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진단] 트럼프-바이든, 누가 되든 美中 신냉전 올 것
[전문가진단] 트럼프-바이든, 누가 되든 美中 신냉전 올 것
  • 신원식 국민의힘 국회의원
  • 승인 2020.09.29 1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미국 양당의 입장이 갈린다. 민주당은 동맹과 같이 간다는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톱다운 방식으로 일괄 타결하겠다는 것인데 장점은 비핵화에 대한 의사결정이 빠르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치적 도박처럼 위험한 부분이 있다. 반면 바이든은 바텀업으로 실무진부터 차근차근 올라가기 때문에 미국이 실수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대신에 의사결정 체계가 느리다.

나도 국방부 정책국장 때 미사일협정 한국 측 대표로 참여해봐서 안다. 우리는 차관과 실장도 끼지 말라 하고 김관진 장관, 천영우 수석, 대통령까지 바로 바로 의사결정이 되는데 미국은 열 몇 단계로 느렸다. 그렇게 되면 비핵화 진행이 늘어질 텐데 나는 오히려 민주당 식으로 접근하면 북한이 소위 쫄리기 때문에 더 낫다고 본다.

한미동맹 차원에서 보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게 한국으로서는 불리할 수 있다. 트럼프가 되면 주한미군 감축 카드도 들고 나올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어차피 트럼프 바이든 누구든 내년 취임 후 건곤일척의 싸움이 시작되면서 미중 갈등이 극에 다다를 것이다.

결국 이 문제 해결은 중국의 태도에 달렸다. 시진핑은 전통적인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홍콩 문제도 그렇다. 중국은 홍콩을 중국화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리커창 같은 실용파들은 시장경제를 중시해야 하고 미국과 갈등을 피하고자 하면서 오히려 중국이 홍콩화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쩌민 등 원로들이 이러한 입장을 지지했다.

올해 8월 베이다이허에서 열린 회의도 원래는 하지 않으려다 원로들이 들고 일어나 한 것이었고, 기간도 당초 1주 남짓 하는데 2주 이상을 했다. 그 회의에서 대략 합의가 된 사항은 미국과는 더 이상 각을 세우지 않거나 줄인다, 그 대신 경제적 위기는 사회주의 통제를 강화한다는 것으로 합의가 됐던 것 같다. 이 때문에 내년 미국 대선이 끝나고 미중 갈등이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

한국은 한미동맹에 기초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해 지금처럼 양다리 걸치고 가는 것은 큰 문제 없이 할 수 있어 보이나 그것은 10%의 가능성도 채 되지 않고 90%의 가능성은 미국이 한국에 요구하는 태도가 그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다는 입장이 될 것이다.

중국은 미국 GDP의 대략 63%까지 쫓아왔기 때문에 미국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때려야 한다. 미국은 일본이 미국 GDP의 40%까지 쫓아왔을 때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사실 아들 부시가 중국을 손을 보려고 했는데 9·11 테러가 난 뒤 중동으로 가는 바람에 동북아를 놔둔 상태였다. 그때 못했던 것을 트럼프가 다시 와서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더라도 미중 갈등은 파고가 높을 것이다. 바이든이 된다면 미중 갈등 속도가 줄어들면서 동시에 동맹국과 같이 중국을 압박하려 할 것이고 이것은 트럼프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트럼프는 너무 개개의 국가들과 갈등을 많이 일으켰다.

트럼프는 중국을 강도 높게 때리려는 의지는 강한데, 접근하는 데 있어 동맹을 기분 나쁘게 해 동맹을 모으는 것은 오히려 민주당이 나을 수 있다. 어느 쪽이든 미중이 신냉전으로 접어들기 때문에 한국은 좋든 싫든 선택을 강요받을 것이다.

군사적 측면에서 미국은 한국이 굳이 없어도 중국을 군사적으로 봉쇄할 수단이 매우 많아졌기 때문에 트럼프 재선 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군사적 측면에서 미국은 한국이 굳이 없어도 중국을 군사적으로 봉쇄할 수단이 매우 많아졌기 때문에 트럼프 재선 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이냐, 중국이냐’ 한국의 고민

1991년 12월 25일 소련 연방이 해체되고 1992년 8월 한중수교가 되었다. 그리고 십 수 년 전인 1978년 개혁개방 선언하고 1979년에는 미중수교가 되었다. 미중수교를 기준으로 따지면 약 40년간 동북아에서 미중 밀월관계가 이뤄졌던 것이다. 냉전 붕괴를 시점으로 30년이 흘렀는데 그 기간의 패러다임이 깨지고 있는 과정인데 우리가 이전 시대에서 미소 간 선택을 하듯, 미중 간 선택이 불가피한 시대로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다만 미소 간 선택이 비교적 쉬웠다면 오늘의 미중 선택의 문제는 복잡한 면이 있다. 미소 간 냉전은 군사, 이데올로기, 정치 등 이런 싸움이었지 경제문제는 없었다. 이 때문에 우리가 미국을 택하더라도 별도의 시장이 형성돼 있었기 때문에 경제적 타격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중국과 경제적으로 상호의존관계가 있기 때문에 중국 리스크는 불가피할 것 같다. 미국도 물론 내상을 입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미국도 과격하게 실행으로 옮기기에는 경제적 문제로 중간 중간 브레이크가 걸리지만 그래도 미국은 그 정도 비용은 지불할 것이라고 본다.

미중 간 통상구조를 보면 잘 알다시피 미국은 주로 농산품, 공산품의 원천기술과 핵심부품을 수출하는 것이고 완성품을 중국에서 만든다. 미국은 나머지 기타 일용품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해오는데, 일용품 시장은 처음에는 약간 충격은 있겠지만 중국이 아니더라도 베트남산, 인도네시아산 등으로 얼마든지 대체가 가능하다.

다만 미국의 농산물을 대량으로 사줄 나라가 있느냐가 문제일 것이다. 중국은 압박하고 위협하면 인도태평양에서 이탈할 수 있는, 위협에 굴복하기 가장 쉬운 나라로 한국을 보고 있다. 또 문재인 정부 성격으로 봐서도 미국이냐 중국이냐 한국에 선택을 요구하는 엄청난 압박을 하게 되리라 본다. 내가 보기에는 이것이 내년에 가장 큰 안보 리스크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다음 트럼프가 주한미군을 감축하면서 한국을 버릴 것이냐 하는 문제가 있다. 버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과거보다 현저히 줄었다는 점이다. 군사적 측면에서 미국은 한국이 굳이 없어도 중국을 군사적으로 봉쇄할 수단이 매우 많아졌기 때문이다.

미중 간 극단적 군사적 충돌이 있다 하더라도 미국이 탱크를 몰고 만주를 건너 북경으로 공격하는 전투는 일어나지 않는다. 앞으로의 전쟁은 미사일과 항공기, 우주전쟁의 양상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 몇 십 년 전에는 전쟁을 할 경우 지상군이 붙어 한국이 전략적 가치가 있었다. 군사적 가치는 애치슨라인이 있었던 50년 전보다 지금이 훨씬 낮아졌다는 뜻이다.

그런데 한국의 전략적 가치는 비안보적 측면에서 높아졌다. 한국의 GDP와 미국의 GDP를 따지면 미국이 22조 달러이고 우리가 1조6000억 달러이니까 한국이 13분의 1인데, 산술적으로 보면 미국 4개 주의 GDP에 해당된다. 거기다 한국은 자원 등 여러모로 대외 개방이 높으니까 코스피 지수만 보더라도 시가총액이 1900에서 2000조 가까이 된다. 외국인 지분이 40% 정도라고 따지더라도 800조이고, 미국이 그중에서 70%만 갖고 있다 하더라도 5백 몇십 조가 되는데 손해본다 치더라도 반이라도 뽑아낼 방법이 없을 정도로 미국은 한국과 상호 의존성이 심화되었다.

만일 미국이 한국을 과격하게 버려 이쪽이 핵무장한 중국과 북한에 속하게 된다면 당장 미국 월가 몇 개의 투자은행은 바로 파산하는 지경이 될 것이다. 또 한국이 가지고 있는 제조업 기술에 맞춰 화웨이를 이렇게 때리는데 한국의 반도체 기술이 중국으로 이전된다든지 하는 몇 가지 문제들이 있다. 그래서 오히려 미국이 한국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군사적 가치보다는 한국과 연계돼 있는 경제적 상호 의존성이 더 크다고 본다.

어느 대통령이든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헌법적 의무를 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예를 들어 지리산에서 폭우가 났을 때, 나오라고 해도 안 나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경고를 하지 않으면 공무원이 처벌받는 것처럼 미국 대통령은 한국 수도권 안에만 30만 명이 있는 미국 국민을 철수시키는 등의 일을 해야 한다.

한국에 있는 주요 자산에 대해 이전 및 어떤 조치를 해야 하고 군인이 가장 나중에 나오게 된다. 이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이 6·25 때는 바로 철수하면 되는 거였다. 아프가니스탄도 그냥 배낭 메고 떠나면 되고 이라크도 마찬가지로 때리고 가면 그만이다. 우리는 그나마 박정희 대통령 때 수출 주도형 개방경제를 해서 우리의 볼륨을 키운 게 전략적 가치를 높인 결과가 되었다. 그러나 이제 과거처럼 군사적 가치가 높지는 않다.

국제정세 분석 전문가 피터 자이한은 미국은 크게 개입주의와 고립주의 대외정책이 있다고 했다. 잘 알겠지만 미국의 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 대통령이 고립주의를 했다.

그 기조가 깨진 게 1차 세계대전 때 윌슨 대통령 때다. 그때 잠깐 깨졌다가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고립주의로 다시 회귀했다가 1941년 12월 7일 이날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면서 달라진다. 미국 대외정책이 개입주의로 바뀐 결정적인 계기였다. 미국은 그 이후로 개입주의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 美에 군사적 가치 높지 않아

개입주의에는 역외균형(offshore balancing)전략과 역내균형(onshore balancing)전략이 있다. 역내균형전략은 바로 해안가에 발을 디디고 있다는 의미로 미국이 지상군을 배치해 역내 균형을 맞춘다는 뜻이다. 역외균형전략은 지상군을 역내에 배치하지 않고 해·공군으로 뒤에서 치고 빠지면서 선별적으로 선택과 집중을 한다는 의미다.

1950년대를 보면 유럽은 역내균형이고 소위 애치슨라인이라고 일컫는 알류샨 열도의 일본과 필리핀 연안선은 역내균형, 한국과 대만은 역외균형의 상태로 있다가 전쟁이 났다. 이승만 대통령이 한국을 역내균형으로 만들어 놓은 후 번영할 수 있었던 것인데, 지금은 미국의 전반적인 정책이 역외균형전략으로 가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군사력을 해외에 주둔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미국은 약 700군데의 해외기지에 약 18만 명을 배치하고 있는데, 운영 비용이 미 국방비의 30% 내지 40%에 해당한다. 미국으로서는 이 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구태여 지상병력을 유지하는 역내균형전략의 인센티브가 줄었다. 냉전이 역내균형전략 필요성을 줄이는 계기가 됐다.

두 번째는 에너지 자립이다. 미국은 에너지 때문에 더 이상 세계 경찰국가를 할 필요가 없다. 더구나 필요할 때 날아가 공격하면 되는데 굳이 지상군이 주둔할 고정기지를 둘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세 번째는 국제정세를 좌지우지 하는 힘이 과거 미소 냉전 때는 군사력 위주였는데 지금은 다양한 옵션이 있다.

신자유주의 이후로 미국은 달러 패권이나 지식, 통상 문제 등 경제적으로 레버리지를 엄청나게 많이 갖게 되었고, 여러 국제기구를 두는 외부적 요인으로 군사적 필요성이 훨씬 줄어든 것이다.

네 번째는 미국 국민이 역내균형전략을 위해 더 이상 해외기지를 지키는 데 비용과 희생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하나 군사기술의 발달로 해·공군이 비약적으로 발달해 지상군이 아니더라도 군사력을 유지할 수 있는 훨씬 많은 수단을 갖게 되었고 이런 이유로 한반도에서 군사적 전략적 가치는 떨어졌다.

전 세계에서도 미국의 직접 개입주의가 줄었지만 특히 한반도 내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에 주둔하는 미 2사단 같은 지상군이 크게 필요 없어졌다는 뜻이다. 미국은 현재 그냥 일본과 필리핀 연안선만 지켜도 중국 함대가 빠져나오지 못하게 돼 있다.

더구나 미중 간 갈등에서 중국이 무릎을 꿇으면 그나마 남아 있는 한국의 전략적 가치는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의외로 한국이 전략적 가치를 위해 다른 나라와 상호 의존성을 더 만들어내고 외교적으로도 다양한 수단을 쓰는 일들이 중국이 굴복하는 기간 동안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미국으로서는 중국이 일본과 같은 나라가 돼 버린다면 이쪽은 중국 주도로 중국이 중간보스로서 관리해 자기(미국)한테 충성 맹세를 하고 일본과 아세안 국가, 인도 이쪽으로 나눠가면서 관리한다면 구태여 한국을 관리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 몇 년 안에 온다고 본다. 무엇보다 다음 대통령이 다른 것보다는 국제관계나 전략적 현안에 굉장히 예민한 능력이 있는 분이 돼야 한다고 본다.

정치 리더십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아주 복잡하고 말도 많아 옛날로 돌아가자는 방법이 있다. 사회, 정치, 문화적인 갈등이 있어도 다양성을 인정하자고 한다면 그건 산업구조가 다시 한번 도약하는 것 아니겠나. 우리가 과거 80년대와 90년도 초에 여러 딜레마에서도 어쨌든 민주화를 택해 나갔다. 지금 돌이켜보니 왼쪽으로 경도된 민주화였지만 어쨌든 그렇게 가고 난 뒤 산업이 발달하고 IT도 발달한 것이다.

만일 6·29 선언과 같은 이런 정치적 욕구를 억누르기 위해 유신으로 돌아갔다면 우리는 지금 거의 주된 산업에서 임금경쟁력으로 먹고 형태에서 탈피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본다. 중국도 사실 이런 현실에 처해 있다. 중국 1인당 GNI(국민총소득)를 보면 우리나라 90년대 초반 정도의 삶의 질에 해당된다.

중국은 그 지점에서 뒤로 돌아가는 상황이다. 시진핑은 10월 유신을 한 셈이다. 비유하면 6·29에서 10월 유신을 다시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번 무리해서 호랑이 등에 올라타면 못 내려오고 끝까지 갈 수밖에 없다. 내려오면 죽는 것 아니겠나. 더군다나 혼자가 아닌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다시 미국의 정치 이야기로 돌아가면 미국 대통령을 보면 1기 4년과 2기 4년의 정책이 좀 다르다. 1기 4년 동안은 재선하기 위해 노력한다. 재선되고는 중간선거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 다만 자기가 역사에 남을 업적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개인적으로는 트럼프 경우 범죄행위로 기소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미국 대통령은 재선된 후 우리처럼 정치 보복을 하는 게 아니라 괜찮은 정치, 업적을 남기려 한다. 정치 보복하지 말라는 여론이 강하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재선한다는 전제로 얘기한다면 2기 행정부 성과를 내야 하는데, 아마 미중 간 갈등 문제에서 뭔가 성과를 내려고 할 것으로 본다. 자신은 도널드 트럼프가 아니라 로널드 (레이건) 트럼프가 되고 싶어하는 그런 욕구를 갖게 될 것이라고 본다.

레이건 대통령도 1984년 재선되고 고르바초프 목줄을 죄어 86년 아이슬란드에서 INF 협정을 위해 회의하다가 30분 만에 박차고 나왔다. 그리고 1987년 12월 DC에 고르바초프를 불러 도장 찍게 만들었다. 레이건이 먼저 발동을 걸고 그 탄력으로 거의 다 만들어 놓은 것을 부시가 주워 먹듯 붕괴시킨 것이다. 그리고 소련이 결정적으로 타격받은 것은 유가였다. 1973년 1차 오일쇼크가 나기 전 1배럴당 2.45달러였는데 6개월 후에는 13달러로 네 배 정도 오르고 1979년 2월에는 42달러까지 오른다.

소련은 엄청나게 녹아났고 미국은 어려웠다. 그런데 증산도 시키고 달러도 유지하고 북해 브랜트유에 투자도 하면서 1986년 10달러 이하로 유가가 떨어지면서 저유가 기조가 2000년대까지 간다. 가장 장기적인 저유가 시대였다. 이게 소련을 붕괴시키는 원인이 됐는데, 대부분이 미국 대통령 2기 때에 나왔다.

트럼프는 지금처럼 주식 시장이 들썩인다고 해서 별로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화려한 업적을 남기는데 더 신경 쓸 것이다.

대외정책을 쪼는 게 조금 다를 것 같다. 시진핑도 리커창 쪽 압박을 받아 갈등 봉합이 돼 비교적 한국이 양다리 걸치면서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이런 소리 해가며 양다리 걸칠 수 있는 가능성은 10%도 안 된다. 내년이 되면 택일을 강요받는 전략적 선택에 우리가 어쩔 수 없이 직면할 가능성이 90%라고 본다.
 

패권 넘보는 중국 때리기는 필연

국경과 군사적 방위에서 미국은 독특하게 개방적인 시스템이다. 불교 선종에서 이야기하는 대로 국경이란 게 존재하지도 않는데 지킬 국경이 뭐가 있느냐 이런 개념이다. 자국 국토방위는 명시적으로, 상징적으로 돼 있지 실제로는 국익을 위해 세계로 뛰어나가는 인류 사상 처음 있는 군대다.

반면 중국 군대는 주변국과 국경을 방어하는 데 거의 90%의 국력을 쏟고 있다. 그러니까 게임이 안 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패권을 갖는 와중에 구소련은 안보분야 적이었고, 일본은 비안보분야 라이벌이었는데, 미국은 차례차례 다 항복을 받아냈다.

중국은 미국에 어떤 가치가 있는 나라인가. 전성기 옛 일본은 1995년 미국의 7.4조 달러의 72%까지 쫓아간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역사상 미국 GDP 턱밑까지 쫓아간 것이 일본이다.

일본은 그 GDP를 만드는 데 엄청난 원천기술과 생산성을 바탕으로 했다. 일본이 그만큼 지적 능력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중국은 미국의 약 60% 정도 되는데 양적인 규모에서 전성기 일본보다 못하고 질적인 부분은 비교 불가하다. 그리고 소련의 군사력이 흔히 미국과 비등하다고 평가하는데 그 미소 간의 군사 격차에 견주어봤을 때 중국은 게임도 안 되는 수준이다.

중국은 미국과 국력을 비교하면 한마디로 경쟁력은 옛 일본 전성기보다 못하고 군사력은 옛 전성기 소련보다 못한데 유일하게 우위를 보이는 분야가 중국의 인구다. 중국은 미국의 라이벌 국가 중에서 미국보다 인구가 많은 유일한 나라이자 안보, 비안보 분야 그리고 소련과 일본을 합친 모든 분야에서 라이벌이 돼 있는 첫 국가이다.

미국의 선택지는 이것이라고 본다. 즉 미국은 비용이 아깝고 지금 중국을 손보지 않으면 그다음 중국에 패권 자리를 양보할 수밖에 없다. 결국 미래비용이냐, 현재비용이냐를 고민하게 될 텐데 미국은 우리나라와 사고가 다른 것 같다.

그 나라를 리딩하는 사람들의 전체적인 생각은 현재 비용이 좀 들더라도 미래에 엄청난 비용으로 다가올 게 확실하다면 현재의 비용을 지출하는 것을 감수하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전쟁도 감수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미국은 그 마지막 결심을 하리라 본다. 그로부터 초래되는 단기간의 희생과 손실이 있겠지만 거기까지 가기 전에 중국이 손을 들리라고 본다.

특히 금융 이 부분만 공격해도 그렇다. 현재 농담 반 비슷하게 과거 1985년 일본이 프라자 협의에 나왔을 때 1달러에 240엔이나 하던 것이 5년 만에 1달러에 120엔이 되고 나중엔 80엔까지 세 배로 올라버린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보면 알겠지만 선진국끼리는 핵 때문에 전쟁이 나지 않는다.

미국이 개입해서 후진국에 들어가는 경우는 주로 두 가지의 경우다. 하나는 그 나라가 자유통상, 자유금융 질서를 가진 나라일 경우 미국은 달러만 흔들어도 상대국이 손을 들어버린다. 그런데 아프가니스탄처럼 양이나 치고 가축 키우는, 달러 흔들어봤자 아무 영향을 받지 않는 나라는 그냥 군인들이 들어가 박살을 내야 한다.

1950년대 중국은 지금의 아프가니스탄처럼 비록 가난한 국가였지만 미국 군사력 외에는 다른 수단이 통하지 않는 그런 나라였고, 제한된 통상마저 공산권 국가와 하고 있던 나라였다. 그러니 미국이 군사력으로 패지 않으면 중국을 움직일 수 있는 카드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이 과거보다 훨씬 부유해졌지만 반대로 미국은 다양한 압박 수단을 갖고 있다. 이것이 중국이 성장할 수 있는 비용이라고 보는 것이다. 시진핑은 미국에 대해 ‘NO’했기 때문에 어려움에 직면했고 중국 내에서도 그 점을 잘 아는 사람들이 시진핑을 비판하고 있다.

신원식

국민의힘 국회의원
육군사관학교 졸업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