으로 다시 만나야겠다. 지금은 길거리 어디를 가도 마스크로 입을 막고 다니는 사람들만 보인다. 아직 바이러스가 사라지지 않았지만 소통은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비대면으로 시작해서 점차 대면 소통으로 확장해 나가야 한다. 전염병도 결코 우리의 소통을 막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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