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예방상담전화 평균응대율 36.3% 기록.... "3건 중 2건은 연결이 안돼"
자살예방상담전화 평균응대율 36.3% 기록.... "3건 중 2건은 연결이 안돼"
  • 김상민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10.07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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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근 의원(서울 도봉갑,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자살자 수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응대율은 낮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자살예방상담전화는 2018년 12월 자살예방 및 자살률 감소를 위해 개통된 전문상담전화로, 24시간 상담이 가능하다. 이전에도 자살예방상담전화는 있었지만 지방자치단체별로 운영되던 탓에 인지도가 낮고 상담인력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복지부는 보건복지상담센터(이하 ‘상담센터’) 안에 전국 어디서나 같은 번호로 자살예방상담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자살예방상담전화의 평균 응대율은 36.3%에 불과했다. 2019년 평균 응대율(64.0%)에 비해 절반 가까이 떨어진 수치이다. 올해 1~8월 보건복지상담센터전화(129) 평균 응대율 46.7%에 비해서도 10%p 이상 낮다.

인재근 의원에 따르면, 자살예방상담전화의 낮은 응대율에는 구조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자살예방상담인력이 적었다. 제도가 시행된 이후 자살예방상담인력의 정원(26명)이 채워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올해 자살예방상담인력 평균 현원은 19.0명으로, 지난해(15.0명)보다는 많아졌지만 여전히 정원 대비 73.1% 수준에 그쳤다. 현원이 8명(2018년 12월), 12명(2019년 5월)으로, 정원의 절반에 못 미쳤던 달도 있었다.

다음으로, 자살예방상담전화 인입건수가 크게 증가했다. 2019년 인입건수는 8만9,488건이었는데, 올해는 8월까지만 해도 11만8,006건으로 집계됐다. 월 평균으로 환산하면 1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이다(2019년 월 평균 7,457.3건 → 2020년 월 평균 1만4,750.8건). 자연히 자살예방상담인력 1인당 인입건수도 2019년 496.4건에서 777.1건으로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자살예방상담전화의 상담시간이 긴 것도 응대율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자살예방상담전화의 경우 내담자와의 교감과 대화가 강조되는 만큼 자연히 상담시간이 길어진다. 올해 자살예방상담전화의 평균 통화시간은 약 416초(6분56초)였다. 같은 기간 보건복지상담센터전화(약 206초)에 비해 2배 이상 길다.

한편 인재근 의원은 상담센터의 변경된 직원 평가기준의 문제점도 꼬집었다.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담센터는 올해 2분기부터 ‘평일 평균상담건수’를 관리자 성과평가항목으로 연계해 관리하고 있다. 인재근 의원은 이를 두고 일명 ‘콜(call)수 압박’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응대건수를 높인다는 명목 하에 제대로 된 자살예방상담이 방해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인재근 의원은 “자살예방상담전화 한 통은 생명을 구하는 전화가 될 수 있다. 진솔한 상담이 더 많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면서, “한정된 상담인력에게 응대율을 높이라고 강요하는 것은 상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상담인력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하여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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