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D2C 시대,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 어떻게 할 것인가?
[리뷰] D2C 시대,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 어떻게 할 것인가?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9.20 0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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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제품으로 전통 브랜드의 입지를 위협하는 신생 브랜드의 성공 비결

와비파커, 달러쉐이브클럽, 글로시에, 올버즈, 캐스퍼, 해리스. 우리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지만 해외에서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는 신생 브랜드들이다. 이들은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자체 브랜드 채널을 통해 기존 기업과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직접 고객과 소통하며 거래(D2C)한다.

이들은 한 가지 제품에 집중하면서 고객과의 탄탄한 관계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여 시장 지배력을 보유한 오프라인 전통 브랜드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라 불리며, 이들을 열렬히 지지하는 소비자들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다.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른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단순하게 컴퓨터를 잘 다루고 인터넷을 능숙하게 사용할 줄 아는 차원을 넘어서 사회적 관계, 소통 방식, 구매 행태 등에서 기존 세대와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이들은 자유분방하고 틀에 얽매이지 않으며 자기 색깔이 강하고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철저하게 개인주의 성향을 띤다.

소비에 있어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는 차별화와 가성비를 중시하면서도 공정무역, 환경, 동물보호 등 기업의 윤리적 책임으로 발생하는 가격상승을 기꺼이 부담한다. 이러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 속하는 인구는 한국도 44%에 달한다. 저자들은 2010년 이후 시작해서 빠르게 시장에 안착한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들을 통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해법을 살펴본다.

불과 35종의 화장품으로 에스티로더와 어깨를 견주는 글로시에

패션잡지 보그의 어시스턴트였던 에밀리 와이스는 2010년 뷰티블로그 ‘Into the Gloss’를 개설하여 유명인사들의 화장품 사용법 등의 포스트를 올렸다. 블로그를 통해 모여든 많은 팬들과 소통을 하며 그녀는 디지털네이티브 세대의 니즈를 충족하는 브랜드를 만들기로 결정한다. 글로시에는 “Less is more”란 기치를 내걸고 자연스럽고 은은한 색조,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저렴한 제품라인업, 그리고 유해성분과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재료 사용 등 브랜드의 사회적 책임을 약속하여 단기간에 밀레니얼 세대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다.

제품을 기획할 때도 인스타그램으로 고객의 피드백을 받고 그중 80%가 구매의사를 밝혀야만 공식 출시한다. 글로시에는 5년간 35종의 제품만 출시하였지만 70년 역사의 수많은 브랜드를 보유한 에스티로더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더욱 놀라운 점은 글로시에가 미국 화장품 판매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아마존에 입점하지 않고도 이뤄낸 성과라는 것이다. 글로시에 이외의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들도 아마존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채널만으로 눈부신 매출 성장을 일으킨다. 이는 갈수록 온라인 플랫폼에 종속되고 있는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디지털이 새롭게 여는 구독 비즈니스의 시대

구독모델은 사실 친숙하고 오래된 비즈니스 모델이다. 그러나 디지털 기반의 구독 비즈니스 모델은 기존의 ‘정기적’이라는 구독 개념을 넘어 개인화된 서비스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처럼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고객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고객의 취향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컨텐츠와 SW에서 주류로 떠오른 구독 비즈니스는 일상용품에서도 범위를 확장해가고 있다. MIT 출신 과학자가 창업한 샴푸회사 펑션오브뷰티는 고객이 제출한 모발 유형과 원하는 기능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맞춤형 샴푸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자신에게 맞는 샴푸를 찾은 고객은 이 상품을 정기 배송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 구독 비즈니스는 소유에서 사용으로 움직이고 있는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다양하고 차별화된 경험, 가성비, 편리함을 충족시킬 수 있어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소비성향에 맞는다.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주류 비즈니스 모델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브랜드를 기획하는 모든 이에게 유용한 가이드가 될 전략프레임

저자들은 다양한 분야의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 기업의 사례에서 도출해낸 통찰을 바탕으로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한다. 제품 카테고리 선정, 브랜드 및 고객 가치 제안, 제조 및 플랫폼 운영 역량, 마케팅 및 고객 관계 관리 방안 등,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가 어떻게 기존 전통 브랜드와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또한 구독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비즈니스 모델 수립, 신규 고객 확보, 고객 로열티 강화, 수익 확대, 고객 윈백(Win-Back)의 전략 프레임을 제시한다.

D2C시대, 브랜드가 가야 할 길이 보인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브랜드가 생기는 브랜드 포화 시대지만 주머니 안의 송곳처럼 명확한 타기팅을 통해 소수 고객에게 집중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은 디테일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브랜드는 결국 세상에 알려지고 주목받는다.

오늘날 기업은 ‘디지털이 모든 것을 먹어 치우는 시대’와 주도권이 소비자로 넘어간 ‘고객의 시대’라는 양대 패러다임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들은 이런 환경에서 가장 잘 적응한 브랜드들이다. 비단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를 만들려는 기업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이 위축되어 어려움에 처한 기업들은 디지털네이티브 브랜드들의 성공 전략을 알아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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