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마음을 썼다 내가 좋아졌다... 보이지 않는 마음을 보이는 언어로 옮길 때 생기는 일
[신간] 마음을 썼다 내가 좋아졌다... 보이지 않는 마음을 보이는 언어로 옮길 때 생기는 일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8.23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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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면 알게 된다.
자기 감정의 정체를, 그걸 다스리는 힘을.
감정을 정확한 언어로 바꿔보면 나아지고, 자신을 파괴하지 않게 될 것이다

저자  소은성은 문제집 출판사에서 꾸부정하게 지내다가 돌연 퇴사 선언을 했다. 프리랜서 에디터로 일하며 기자의 글쓰기를 지도해왔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서 닭 두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 그리고 유기농 채소를 기르며 살았다. 그 집 마루에서 고양이와 닭이 서로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을 구경하며 에세이 《어색하지 않게 사랑을 말하는 방법》을 써 나갔다.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은 여성 전용 글쓰기 수업인 소글워크숍을 대뜸 시작해버린 것이라고 여긴다. 2020년 봄이 끝날 무렵에는 남프랑스로 이주했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 거주하는 이들과 매주 이메일로 강의안과 첨삭지를 주고받으며 온라인 소글워크숍을 이어가는 중이다. 

너무너무 잘하고 싶어서 아예 시작을 안 하는 사람, 그래서 우연히 시작한 일들로만 인생을 꾸린 사람. 작가 소은성은 기자 생활을 그만두고 여자들을 모아 글쓰기 수업을 시작하면서 비로소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있었고, 그때야 자기 자신을 이해하게 되었다.

왜 슬픔과 혼돈에 감싸져야만 글이 써지는지, 왜 자기가 쓴 글이 싫은지, 왜 사람들 앞에서 의견을 말하기 어려웠는지, 무엇이 진짜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만드는지. 글을 쓰는 법을 배우는 건 잘사는 법을 배우는 것과 같았다.

“사람은 사는 만큼 쓴다. 자신의 몸과 마음과 일상과 자신의 역사를 통해서만 글은 태어난다.” 주인공이 되어야만 기쁘다는 자신의 진심을 발견한 작가는 날것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제 안에 잠겨 있던 사연의 빗장을 풀고, 상처를 끄집어내 썼다. 그것은 어린 시절의 장소로 달려가 울고 있는 나를 구해주는 일이었다. 부당했던 폭력, 억눌렸던 분노, 숨겨왔던 기억에 대해 썼다.

그것은 날것의 자신을 마주하고도 두렵거나 부끄럽지 않게 해주는 일이었다. 그때부터 감정을 정확한 언어로 써내려 애썼다. 글쓰기를 할 수 있다면 어떤 일에도 스스로를 무너뜨리지 않을 수 있겠다고, 작가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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