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짧은 글을 씁니다... 엄지로 글 쓰는 시대 X 가장 강력한 무기
[서평] 짧은 글을 씁니다... 엄지로 글 쓰는 시대 X 가장 강력한 무기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9.21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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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히키타 요시아키는 일본 최대 광고대행사 하쿠호도의 스피치라이터이자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  와세다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한 뒤 하쿠호도에 입사해 30년 동안 광고 카피를 쓰고 CF를 만들었다. 15초, 30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광고와 수백 번의 프레젠테이션을 만드는 동안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말과 글’에 대한 고민을 거듭했다. 지금은 대기업과 정치인의 스피치라이터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일본의 메이지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학교에서 ‘광고 커뮤니케이션’, ‘말이 지닌 잠재력’을 주제로 강의를 하고 여러 매체에 칼럼을 연재한다. 1년에 1,000편이 넘는 칼럼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독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기도 한다. 저서로는 《수많은 사람 중 당신에게》, 《책상 앞에 붙이는 한 문장》, 《말주변 없어도 전해지는 대화의 기술》 등이 있다.

“자네 글은 길기만 하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불만스러운 듯이 책상 위에 보고서를 탁하고 내려놓는 상사. 그 소리가 저릿하다.
“그래서 결론이 뭐야?” 상사의 질문에 열심히 설명해본다.
그런데 설명이 또 구구절절하다. 말하는 나조차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어질어질하다.

팔짱을 끼고 듣던 상사는 ‘요점만 정리해서 내일까지 다시 해와’라는 말을 남기고 회의실을 나가버렸다. ‘요점만이라…….’ 상사의 말을 곱씹어보니 내가 쓴 글에는 ‘이게 포인트’다 싶은 부분이 없다. 막연히 하고 싶은 말은 있다. 하지만 하나같이 자신감이 없고 마지막에 ‘ㅋㅋ’로 얼버무리고 싶어지는 문장투성이다. ‘이게 바로 요점입니다!’라는 카리스마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이만큼 썼으니 좀 봐주세요’라고 부실한 내용을 분량으로 덮기에 급급하다.

직장에서 홀로서기를 시작한 제자들의 직장생활 고민을 듣다 보면 어김없이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얼굴도 모르는 불특정 다수에게 간결하면서도 알기 쉽게 전하려면 어떻게 써야 할까? 30년 동안 15초 또는 30초 만에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지갑을 열게 할 카피를 셀 수 없이 써왔던 저자는 그런 글을 쓰기 위해서는 ‘요점’을 찾아 명쾌하게 표현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무리 공들여 글을 써도 재미가 없으면 외면받기 십상이다. ‘짧지만 재미있는 글, 계속해서 읽고 싶은 글, 누군가에게 말해주고 싶은 글’을 써야 한다. 《짧은 글을 씁니다》는 누군가에게 글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부터 누군가를 가르치는 입장이 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건 도움이 됐어’, ‘이렇게 했더니 바뀌었지’라는 생각이 드는 노하우를 한데 모은 책이다. 글쓰기를 하며 실제로 도움이 되고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것과 저자가 직접 아이, 학생, 어른에게 가르치면서 효과를 보았던 것들을 엄선했다.

“글을 종이에 인쇄해 읽던 시대와 화면에 표시된 글을 스크롤 하면서 읽는 시대는 읽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 스마트폰으로 글을 읽을 때는 보통 이렇다. 글의 80퍼센트 가까이는 그냥 스크롤 해 넘긴다. 그러다가 유독 눈길이 가는 단어나 사진이 나오면 스크롤 하던 손가락을 멈춘다. 그런 다음 눈에 들어오는 내용이 마음에 들면 ‘좋아요’를 누른다. 읽는다기보다는 본다는 느낌으로 글을 접하고, 공감 가는 글을 직감으로 고른다.” 

글을 잘 쓰려면 아웃풋이 많아야 한다. ‘자신 없어’,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볼까 두려워……’라고 변명만 늘어놓으면 결코 잘 쓸 수 없다. 이런 점에서 볼 때 SNS는 글쓰기 실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도구다. SNS에 글을 올리면 남이 보이는 그대로 평가해준다. 문장 수업은 이 점이 포인트다. 이름을 밝히고 글을 쓴다.

글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다는지 확인한다. SNS에선 친구 수가 많아도 글이 재미있지 않으면 ‘좋아요’ 수는 늘지 않는다. 얼핏 친하니까 ‘좋아요’를 눌러준 것처럼 보여도 사람은 나름의 기준과 호불호로 ‘좋아요’를 누르기 때문이다.

비대면 시대가 길어지면서 인터넷을 통한 판매도 늘고 있다. 직접 매장에 가서 물건을 만져보고 내용을 확인한 다음 구입하는 일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살지 말지 판단할 때 ‘이것으로 인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얼마나 손쉽게, 많은 걸 얻을 수 있을까?’가 구입의 기준이 된다. 구입한 사람들의 리뷰도 한층 더 중요해졌다. 판매 방식이 바뀌면 당연히 잘 먹히는 제목도, 카피 도 바뀐다. 시대에 맞는 글쓰기 방법을 배워야 하는 이유다.

제1장에서는 책, 자료, 회의 내용에서 요점을 찾아 요약문으로 정리하는 기본 방법을 설명한다.  제2장에서는 앞서 정리한 요약문을 명쾌한 글로 확장하는 기술을 소개한다.

제3장에서는 독자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 중요한 팁들을 공개하고, 제4장에서는 술술 읽히는 간결한 글을 쓰기 위해 평소 실천하고 있는 트레이닝 방법을 소개한다. 마지막 제5장에서는 기획서, 이메일, 편지, SNS와 같이 구체적인 상황에 따른 글쓰기 방법에 관해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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