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스마트워크 바이블... 시간, 공간, 사람의 한계를 뛰어넘는 일터 혁신 전략
[서평] 스마트워크 바이블... 시간, 공간, 사람의 한계를 뛰어넘는 일터 혁신 전략
  • 김민성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0.12.2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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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두옥은 스마트워크 R&D 그룹 ‘베타랩(Beta Lab)’ 대표로 국내 중견 기업과 대기업의 스마트워크 도입을 컨설팅하는 스마트워크 디렉터다. 2011년 스마트 오피스 기획을 위해 머물렀던 유럽과 미국에서 스마트워크를 경험하면서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시대의 메가트렌드임을 알게 됐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스마트워크 컨설팅 회사인 베타랩을 설립하고 국내외 스마트워크 전문가들과 함께 기업의 스마트워크 컨설팅, 자문, 교육을 돕고 있다.

카카오의 전신인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의 IT 서비스 경험과 공간 비즈니스 그룹 ‘토즈’에서의 공간 기획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스마트 오피스, 리모트워크, 애자일 조직, 뉴 리더십 분야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스마트워크 분야의 글로벌 콘퍼런스와 온라인 콘텐츠 기획에도 적극적이다. 미국의 성과 중심적 모델보다는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유럽형 스마트워크 모델을 지향하며 특히 스마트워크의 선진국인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의 전문가들과 긴밀하게 협업한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방식으로 일해야 한다

2019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스마트워크 발전 속도와 수준은 미국과 유럽에 비해 5~10년 정도가 느렸다. 정보 통신 기술이 발전하며 디지털 노마드가 확산하고 밀레니얼 세대와 Z 세대가 사회에 진출하면서 스마트워크를 시도하는 기업이 많이 생겼지만, 사무실에서 얼굴을 마주하며 일하는 문화가 일반적인 한국에서 CEO와 중간 관리자들에게 스마트워크의 필요성은 확실히 고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2020년,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팬데믹에 휩싸였다. 출입국이 통제되고 외출도 어려워지면서 수많은 기업이 간헐적 혹은 무기한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출근이 전제인 업무 방식은 온라인 업무로 전환됐다. IT 기업은 물론 식품, 금융, 제조 및 자동차 분야 기업들까지 스마트워크를 시행하거나 도입을 고려하며 온오프라인 교육을 시행 중이다. 한국의 스마트워크는 10여 년 앞서 있던 미국과 유럽을 몇 개월 만에 따라잡았다. 그리고 이 선두에 ‘스마트워크 디렉터’ 최두옥이 있었다.

국내 유일 스마트워크 디렉터인 최두옥 저자는 10년 전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스마트워크 경험을 쌓고 우리나라 기업에 새로운 업무 시스템을 도입해서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도왔다. 《스마트워크 바이블》은 저자가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사례, 인사이트를 고스란히 담은 첫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앞으로 필요한 새로운 경영과 업무 방식, 우리의 일터에 적용할 혁신 전략을 안내한다. 사회와 조직이 더욱더 빠르게 개인화되고 새로워지는 세상에서 우리의 일터도 효율적이고 전략적으로 바뀔 수 있다.

사람을 바꿀 것인가, 일하는 방식을 바꿀 것인가?

기업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은 2가지다. 하나는 문제와 관련한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다. 사람을 바꿔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꽤 쉽고 빠른 방법이다. 하지만 사람을 바꿔도 문제가 지속된다면 기업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게 된다. 다른 하나는 업무 프로세스를 바꾸는 것이다. 이때 ‘실패 부검’을 한다. 각 담당자가 업무 과정을 복기해서 이슈를 공유하고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아낸다. 이 과정이 전자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문제 해결과 개선의 여지가 훨씬 높아진다.

시스템을 바꾸면 사람도 저절로 바뀐다. 이때 조직에는 명확하고 예외 없는 원칙이 필요하다. 조직의 목표가 뚜렷하면 구성원은 무엇을 어떻게 일해야 할지 헷갈리지 않고 동기 부여가 된다. 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결정권자들이 불합리한 예외를 두지 않는다면 누구나 조직의 원칙을 지킨다. 이로써 개인의 성과, 조직의 성공률이 높아진다.

일은 책임만 있는 벌칙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하나의 과정이다. 자율과 효율이 중심이 되어 개인과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하는 회사가 인재를 끌어당기고 시대에 발맞출 수 있다. 스마트워크는 팀과 조직의 실패율을 낮추고 성공률을 높이는 데 가장 최적화된 일 방식이다.

‘출퇴근=일’이라는 고정 관념을 버리면 기업에 성과 중심의 문화가 긍정적으로 자리 잡는다. 직원이 1,000여 명인 ‘오토매틱’이라는 미국 기업은 본사 사무실을 없애고 100% 리모트워크로 운영된다. 많게는 하루 4시간 이상 출퇴근 시간을 아끼고, 직원이 외부의 방해 없이 업무에 몰입할 시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는 IT 기업뿐만이 아니다. 현재 프랑스 파리를 선두로 이탈리아의 밀라노, 호주의 멜버른, 캐나다의 오타와, 덴마크의 코펜하겐, 네덜란드 유트레히트 등이 ‘15분 도시’를 콘셉트로 직원 거주 거점 도시를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LG, SK 등의 대기업이 채용과 인턴십 업무를 온라인으로 시도하는 중이다.

단순한 작업 공간에서 생산성 높은 협업 공간으로: 스마트 오피스

사무실은 더 이상 기계적으로 분할된 고정적 공간이 아니다. 사람이 편안하게 일하도록 돕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회의 증가, 협업 대상의 다양화, 조직 구조와 개인의 개성, 탄력적 업무 시간과 공간, 개인의 역량이 큰 이유다. 업무 형식이 아니라 업무 활동에 따라 공간이 결정되는 스마트 오피스는 직원들이 필요로 하는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A사는 업무에 따라 자리를 선택하는 ‘자율좌석제’를 채택해 개인 책상이 따로 없다. 대형 테이블, 독립 공간, 개인 책상, 서서 일하는 곳 등 공간이 다양하게 구성돼서 원하는 자리에 앉아 노트북으로 일을 하면 된다. 각자의 자리가 사라진 후 회사에 개인 물품과 종이 사용이 줄어들면서 총무팀은 사무용품 구비가 아니라 전문적인 경영 업무를 하게 됐다.

B사는 대형 라운지를 만들었다. 여기에서 누군가는 일을 하고 누군가는 미팅을 한다. 라운지는 바 형태, 1인용 테이블, 소파석, 코워킹 데스크형 등 자리 구성이 다양하다. 타 부서 사람들끼리 만날 수 있는 곳이 되면서 업무가 한층 부드러워지고 협업도 자연스러워졌다. 넓고 자유로운 공간이 생산성을 높이는 매개체로 활용되는 것이다.

C사는 회의실을 다양하게 바꿨다. ‘업무 시간을 낭비하는 1위’인 ‘회의’는 그 횟수만큼 생산성이 나오지 않는다. 회의의 단점을 개선하려면 정보 공유형 회의, 논의형 회의 회의실에 맞는 회의실이 필요했다. 그래서 휴식을 취하거나 뇌를 자극해서 회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직원들이 다양한 자세를 취할 수 있는 가구, 잦은 이동을 유도한 회의실, 의자가 없는 회의실을 만들었다.

계획을 중시하는 조직에서 변화에 최적화된 조직으로: 애자일 방식

워터폴 방식은 ‘완벽한 계획’을 전제로 큰일을 한 번에 추진한다. 그래서 하나의 과정이 완벽하게 끝나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예전처럼 사회의 변화 속도가 느릴 때는 워터폴 방식이 문제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계획, 실행, 결과물의 과정이 단절되고 속도가 느린 방식으로는 소비자의 니즈와 발생하는 문제에 대처하기가 힘들다.

애자일 방식은 시대와 시장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일 방식이다. 계획 수정이 비교적 쉽고 시장의 반응에 따라 차근차근 완성도를 높이는 시스템으로써 실질적인 성과를 도모한다. 애자일 기업이 되려면 장기적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뒤집고 애자일 팀을 만들어 우리 회사만의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는 자율과 권한이 보장돼야 한다.

자라, 유니클로, H&M은 봄여름, 가을겨울 단위로 돌아갔던 패션업계의 관습을 깨고 성공한 기업들이다. 이곳들은 일주일 단위로 시장의 변화를 살피고 고객의 피드백을 수렴해 디자인하면서 매출을 급격히 상승했다.

코로나19의 타격을 정면으로 받은 여느 여행사와 달리 에어비앤비는 오히려 매출을 올린 신화를 보였다. 온라인 익스피리언스(Online Experience)를 개설해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여행지를 화상 체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전면 개편한 것이다.

명령하는 리더에서 가이드하는 리더로: 뉴 리더십

기업에 스마트워크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성공하려면, 곧 변화에 강한 기업으로 만들려면 리더가 바뀌어야 한다. 많은 리더가 직원들을 스스로 일하는 주체가 아닌 관리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고, 일 하나하나 자신을 거쳐야 한다고 느낀다. 리모트워크, 애자일 모두 눈에 보이지 않아도 성과를 내는 일하기가 목표인 형태인데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불안해한다.

스마트워크에서 말하는 리더십의 핵심은 조직의 중심에 리더가 아니라 일의 목적과 의미를 두는 것이다. 즉 구성원이 목적과 방향을 잃지 않도록 효율과 낭비에 대해 고민하고 장애물을 없애는 것이다. 이것을 실천하는 방법으로는 명확하게 지시하고, 마지막 결정을 실무 담당자에게 맡기는 것이다. 이 2가지 경험이 반복적으로 쌓이면 팀에 신뢰가 생긴다.

혼자 열심히 하는 직장인에서 함께 잘하는 직업인으로: 업무 역량

비대면 시대에 오해 없이 일을 진행하고 성공하려면 4가지 역량을 갖춰야 한다. 글쓰기 능력, 툴 활용 능력, 시간 관리 능력, 협업 능력이다.

온라인 전환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을 텍스트로 하면서 짧고 명확하고 쉬운 글로 생각과 업무를 전달하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이 습관이라면 SNS 글쓰기부터 연습해 차츰 글의 양을 늘려 포스팅을 쓰는 것으로 연습을 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해 업무 툴도 급속도로 발전했다. 메신저(슬랙, 잔디), 프로젝트 관리(아사나, 플로우), 화상회의(줌, 웹엑스, 스카이프), 클라우드 노트(노션, 콜라비), 그룹웨어(지스위트, 팀즈)까지 사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툴을 활용할 수 있다면 양질의 업무를 빠르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을 채우는 것과 일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빠르게 생산성을 내고 싶다면 자신의 시간 사용 방법을 파악하고 개선해야 한다. 비효율적인 시간 사용 패턴을 기록한 후 일의 우선순위대로 몰입할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개개인이 모여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협업 능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소통을 많이 해야 한다, 오픈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보다 업무 공유 방식, 기획안 작성법, 프로젝트 후속 작업을 바꿔 모두와 함께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다.

스마트워크를 하는 기업이야말로 더욱더 긴밀해질 것이다. 이제 기업과 리더는 일에 대한 관점, 직원에 대한 관점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 일은 개인 수준의 효율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효율로, 성과는 경쟁 구도가 아니라 진정한 협업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방식으로 일해야 한다. 빠른 변화 속에서 정체된 기업으로 남을 것인가, 더 강한 기업으로 거듭날 것인가? 스마트워크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다. 일하는 방식의 진화이자 시대의 흐름이다. 이제 모두가 기존의 고정 관념을 탈피해야 한다. 기업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협업 구도를 만들어야 하며 개인의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시간, 공간, 사람의 경계를 허물고 더 긴밀하게 연결하는 뉴노멀 일 방식, 스마트워크를 통해 기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경영 전략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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