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정책 폐기하라” 전국에서 대학생들 1인 시위
“탈원전 정책 폐기하라” 전국에서 대학생들 1인 시위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09.30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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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는 국민 서명 운동, 75만 명 참여
녹색원자력학생연대 학생이 9월 19일 대전역에서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
다. / 녹색원자력학생연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폐기를 촉구하는 1인 시위가 전국에서 진행됐다. 전국 원자력 전공 학생으로 구성된 녹색원자력학생연대(학생연대)가 9월 19일 전국 13곳에서 ‘스탠드 업 포 뉴클리어(원자력살리기)’ 1인 시위를 했다. 1인 시위에는 학생연대 소속 전국 14개 대학 원자력공학과 학생과 교수 및 연구원, 원전 산업 종사자, 시민단체, 일반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여했다.

각자 30분~2시간씩 시간을 정해 1인 시위를 한 가운데 학생연대는 “19일(1주차)에는 ‘원자력 살리기’, 26일(2주차)에는 ‘원자력 알리기’라는 주제로 2주에 걸쳐 1인 시위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1주차의 ‘원자력 살리기’ 행사에는 그린뉴크, 사실과과학시민네트워크, 에너지흥사단 등 총 9개 단체가 참여했다.

1인 시위가 열린 곳은 서울 광화문·서울역, 수원역, 천안 신세계백화점, 대전역, 김천구미역, 동대구역, 경주역, 기장 일광역, 부산대, 전주 한옥마을, 광주송정역, 제주 시청 일대 등이다.

이들은 “세계 최고 기술을 자랑하는 한국 원자력을 누가 죽이는가”라며 “탈원전 정책을 즉각 철폐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또한 “원자력은 가장 친환경적인 데다 전기 생산 원가도 가장 싼 에너지”라며 “원자력을 없애면 전기요금이 올라 서민이 먼저 피해를 보는 것은 물론 환경 오염과 첨단산업의 붕괴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학생연대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학생을 중심으로 지난해 1월 22일 결성됐다. 서울대·한양대·경희대·부산대·중앙대·경성대 등 전국 14개 대학의 원자력공학 또는 원자력 관련 전공 학생 25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학생연대는 지난해 2월부터 대전역·서울역·부산역 등 전국 주요 역에서 정부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을 알리고 원자력을 살리기 위한 서명운동을 해왔다. 이들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촉구하는 길거리 원자력 살리기 서명운동, 토론, 유튜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원자력 살리기 운동을 진행 중이다.

KAIST 올해 하반기 원자력 전공 선택자 ‘0’명

학생들은 지금까지 5만 명의 서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활동이 기폭제가 돼 원자력살리기국민행동과 사실과과학시민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도 서명 운동에 가세했다. 이렇게 해서 전국에서 총 75만 명이 원자력 살리기에 동참했다. 학생연대는 지난 4·15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299명 사무실을 찾아가 원자력 정책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도 했다.

한편 KAIST는 올해 하반기 원자력 전공을 선택한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다. KAIST는 매년 신입생 전원을 학과 구분 없이 단일 학부로 뽑아 가르친 뒤 1년에 두 차례 2학년에 진학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학과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매년 3월 입학생은 12월에, 9월 입학생은 다음 해 6월 전공 학과를 선택한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입학생 중 올해 하반기 전공을 선택한 학생 110명 가운데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전공 선택자는 없었다. 상반기 지원자는 7명이었다.

원자력 전공 선택자는 탈원전 정책이 시행되기 전인 2016년에는 한 해 22명에 달했다. 하지만 탈원전 정책이 추진된 2017년 9명으로 줄었고, 2018년 5명, 지난해엔 4명으로 급감했다. 이번 1인 시위는 세계적으로 동시에 진행되는 원자력 지지 운동의 일부이다.

마이클 쉘렌버거가 대표로 있는 미국의 환경운동 단체 ‘환경진보(EP)’는 재생에너지의 무분별한 확대로 인한 폐해를 알리고 원자력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2016년부터 ‘원자력 지지 운동(Stand up for Nuclear)’을 시작했다.

올해 행사에는 파리, LA, 뉴욕, 런던을 비롯해 전 세계 50여 개 도시에서 시민들이 참여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원자력 지지 문구를 적은 팻말을 들고 찍은 전 세계 시민들의 사진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EP 측의 요청으로 학생연대가 행사를 주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스트 원자력 전공 박사과정 중인 녹색원자력학생연대 조재완 대표(30)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지속적으로 탈원전 정책이 진행됐는데, 과학·공학을 공부한 입장에서는 정책결정과정이 미흡하다고 느꼈다”라며 “정치랑은 독립적으로 전문가에게 맡겨야 할 영역이 그렇지 못하고, 정치적인 이유로 판단이 되고 합리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학생들이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학생들이 원전 산업 자체가 무너지는 것을 직접 보고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원자력 전공자들이 해외로 가야 하느냐, 4~10년간 공부했던 걸 버리고 비원자력 분야로 진출해야 하느냐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는 상황”이라며 “이번 시위를 통해 궁극적으로 탈원전 정책이 폐기되고 합리적인 에너지 정책 결정이 나왔으면 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가장 시급한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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