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으로 만들어진 과학화 감시체계… 중국산 ‘짝퉁 국산 카메라’”
짝퉁으로 만들어진 과학화 감시체계… 중국산 ‘짝퉁 국산 카메라’”
  • 김상민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10.09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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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북한 등 위협 세력으로부터 우수한 과학화 감시체계로 철통방어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이 장비 일부가 알고 보니 중국에서 만든 사실상 ‘짝퉁 국산 카메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사실이라면, 중국산 카메라 시스템이 아무 검증도 없이 우리 군의 대북 핵심 정보를 관측하는 장비로 활용된 것이다.

하태경 의원(국민의힘‧부산해운대구갑)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육군본부 정보작전참모부는 지난 2020년 3월 27일 국내 S업체와 218억 원의 ‘해·강안 경계 과학화 구축 사업’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S업체는 계약에 따라 올해 12월 31일까지 직접 제조한 감시카메라 215개를 경기 일부를 포함한 전방 지역에 설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내 S업체가 감시 장비를 직접 만들어 군에 납품하는 사업이라는 설명과 달리, S업체가 군에 제출한 제품소개자료는 중국 카메라 제조사인 Z업체의 제품 사진을 짜깁기했다. 심지어 직접 생산하고 있다는 카메라의 설계 도면까지 그대로 베꼈다.

단순히 사진만 베낀 수준이 아니다. 실제 톈진(天津)에 위치한 중국 Z업체의 공장 내부 사진에서 군이 납품받기로 한 카메라와 같은 기종을 제조하는 모습도 촬영됐다. 정황상 카메라 제조 능력이 없는 국내 S업체가 중국 Z업체로부터 카메라를 싼값에 수입하고, 이것을 국산으로 둔갑해 육군에 납품하려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실제 감시카메라를 국내에서 판매하려면 거쳐야 하는 필수 절차에도 위 정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감시카메라를 국내 유통하기 위해선 <방송통신기자재 적합성평가>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데, 국내 S업체의 경우 군에 납품할 카메라의 적합성 평가를 2020년 7월 8일에 받았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같은 날 중국 Z업체가 만든 카메라 역시 적합성 평가를 받았다. 수입 통관 절차상 필요한 문서를 꾸미기 위해 적합성 평가를 받고, 다시 국산으로 둔갑하기 위해서 제조국가만 바꾼 것으로 의심된다. 나머지 제품도 중국 Z공장 등에서 만든 제품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했다고 신고한 후, 또 국산 제품으로도 이중 신고했다.

의원실의 의혹 제기에 육군과 S업체는 ‘서면 평가와 공장 실사를 통해 생산 공정까지 확인했으며, S업체의 카메라 제조 능력을 확인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구체적 증거를 들이밀자 ‘팬틸트 등 일부 제품을 중국에서 수입했다’라고 의혹을 인정했다.

다만, S업체는 ‘카메라는 직접 제조한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사실과 달랐다. 군은 ‘카메라는 국내 C업체가 만든다’라고 확인해줬기 때문이다. C업체는 중국 Z업체 등으로부터 카메라를 수입한 업체다. 감시 장비를 구성하는 두 개의 주요 완제품(카메라, 팬틸트)을 모두 중국에서 수입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S업체는 끝까지 거짓으로 일관했다.

하 의원은, “중국산 제품을 국산이라고 속여 파는 이른바 ‘짝퉁 국산 카메라’가 우리 대북 감시망의 핵심 체계로 들어온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국민이 매우 분노할 일”이라며 “조직적 군납 비리 세력이 개입된 것 아닌지 수사기관이 나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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