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죽어가는 용인 처인구가 뉴욕의 맨해튼?
상권 죽어가는 용인 처인구가 뉴욕의 맨해튼?
  • 미래한국 취재팀
  • 승인 2020.10.16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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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갈등 초래하는 용인 센트럴파크

용인시의 종합운동장 유휴 부지 개발을 둘러싸고 주민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현재 용인시의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용인시외버스터미널을 종합운동장으로 이전하면서 복합상권으로 개발하려던 용인시의 정책이 2018년 지방자치 선거에서 당선된 신임 백군기 시장(민주당)에 의해 전면 백지화되고 이곳에 ‘센트럴파크’라는 이름으로 시민공원을 조성하는 계획이 발표되었기 때문.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서 제대로 된 주민의견 수렴과정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공원화 계획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공용버스터미널이전 추진위원회(위원장 조봉희)를 결성하고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면서 갈등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월 20일 용인 중앙시장 상가번영회 5층 사무실에서 열린 발대식에는 30여 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조봉희 위원장은 “종합운동장 부지로 터미널 이전은 처인구민 10명중 8명이 찬성하고 있다”며 “상권이 죽어가고 있는 구도심의 처인구에 평당 1천만원이 넘는 중요한 유휴부지를 공원으로 활용한다는 것은 주민 의사를 무시한 행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추진위원회 주민들의 주장을 종합하면 용인시 처인구에는 이미 충분한 녹지와 생태공원들이 조성되어 있기에 추가로 시민공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 대신 용인시가 급격히 성장하는 가운데 신도시 개발로 구도심인 처인구의 상황이 상당히 낙후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처인구는 용인시의 약 70%에 해당하는 면적을 차지하나 인구는 30%밖에 해당하지 않아 용인시 전체로 볼 때 심한 불균형에 놓여 있는 상태다.

이러한 점 때문에 처인구 주민들은 마평동 종합운동장 부지(6만2443㎡)에 랜드마크가 될 만한 복합상권 개발을 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용인 공용터미널 이전과 복합상권 개발을 추진했던 전 정창민 시장 (현 용인갑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지난 7월 의정활동을 위한 주민 여론조사에서 응답 주민의 약 80%가 종합운동장 부지에 공원보다는 터미널 이전과 복합상권 개발에 찬성하고 있음을 주장한 바도 있다.

이와 관련 조봉희 추진위원장은 용인시의 공원화 계획에 대해 “현재 체육시설로 돼 있는 종합운동장을 공원으로 조성하려면 시의회 의견 청취를 거쳐 도시계획시설 변경,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 중기지방재정계획 반영, 투융자심사, 시의회 승인을 받아 기본설계, 실시설계를 거쳐 착공단계에 들어갈 수 있다”며 “이러한 절차를 거치려면 최소 2~3년 이상 장기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런데도 불구하고 2022년까지 긴급하게 조성하겠다는 것은 전혀 가능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봉희 위원장은 또 “용인시는 인구 30만 명에 육박하는 처인구에 공용터미널을 종합운동장으로 옮길 경우 673억 원이 소요된다며 백지화한 반면, 인구 4만여 명인 기흥구 흥덕역사 건설에는 무려 1600여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라며 이에 대해 처인구민들은 인구 30만 명이 주로 사용할 터미널 조성비 673억 원은 아깝고, 4만여 명이 사용하는 흥덕역은 괜찮은 것이냐”며 “처인구민에 대한 차별이 너무 심하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처인구는 전체 면적의 80%가 녹지로 조성되어 있다. 특히 종합운동장 인근 지역에는 운학동 주변 8만5000여 평의 생태공원을 비롯해 2만3000여평 규모의 경안천 수변 녹지 도시 숲이 조성되어 있고, 모현지역에 3만여 평 규모 생태공원 등 세 군데에서 대형 공원이 조성 중이다. 아울러 1km 거리에는 중앙공원이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어서 추가로 이 지역에 거대한 시민 공원이 별도로 필요한지는 의문이다.

백군기 용인시장과 주민간에 개발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용인종합운동장.
백군기 용인시장과 주민간에 개발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용인종합운동장.

백군기 시장의 주민 의견 무시가 원인

이러한 처인구 주민들의 공원화 반대 입장에 대해 백군기 용인시장은 지난 10월 5일 간부회의를 통해 “처인구 일부 주민들의 반대 주장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백 시장은 “처인구에서 임야가 차지하는 비율이 80%이고, 녹지가 풍부해 도심 공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일부 주장은 오히려 처인구 주민을 무시하고 역차별하는 발상”이라며 “뉴욕 센트럴파크는 뉴욕시가 시민을 위해 제일 비싼 땅에 조성했고, 지금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며 “처인구에는 이런 공원을 조성하면 왜 안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김범수 용인발전소 대표는 “백군기 시장이 현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상권이 죽어가는 용인시 처인구가 뉴욕 맨해튼과 같아서 센트럴파크식 공원이 필요하다는 시장의 인식에 할 말을 잃게 된다”고 비판했다. 김범수 대표는 “현재 용인시 처인구는 맨해튼이 아니라 애리조나 사막과 같은 황량한 상황”이라며 “용인시가 뉴욕이라면 왜 처인구는 브로드웨이나 IT 소호(Soho), 월스트리트는 안 되고 꼭 센트럴파크여야 한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용인시의 마평동 종합부지를 둘러싼 주민 갈등은 결국 백군기 현 시장의 졸속 행정이 초래하고 있다는 비판은 처인구의 일부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로부터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공원을 하든, 터미널 이전을 하든 중요한 것은 주민 의사 수렴의 과정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같은 당 소속 시의원이어도 주민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한편 지난 15일 용인환경정의, 용인YMCA 등 지역 19개 단체로 구성된 용인시민파워는 용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센트럴파크는 난개발의 대명사였던 용인의 이미지를 친환경 그린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개발보다 녹지를 확장하기로 한 시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혀 향후 이 문제는 주민-관 간에 갈등을 넘어 주민-주민 간에 갈등으로 진화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용인시가 이 문제에 대해 조속히 주민 여론조사와 공식적인 주민 공청회를 열어 공론으로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현재 추진 중인 용인시외버스터미널의 현지 재증축은 이전하지 않을 경우 공간적 협소 문제로 주민 불편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 때문에 용인시 입장에서도 한때 이전 문제를 검토했지만 시가 마평동 종합운동장 부지 이전을 철회한 상황에서 명분이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결국 백군기 시장의 독단적 행정과 소통 부재가 용인시의 발전과 주민 통합 모두를 훼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공감을 얻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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