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복구 계기로 한국의 자원봉사활동을 살핀다.
수해복구 계기로 한국의 자원봉사활동을 살핀다.
  • 미래한국
  • 승인 2002.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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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는 사회건강의 척도
▲ 근로복지공단 직원들이 강릉시 주문진 장덕2리 수해현장에서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이승재기자
봉사인력 체계적 관리 아쉬워자원봉사 열풍이 불고 있다. 이번 수해현장은 물론 사회의 그늘진 곳곳에서 나눔의 기쁨을 누리려는 시민들의 조용한 혁명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인의 자원봉사 의식 및 활동현황’을 분석중인 자원봉사단체 볼런티어 21(이사장 이명현)은 성인의 자원봉사참여율이 99년 14%에서 올 들어 17%로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이를 경제학적으로 환산하면 2조4,545억원, GDP의 0.58%에 해당하는 규모다. 볼런티어 21의 이강현 사무총장은 “자원봉사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시민들이 자원봉사를 단순한 미담이 아닌 사회를 구성하는 제3의 구성요소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월드컵 때는 1만6,196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연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동배 교수는 이러한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을 “국가가 정책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자본주의의 그늘을 비춰주는 사회적 빛”이라고 말했다. “자원봉사는 단지 어려운 이를 돕는 사회복지분야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현대 자원봉사는 공공·문화·체육 등 다양한 분야의 휴먼서비스(Human-Service)를 제공하는 자발적 조직 내지 개인으로서 한 사회의 건강성을 유지시켜주는 기능을 합니다.”자원봉사에 대한 사회전반의 인식이 향상되면서 최근의 자원봉사 열풍은 이전과 구별되는 뚜렷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 우선 종교단체, 시민단체, 군부대 등 본래 사회봉사를 조직의 목표로 하는 이들의 활동이 활발해졌을 뿐 아니라 일반시민이 개인 또는 소그룹으로 자원봉사활동에 나서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번 수해현장에서도 ‘나 홀로 봉사자’들은 마치 축제를 즐기듯 봉사에 참여했고 힘겨운 작업을 하면서도 한결같이 ‘보람’을 이야기했다. 참여계층 또한 다양해졌다. 일선 자원봉사현장에는 학생과 주부는 물론 정년퇴직한 노인과 휴가를 낸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참여, 시민사회의 축소판을 방불케 했다. 그러나 이제 뿌리내리기 시작한 자원봉사문화의 한계도 많다. 우선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미약하다. 이번 수해복구에 나선 자원봉사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그야말로 헌신적 봉사에 임해야 했다. 해당 자치단체에서 지원해 준 것도 숙박을 위한 스티로폼과 아침, 저녁식사에 불과했다. 토사가 날리는 잔해지역을 청소하며 장갑과 마스크 등이 지원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고 샤워시설은 거의 설치되지 않았다. 강릉시 수해복구에 나섰던 대학생 최정현 씨는 “일하면서 느끼는 어려움보다 일하고 난 뒤 마땅히 씻을 곳도 쉴 곳도 없어 느끼는 어려움이 더 많았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의 수급과 배치도 문제다. 한의사 이현우씨는 의료봉사를 위해 지난 11일 동해안을 찾았지만 침구(鍼灸)가 제공되지 않아 결국 수해잔해제거작업을 하고 돌아와야 했다. 또한 자원봉사자가 넘쳐나는 지역과 모자라는 지역간의 수급불균형도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김동배 교수는 “정부는 자원봉사활동을 고취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자원봉사자들에게 들어가는 돈은 없어도 자원봉사자를 관리하기 위한 투자는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강현 사무총장은 “자원봉사활동의 교육, 활동, 평가, 시간관리 등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연구기구나 정책기구가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이러한 정책집행의 근거인 자원봉사지원법의 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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