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보수의 희망은 확장성에 있다"
원희룡, "보수의 희망은 확장성에 있다"
  • 미래한국
  • 승인 2020.12.0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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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한국 간담회, 자신의 걸어온 길과 대선 포부 밝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11월 24일 <미래한국> 편집위원회 초청 간담회에서 시국 진단과 본인이 걸어온 길, 향후 계획과 포부 등을 밝히고 편집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지는 향후에도 유력한 정치 지도자들을 초청, 간담회와 인터뷰 기회를 가질 예정이다. 아래는 원지사의 이날 발표 내용 [편집자주] 

미래한국 간담회에서 자신의 대선 포부를 밝히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
미래한국 간담회에서 자신의 대선 포부를 밝히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

내 집안은 제주도인데 찢어지게 가난했다. 가난이 어떤 것인지는 잘 이해한다. 공부를 잘해 서울대 수석으로 들어가 매스컴에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대학 들어가 방황하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한 10년쯤 했다. 좀 깊이 들어갔다. 운동권들은 지금의 나를 보고 ‘원희룡이 왜 저러냐’ 혹은 ‘원희룡이 변절했다’는 말을 하고는 한다.

운동권에서 떠난 것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국내적으로는 6·29 이후 제도적으로 민주화 되는 것을 보고 이제는 제도권 내에서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점진적 개혁으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사법시험을 봤는데 또 수석을 했다. ‘재수 없는 놈, 공부 잘하는 놈’이라는 말도 들었다. 이것이 한편으로는 유명세이기도 하지만 고정된 이미지로 굳어진 부분도 있다.

운동권에서 정치권으로, 왜 한나라당이었나?

사법연수원 24기로 수료 후에 서울지검, 부산지검에서 검사를 4년하고 사표를 냈다. 검사를 그만둔 이유는 부정부패를 없애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마약 사범을 담당했다. 마약과 조폭은 안맞았다. 거칠어야 했다.

그때 IMF가 터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하더라도 국가 운영이 무너지면 모두가 대책 없이 당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가 운영에 조금이라도 더 관여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나왔다. 변호사는 거의 안하고 정치권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당시 386 젊은피 영입경쟁에서 민주당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나를 영입하려 했지만 이회창 총재를 만나고 한나라당으로 들어왔다. 그 당시 공공개혁, 자유의 바람이 불 때인데 운동권은 비판세력으로서 할 일을 다 했고 대한민국은 이제 점진적인 개혁을 하고, 공공부문 효율을 높여 선진 최고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한나라당이 기득권세력이라는 부담은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은 이승만의 대한민국 선택이나 박정희의 자본주의국가로서의 성장, 그 안에서 어려움에 처할 때 의료보험, 국방정책, 공공개혁을 했다는 것을 생각했다. 국가 운영과 글로벌 질서라는 측면에서 자본주의라는 껍데기만 가지고 출발했지만 보수세력으로서 내용을 채우고 선진화시키고 개혁하는 것이 청춘을 걸어볼 만한 일이라는 생각에 2000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서울 양천갑에 출마해서 세 번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그 당시 소위 남·원·정이라고 해서 한나라당내 소장개혁파 중심인물로 평가받았다. 당시 ‘튄다, 이미지 정치를 한다’ 혹은 ‘민주당 2중대 아니냐’는 소리를 늘 듣고 살았다. 그러나 나는 대한민국 그리고 경제성장의 혜택을 한몸으로 다 받았다. 진정으로 자유주의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 나가 이명박 후보 1등, 박근혜 후보 2등 할 때 내가 3등을 했다. 홍준표 후보는 4등이었다. 순서로 보면 이제 내가 할 차례이다.(웃음) 이명박 정부 말기에 사무총장이나 당 대표할 사람이 마땅하지 않아 내게 사무총장 제안이 와서 고심 끝에 받아들였다.

원래 MB계는 아니었다. 이명박 정부 말에 레임덕에 빠지고 박근혜 대세론으로 흐르면서 이명박계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떠밀려 나가면서 친박의 공적이 되었다. 집권을 했음에도 당내, 한집안에서 내전이 얼마나 처참한 것인지 알게 되었다.

나는 보수가 몰락한 원인 중에 가장 큰 것은 우리끼리 내전을 치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내전은 아직도 봉합되지 않았다. 결국 지지 기반의 붕괴, 분열로 이어지면서 지금도 그대로 안고 있다. 그 와중에 당대표 선거에 나가 4등을 했다.

최고위원을 하면서 당시 홍준표 대표 체제 하에서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박근혜로 넘겨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고 동반 사퇴를 해서 홍준표 체제를 붕괴시킨 것이 내 정치 작품으로서는 마지막이었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일단 정치를 그만뒀다.

'남원정' 소장파 개혁그룹으로 불리던 시절의 남경필 원희룡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오른쪽부터)
'남원정' 소장파 개혁그룹으로 불리던 시절의 남경필 원희룡 정병국 한나라당 의원(오른쪽부터)

보수는 왜 몰락했는가, 제주도에서의 실험

그후 세상을 좀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아내와 함께 배낭 메고 유럽으로 가서 렌트카 하나 빌려 원 없이 여행을 했다. 중국이 궁금해 중국 가서 한 6개월 살고 휴식과 충전의 시간을 갖고 있었다. 2012년 지방선거가 다가와 당시 박근혜 정부 참패 분위기가 되면서 남경필 원희룡이 이제는 당에 승리를 가져와 줘야 한다는 말을 듣고 출마를 했다. 나는 제주도지사가 되고 남경필은 경기도지사가 되었다.

그 사이 탄핵이 벌어지고 완전히 보수우파가 궤멸을 하게 되었다. 이전에는 보수는 설사 부패했더라도 유능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탄핵을 거치면서 유능이 아니라 무능 내지는 무책임하다는 상처를 국민들에게 많이 주게 됐다. 당 안에 있는 사람들은 잘 모른다.

밖에서 보니 탄핵을 당하지 않을 수 있는 기회가 100가지는 있었던 것 같다. 자초해서 스스로 탄핵으로 가게 됐고, 나름대로 정치 리더들이 분열 내지는 죽는 길을 택하고 그것이 지금까지 쌓여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일일이 분석을 하지는 않지만 기억과 상처가 있어 아직도 우리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못 찾고 있다고 생각한다.

제주도지사로 있다 보니 중앙정치에서는 많이 잊혀진 편이다. 그러나 제주도에서 미래를 위한 실험, 예를 들면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탄소 없는 섬’, 신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디지털 혁신, 인재 양성 등 작지만 의미 있는 실험들을 많이 했다. 행정 경험을 하다 보니 나름대로 경력과 내공은 좀 쌓였다고 생각을 한다.

평가도 받고 있다. 제주도가 중앙정치무대에서는 잊혀지는 장소여서 소장파일 때보다 인지도나 지지도는 현격히 떨어져 있는 상태이다. 이를 어떻게 다시 치고 올라가느냐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2018년 재선에 어렵게 성공하고 현재 재선 제주도지사를 하고 있다.

지금 지사직을 그만두면 재보궐선거를 하게 돼 거꾸로 공격을 당하기 때문에 내년 7월까지 제주도 행정을 책임질 계획이다. 황교안 대표 등이 잘 하고 우리 당의 집권 가능성이 높았다면 그냥 뒤에서 도우려 했다. 지금 그럴 상황이 아닌 것 같아 내년 7월부터 치러질 국민의힘 대통령 경선에 뛰어들어 11월에 대통령 후보로 선출을 목표로 한다. 내후년 3월 대통령 당선 포부를 가지고 있다. 내가 갤럽 여론조사로는 1% 나온다. 이름을 제시하는 리얼미터 조사로는 한 3% 나온다. 

보수진영에서는 6등인데 윤석열, 안철수, 홍준표가 메이저 3명이지만 이분들은 경선에 못 올라오거나 올라오더라고 미끄러질 것이고 그다음으로는 4등이 유승민, 5등이 오세훈 그리고 6등이 원희룡이다. 갑자기 쇼를 한다고 해서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현재는 문재인에 대한 안티 그리고 서울시장 선거가 관심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원희룡에 대한 인식을 올리기 위해 원희룡에 대한 컬러와 진영을 짜는 것, 정책팀, 보수가 약한 젊은층, 여성층에 어필할 수 있 기존 보수에서는 볼 수 없던 후보를 어떻게 내면적으로 만들 것이냐 하는 부분에 집중하려 한다.

내년 11월 대선 후보 선출 목표, “당신은 20대 때 뭐했어?”

내년 서울시장 선거를 반드시 이겨야 하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4월에서 7월 사이 3등 안으로 치고 들어갈 생각이다. 그전까지 치열하게 준비해서 7월부터 11월 사이에 1등으로 치고 갈 것이다. 1등이 되면 저쪽과는 45:55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5%를 가져와야 박빙 승부로 들어가는데 5%는 어디서 가져올 것이냐 하면 50대 중도층을 공략할 생각이다.

50대 중도층은 상식을 실천하고 진정한 자유주의를 확산시키는 사람들이라고 본다. 50대는 민주화에 대해 죄책감을 갖고 있는 세대이다. 민주화에 대해 명분과 정당성에서 밀리면 진다고 생각하는데 원희룡을 운동권 세력 중에는 거의 대적할 사람은 없다고 본다.

이낙연도 운동권이 아니고 이재명은 운동권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다. 만약 원희룡과 이낙연, 원희룡과 이재명을 붙이면, “당신 20대 때 뭐했어? 노동운동 해봤어?”라고 할 때 그 점에서 나는 꿀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운동권을 내세워 그 이념으로 할 것은 아니다.

운동권이라는 것이 민주주의가 결핍되었을 때는 진보의 이름이었다. 지금은 민주화세력이 집권해서 나라가 망하든 말든, 서민들을 위한다면서 오히려 서민들을 죽이는 정책을 펴고 있다. 민주주의 이름으로, 젊음의 이름으로, 서민의 이름으로 586에 대해 전면전을 선포하고 그것에 대해 실제로 내가 세력도 끌어들일 수 있다고 본다.

거기에서 50:50을 만들고, 승리 포인트는 20대 표를 가져오는 것이 승리의 요건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20대는 운동권세대를 꼰대라고 보고 자신들의 월급을 훔쳐가는 ‘월급 루팡’이라고 보고 있다. 20대의 용어이다. 40대는 실제 능력은 없으면서 전대협 선배들한테 전화 걸어 해결하려는 기득권세력으로 보고 있고, 민주노총 전교조는 20대의 눈에는 꼰대이고 기득권 세력일 뿐이다. 

20대들은 철저히 실리적이고, 상식에 입각하고, 개인주의이고 글로벌주의이다. 50대의 자유주의, 20대의 자유주의라는 공통점에서 미래, 글로벌, 실용주의와 상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보수를 이것으로 철저히 무장시키면 전통적인 보수는 할 수 없이 선택하게 하고, 실질 자유주의에 기반한 미래지향적인 보수 이 부분을 5%만 조직해 낼 수 있다면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 정책도 그렇고 캠페인도 그렇고 민주주의를 완성시키는 자유주의, 20대 입장에서 볼 때 쿨한 자유주의를 실제로 구현하는 캠페인을 펼침으로써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세력 구도는 저쪽을 55%라고 고정시켜 놓고 보면 우리는 25% 정도라고 본다. 55:25는 또래 집단에서 ‘보수’ 이야기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는 수준이라는 의미이다. 50대 이상과 영남에서는 보수나 국민의힘 이야기를 하더라도 큰소리칠 수 있지만 나머지 집단 즉, 수도권 또는 40대와 30대에서는 국민의힘 내지는 보수라고 하면 왕따 당하는 분위기이다. 60:20 구도가 되면 소수집단이 거의 침묵을 강요당하는 문화 현상이 일어난다.

그런 측면에서 아직도 우리는 탄핵의 그늘과 부작용을 못 벗어났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벗어날 기회가 서울시장 선거이다. 이기면 문재인 정부는 레임덕, 여권은 분열 그리고 우리 대중들 사이에서는 55:35로 간다고 본다.

그다음 우리가 치열한 경쟁을 통해 보수에도 인물이 있고 내용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어필이 된다면 55:45로 가게 되는 것이다. 그다음 경선을 치르고 나면 정권 심판 분위기가 고조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리고 50:50 분위기를 거쳐 승리하려면 탄핵을 연상시키는 보수를 벗어나야 한다.

서울시장 선거와 중도 공략 전략

그러기 위해서는 중도를 공략하는 진정한 민주주의, 20대의 미래와 글로벌로 가는 상식적이고 실력 있는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정치집단과 리더를 내세워야 한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가 있는데 하나는 철학의 위기이다. 전통보수이면서도 전혀 자유주의적이지 못한, 말은 자유우파라고 하지만 국정교과서를 이야기하고, 우리 내부의 권위주의와 어떤 생계형 공직관을 가지고 있다면 이것은 자유주의가 아니다. 공공에 대한 철저한 책임감과 헌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 점에서 진정한 보수의 철학과 역동성을 보여줘야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두 번째는 지지 기반의 위기이다. 25%까지 지지 기반이 축소된 것을 어떻게 벗어나느냐 하는 것이다. 그 원인은 공감 능력이 없고, 국민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보수가 전혀 관심이 없기 때문이 다. 왜 30대가 자신들의 미래를 망치는 저쪽에 계속 표를 주느냐 하는 것이다.

결과나 능력에 대해 그것까지 볼 정도의 여유가 국민들한테는 없다. 당장 하루하루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자기의 이해관계에만 몰두하기 때문에 누가 내편을 들어주는가에 관심이 있다. 국민 편을 들어주는데 이것이 정말 결과도 좋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지지 기반을 회복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

지지 기반을 회복하려면 지역적으로는 영남에서 벗어나야 하고 연령별로는 50대 이하에서 전멸당한 것을 회복해야 한다. 이념적으로는 물론 중도라는 것이 있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소위 전통보수와 개혁적인보수, 자유주의적인 보수가 연합을 해야 한다.

자유주의가 탄핵 이후에는 전부 진보편을 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진보에서 이탈되어 있다. 그렇지만 우리와는 결합되지 않았다. 진보에서 이탈한 자유주의를 우리 보수가 끌어안지 않고는 안된다. 연령적으로나 지역적으로나 이념적으로 지지 기반을 확장하지 않고는 우리가 이길 수 없다.

나는 확장성이 가장 강한 후보이기도 하다. 리더십의 위기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명박 박근혜가 집안 내전을 벌였다. 인물을 안키웠다. 집권했을 때 지지 기반을 넓히고 인물들도 키우고 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순혈주의로 왕당파만 키우고 우리 내부에서도 자기가 불편한 사람을 죽이려고 하다가 박근혜 정부가 저렇게 된 것 아닌가. 

확장성 강한 후보가 이긴다

우리는 보수를 대통합해야 하고 우리 내부에서 어지간한 차이는 다 끌어안아야 한다. 심지어는 진보까지도 합리적인 부분은 받아준다는, 통합을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문재인 세력이 갈기갈기 찢어버린 이 나라와 사회를 우리가 진정으로 통합해 앞으로 나가려고 한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그런 면에서 물론 보수의 선명성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홍준표 같은 경우이다. 그 다음 ‘보수는 죽어라, 중도로 해야 한다’ 이것은 안철수라고 본다. 나는 보수를 포용하고 그에 기반하면서 진보에 맞서 싸우면서 중도로 확장할 것이다. 내 이름이 원희룡이기 때문에 내 집권 모델은 ‘원 플러스 원’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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