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탐방] 창작뮤지컬 ‘평양마켓’ 총연출 담당 이형주 대표의 신박한제작소
[단체탐방] 창작뮤지컬 ‘평양마켓’ 총연출 담당 이형주 대표의 신박한제작소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7.03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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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을 알리는 문화제작소

지난 4월 첫 선을 보인 후 코로나로 중단됐다 6월 초 오프라인 공연을 재개한 창작뮤지컬 ‘평양마켓’은 장마당 세대를 소재로 북한인권을 다룬 공연이다.

남북청년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뮤지컬의 총연출을 담당한 이형주 대표(34)는 자신이 의료기기 회사에서 일한 월급을 쏟아 부어 ‘신박한제작소’를 운영하고 있다.

“신박한제작소가 만들어진 것은 작년 12월이에요. 사실 만들 생각도 없고, 계획도 없었는데, 뮤지컬을 제작하다보니 어디서 만드는지 누가 만드는지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아져 얼떨결에 만들어졌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물론 계획의 의해 설립된 것은 아니지만 뮤지컬을 통해서 북한인권을 알리겠다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단체명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희에게 중요했던 건 단체가 아니라 콘텐츠였거든요. 뮤지컬이라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보니 단체가 아니라 서로가 가진 재능과 작품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에 더 집중했던 것 같습니다.”

이 대표가 연출을 맡은 평양마켓은 100만 구독자를 가진 남한의 청년 유튜버가 북한 여행을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청년은 남북한 상황을 비교해 알리며 북한인권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내용이다.

직장을 다니며 겸한 배우에서 북한인권 뮤지컬을 제작하는 연출가로 꿈을 이룬 이형주 대표가 평양마켓의 총 연출을 맡았고 기획 및 극본에는 사단법인 손과마음의 최가슬 작가, 음악감독은 남혜경·정재은 감독, 안무감독으로는 이리사 감독이 제작에 참여했으며 신박한제작소가 협력했다.

북한인권을 알리겠다는 목표로 탄생한 신박한제작소는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신생 제작사다. 이 대표를 포함한 멤버 3명이 작품에 필요한 일을 분담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저희는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신생 제작사입니다. 그래서 일반 제작사가 가지고 있는 조직의 구성은 정해진 게 없고 핵심 멤버 3명이 작품에 필요한 모든 일을 분담해서 하게 됩니다. 물론 전문가의 영역은 외부 섭외를 통해 이뤄지고 있고 부족한 손길들은 그때그때 섭외해서 진행하는 형태로 유지되고 있어요.”

신생 제작사로서 겪는 어려움은 아무래도 운영비를 마련하는 일이라고 한다.

“제작사 운영비의 대부분은 제 개인 자금으로 운영이 되고 있는데 이번 평양마켓의 경우 북한인권이라는 메시지의 공감하는 분들이 많으셨는지 생각보다 많은 후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뮤지컬 콘텐츠와 연결된 굿즈 사업과 교육 사업 등을 토대로 다양한 수익사업도 진행해 볼 예정입니다.”
 

뮤지컬을 넘어 북한인권을 알리는 메신저 키울 것

이 대표는 자신이 과거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북한인권에 관심을 갖고 눈을 뜨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신박한제작소를 만들기 전 자신이 운영하던 The CFG라는 제작사가 뮤지컬 작품 하나를 제작하다 크게 실패해 빚을 졌는데 약 2년 동안 빚을 갚으며 살다 북한인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북한인권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뮤지컬 제작을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

“2년 전에 실패했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굉장히 컸습니다. 그래서 일을 진행하다가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꽤 여러 차례 있었죠. 특히 코로나는 뮤지컬 제작을 중단할 수 있는 너무나도 좋은 명분이었습니다. 어차피 손해 볼 거 중단할까도 생각했지만 지금이 아니면 북한인권 뮤지컬을 만들 수 없을 거라는 생각에 강행했습니다. 사실 그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고 관심도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전회 차 매진이라는 쾌거를 이뤄냈습니다. 물론 코로나로 띄어 앉기를 실행했지만 좌석뿐 아니라 계단석까지 모두 매진될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죠. 그래서 정말 힘든 여정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기를 잘했다는 마음이 듭니다.”

6월 3일부터 7일까지 서울 종로 가나의집 열림홀에서 진행된 평양마켓 공연은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020년 대한민국 문화계에 북한 주민들의 현실을 알리며 남북 청년들의 꿈과 자유를 놓치지 않는 진정한 통일을 준비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평양마켓은 ‘뮤지컬 문화시위’로 기획됐다. 관객들의 안전한 관람을 위해 ▲안전거리 유지 ▲마스크 착용 의무화 ▲손소독제 비치 및 발열 체크 ▲극장 자체 방역의 4가지 사항을 시행했다. 좌석간 거리두기와 정기적인 공연장 소독, 체온 측정, 마스크 의무 착용 등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방역 지침도 철저히 준수하며 지켰다고 한다.

이 대표는 “뮤지컬을 보신 분들이 북한인권을 알게 되고 북한의 처참한 현실을 알게 되었다는 피드백과 후기를 들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애초에 생각했던 것이 북한인권과 북한의 현실을 알리는 것이었기 때문에 저희가 생각했던 피드백을 듣는 게 가장 행복했어요. 뮤지컬을 연습하고 진행할 때는 ‘내가 이걸 왜 시작했나’ 하는 후회도 되고 도망치고 싶었던 순간들이 너무 많았는데 막상 뮤지컬이 완성되고 나니 그저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도 완성된 것이 감사하고, 신기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다만 가장 힘들었던 건 제가 직장을 다니면서 준비해야 했던 현실이었죠. 제가 돈이 많아 뮤지컬 제작에만 집중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제가 최대 후원자이기 때문에 직장을 포기할 수 없는 현실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이 부분은 앞으로도 힘들겠지만 또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새로운 길이 열리지 않을까 라는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이 대표는 현실을 고달프지만 북한인권을 알리겠다는 문화별동대로서 앞으로도 역할을 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2020년 12월에 창작뮤지컬 평양마켓 재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초연 때 부족했던 부분과 아쉬웠던 부분들을 보완해 올릴 예정이에요. 또 뮤지컬을 제작하는 것을 넘어 저희와 같이 북한인권을 알리는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키우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평양마켓을 봐주는 관객이 아닌, 저희와 함께 활동하고 북한인권을 알리는 메신저들이 많아져야 비로소 저희 뮤지컬이 완성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뮤지컬 제작 외에도 북한인권을 마음에 품은 기획자들과 배우들을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뮤지컬 제작을 넘어 북한인권을 알리는 메신저들을 키우는 일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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