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상의 창직칼럼 - 기계치는 없다
정은상의 창직칼럼 - 기계치는 없다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7.07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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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에 대한 음악적 감각이나 지각이 매우 무디어 음을 바르게 인식하거나 발성하지 못하는 사람을 음치라고 한다. 박치는 박자를 맞추지 못하는 사람이다. 미포자는 미술을 포기한 사람을 말한다. 기계치는 기계에 익숙하지 않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사실 기계치는 없다. 아직 익숙하지 못한 것 뿐이다.

나는 기계치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을 주위에서 자주 본다. 스마트폰을 잘 다루지 못한다고 자신은 기계치라고 단정해 버린다. 젊은 사람도 그런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스마트폰 이전에 나왔던 폴더폰이나 슬라이드폰을 손에 들고도 그런 말을 했던 사람이다. 스티브 잡스가 2007년에 아이폰 3를 만들었지만 우리나라에는 2009년 말에 들어 왔다. 그때는 아무도 스마트폰을 몰랐다.

정은상 창직코치, 맥아더스쿨 대표
정은상 창직코치, 맥아더스쿨 대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기술 혁명이 급속히 이루어지면서 스마트폰을 위시한 각종 스마트 디바이스(device)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무엇이든 처음 나오면 사용자는 서툴기 마련이다. 기능을 속속들이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다가 얼리 어댑터(early adapter)들이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유튜브나 블로그에 친절하게 사용법을 올리면 점점 대중들이 새로운 디바이스에 적응하기 시작한다.

문제는 언어의 습관이다. 아주 나쁜 습관이 몸에 밴다. 수없이 나는 기계치다 라고 말하면 우리의 뇌는 그것을 기정사실화 해버린다. 인간의 뇌는 똑똑하지도 멍청하지도 않다. 다만 자연스럽게 뇌세포의 움직임에 따라 반응할 뿐이다. 쉴새없이 자신이 기계치라고 반복해서 말하면 영락없이 기계치가 되어 버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기계치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 먼저 더 이상 기계치라는 말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기억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 불가능이 없다고 나폴레옹이 말했듯이 기계치라는 단어는 애당초 없었으며 뭔가 새로운 디바이스가 나오면 아하 또 인간을 도와줄 새로운 디바이스가 나왔구나 라고 하며 호기심을 가지는 편이 좋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익숙한 것에 빠져들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익숙한 것들에만 적응하고 살면 새로운 것을 알고 싶어하는 탐구욕이 사라진다. 그저 주어진 환경에 젖어 살아가게 된다. 어느 학자가 행복하기 위한 요인으로 유전자가 50%를 차지하고 환경은 10%의 영향을 주지만 행동은 40%나 된다고 한다. 유전자와 환경은 우리가 어찌 해 볼 도리가 없지만 행동은 우리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

겸손해서 하는 말이라도 이제부터 기계치라는 단어를 머리에서 지워 버려라. 모르면 묻고 서툴면 여러번 반복하면 익숙해 진다. 옛말처럼 오르고 또 오르면 못오를리 없지만 오르지도 않고 산만 높다고 말하지 말아야 한다. 뇌를 속여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쉬워진다. 오랫동안 해 왔던 말이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고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얼마든지 나쁜 언어의 습관을 바꿀 수 있다.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이런 말을 계속 입에 담고 살아가면 될 일도 안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이 세상에 기계치는 더 이상 없다. 사람마다 적응이 빠르고 조금 느릴 뿐이다. 끈기를 가지고 계속 연습하면 점점 나아진다. 기계치라는 단어는 사전에서 아예 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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