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고집하는 LG유플러스 미국에 찍혔다(?)
화웨이 고집하는 LG유플러스 미국에 찍혔다(?)
  • 고성혁 미래한국 군사전문기자
  • 승인 2020.08.26 09: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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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이상철 전 부회장, 화웨이 고문 활동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 국무부 사이버·국제통신정보정책담당 부차관보는 LG유플러스 등의 기업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촉구했다.

7월 22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 따르면 스트레이어 부차관보는 전날 뉴욕포린프레스센터가 주관한 화상 브리핑에서 “우리는 LG유플러스 같은 기업들에 믿을 수 없는 공급업체에서 믿을 수 있는 업체로 옮기라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외교부는 “민간부문에서 장비 도입은 정책적으로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한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미 국무부의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과는 달리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영국·호주·캐나다·뉴질랜드는 즉각적으로 중국 화웨이 제품을 퇴출시켰다. 일본과 체코 폴란드도 미국의 요청에 응했다. 일본은 이미 2018년 12월 기밀 유출과 사이버공격을 우려해 일본 정부 각 부처와 자위대 등이 사용하는 정보통신기기에서 화웨이와 ZTE 장비를 퇴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한발 더 나아갔다. 화웨이 제품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만든 스마트폰 어플까지 제한하고 나섰다. 8월 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은 미국 기업들은 앞으로 45일 이후에는 틱톡(TikTok)과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을 각각 서비스하는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 텐센트와 거래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중 갈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개인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내 중국 기업들이 중국 공산당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틱톡은 미국 내 사용자 1억6000만 명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월간 8억 명이 이용하는 인기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이다. 일본 역시 일본 내에서 틱톡 사용제한을 법제화 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7월 30일 보도했다.

LG유플러스, 미국 수출 중단된 일본 도시바의 길 걷나...왜?  

그러나 LG유플러스는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다. 이미 5G 이동통신을 시작하며 중국 화웨이 장비를 대거 도입했다. 게다가 스트레이어 미 국무부 부차관보의 지적에 대해서도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제재 강화 발언이 보편적인 내용에 불과하다고 치부해버렸다. 이혁주 LG유플러스 CFO는 “화웨이 장비 이용 문제와 관련해서 (미국이) 심각하게 얘기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2분기 실적발표 후 말했다.

LG유플러스 최고경영진의 말은 너무도 안일하다. 화웨이 장비를 고집하는 LG유플러스를 보노라면 일본 도시바가 떠오른다. 과거 미소 냉전 시절인 1987년 일본 도시바는 수출 금지품목인 정밀기계가공제품을 소련으로 넘겼다가 미국에 호된 제재를 받았다. 잠수함 스크루를 제작하는 데 사용하는 정밀기계였다.

미국은 펄쩍 뛰었다. 도시바 기계의 대미수출은 4년간 중단됐다. 도시바 그룹 계열사들도 미국 정부와 계약을 할 수 없게 됐다. 미 육군은 일본 도시바와 체결한 유도 미사일 기술개발 계약을 파기했고 미 공군은 도시바 노트북 컴퓨터 9만 대 구매계획을 취소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일본 도시바 꼴이 나지 말란 법이 없다. 일본 도시바처럼 미국 제재를 받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화웨이와 LG유플러스를 동일시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의 모체는 LG텔레콤이다. 국내에 휴대폰이 본격 보급되면서 LG텔레콤으로 통신시장에 발을 들였다. 통신시장 후발업체로 업계 3위다.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고 5세대 통신(5G)으로 전환되는 시점에 LG유플러스는 승부수를 던졌다. 시장 선점을 위해 중국 화웨이 통신장비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것을 주도한 이는 바로 이상철 전 부회장이다. 이때도 미 의회는 우려를 표했다. 그러나 이상철 전 부회장은 강행했다. 이상철 전 부회장은 KT 사장에 이어 김대중 정부 시절 2002년부터 2003년까지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했다.

이상철 전 장관은 2010년부터 6여년간 LG유플러스 CEO를 맡으면서 중국 화웨이 제품 도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인물이다. 그는 LG유플러스 부회장이던 2013년 중국의 도·감청을 우려한 한국 정부는 물론 미국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내 최초로 중국 화웨이 사의 LTE 통신장비를 도입한 것이다. 2013년 당시 이상철 전 부회장은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화웨이 장비 도입을 밀어붙였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중국 화웨이 고문 활동   

이 전 부회장은 2006년 중국 화웨이 고문으로 활동했다. 이미 LG유플러스는 5G 네트워크망 구축에 화웨이 기지국 장비를 사용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 5G 기지국 장비는 서울과 수도권에 최소 3000개 이상 이미 구축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자는 지난 8월 4일 국방부 정례브리핑 시간에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을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별도의 전화 답변을 통해 군에는 중국 화웨이 제품은 전혀 없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LG 5G 통신망과의 연결성에 대해서는 아직 답변이 없다. 우리 군의 작전과 통신망에 LG유플러스 5G 통신망이 연결되면 자연적으로 화웨이 통신장비와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영국 사이버보안평가센터도 화웨이 장비 보안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킹 창구로 이용되는 ‘백도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오버플로 부문에서만 41개 문제가 발견되었고, 보안상 취약한 곳도 152개에 달한다고 평가했다.

국내 전문가도 이 점을 지적한 바 있다. 2019년 6월 13일 군사안보지원사령부에서 주최한 ‘2019 국방보안 콘퍼런스’에서다. 이옥연 국민대 정보보안암호수학과 교수는 “4세대(4G), 5세대(5G) 통신 모두 핵심망 장비의 백도어 문제는 제조사 이외에는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통신망 장비에 제조사가 악의적으로 백도어를 심을 경우 해당 장비를 납품받아 통신망을 구축한 통신사로서는 검출이 불가능하고 결국 국가의 핵심 통신망까지 침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국은 통신망과 백도어를 통해 중국으로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중국 통신장비 퇴출을 명하고 있다.

현재 군 통신망과 5G망은 분리돼 있다. 그렇지만 5G 주파수 대역 확대에 따라 전파 간섭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5G 장비에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면 전파 간섭 과정에서 군 통신망을 통해 전달되는 군사기밀이 민간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LG유플러스가 중국 화웨이 통신장비를 들여온다고 하자 2014년 주한미군 장병들은 자신들이 개통한 LG유플러스를 집단 해지했다. 중국 화웨이 통신장비를 도입한 것에 대한 우려라고 판단된다. LTE 통신망을 구축할 때도 LG유플러스는 주한미군 지역에서 화웨이 기지국 장비를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80MHz 폭의 광대역 LTE 서비스’에는 NSN(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 장비를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는 주한미군 측의 우려에 따라 미군기지 인근 기지국에는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발혔다.
LG유플러스는 주한미군 측의 우려에 따라 미군기지 인근 기지국에는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발혔다.

미국, 화웨이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이유...중국 공산당이 운영, 스파이 활동 분석  

현재도 LG유플러스는 주한미군 주변 통신장비에는 중국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LG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LTE망에 화웨이 장비가 깔린 곳에만 5G 장비를 구축 중인데, 소위 ‘티어 원’이라고 불리는 주요 군사보안지역과 미군기지 주변은 LTE 시절부터 화웨이가 아닌 다른 외국계 장비를 설치해왔다”고 말하면서 “당연히 미군기지 주변에는 화웨이 5G 기지국 장비는 설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은 이제 무역전쟁의 수준을 넘어섰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중국공산당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미국 휴스턴 소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도 중국의 스파이활동이 발단이었다.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신분을 숨키고 미국내에서 활동하던 인물이 수사를 받게 되자 중국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으로 피신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 화웨이가 사실상 중국공산당이 운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이 중국 화웨이 제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중국의 전방위적 스파이 활동이 해킹을 통해 이뤄졌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의 핵심기술 역시 해킹당했다. F-35를 제작한 록히드 마틴 협력사의 컴퓨터가 해킹당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당시 관계자들은 침투가 어려운 국방부나 제작사인 록히드 마틴사의 전산망이 아니라 보안이 상대적으로 허술한 협력사의 전산망을 우회해 정보에 접근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중국 통신장비에 대한 미국의 퇴출 작업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이미 2012년부터 미 하원에서는 중국에 의심의 눈초리를 가지고 있었다.

2012년 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와 ZTE의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2013년 미 국방부는 미국 정부기관들을 겨냥한 잇따른 사이버 해킹 공격에 중국 정부가 관여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행해 의회에 제출했다. 보고서에는 “중국은 자국 컴퓨터 네트워크 시스템(CNE)를 이용해 미국의 외교, 경제 안보, 등의 정보를 수집했다”며 “정부기관 뿐 아니라 미국 기업들도 표적이 됐다”고 명시했다.

우리 군의 통신망은 안전할까? 국방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외국으로부터의 해킹 시도가 무려 9500여회를 넘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의 통신망은 안전할까? 국방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외국으로부터의 해킹 시도가 무려 9500여회를 넘었다고 밝혔다.

군 전용통신망과 일반 통신은 분리되어 있다 하더라도 해킹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발생한다. 이미 국방부는 수차례 해킹당한 바 있다. 2016년 9월 23일 대량의 악성코드가 군 인트라넷에 침투한 정황이 발견되었고 인터넷용 컴퓨터 2500여 대와 인트라넷용 컴퓨터 700여 대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했다.

문제는 컴퓨터에서 발견된 악성코드 중 상당수가 북한이 쓰던 코드란 점이다. 2016년 10월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군 사이버사령부로부터 제출받은 답변서를 근거로 사이버사령부의 ‘백신 중계서버’가 해킹당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군 당국이 발표한 조사 결과는 2년 전 계룡 국방통합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용역 업체 직원이 국방망에 필요한 프로그램 설치를 위해 인터넷망을 연결했다가 이를 끊지 않고 철수하면서 2개 망이 연결되는 접점이 생겼다고 발표했다. 2017년 4월 4일 KBS는 단독보도를 통해 (국방부의 초기 설명과는 달리) 2016년 9월의 해킹 사건을 통해 작전계획 5027과 같은 2급 군사기밀도 유출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렇다면 중국 화웨이 제품을 사용 중인 LG유플러스와 군이 연계되었을 때 과연 안전하는가 하는 문제다. 2019년 4월 LG유플러스는 보병의 해상 작전에 활용할 수 있는 드론 기반 기술을 선보였다. LG유플러스와 31보병사단은 2019년 4월 18일 전남 여수시 무슬목 서쪽 1.6km 해상 죽도·혈도 인근에서 군사용 드론에 기반한 해상작전 실증을 펼쳤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오후에 진행된 해상 작전 실증은 ‘U+스마트 드론’으로 ▷해상 상황 즉시 대응 ▷고속 침투 대응 ▷내부 수색 ▷봉쇄선 내 공중 수색을 펼쳤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5G통신망 활용해 원격 무인 지뢰제거 시연했다고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미국조차 중국의 해킹으로 F-35 스텔스 전투기의 기밀을 해킹당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백도어를 통한 정보 유출은 ‘확인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중국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가 군의 통신이나 여타 작전에 연계되는 것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화웨이 제품을 사용하는 한 LG유플러스와 군이 연계되는 것은 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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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2020-08-27 14:29:00
LG유플러스 불매 운동이 필요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