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6가지 백신이 세계사를 바꾸었다.... 18세기부터 21세기까지, 팬데믹을 극복해온 역사 이야기
[서평] 6가지 백신이 세계사를 바꾸었다.... 18세기부터 21세기까지, 팬데믹을 극복해온 역사 이야기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12.0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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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서형 金緖炯은 이화여자대학교 사학과에서 논문 「1918년 인플루엔자와 미국 사회: 전쟁, 공중 보건 그리고 권력」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화여자대학교 지구사연구소 연구교수,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대학 연구원을 지냈고, 현재 러시아 빅히스토리 유라시아센터 연구교수로 활동 중이다.

『전염병이 휩쓴 세계사』 『빅히스토리: 인류 역사의 기원』 『김서형의 빅히스토리: FE 연대기』 등을 집필했고, 『인류 최대의 재앙, 1918년 인플루엔자』 『세계사의 새로운 대안 거대사』(공역) 『왜 유럽인가』(공역) 등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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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질병사(史) 전문가인 김서형 교수가 18세기 천연두 백신부터 20세기 MMR 백신까지, 치명적인 전염병을 예방하고자 인류가 만들어낸 뜨거운 역사를 이 책에 담았다. 6가지 백신을 통해 전염병을 극복해온 과정과 그 속에서 인류의 역사가 지나온 변화를 살펴본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질 기세를 보이지 않은 채, 확진자와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만 가고 인류의 라이브스타일마저 뒤바뀌고 있는 이때에 사람들의 시선은 전염병을 극복할 거의 유일한 방법인 ‘백신’에 쏠리고 있다.

『6가지 백신이 세계사를 바꾸었다』는 국내 최고 질병사 전문가이자 『전염병이 휩쓴 세계사』의 저자인 김서형 교수의 신작이다. 이 책에서 김서형 교수는 18세기 천연두 백신부터 20세기 MMR 백신까지, 치명적인 전염병을 예방하고자 인류가 만들어낸 6가지 백신의 역사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전염병이 역사에 남긴 피해 상황만 주목했다면, 이 책에서는 전염병을 극복해온 과정과 그 속에서 인류의 역사가 지나온 변화를 살펴본다.

코로나19로 새롭게 쓰여지는 팬데믹 시대를 맞은 독자는 앞으로 전염병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그리고 새로운 시대를 맞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역사로부터 지혜를 얻고 대안을 구하게 될 것이다.

2020년 초반 중국에서 비롯된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전염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19가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에 이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포되면서 전염병이 모든 인류에게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맞춰 출판계에서도 ‘전염병으로 보는 세계사’류의 책들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심지어 오래전에 출간된 책이 ‘역주행’하는 사례도 있었다.

그런데 국내에서 전염병을 다룬 책들은 대부분 전염병이 인류에게 미친 피해에만 초점을 둔다. 코로나19로 지구상 여기저기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을, 역사 속에서도 재확인하려는 기획 의도가 아니었을까.

하지만 전염병의 역사 속에 ‘피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인류가 전염병을 이겨내려는 ‘극복’의 역사이기도 했다. 역사상 전염병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적극적인 방법은 백신 개발이었다.

질병사 연구에 있어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김서형 교수는 이 책 『6가지 백신이 세계사를 바꾸었다』에서 천연두 백신, 광견병 백신, 결핵 백신, 소아마비 백신, 홍역 백신, MMR 백신 등 인류를 질병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만든 6가지 백신에 주목했다.

우선 이 전염병들이 역사에 얼마나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고,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과정을 통해 백신을 개발해왔는지 이야기한다.

또한 각각의 전염병이 사회를 뒤덮으며 나타난 변화에 대한 기록, 미국, 유럽, 아시아, 동아시아 등의 세계 곳곳이 이 변화에 맞서기 위해 벌인 정치, 의학, 과학 기술의 발달의 역사를 함께 살핀다. 이를 통해 급변하게 된 경제사 역시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제1장에서는 천연두를 다룬다. 최초의 펜데믹인 갈레노스 역병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미국에서 천연두를 극복하기 위해 벌인 정치, 그리고 사회적 제도들을 살핀다. 서양의 역사뿐 아니라 동양에서는 천연두를 이겨내기 위해 어떠한 의학을 펼쳤는지,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의 역사적 신화적 기록과 민담을 통해 시대를 살피며 당시의 심각함과 치열함을 간접적으로 체험한다.

제2장 루이파스퇴르와 광견병 백신에서는, 인류를 크게 뒤흔든 광견병에 대한 잘못된 이해, 문명의 발달, 그리고 탄저병과 광견병 백신을 통해 발달하게 된 유럽의 과학 기술과 문화에 주목한다.

제3장에서는 세균학의 아버지 코흐와 칼메트의 업적에 주목해 BCG 백신에 관한 질병사를 들려준다. 한국에서는 ‘불주사’로 불렸던 BCG 백신에 대한 위험성과 함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되어 온 백신이 인류에게 가져다주는 평화와 그 필요성을 상기한다.

제4장 루스벨트 다임과 소아마비 백신에서는 전염병이 미국의 화폐를 바꾸고, 대중문화까지 뒤흔들었던 커다란 사건에 주목한다.

제5장 홍역귀와 실학, 그리고 홍역에서는 조선 시대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발생한 홍역이 왜 17세기 중반과 18세기 초반에 전지구적으로 심각해졌는지를 과학적, 지리적으로 살핀다. 여기에는 기후변화가 발생되어 있다는 환경 조건의 설명을 덧붙이며 바이러스의 진화와 변이에 주목한다.

제6장 현대사회의 백신 논란에서는 자폐증과 MMR 백신, 백신을 맞히지 않고 아이를 키우자는 사회적 운동에 주목하며 백신을 연구하는 것에 대한 찬반 논란에 관한 이야기를 끌어올린다. 코로나 19로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절실해진 백신의 존재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고, 나와 가족, 서로의 안전을 위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세세히 살핀다.

물론 백신은 완벽한 치료제가 아니며 부작용도 있어 백신의 필요성을 두고 논란이 일어난 적도 많지만, 저자는 이러한 역사의 이면도 가감 없이 드러내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백신이 꼭 필요한지 아닌지와 같은 이분법적인 담론이 아니다. 이를 뛰어넘어 전염병을 극복하기 위해 발명된 백신을 중심으로 인류사에 나타난 수많은 변화를 균형 잡힌 시각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역사적 시각은 앞으로 ‘전염병의 시대’를 살아갈 우리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지 또 다른 대안을 모색하는 데 마중물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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