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올릴 자격 있나?
KBS, 수신료 올릴 자격 있나?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12.14 09:4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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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2018년까지 KBS 메인뉴스인 ‘뉴스9’을 진행했던 황상무 앵커가 동료·선후배들에게 “KBS가 극단의 적대정치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며 KBS를 떠났다.

11월 9일 오전 KBS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소회를 전한 황 전 앵커는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회사가 한쪽 진영에 서면, 나머지 절반의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일이며 국민을 편가르고 이간질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는 최근 KBS 시사프로그램과 뉴스 보도에 쏟아지는 ‘친정부 성향’ ‘정치 편향’ 등 비판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로 읽히는 대목이다.

황 전 앵커는 또 “조롱과 경멸, 능멸과 조소, 비아냥을 접고 배려와 존중, 예의와 염치, 정중한 말투를 되찾아야 한다. 그게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의 존재 이유”라면서 “KBS가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썼다.

황상무 전 KBS 앵커

1991년 KBS에 입사한 황 전 앵커는 편집부·사회부·통일부·정치부 등을 거쳐 2001~2002년 ‘KBS 뉴스9’을, 2002~2007년 ‘KBS 뉴스광장’을 맡아 진행했다. 2015년부터 다시 ‘KBS 뉴스9’ 앵커를 맡았고, 2018년 4월 양승동 사장이 취임하면서 교체됐다. 현재는 라디오뉴스제작팀 소속이다. 황 전 앵커는 지난 2016년 ‘KBS기자협회 정상화 모임’에 참여해 KBS 기자협회를 상대로 비판 성명을 내는 등 이른바 진보성향 동료들과 대립각을 세웠다.

황 전 앵커는 지난 지난 7월엔 ‘KBS뉴스9 검언유착 오보방송 진상규명을 위한 KBS인 연대서명’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직접 올려 “KBS 뉴스가 정권에 미운 털이 박힌 윤석열 검찰총장 죽이기에 나선 현 정권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사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며 “방송한 지 하루만에 KBS 보도본부가 스스로 백기를 들고 사과 방송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코미디 같은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KBS는 최근 수신료 인상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작업에 신경을 바짝 쓰고 있다. 양승동 사장은 지난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양승동 KBS 사장은 15일 “40년째 KBS 수신료가 동결됐다”며 “수신료 현실화를 고려해 달라”고 밝혔다.

양 사장은 그러면서 지난 추석 연휴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나훈아쇼를 언급했다. 제2, 제3의 나훈아쇼를 만들 수 있도록 수신료를 올려 달라는 것이다. KBS는 또한 최근 자사 미디어 비평프로그램 ‘저널리즘 토크쇼 J(시즌 2)’의 종영 방침을 결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양 사장이 취임후 ‘저널리즘 회복’을 내세우며 야심차게 추진한 프로그램 중 하나였지만 친여 편향성이 숱하게 지적되며 논란의 중심에 서곤 했다. 일각에서는 저널리즘 토크쇼 J의 갑작스런 종영 방침이 수신료 인상 추진을 앞둔 사전 작업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이런 정황들을 살필 때 문재인 정권 내내 친정부 보도로 폭주해온 KBS는 내년 보궐 선거를 앞둔 지금이 수신료 인상의 마지막 적기로 보는 듯 보인다. 하지만 KBS는 방만한 내부 경영과 친 정권적 보도행태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외면해왔다. 이미 일찌감치 내렸어야 할 문제적 프로그램을 없앤다고 국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까? KBS는 자신들이 사실상 내쫓은 간판앵커가 남긴 “KBS가 극단의 적대정치에 편승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 말부터 되새겨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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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2020-12-17 16:45:42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Rxbgul

KBS수신료 폐지 국민청원 입니다. 국민의 목소리를 들려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