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유튜버들.... 온라인 관종은 어떻게 TV를 뒤흔들고 새로운 스타 계급이 되었나?
[신간] 유튜버들.... 온라인 관종은 어떻게 TV를 뒤흔들고 새로운 스타 계급이 되었나?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7.27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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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이민자 출신의 자베드 카림(당시 25살)은 샌디에고 동물원의 코끼리 우리 앞에 서서 “코끼리 코가 참 길다”는 의미 없는 멘트를 날리며 엉성하기 짝이 없는 19초짜리 동영상 하나를 찍은 다음, 동료들과 함께 만든 youtube.com이라는 사이트에 올렸다. 세상에 없던 미디어, 유튜브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15년이 흐른 지금 전 세계는 인종, 국적, 지역과 상관없이 유튜브라는 방송 하나를 공유하게 됐다.

세 명의 젊은이가 가벼운 마음으로 개발한 이 동영상 플랫폼은 놀라운 성장을 거듭한 끝에 오늘날 우리의 일상 깊숙이 자리 잡았다. 개인이 콘텐츠의 생산자이자 소비자가 되는 인터넷 미디어 시대에 독보적인 승자가 된 것이다. 지난 5년간 세계인의 유튜브 시청 시간은 하루 1억 시간에서 10억 시간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이 비약적인 성장과 함께 유튜브는 지나친 상업성, 중독성, 번아웃, 알고리즘의 폐해, 감시와 통제, 불확실한 미래라는 다양한 문제점도 함께 떠안게 됐다. 수입으로 직결되는 조회수 전쟁은 속임수와 사기, 자극적인 가짜뉴스, 저작권 침해, 소아성애와 같은 불법 콘텐츠, 심지어 크리에이터의 사망이라는 극단적인 문제를 낳는다. 이것도 모자랐던지, 알고리즘의 통제에 불만을 품은 유튜버가 구글 캠퍼스에서 한가로이 점심을 먹는 구글 직원들을 향해 총을 난사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유튜브 전문 칼럼니스트인 저자 크리스 스토클-워커는 수많은 유튜버들에게 직접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주고받으며 그들의 이야기에 몰두했다. 3년에 걸친 저자의 조사와 분석에 따르면, 유튜버들은 유튜브에 양가적인 감정을 느낀다.

유튜브를 통해 자신을 알리고,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기에 자신을 유튜브 시스템의 일부라고 여기는 반면, 지나치게 상업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유튜브에 대한 반감과 고발 심리도 함께 품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유튜버들은 누구보다 가까운 위치에서 때로는 유튜브를 변호하고, 때로는 유튜브를 비판한다.

오늘날 유튜브의 가장 핫한 이슈는 수많은 유튜버들을 웃고 울리는 ‘알고리즘’이다. 천재 구글 엔지니어들과 그들보다 더 똑똑한 AI의 합작품인 유튜브 알고리즘은 어느 날 크리에이터들에게 돈다발을 안겨주는가 하면 어느 날 돌연히 알 수 없는 이유를 대며 모든 광고를 차단시킴으로써 크리에이터들을 파산 지경으로 몰고 간다.

독일어 영상을 한번 봤다는 이유로 사용자들에게는 독일 영화를 비롯해 독일어 레슨 영상까지 독일과 관련된 동영상 추천 쓰나미가 덮친다. 구글 엔지니어들조차 ‘양심 선언’을 할 정도로 알고리즘의 비밀과 정책은 도저히 그 속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구글마저도 명확한 설명을 하기 어려운 처지다. 어쩌면 구글 알고리즘은 기술의 특이점을 넘어 엔지니어와 크리에이터, 사용자의 요구와는 상관없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굴러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여기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알고리즘은 수익의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튜브의 주인은 누구인가?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열심히 만들어 올리는 크리에이터들은 당연히 자신들이라고 생각한다. 시청자들은 보는 사람이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묻는다.

그렇다면 크리에이터를 불러들이는 그 돈은 다 어디서 나오는가? ‘광고주’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에 대해 유튜브의 CEO 수전 보이치키는 유튜브를 “광고주, 크리에이터, 사용자 사이에 끼어 있는 작은 생태계”라는 말로 에둘러 표현했다. 광고주가 첫째, 크리에이터가 둘째, 시청자는 그 다음이라는 얘기다.

저자를 따라 유튜브의 생태계를 파악하고, 복잡한 이해관계 속 유튜버들의 전략과 노력을 마주해 보자. 나아가 이 시대에 유튜버들이 가지는 영향력과 의미를 확인하고, 그들의 미래를 함께 예측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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