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상의 창직칼럼 - 똘레랑스에 관하여
정은상의 창직칼럼 - 똘레랑스에 관하여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12.15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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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레랑스(tolérance)는 관용, 허용, 인정, 용납을 뜻하는 말이지만 너그럽게 감싸 주거나 받아들인다는 의미를 지닌 포용이 더 적합한 해석입니다.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상 가장 발달한 문명 속에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포용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라끼리 민족끼리 정당끼리 개인끼리 가능하면 서로에게 폐쇄적이며 배타적인 태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한번쯤 생각해 주는 배려와 아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저 조금이라도 손해 보지 않으려 하고 남을 짖밟거나 딛고 일어서서 성공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더불어 살아가도 어려운 세상을 이렇게 편가르며 살아간다면 될 일도 더욱 힘들어지는 결과를 결국 가져오고야 맙니다.

특히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에서는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듭니다. 다름을 틀림으로 이해하는 잘못된 시각이 고쳐져야 비로소 세상이 똑바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인간이든 동물이든 끼리끼리 모여 살면 종자조차 열등해 집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인류의 조상들은 근친 결혼을 금했습니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들이 국수주의 경향을 두드러지게 보여주고 있어서 우리 모두에게 근심이 되고 있습니다. 다양성은 포용하면 할수록 더욱 긍정적인 방향으로 확장되어 가지만 반대로 배타적 일수록 안으로 쪼그라들게 마련입니다.

정은상 창직코치, 맥아더스쿨 대표
정은상 창직코치, 맥아더스쿨 대표

한 때 세계를 제패했던 칭기즈칸은 비록 자신은 읽고 쓸 줄조차 몰랐던 사람었지만 능력 있는 사람들을 포용하면서 부릴 줄 아는 영웅호걸이었습니다. 중국을 처음으로 통일했던 진시황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로마는 똘레랑스를 실천한 국가로 오랫동안 승승장구 했습니다. 다른 나라와 전쟁을 해서 이기면 그 나라 사람을 세워 통치하게 했습니다. 전장에 나가 싸운 장군이 패했을 때 받아들였습니다. 다른 나라에서는 패전의 책임을 물어 패장을 죽였지만 로마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다시 한번 기회를 준 것입니다. 세종대왕의 똘레랑스는 이루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22살에 즉위해서 32년을 통치하면서 수많은 신하들을 포용하는 탁월한 정치력을 보였습니다.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 보여준 포용력도 압권입니다. 그를 적대시 하던 사람을 일일이 골라 나중에 대통령이 된 후 정부의 주요 직책을 맡겼습니다. 링컨이 암살된 후 그들이 한 목소리로 링컨의 포용력을 잘 대변해 주었습니다. 

똘레랑스는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그냥 넘어가자는 말이 아닙니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기 때문에 인내하고 더 중요한 일을 맡기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믿음을 가져야 가능한 태도입니다. 가진 게 있어야만 포용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누구나 평소에 똘레랑스 정신을 갖추고 있으면 결정적인 기회가 왔을 때 능히 포용력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포용을 마냥 바라고만 있다면 그는 분명 소인배입니다. 비즈니스에서도 똘레랑스는 빛을 발합니다. 사소한 일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넓은 아량으로 품어주고 배려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로 돌아옵니다. 그저 찰나를 참지 못해서 촐싹대면 비즈니스도 잃고 사람도 읽게 됩니다. 똘레랑스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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