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뷰-미래한국 공동기획] 페미니즘과 젠더 이데올로기 바로 알기
[월드뷰-미래한국 공동기획] 페미니즘과 젠더 이데올로기 바로 알기
  • 현숙경 침례신학대 실용영어학과 교수
  • 승인 2020.07.02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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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성별의 차이를 없앤 노동 분업을 민주노총 회원들이 주장하고 있다.
남녀 성별의 차이를 없앤 노동 분업을 민주노총 회원들이 주장하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 발생하는 데이트 폭력 및 가정 폭력 그리고 여성의 육아 부담과 경력 단절 등의 사회적 사건과 이슈에 대응해 급진 페미니스트들은 4B(비, 非) 운동 즉 비연애, 비성관계, 비혼, 비출산 운동을 외치고 있다. 이 운동은 급진 페미니스트들이 주장하는 소위 ‘가부장적 사회 구조’에 대항하는 그들의 과격한 남성 혐오적 가치관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모든 남성을 폭력적인 가해자로 치부하며 가족과 결혼 제도를 가부장제의 억압의 뿌리라고 외치는 그들은 4B 운동을 여성 해방의 해결책으로 선포했다. 그러나 페미니스트들이 주창하는 이 편협하고 극단적인 운동은 남성뿐 아니라 많은 여성에게도 거부감을 줄 뿐만 아니라 남녀 갈등을 심화시키고 가정을 와해시키며 더 나아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급감 및 고령화 등 국가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급진 페미니즘과 함께 사회를 혼란의 도가니에 빠뜨리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젠더 이데올로기이다. 젠더 이데올로기는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는 생물학적인 성(sex)이 아닌 사회적인 성(gender)의 개념을 통해 성 정체성을 해체하고 동성애자들의 성행위를 옹호함으로써 전통적으로 계승되어온 사회규범과 성규범을 와해시키고 있다.

이 두 담론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침투해 들어와 사회를 분열시키고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그래서 이 글에서 이론적 뿌리를 같이 하는 페미니즘과 젠더 이데올로기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고 이와 관련해 기독교인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페미니즘이란 성별에 근거한 차별을 없애고 여성의 권리와 평등 실현을 목표로 하는 사상이나 운동이다. 페미니즘의 기원은 18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지만 보통 ‘페미니즘’이라고 하면 1960년대부터 1980년대에 서구 유럽과 북미 대륙에 등장한 급진 페미니스트들이 공통적으로 내세운 주장들을 일컫는다.

이 시기의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이 남성 지배적 사회 속에서 성차별과 불평등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들에 의하면 여성이 불행한 이유는 ‘남성 중심적인 사회 구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게 된 근본적인 요인은 ‘생물학적인 차이’ 때문이고, 그 차이는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는 사회 구조를 만들어 냈으며, 이로 인해 여성이 억압당하고 사회적으로 소외되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가부장적 구조가 여성을 억압했기 때문에 페미니스트들은 이러한 사회 구조로부터 해방이 되어야 진정한 평등과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한다. 그들이 주장하는 가부장제는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고 50~60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이 가부장제를 바탕으로 페미니즘의 논지가 펼쳐지고 있다.

당시 급진 여성들의 주장을 기반으로 하는 페미니즘은 전 세계로 퍼져나가 여성의 교육 기회 확장, 여성의 경제 정치권 참여, 사회적 지위 상승 등 여성 인권의 신장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급진 패미니즘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광화문에서 열렸다.
지난해 11월 급진 패미니즘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광화문에서 열렸다.

페미니즘이 우리나라에 끼친 영향

그러나 오늘날까지 우리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급진 페미니즘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는데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문제점은 여성의 불평등에 대한 모든 원인을 ‘가부장제’로 귀결시킨다는 것이다. 이렇게 여성 억압의 원인을 ‘남성 중심적인 사회 구조’에서만 찾다 보니 여러 여성 관련 문제들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 및 해결책을 찾는 데 한계가 있다.

두 번째로 다양한 사회적, 환경적 배경을 가진 여성들을 한데 묶어 ‘피해자’ 집단이라고 프레임을 씌우고 이에 대응해 모든 남성을 ‘가해자’로 몰아세우는 이분법적인 사고는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리고 세 번째 문제점은 급진 페미니즘에서 제시하는 남녀 불평등과 성차별 해결책의 방향성이다.

결혼 생활 내에서 아내로서 겪는 억압과 차별, 엄마로서 겪는 출산과 육아의 어려움, 여성으로서 자아 정체성의 상실에 대한 해결책으로 페미니스트들은 비혼, 비출산, 이혼, 피임, 낙태 그리고 심지어는 성적 자유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제시하는 해결책은 결국 남녀의 갈등을 더 악화시켜 사회를 혼란시킬 뿐 아니라 도덕과 윤리적 가치를 훼손시키고 더 나아가 인구 감소 현상을 가속화시키는 결과를 가지고 온다. 그래서 서구에서는 급진적 외침에 대해 많은 여성이 공감하지 못했고 1980년대 들어 초기 페미니즘은 와해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서구의 급진 페미니즘이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유입되면서 현재 우리 사회는 때아닌 무질서와 혼란을 겪고 있다. 한물간 페미니즘을 외치며 무조건 여성을 옹호하고 남성에 대한 적개심을 품는 메갈리아나 워마드 등의 극단적인 페미니스트들의 행태는 남성뿐 아니라 많은 여성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점은 여성의 행복과 인권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여성가족부에서 제시하는 여성 정책에 있다. 모든 여성 정책은 페미니즘 이론을 기반으로 ‘모든 여성들’이 남성 중심 사회에서 ‘피해자’임을 기본 전제로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여성 중심적이고 여성 편향적인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어 오히려 남성들이 역차별당하고 피해를 보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남성 우월주의에서의 해방을 위한 정책이 오히려 여성 우월주의를 조장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페미니스트들과 여성가족부는 페미니즘 초기의 궁극적인 목적이었던 여권 신장으로 인한 남녀평등을 실현하고자 하기보다는 페미니스트들이 타도하고자 하던 남성 중심 사회의 축의 중심을 여성에 갖다 놓는 모순을 가져왔다.

유럽의 ‘퀴어축제’라 할 수 있는 Christopher Street Day에 거리로 나온 남성들이 동물 가면을 쓰고서 자신의 성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왜곡된 페미니즘과 함께 현재 우리 사회를 어지럽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젠더 이론을 기반으로 한 젠더 주류화(gender mainstreaming)이다. 그럼 요즘 사회에서 많이 언급되고 있는 젠더(gender)는 무엇인가? 젠더란 사회적인 성을 의미하는데 이는 여성과 남성의 개념이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사회, 문화를 통해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그동안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는 기준이었던 생물학적인 성(sex)과는 전혀 다른 개념일 뿐 아니라 매우 위험한 개념이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태초에 여성과 남성을 창조하실 때 엄밀히 생물학적으로, 유전적으로, 염색체와 DNA를 완전히 다르게 창조하셨다. 그리고 이러한 창조 원리를 바탕으로 인류가 가정이라는 테두리 속에서 생육하고 번성해 왔다.

그런데 요즘 유행하는 젠더 이론은 사회적인, 후천적인 요인만 강조한 나머지 생물학적인 요인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그러다 보니 동성애와 성전환 수술을 용인할 뿐 아니라 심지어는 이를 합법화시키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자신의 타고난 성과 상관없이 원하는 성을 선택한다는 것은 분명 하나님의 창조 원리를 거스르는 엄청난 죄이다.

그러면 젠더 주류화 정책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이것은 사회적인 성이라는 젠더 개념을 바탕으로 남성과 여성의 구별을 해체하고, 모든 성(LGBTI-레즈비언, 게이, 양성애, 트랜스젠더, 간성)을 인정할 뿐 아니라 이러한 젠더에 기반한 개념을 경제, 교육, 문화 등 사회 전반에 심기 위한 정책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젠더 주류화를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현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발표한 제3차 국가인권정책 기본계획(NAP, 2017-2021)이다. NAP를 잘 살펴보면 생물학적 성(sex)을 근거로 한 ‘양성평등’을 삭제하고 사회적인 성, 즉 젠더 개념을 기반으로 하여 모든 성을 포함시키는 ‘성평등’ 관련 조항을 삽입했을 뿐 아니라 이와 함께 젠더에 기반한 성에 대한 반대 의견이나 불편함을 표시할 경우 처벌받게 되는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또한 최근 지방자치단체가 양성평등 조례를 제정하는 과정에서 서울시와 경기도를 포함한 14개의 지방자치단체는 ‘양성평등’이 아닌 ‘성평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현재도 ‘성평등’을 지향하는 다양한 조례안들이 입법될 위기에 놓여 있다. 이렇게 성 구분의 해체 위기까지 이르다 보니 성도덕과 성윤리가 붕괴되고 유례없는 성병 및 AIDS가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미 양성평등을 넘어 성평등 정책이 합법화된 많은 서구 사회는 전통적 가정이 해체되고 있고 가족의 도덕적 가치가 와해되는 비극에 이르렀다. 이러한 현상은 가히 성혁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순식간에 인류의 보편타당한 질서를 무너뜨리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주권과 창조 질서에 대항하고 있다.

독일 신학자 피터 바이어하우스(Peter Beyerhaus)는 그의 논문 ‘젠더 이데올로기에 대한 대항’에서 젠더 주류화는 프랑스 혁명(1789)과 볼셰비키 혁명(1917)에 이어 세 번째의 거대한 혁명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인류의 엄청난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사회 전반에 스며든 젠더 주류화

급진 페미니즘은 여성 차별이라는 명분으로 분열을 통한 혁명을, 그리고 젠더 주류화 운동은 성차별이라는 이름으로 성별 구분의 와해를 통한 성혁명을 목표로 가정을 해체하고 더 나아가 사회적 도덕과 규범을 해체하고 있다. 젠더 이데올로기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이미 우리 사회에 깊이 스며들어와 있다.

우리가 믿고 있던 공교육의 현장에서도 남성과 여성뿐 아니라 다양한 성이 있으며 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행태를 보면 젠더 이데올로기가 얼마나 교실 안까지 깊숙이 침투해 들어와 있는지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교실 안에서뿐 아니라 이미 영화, TV, 인터넷, 각종 미디어 등 사회 모든 부분에서 동성애를 미화시키고 있으며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강조하며 심지어는 본인 스스로 성을 선택할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을 받은 다음 세대들이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사회를 살아가게 될 것인지 생각할 때 정말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페미니즘과 젠더 이데올로기로 온갖 미혹과 거짓이 만연한 이때 우리는 더욱더 성경으로 돌아가서 성경적 가치관에 근거해 이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우리는 양성 간의 대립과 불평등 그리고 성별 구분의 해체를 통한 성평등이 아닌 헌법이 명시한 ‘양성평등’을 수호해야 할 것이며 더 나아가 성경에서 말하는 진정한 남녀의 화합, 상생과 발전의 방법을 모색하는 데 더 힘써야 한다. 이러한 화합을 이룰 수 있는 가장 작은 기본 단위가 바로 가정이다. 가정의 소중함, 생명의 소중함 그리고 모든 개인의 존엄성을 다시금 되새기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유와 함께 책임을 다하고 권리와 함께 의무를 이행할 때 비로소 건강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세상의 그럴듯한 이론과 논리, 감성적 호소에 미혹되는 것이 아니라 진리의 성경 말씀을 근거로 세상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하며 이러한 성경적 가치관을 자녀들에게 분명히 심어줘야 한다.

“지식이 없으므로 망하는도다(호 4:6)”라고 호세아를 통해 전하신 주님의 마음과 뜻을 받들어 세상을 분별하는 ‘지식’과 함께 주님을 아는 ‘지식’을 더 굳건히 해야 한다. 그렇게 했을 때 진정으로 주님이 기뻐하시는 자녀로서 이 세상에서 지혜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현숙경
침례신학대 실용영어학과 교수
Texas A&M University 영문학 박사
바른인권여성연합 산하 연구소 ‘세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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