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단체 “윤석열 총장 징계, 사실상 정치재판…법원이 바로잡아야”
교수단체 “윤석열 총장 징계, 사실상 정치재판…법원이 바로잡아야”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12.1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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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단체인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은 16일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의결한 것과 관련해 “절차의 공정성도 지키지 못한 사실상의 정치재판적 성격을 갖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교모는 성명을 통해 이렇게 비판하며 “법원이 이에 대하여 제동을 걸지 못한다면, 향후 검찰총장에 대한 논리와 같은 방식으로 사법부에 대하여도 징계라는 정치 재판에 의한 권력의 압력이 노골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교모는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의 정직 2개월은 법적으로 독립성과 신분이 보장된 다른 고위 공직자들과 비교할 때 검찰청법과 헌법 정신에 위반한 탈법적인 권한 남용”이라며 “대통령은 이를 재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교모는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에게 신분상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강행하더라도, 그 절차는 형사소송재판 절차에 따라 형의 선고에 이르는 과정 못지않게 엄정한 절차적 공정과 투명성이 담보되어야 한다”며 “법무부 징계위에서 이뤄진 절차는 형사소송법에 준하는 절차와 정신이 배제된 정치 재판의 성격을 띈 것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그 휘하의 법무부 징계위원회의 행태, 그리고 이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 조치는 검찰은 물론 사법부에 대하여도 징계라는 사실상 정치재판을 통해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악한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교모는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은 법원”이라며 “법원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대통령의 정직 처분에 대하여 신속하게 집행정지를 내려 당장 검찰의 독립은 물론, 사법부의 독립까지 위협할 수 있는 무법 정치가 벌이는 ’광란의 질주’에 제동을 걸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법무부 징계위는 윤 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의결했다. 검사징계법에 따라 윤 총장의 징계는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재가해 집행된다.

징계위는 징계 청구 사유 중 Δ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의 작성 및 배포 Δ채널A 사건 관련 감찰 방해 Δ채널A 사건 관련 수사 방해 Δ정치적 중립에 관한 부적절한 언행 등의 위신 손상 등 4가지가 징계 사유로 인정된다고 발표했다.

-이하 정교모 성명 전문 -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 정직 결정에 대한 논평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징계위의 정직 2개월은 법적으로 독립성과 신분이 보장된 다른 고위 공직자들과 비교할 때 검찰청법과 헌법 정신에 위반한 탈법적인 권한 남용으로서 대통령은 이를 재가해서는 안 된다.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독립성이 보장된 직위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지 않고는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퇴직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그 핵심 골자이다. 헌법재판관(헌법 제112조)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헌법 제114조)의 경우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한다”고 헌법에 명시하고 있고, 감사위원 역시 감사원법 제8조 제1항이 “탄핵 결정이나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았을 때 또는 장기적인 심신쇠약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아니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면직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들의 경우 징계 처분은 아예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이렇게 한 것은 형의 선고가 아닌 우회적 방법, 징계의 이름을 빈 사실상 정치 재판을 통해 면직하는 행위(해임이나 정직 등)를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뜻이 들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검찰청법 제12조 제3항을 통해 임기 2년이 보장된 검찰총장의 경우에도 동일한 해석을 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징계위에 회부한 것은, 그 시작부터 정치적 의도로 성급하게 첫 단추를 잘못 꿴 것이다. 추 장관이 근거로 든 것은 ‘검사’에 대한 징계처분이 가능하도록 한 검찰청법 제37조 “검사는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하며, 징계처분이나 적격심사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해임·면직·정직·감봉·견책 또는 퇴직의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는 규정이다. 검찰총장도 검사이므로 징계처분으로 해임·면직·정직이 가능하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헌법 제106조 제1항은 “법관은 탄핵 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하며, 징계처분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직·감봉 기타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고 하고 있다. 그렇다면 임기가 보장된 대법관도 역시 법관이므로 이 규정에 따라 징계처분으로 정직시킬 수 있다는 말인가.

이런 해석은 삼권분립을 부정하는 시각이 아니면 용납될 수 없다. 검사의 신분보장에 관한 검찰청법의 규정 역시 법관에 대한 신분보장을 정한 헌법 제106조와 같은 구조를 취하면서, 다만 검찰총장은 따로 임기 2년을 못 박아 두고 있다. 이는 헌법이나 검찰청법이 일반 법관과 대법관, 일반 검사와 검찰총장의 신분 보장과 독립성은 그 정도에 있어 차이가 있음을 당연히 전제로 하는 것이다. 일반 법관, 일반 검사에 관한 규정을 대법관과 검찰총장에 대하여 그대로 들이대어 징계를 통해 직무 배제, 해임과 같은 불이익을 줄 수 있다면 검찰총장은 물론 대법관의 신분상 독립이 감사위원, 헌법재판관, 중앙선거관리위원보다 못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억지 해석을 통해 징계 처분으로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에게 신분상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강행하더라도 그 절차는 형사소송재판 절차에 따라 형의 선고에 이르는 과정 못지않게 엄정한 절차적 공정과 투명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그런데 급히 임명된 정한중 위원장의 법무부 징계위에서 이뤄진 절차는 형사소송법에 준하는 절차와 정신이 배제된 정치 재판의 성격을 띈 것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그 휘하의 법무부 징계위원회의 행태, 그리고 이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 조치는 검찰은 물론 사법부에 대하여도 징계라는 사실상 정치재판을 통해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악한 선례를 남길 것이다. 이제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은 법원이다. 법원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대통령의 정직 처분에 대하여 신속하게 집행정지를 내려 당장 검찰의 독립은 물론, 사법부의 독립까지 위협할 수 있는 무법 정치가 벌이는 ’광란의 질주’에 제동을 걸어주길 바란다.

2020년 12 월 16일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 교수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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