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스타 양영자, 몽골에서 선교활동
탁구스타 양영자, 몽골에서 선교활동
  • 미래한국
  • 승인 2006.06.0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림픽 금메달보다 더 값진 `은혜의 삶`에 감사

 
“선수 시절에도 탁구라는 달란트를 통해서 선교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받은 사랑이 많으니까 하나님 앞에 내가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게 됐죠.”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양영자·현정화 선수의 복식조가 중국팀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딴 명승부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전 탁구국가대표 양영자 씨는 몽골에서 선교사로서 제2의 명승부를 펼치고 있다. 7년여의 선교활동 중간에 안식년으로 한국에 귀국한 양 씨를 만났다.

후리후리한 체격에 짧은 머리가 선수 시절과 달라진 게 없어 보였다. 탁구선수로서 정상에 올랐던 그녀는 지도자로서의 안정된 길을 버리고 고비사막의 오지마을로 들어갔다.

“몽골사람들은 우리와 얼굴도 비슷하고 친근감이 있으면서도 음식도 다르고 기후도 다릅니다. 몸이 아파 힘들 때도 있죠. 하지만 안정된 삶을 포기한 것이 아쉽다고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어요. 아쉽지 않게 선교활동 할 수 있도록 하나님이 도와주셨고요.” 선교사로 가게 된 것은 남편 이영철 선교사의 영향이 컸다.

1989년 은퇴한 양 씨는 90년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 무렵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여행을 갔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됐다. 남편은 연합뉴스 기자 출신으로 선교사의 꿈을 가지고 있었고, 양 씨와는 같은 사랑의교회 교인이었다. 양 씨는 결혼 후 선교훈련을 받고 97년 함께 몽골선교를 떠났다. 처음엔 현지인 4명과 함께 교회를 개척했다. 남편이 말씀을 전하고 제자훈련을 시키면, 양 씨는 찬양을 인도하고 탁구를 가르치며 함께 교회를 세웠다. 지금은 처음 들어갔던 지역에 4개의 교회가 세워졌다고 한다.

현지인들도 양 씨가 유명한 탁구선수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묻자 고개를 젓는다. “그렇다고 말하니까 그런 줄 아는 거죠. 다들 워낙에 가난하니까.” 양 씨는 현지에 있는 3개의 클럽팀을 순회하며 탁구를 가르쳤다. 국가대표라고 할 만큼의 실력은 안 되지만 함께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시합도 열면서 스포츠선교활동을 폈다. 탁구팀 코치 중 한 명은 양 씨의 전도로 기독교인이 되어 지금은 그 지역 교회의 영적인 지도자가 되었다고 한다.

양 씨는 대표팀에 있을 때부터 신앙이 남달랐다. 동료선수들 대부분을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로 전도한 것도 그녀다. 같은 방을 썼던 현정화 선수와는 함께 예배를 드리고 성경말씀을 나눴다고 한다. 그 영향인지 요즘도 탁구경기 중계 화면에서는 경기를 마친 후 기도하는 선수들이 자주 보인다. 양 씨의 선수경력은 화려한 것 같지만 팔꿈치 부상과 간염 등으로 많은 고생을 했다고 한다.

1983년 팔꿈치 부상으로 탁구 라켓을 다시 못 잡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었고, 87년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가기 전에는 간염으로 고생을 했다. 올림픽 금메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기도의 힘이었다.

“올림픽 때는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쉬었어요. 기대했다가 못하면 안 되니까 이겨도 본전이라는 생각이어서 이긴 후에도 기쁘다기 보다는 ‘해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양 씨는 “선수 시절보다 선교사인 지금이 훨씬 더 기쁘고 보람 있다”고 말한다. “선수 때와는 다르죠. 그때도 자기의 명예를 위해서 하는 차원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면 지금은 내가 받은 은혜 때문에 자원해서 하니까 더 기쁘고 보람 있고.”

1년 6개월 간의 안식년 중에도 선교지에서 필요한 상담학과 성경공부에 여념이 없다. 안식년을 마치고 몽골에 돌아가면 청소년문화센터를 열어서 탁구교실도 본격적으로 열고 컴퓨터와 영어교실도 시작할 계획이다. 선교사가 된 양영자 씨는 올림픽 금메달보다 더 값진 삶을 살고 있었다.

김정은 기자 hyciel@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