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보수의 딜레마... 우파 신당, 분열인가 대안인가
[이슈분석] 보수의 딜레마... 우파 신당, 분열인가 대안인가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12.1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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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민당·자유책임당·자유한국21 내년 보궐선거 차기 대선 목표로 각각 창당 나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태 이후 사분오열된 자유우파세력이 본격적인 정치세력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4·15 총선에서 참패한 뒤 중도확장에 나선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이 총선 참패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보수 유튜버 등 강경보수 세력의 득세를 꼽으면서 이들과 선긋기에 힘쓰면서다.

이에 자유우파 진영은 “여당 2중대가 된 국민의힘으로는 집권이 불가능하다”며 흩어진 우파세력을 모아 정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탄핵에 반대해 아스팔트와 거리 등에서 문재인 정부 반대 투쟁에 앞장서온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자유우파세력은 내년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와 이듬해 대통령 선거를 목표로 창당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이들은 현재 세 개의 각기 다른 세력으로 분화돼 있다. 시민단체 자유연대가 주축이 된 자유시민당(가칭)이 그 가운데 하나다. 자유시민당은 “보통사람들이 새로운 대한민국 미래 설계에 도전한다”는 캐치 프레이즈로 지난 10월 15일 발기인대회를 마쳤다.

자유시민당 창당준비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5길 자유민주국민연합 대회의실에서 ‘자유시민당 중앙당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어 ‘국민이 주인인 정당’을 표방,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위한 출발을 알렸다.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자유시민당은 “우리는 21세기 패러다임 전환을 선도하며 대한민국의 건국정신과 지난날의 산업화와 자유민주화의 성취를 이어간다. 아울러 자유를 바탕으로 개인과 기업의 개성과 창의성을 극대화하여 각 주체들의 행복과 미래가치가 실현되는 선진화된 자유통일 대한민국을 이루어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하는 국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밝혔다.

또한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체제를 통해 발전해온 대한민국 계승·발전을 표방하고 핵심가치로 ▲ 개인의 자유와 행복 ▲ 공정한 사회 ▲ 창의성과 자유경쟁에 바탕을 둔 민간주도 자유시장경제 ▲ 국민의 생명과 국가안보 우선 그리고 자유통일 완성 ▲ 미래를 향한 국민통합 ▲ 품격 있는 국민행복을 제시했다.

이순임 전 MBC 공정노조위원장(현 국민노동조합 여성위원장)이 창당준비위원장을 맡고 있는 자유시민당은 현재 창당준비실무위원인 이희범 자유연대 대표를 비롯해 이종혁 전 의원(18대 국회의원),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 등을 포함한 1010명의 인사들이 창당준비위원(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자유주의 성향의 지식인, 언론인, 시민운동가들이 모인 ‘자유책임시민정당(자유책임당)’도 중심 축 가운데 하나다. 정규재 전 펜앤드마이크 대표, 류석춘 전 연세대 교수, 김승욱 중앙대 명예교수, 김정호 전 자유기업원장,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자유책임당은 지난 9월 25일 오후 여의도 용산빌딩 11층 ‘자유책임 시민정당’ 사무실에서 창당 제안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제안문에서 ‘국민의힘’에 대해 혼과 얼이 없는 정당, 성찰과 반성이 없는 정당, 통찰과 철학이 없는 정당, 당내 경쟁과 민주주의를 기피하는 정당, 배신정치와 뺄셈정치가 골수에 스며든 정당, 사실상 임명된 엘리트 정당, 가짜 중도요, 민주당 2중대 정당이라고 통렬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국민의힘이 최근 보수세력과 선긋기에 나선 데 대해 맹렬히 규탄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혼과 얼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이 없으니, 애국심과 투지가 넘치는 광화문광장 투쟁시민을 ‘극우’나 ‘아스팔트 우파’라고 배척한다”면서 “8·15 집회 참가자들에 대한 방역상식을 내팽개친 파쇼적 폭압을 견제는커녕, 극우와 선긋기 한다면서 오히려 옹호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들은 “김종인 식 중도는 자칭 민주진보에 이념정책적, 도덕적으로 주눅이 들어 이들의 가치, 정책, 역사인식을 추수·추종하는 노선에 불과하다”면서 “보수·자유 가치와 광화문광장 투쟁 시민들을 외면하는 배신 노선” “자가당착 기회주의요, 반사이익 독점을 통해 거저먹으려는 얌체 노선” “그 최종 종착지는 짝퉁 민주당”이라고 맹공했다.

이어 “이런 당 같지 않은 당으로는 대한민국의 명운을 가를 2022년 대회전 승리는 어렵다. 천우신조로 승리하더라도 저들의 집요한 발목 잡기를 이겨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본과 원칙이 바로 선 새로운 정당이 ‘국민의힘’을 대체해야 문정권과 수구좌파에 환멸을 느끼면서도 여전히 보수·자유·우파 지지를 망설이는 시민들을 설득할 수 있다”면서 “지금 한국 정치의 절체절명의 과제는 국내외의 환경변화와 화석화된 운동권 정권에 의해 그 모순과 취약성이 극명하게 드러난 기존의 발전체제를 재건축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 해양문명국과의 연대 강화 및 중국의 패권주의 견제, 9·19군사합의 폐기, 지원병제 도입 (외교안보) ▲ 소득주도성장 전략 폐기 및 자유(시장)주도 (경제), ▲ 정부-공공부문의 규모, 조직, 권능 최소화 (정부-공공) ▲ 안심소득제 도입 및 국민연금 개혁 (복지) 등의 정책 제안도 함께 내놓았다.

통칭 광화문 태극기 우파세력들은 국민의힘으로는 집권이 힘들다면서 자유우파세력을 규합하여 각기 창당 준비에 나서고 있다. / 연합
통칭 광화문 태극기 우파세력들은 국민의힘으로는 집권이 힘들다면서 자유우파세력을 규합하여 각기 창당 준비에 나서고 있다. / 연합

일단 각자 창당, 최종 목표는 국민의힘 견제할 통합정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등이 주도하는 자유수호포럼도 ‘자유한국21’(가칭) 이름으로 창당에 나섰다. 이들은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본뜬 것으로 보이는 “MKGA(Make Korea Great Again·대한민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를 외치면서 분연히 일어서야 할 때”라고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고 전 이사장은 10월 말 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를 했다. 발기 취지문을 보면 “21세기 강력한 국가의 세력을 확충할 자유 우파를 위시한 중도세력 결집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며 “전국 청장노년층들의 열정과 의지를 한데 모아 오늘 창당의 깃발을 올리게 되었다”고 돼 있다.

또 지난 8월 설립한 ‘자유수호포럼’을 언급하며 “수많은 애국충정 지사들이 참여하여, 진실로 나라를 걱정하고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아낌없이 헌신하고 계신다”면서 “그동안 애국단체들은 무조건 일방적으로 특정 야당을 지지해 왔지만, 이들은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더 이상 애국 국민을 대변할 수 없는 정당이 되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재건한다’ ‘가짜 우파 정당을 청산하고 애국 정당을 세운다’ ‘모든 애국 세력을 단결하고 규합한다’는 등의 방향을 제시했다.

창당준비위원회는 “대한민국이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로 가는 망국의 길을 막아야 하는 길목에서, 우리가 모두 ‘MKGA(Make Korea Great Again)’를 외치면서 분연히 일어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자유우파를 표방하는 이들 3개의 창당세력은 이와 동시에 통합작업에도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의견 차이 등으로 인해 통합정당 출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일단 각 세력이 창당하되 추후 필요에 따라 통합이나 연대하자는 원칙에는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내년 4월 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창당 작업이 연달아 진행되고 있다.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은 ‘혁명21’(가칭)의 창당준비위원회를 신고하고 “경제적 붕괴, 사악한 포퓰리즘이 판을 치는 현실에서 국민 다수인 서민의 삶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우리 앵그리블루는 서민 가치정당 창당의 깃발을 높이 올린다”고 했다.

고영주 전 이사장에 따르면 조원진 대표의 우리공화당 등 이른바 태극기 세력도 범우파 통합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우파 3당 세력이 통합에 성공하면 이들도 원칙적으로 합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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