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숫자가 싫어서... 업무 성과를 깎아 먹는 문과형 사람을 위한 실전 소통법
[신간] 숫자가 싫어서... 업무 성과를 깎아 먹는 문과형 사람을 위한 실전 소통법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11.03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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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사이토 고타쓰는 시카고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 롤랜드 베르거, 씨티은행과 미디어계 벤처기업의경 영자를 거쳐 경영 컨설턴트로 독립했다. 다양한 기업의 M&A와 회생에 참여했고, 사장의 자리에서 기업의 재건을 진두지휘했다. 이후, 상장 기업의 집행임 원으로 취임하여 EC 촉진과 AI 도입을 통한 디지털화를 추진했다. 현재는 AI 개발, 디지털 마케팅, 모바일활용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관련된 컨설팅 업무를 하고 있다. 국내에 소개된 저서로는 『나를 명품브랜드로 만드는 기술』『핵심 인재』 등이 있다. 

비즈니스는 숫자를 쫓는 일의 연속이다. 매출 몇 억 원 달성, 고정비 몇 퍼센트 절감 등의 목표가 끊임없이 제시된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는 ‘모두’ ‘많은’ ‘좀’ 등의 감상적인 말들만 오가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백 마디 말보다는 구체적인 숫자 하나가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세세한 숫자까지 전부 기억할 필요 없이 핵심적인 숫자를 습관적으로 기억해두었다가 그것을 활용해 말하면, 상대에게 ‘숫자로 사고하는 사람’으로 각인되고 말에도 설득력이 실린다.

숫자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이야기하면 문제점이 더 명확해지고 업무 지시 내용도 분명해지게 마련이다. 저자는 업무 보고에서뿐만 아니라 지시를 내릴 때도 구체적인 숫자를 활용해 목표를 가시화할수록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한다. “방문 건수를 더 늘리도록”이라고 말할 때 ‘더’라는 것이 5건인지 10건인지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지 않으면 직원들은 쉽게 움직이지 않을 테니 말이다.

이때 저자가 강조하는 것이 ‘퍼널’(funnel)이라는 개념이다. 퍼널이란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단계별로 나눠 그 확률을 계산한 것이다. 원래는 깔때기라는 뜻인데 단계별로 숫자가 줄어드는 모양새가 깔때기의 좁아지는 모습과 유사한 데서 비롯한 용어다.

책에서는 ‘555 퍼널’과 ‘335 퍼널’을 예로 들고 있는데, 555 퍼널은 영업을 ‘방문’ ‘제안’ ‘마무리’ 3단계로 나누었을 때 각각의 전환율이 50%일 경우(전체 성공률 12.5%), 그리고 335 퍼널은 방문 성공률이 30%에 제안 성공률은 30%, 그리고 마무리 성공률이 50%인 패턴(전체 성공률 4.5%)을 말한다. 본인의 업무 분야에 적용되는 퍼널의 패턴을 인지하고 있으면, 업무를 지시할 때나 업무를 실행할 때 한결 더 효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된다.

아무리 숫자에 강한 사람이라도 ‘전달 방법’을 잘못 선택하면 숫자로 말하는 힘은 반감된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 연간 천만 원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매년 천만 원씩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는 셈입니다.” 둘 중 어떤 말이 더 설득력이 있을까? 사람들은 아주 작은 손실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프로스펙트 절벽’), 같은 숫자 데이터를 두고서도 말하는 노하우에 따라 다른 결과를 끌어낼 수 있다.

저자가 책 전반에 걸쳐 강조하고 있는 ‘@변환’의 기술 또한 계산력뿐만 아니라 전달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숫자로 말할 줄 아는 경영자나 컨설턴트는 큰 숫자를 ‘1인당’, ‘한 개당’에 해당하는 숫자나 단가로 변환하는 방법을 자주 사용한다. 연간 1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는 제품을 영업하면서 “사원 1명당 200만 원을 아끼는 셈입니다”와 같은 방식으로 큰 숫자를 보다 현실감 있는 숫자로 바꿔 전달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상대를 설득할 수 있다.

온라인 비즈니스에서 마케팅 전략을 짤 때도 ‘@변환’을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연간 취급액을 회원 수로 나누어 순이용자 한 사람이 해당 사이트에서 거래하는 액수를 ‘@변환’하여 산출한 뒤에, 여러 가지 구매 패턴을 구체적으로 예측하여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그 어떤 최첨단 기업의 비즈니스도 결국 ‘고객 수×구매액’이라는 심플한 방정식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기억하자.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진화로 더 많은 종류의 폭넓은 데이터 확보가 가능해지면서, 온라인 비즈니스에서는 다양한 툴과 지표를 활용해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숫자로 말할 수 있게 되었다. 회사 사이트에 누가 접속해 어떤 행동을 하는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온라인 고객의 행동을 추적하는 것을 ‘트래킹’이라고 하고 이를 분석하는 도구를 ‘트래킹 툴’이라고 부르는데, 대표적인 트래킹 툴이 바로 구글에서 제공하는 ‘GA’(Google Analytics)이다. 저자는 온라인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GA 같은 트래킹 툴을 활용할 줄 모르면 업무를 진행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언뜻 낯설고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용어에 익숙해지기만 하면 온라인 서비스의 퍼널은 오히려 기존 영업 퍼널에 비해 훨씬 심플하다. “세션×전환=계약 성립”의 퍼널로, 특정 사용자가 사이트에 접속해 둘러보는 횟수인 ‘세션’과 구매나 회원 등록 등 각 온라인 비스니스 특성에 따른 ‘전환’의 수치만 알면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이때 GA를 활용하면 바람직한 프로모션이었는지, 뉴스레터와 메시지는 충분히 매력적인지, SNS의 정보 확산은 기대에 부응했는지 등을 손쉽고도 정확히 검증할 수 있다.

그리고 빅 데이터를 활용해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되면서 ‘단가’나 ‘수량’ 이외에도 매출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변수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고, AI의 발달로 그 여러 변수를 수학적으로 밝히는 ‘다변량 분석’이 가능해졌다.

이를 전문으로 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에게 작업을 의뢰할 때, ‘예측’과 ‘확률 계산’, ‘데이터 시각화’ 등 다변량 분석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파악하고 있으면 보다 나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텐서플로, 파이썬, 뉴럴 네트워크… 생경한 용어에 더욱 움츠러들기 쉬운 시대,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숫자에 약한 사람’이라도 충분히 숫자를 기반으로 사고하고 대화할 수 있다고 본인의 경험을 내세워 설득한다. 빅 데이터 분석도, AI가 제시하는 것도 결국 숫자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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