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평화개념’ 재음미
북한의 ‘평화개념’ 재음미
  • 미래한국
  • 승인 2006.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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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성(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일반적으로 ‘평화(peace)’의 개념은 ‘조용하고 화목한 상태’ 혹은 ‘전쟁이 없이 세상이 잘 다스려지는 상태’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우리는 ‘평화`라는 단어를 수많이 사용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평화보장’, ‘남북한간 평화’, ‘북핵문제 평화적 해결’, ‘평화문화와 냉전문화’ 등 보수와 진보, 여와 야,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남북한 모두들 평화라는 단어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평화(peace)’라는 단어는 비록 그 표현은 같을지라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그 의미는 매우 다양하고 심지어 전혀 상반되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남북한 간에 같은 평화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협상도 하고 회담도 하지만 그 구체적인 의미는 대단한 차이가 있다. 본고에서는 북한이 뜻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라는 의미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분석해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평화의 개념에는 ‘소극적인 개념(Negative Peace)`과 ‘적극적인 개념(Positive Peace)’ 두 가지가 있다. 소극적인 개념의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 혹은 ‘폭력이 행사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며, 적극적인 평화개념은 단순히 전쟁이 없는 상태라는 소극적인 개념에 ‘전쟁을 발생케 하는 원인들 제거’라는 내용을 포함시킨 평화개념이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소극적인 한반도 평화개념은 남한이 보유하고 있는 개념이나 별 차이 없이 비슷하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적극적인 평화 개념이 남한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개념과 너무나 상이하다. 정상적인 평균 남한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에 대한 적극적인 개념은 “한반도에서 전쟁이나 무력충돌 없이 한반도 전체가 평온하고, 북한이 적화통일의지를 완전히 포기한 상태”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의 적극적인 평화개념은 “조선반도에서 군사적인 행동이 중지된 가운데, 주한미군이 완전히 철수되어진 상태”(북한사회과학출판사, 조선말대사전, 1992, pp. 109-10)라는 개념이다. 북한의 이러한 적극적인 한반도 평화개념은 여러 곳에서 정의되고 있는데 그 중 『김일성 저작선집 3권』(p. 415)에는 “제국주의를 반대하는 투쟁에서도 반미투쟁은 평화를 위한 투쟁의 기본이다. 미제국주의는 평화의 주된 교란자이며, 평화의 가장 흉악한 원쑤이다...부르죠아 평화주의자들은 제국주의가 남아있는 조건에서도 전쟁을 영원히 없애고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고 하면서 정의의 전쟁(예컨대 조국해방전쟁)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제국주의자들을 축출하지 않고서는 평화를 보장할 수 없다. 제국주의자들이 있는 상태에서의 평화는 노예적 굴종의 평화이며 진정한 평화가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한반도의 적극적인 평화개념을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이 완전히 철수 되고 한미동맹이 붕괴된 상태’를 직간접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개념을 요약하면 ‘한반도에서 군사적인 행동이 중지된 상태를 유지하면서 주한미군이 완전히 철수되고 미국과 한반도의 연(緣)이 완전히 종결된 상태’라고 정의할 수 있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이러한 평화개념은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이 생각하는 ‘주한미군과 한국군이 공동연합방위체제를 구성하여 여하한 외부의 위협도 철저히 억제함이 진정한 한반도 평화’라는 개념과 너무나 상치되는 개념이다. 북한은 북한 나름대로 그들의 독특한 한반도 평화개념을 가질 수도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우리 사회 속에 존속하고 있는 만경대정신숭모세력들이 이러한 북한의 한반도 평화개념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는 점과 노무현정부가 이러한 북한의 한반도 평화개념을 은근히 동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의 안보역량에 치명적인 훼손을 가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한국군 단독행사 문제도 노정부가 북한의 한반도 평화개념을 은근히 지지함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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