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文의 레임덕은 이미 시작…돌이키면 살고 민심 거스르면 죽는다”
[인터뷰]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文의 레임덕은 이미 시작…돌이키면 살고 민심 거스르면 죽는다”
  • 김범수 미래한국 편집인
  • 승인 2021.01.1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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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범수 미래한국 발행인
사진·정리 고성혁 미래한국 기자

2021년 새해를 맞았지만 코로나가 1년이 넘도록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국민 경제와 삶이 말 그대로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코로나 때문인가, 나라가 이상하리만치 조용하다. 1000명이 넘는 국민이 코로나로 사망하고, 상점과 종교시설이 문을 닫고, 구치소에서는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선진국들이 접종을 시작한 코로나 백신은 기약이 없는데도 국민의 의식은 잠잠하고 광장의 촛불은 밝혀지지 않는다.

국회에서는 180석 거대 여당이 사상 유례없는 독주를 질속(疾速)하고 있고 정부는 정책전환 대신 K-방역 홍보와 지지층 결집을 계속하고 있다. 2021년 대한민국에 희망은 있는가.

“자유민주주의는 최악의 정치체제다” 처칠의 말이었다. 하지만 전제가 있었다. “다른 정치체제를 제외한다면”. 결국 국가의 주권자인 국민이 유일한 희망이고 그 힘은 선거를 통해 발현된다. 올해는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있고, 내년에는 대선과 지방선거가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미래와 5000만 국민의 안녕이 걸린 거대한 선거 정국의 시작이다.

<미래한국>이 2021년 새해를 맞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났다. 103석의 야당은 거대 여당 앞에서 속수무책이지만 주 원내대표는 지난해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필리버스터 마지막 토론에서 집권 여당의 독주를 신랄히 비판하며 권불십년(權不十年)을 설파했다. 국민의힘은 과연 국민의 대안과 희망이 될 수 있을까. 1월 5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그를 만나 얘기를 들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 지난 연말 필리버스터 마지막 토론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권력의 유한함을 지적하며 여당 의원들을 꾸짖다시피한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17년간 의정활동을 해오셨는데 현재의 문재인 정권과 집권 여당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제가 MB 대통령이 될 때 비서실장을 하다가 당선인 대변인을 했는데 시작할 때는 5년이 언제 지나가겠나 했는데 금방 갔습니다. 그 다음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도 4년이 금방 지나갔고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로 당선 인사를 하러 온 것이 어제 같은데 앞으로 1년여 있으면 대선이 치러지게 됩니다. 권력은 이렇게 다 지나가는 것인데 대통령이나 대통령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권력이 영원할 줄 아는가 봅니다. 그러니 이처럼 무리수를 두는 거겠죠.

레임덕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끝나고 나면 자신들이 한 일에 대해 체크되고 조사받는다는 사실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는 것 같습니다. 민주당은 범여권까지 합하면 180석이 넘으니 눈에 보이는 게 없는 것 같은데 역사나 과거에서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자신들은 예외라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지나놓고 보면 그렇지 않을 테니 제가 그런 점을 피를 토하면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죠. 더구나 지금 이 정권은 이미 여러 가지 잘못된 일을 저질러 놓았어요. 탈원전 과정이나 울산시장선거 과정 등 언젠가 진실이 밝혀질 텐데 그런데도 저렇게 오만스럽게 하니까 권력무상을 일러주고 싶었습니다. 당시 여당 의원들도 그 말에 대해서는 아무도 대꾸를 못합디다.

- 그런데 문재인 정권과 집권 여당은 역사의 교훈을 다른 데서 거꾸로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핵심 지지층의 이탈을 끝까지 막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방향 전환을 절대 할 수 없다는...

그런 것 같습니다.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말이 있는데 홍수가 난 강을 건너는데 말은 헤엄을 좀 칠 줄 안다고 합니다. 어떡하든 떠내려가지 않고 거슬러 가려고 하다가 결국 힘이 빠져 죽고 만다는 겁니다. 하지만 소는 헤엄이 좀 서툴지만 흘러가는 물에 몸을 맡기고 흘러가면서 반대편 강둑에 가서 살아남는다는 것입니다.

이 말도 교훈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지금 지지율이 떨어지고 하면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민심을 따라가면 살 수 있을 텐데 힘이 있다고 거스르다가 결국 망하지 않겠어요? 제3자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보면 보이는데도 저들은 ‘우리는 예외다’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예외’라는 집권 여당, 역사의 교훈을 보라

- 현재 국가적으로 가장 큰 문제가 역시 코로나 문제인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처 현황을 어떻게 파악하고 계십니까?

겉으로는 온갖 홍보 수단을 통해 우리나라가 마치 방역 모범국인 것처럼 K-방역을 선전하지만 객관적인 평가는 K-방역은 성공한 방역이 아니라 실패한 방역으로 규정될 것이라고 봅니다. 네 가지 정도 이유가 있는데 첫째 초기 대응 실패, 둘째 준비의 미비, 셋째 사회적 조치, 넷째 백신 문제입니다.

초기에 감염협회 같은 전문가 그룹들에서 중국으로부터 감염원의 입국을 막아야 한다고 강하게 의견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듣지 않았습니다. 베트남, 대만, 뉴질랜드 등 초기에 중국으로부터 입국을 막은 나라들은 방역에 성공했습니다.

정부는 중국과의 교역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는데 대만의 경우 우리보다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가 훨씬 더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았고 중국과 특수 관계에 있는 북한과 러시아도 다 막았습니다. 우리는 결국 창문을 열어놓고 모기를 잡는다는 말을 듣게 됐고 이에 초기 감염자들이 대거 발생했던 겁니다.

두 번째는 준비의 문제인데 1차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대유행을 할 때 전문가 그룹에서 서울을 중심으로 만 개의 병상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의료체계가 무너진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2월 이후 10개월 이상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그런 준비를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서울에 하루 확진자가 1000명 이상이 되면서 병원에도 가지 못하고 자가 대기 중인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까? 완전히 실패한 거죠.

세 번째 사회적 거리두기 대책들이 정치적 방역으로 흘렀습니다. 8.15나 한글날 광화문 시위의 경우는 참석자들을 두고 ‘살인자’라고 소리를 지르더니 같은 장소 민노총 시위의 경우 사실상 집회를 허용했습니다. 그다음 서울동부구치소 같은 경우는 지금 완전히 패닉 상태입니다.

대구 신천지 같은 경우 책임자가 처벌을 받았는데 그렇다면 대통령이나 법무부 장관이 책임지고 처벌 받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명확히 직무유기에 해당하죠. 5인 이상 집합 금지 같은 조치도 일관성이 없습니다. 회의 같은 경우는 수십 명이 모여도 되고, 또 지하철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습니까. 어느 업체는 되고 어느 업종은 안 되고 하니 일관성이 없는 것이죠. 그러한 조치가 전혀 전문적이지도 못합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월 6일 종 코로나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발생한서울 동부구치소를 방문했다. / 연합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월 6일 종 코로나바이러스 집단 감염이 발생한서울 동부구치소를 방문했다. / 연합

백신 접종 1개월 늦어질 때마다 경제 손실 10조 원

그다음 제일 중요한 것이 백신입니다. 코로나 종결자는 누구나 백신이라고 하는데 문재인 정부는 백신 확보를 소홀히 했지요. 우리나라가 자체적으로 백신이나 치료제를 만든다고 하다가 빠른 나라들에 비해 5개월 이상 백신 접종이 늦어지는 상황이 됐습니다.

백신이 1개월 늦어질 경우 경제적으로 추산하면 10조 원이 손해가 난다고 합니다. 5개월이 늦춰진다면 50조 이상 손해죠. 그런데 미국은 국민 1인당 8.9회분, 캐나다는 12회분의 백신을 미리 준비하고 예약해 놓았다고 합니다. 어느 약이 성공할지 모르니까요. 8.9회분이라고 하면 국민이 4번 이상 접종할 수 있는데 낭비 아니냐고 하지만 그 낭비는 이른 시기에 집단면역이 성공하는 것에 비하면 무시해도 될 정도입니다.

백신을 구하는 데 수천억이 든다고 해도 한 달 손해액 10조에 비하면 그 비용은 아무것도 아니죠. 그런데 그렇게 백신을 확보도 못 해놓고는 이제 와서는 엉뚱한 소리를 합니다. 안전성이 이렇다 저렇다 하면서 말입니다. 아니 미국의 FDA 같은 곳이 얼마나 안전성을 따지는 곳입니까? 안전성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대실패라고 보고 있습니다.

- 서울동부구치소 문제는 대단히 심각해 보이는데 당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법사위와 보건복지부를 통해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데 내일(1월 6일) 오전 저와 법사위, 복지위, 코로나특위 위원장하고 서울동부구치소를 방문해서 진상을 파악하고 잘못된 점을 질책하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할 작정입니다.

그런데 서울동부구치소뿐만 아니라 이감한 다른 구치소에서도 집단 감염이 일어나고 있다고 하는데 도대체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전수검사하는 데 1차 확진자가 나온 지 3주 이상 걸렸더라고요. 그런 과오가 어딨습니까. 이런 점을 강하게 질책하려고 합니다. 그다음 긴급 현안 질의를 열어 총리, 복지부 장관, 질병청장을 불러 따지려고 합니다.

- 이를테면 과거 세월호 사건 때나 쇠고기 파동 때는 정권이 뒤집힐 정도로 난리가 났는데 지금은 많은 국민들이 실제로 죽어가고 있는데도 너무 조용히 점잖게 넘어가고 있는 건 아닌가 합니다.

저희들이 할 수 있는 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대규모 성토를 하는 것인데 코로나로 인해 광장에 모일 수 없다는 상황이 있고 두 번째로 서울동부구치소 문제는 저희가 진작에 진상조사단을 파견하려고 했는데 자체 조치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해서 시간을 일부러 둔 것입니다.

우리가 단지 정부 여당이 잘못하는 것을 알리는 게 목적이었다면 진작에 그렇게 했겠지요. 실질적으로 방역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면서 진상을 알리고자 하므로 내일 가는 것입니다.

- 거대 여당이 논란이 되는 각종 법안을 여야 합의 없이 일사천리로 통과시키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일방적으로 끌려가는 모양새입니다. 여당을 제어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입니까? 야당이 야당답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합니다.

민주당이 개과천선하지 않는 한 당장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저희는 103석 밖에 되지 않는데 강하게 투쟁하는 강한 야당이라는 것이 이전의 시각에서 보면 삭발 단식 장외투쟁 의원직 사퇴 이런 것들이 있고, 그 외에는 상임위라든가 당의 메시지로 강하게 비판하는 것이 있을 수 있지 않겠어요?

그런데 삭발 단식 농성 장외투쟁은 지금까지 결과를 보면 극성 지지자들의 생각에는 맞출 수 있을지 몰라도 대다수 국민들이 볼 때는 낡은 투쟁방법이라 지난 20대부터는 거의 하지 않는 쪽으로 정리가 됐습니다.

그렇다면 방법은 실질적으로 콘텐츠 상으로 강하게 비판하는 것인데 그것은 지금 저희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다만 방송 권력을 저쪽에서 모두 장악한 상황이라 그러한 노력과 활동이 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어 아쉬움이 큽니다.

예전에 야당을 평가하던 전투력 면에서 비춰 본다면 지금은 그런 물리적 수단을 쓸 수 없죠. 이미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그것 자체가 처벌 대상이 되고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그렇게 했던 분들이 모두 재판을 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제는 예전과 같은 방식의 투쟁은 하기 어렵게 됐다는 변명 아닌 변명을 말씀드릴 수 밖에 없겠습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우)와 김범수 발행인(좌)이 대담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우)와 김범수 발행인(좌)이 대담하고 있다.

보수 시민연대 참석 배경

- 의원님은 지난 12월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는 보수 시민단체 연석회의에 참석했고 보수시민연대의 공동대표를 맡기도 하셨습니다. 어떠한 취지였습니까?

그것은 비상시국회의라고 하는 모임인데 만약 우리가 코로나가 없는 상황에서 장외투쟁을 하게 된다면 그쪽에도 우리가 합류를 요청하게 될 그런 단체들입니다. 다만 그날 모임이 준비회의 성격의 첫 모임이어서 어떤 방향으로 갈지 참석해서 알아봐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애초에 참여단체가 40여 개가 됐는데 극우단체 20여 개는 배제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당내 일부에서 저에게 왜 극우단체와 회동을 하느냐고 비난을 하기도 했는데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문재인 정권이 잘못했으니 비판하고 저지하자는 비상시국연대이기 때문에 외연 확장과 연대를 위해서라도 우리가 먼저 시민사회에 손을 내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당시 참여단체들은 우리가 앞으로도 함께 할 만한 단체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당차원에서도 해야 할 일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도 보수 시민사회와 연대를 강화해나갈 생각이십니까?

네 그렇습니다. 꾸준히 연대나 협력을 도모할 계획입니다. 그래야 하지 않겠습니까? 특히 민주당 쪽은 그런 외곽에 있는 우호 협력단체들과 연계가 아주 잘 되어 있습니다.

반면 우리는 우리가 나서서 도와달라고 협력을 요청해야 할 판인데 우리가 스스로 보수단체들을 극우라고 낙인찍고 배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또 말씀드린 것처럼 비상시국회의 자체적으로 처음부터 극우적인 단체 20여 개는 참여 자체를 막았다고 합니다.

국민 80%가 찬성한 탄핵, 입장 정리 했어야

- 최근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이에 대한 당내 입장은 이제 완전히 정리가 된 겁니까? 아직도 당내 수도권과 영남권 의원 및 당원들 사이에는 인식 차이가 상당히 있어 보이고 특히 탄핵 문제에 대한 골이 깊이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국민의힘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겠습니까?

각자 자기가 겪었거나 처한 입장에 따라 생각은 다를 수 있죠. 오늘 (1월 5일) 오후 2시 우리가 화상 의총을 하면서 ‘민 컨설팅’의 박성민 대표를 불러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얘기로 제가 답변을 대신하겠습니다.

민주당이나 문재인 대통령이 저렇게 못 하는데도 우리가 외연 확장이 안 되고 지지율이 안 올라가는 것은 어느 시점에서 탄핵 문제를 정리해야 했는데 그렇게 못했다는 겁니다. 우리 당 구성원 중에는 탄핵을 적극 지지한 사람, 탄핵을 소극 지지한 사람, 탄핵을 소극적으로 반대한 사람, 탄핵을 적극 반대한 사람이 있었지만 탄핵이 기정사실이 된 이후에는 지금도 탄핵을 적극적으로 반대하거나 여전히 탄핵이 잘못되었다는 사람은 배제하는 조치를 취했어야 옳았는데 그것을 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는 겁니다.

이 얘기로 답변을 대신합니다. 왜냐하면 80%가 넘는 국민들이 탄핵에 찬성하고 탄핵이 불가피했다고 본다면 중도가 대부분 탄핵에 동의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당에서 전체는 아니지만 계속해서 탄핵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한은 중도의 마음을 잡을 수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탄핵 문제에 대해 내 생각이 옳네, 네 생각이 옳네 해서 정리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그 문제를 오래 끌고 가는 한은 우리가 중도로 외연 확장하는 것은 어렵고 집권도 어렵다는 지적을 새겨 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 대선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야당 원내대표로서 속내가 좀 복잡하실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저는 일관되게 말해왔습니다. 가장 정치적으로 중립적이어야 할 현직 검찰총장에 대해 대선 후보로 여론조사를 한다든가 또 1등을 한다는 현상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그 현상은 정부 여당이 만들어 낸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워낙 잘못을 많이 했는데 그중 하나가 검찰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권력을 향한 수사를 앞장서서 지휘하는 윤석열 총장을 이유 같지 않은 이유로 핍박을 하고 쫓아내려고 한 것이죠.

거기에 윤 총장이 굴하지 않고 싸우는 모습에서 국민의 지지가 많이 모이고 있다고 봅니다. 한편으로는 윤석열 총장에 대한 국민의 많은 지지가 우리 국민의힘에는 별로 좋지 않은 현상이라는 지적도 있긴 합니다만 일단은 문재인 정권은 안 되겠다는 정서의 반영이라고 봅니다.

다만 다음 대선에서 반문 정서의 표를 우리가 어떻게 조직하느냐 하는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윤석열 총장 지지가 높은 것은 결코 나쁜 것은 아닙니다. 그만큼 민심이 집권 여당 쪽에서 확실히 떠났다는 징표이니 말입니다.
 

- 윤 총장에 대한 현재의 국민의 지지가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시는지요? 종종 반기문 전 유엔총장 등 실패한 제3의 후보 사례들과 비교되기도 합니다.

전문가들마다 생각과 관측이 다 다르겠지요. 절집 말 중에 토불부도수(土佛不渡水)라는 말이 있습니다. 흙으로 만든 부처는 물을 건널 수 없다라는 말입니다. 공기 중에 있을 때는 거룩하지만 물에 들어가면 약점이 드러납니다. 녹아버리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아직 겪어보지 않은 사람을 두고 예상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봅니다.

고건 전 총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때도 보면 이전 사람과는 다르다고 늘 그렇게 평가했지만 막상 정치에 들어와서는 허무하게 무너지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어느 정도 정치 내공을 갖추고 있을지를 미리 예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 정치도 경륜이 필요한 전문적인 세계이기 때문에 밖에서 다른 상황에서 인기가 있다고 해서 정치에 유능함이나 정치적 지지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윤석열 현상은 민심이 집권 여당에서 떠났다는 징표

- 이번 4월 보궐선거는 여야 모두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부산시장 후보의 적합한 요건이나 시대정신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광역시장들은 정치인이기도 하지만 가장 기본적으로는 유능한 행정가여야 합니다. 그것이 전제가 되어야 하는데 워낙 거대 광역시가 되다 보니까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을 더 많이 보는 것 같습니다. 지금 두 선거는 기본적으로 민주당 출신 단체장들이 성범죄로 인해 생긴 재보궐 선거라는 점을 가장 먼저 규정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민주당은 사실은 자기들 책임으로 재보궐 선거를 치르게 되면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당헌에 되어 있는 것을 꼼수로 고쳐 저렇게 하고 있지 않습니까?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하고 있는 지금의 정책들, 부동산정책, 소득주도성장의 경제정책, 그다음 기업에 부담을 주는 과격한 정책, 코로나 대책에서 무능함을 보면 정권 심판적 성격도 많이 가미된 선거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국민들은 유능한 시장보다는 그런 점을 두고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 안철수 후보의 경우 과거 보수진영에서 문재인-안철수 선거공조를 보면서 야합이라고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후보 단일화를 한다고 할 때 부작용을 없애려면 정책적 부분에서의 공조가 먼저 논의돼야 하지 않을까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서유럽에서 연정하는 것처럼 모든 중요정책을 정리하고 하면 좋겠지만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과 우리 당 사이에는 지금까지 나온 여러 정책을 보면 그렇게 큰 차이가 없습니다. 물론 구체적인 정책에서는 조금씩 다를 수는 있겠지만 큰 틀은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정권이 대한민국의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는 데 대해 절대 다시 정권이나 시정을 맡아서는 안 될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야합’은 빨리 될수록 좋다고 봅니다.

야당끼리 합치는 것이라는 측면에서 ‘야합’이 맞지요.(웃음) 이 야합이 선거에 있어 연대 내지는 통합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선거에서는 늘 연대나 통합하는 쪽이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국민의 기대와도 부합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 현재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 선언을 했거나 거론되고 있는 국민의힘 당내 인사들 사이에서도 정치적 스펙트럼이 다양해 보입니다. 후보 단일화를 할 때 유불리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점은 있지만 그렇게 정책 차이가 뚜렷하게 양립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직까지 못 느끼고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에 보수정당 밖에 없지 않느냐 하면서 제대로 된 진보정당은 없다고까지 말합니다.

우리 당 구성원들이나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이나 이 사이에는 같이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차이는 없다고 봅니다. 물론 세부 항목에서는 조금씩 다를 수는 있겠지만 말이죠. 신념이나 소신에 있어서 차이는 별로 못 느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이 많이 다른 분들은 지난 총선을 거치면서 이미 다른 당으로 많이 나가 있죠.

- 최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불쑥 제기했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이낙연 대표는 ‘엄중낙연’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무슨 일마다 엄중하고 진중하게 한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인데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사면에 대해 청와대와 교감 없이 이야기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저는 기회를 봐서 사면을 건의하겠다는 말 자체가 너무 불확정적이어서 사면 건의라는 말에 대해 추상적으로 봤습니다. 그런데 그것마저도 민주당의 소위 ‘대깨문’들이 저렇게 난리를 치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두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진작에 되었어야 한다고 봅니다. 우선 국민통합이라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연세가 70, 80인 두 분을 장기 수감하는 것 자체도 맞지가 않고, 그 두 분은 정치적인 이유로 재판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이유 없이 조기에 사면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더구나 서울동부구치소 같은 경우 40% 넘는 수형인들이 코로나 감염으로 인해 생지옥처럼 변해 있는데 만약 두 대통령이 수감 중에 건강에 안 좋은 불행한 일이라도 생기면 그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점에서도 신속 사면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당의 결속과 4월 선거 승리가 최우선 과제

- 원내대표님은 당내 최다선 5선 의원이고 지역구가 TK 대구이신데 지금까지 개혁적이고 합리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고 유력한 차기 당대표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의원님의 정치적 목표와 비전에 대해 한말씀 해주시죠.

저는 늘 이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곤혹스럽습니다. 보통 정치인들은 목표라고 하면 권력의지에서 많이 찾는데 저는 그런 것이 없는 것이 단점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5선 하는 동안 열 몇 개의 당직과 정부직을 맡았지만 이번 원내대표 말고는 경선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누가 하겠다고 하면 다 양보했습니다.

일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짐이 조금이라도 무거우면 멀리 못갑니다. 짐 무게가 100kg 감당할 수 있는 사람한테 101kg이 주어져도 멀리 못갑니다. 항상 자기 능력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본인뿐만 아니라 몸담은 조직도 발전할 수 있다고 보고, 제가 준비되지 않았는데 욕심낸 일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지금 비대위 체제이기 때문에 원내대표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고 임기가 5월 8일까지이어서 그사이에는 당을 화합시키고 결속해서 4월 선거에서 이기는 데 힘을 가장 집중하려고 합니다. 제가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을 하면 당의 화합에도 도움이 되지도 않을 뿐더러 공인으로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당직을 마치고 난 다음에 내가 당을 위해 효과적으로 쓰일 자리가 무엇인지 상의해보고 결정하려고 합니다. 여의도 룰에 보면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원내대표직을 가지고 있는 동안은 원내대표직을 충실히 하는 것 외에는 저의 다른 정치적 목표를 위해 저의 시간이나 할애하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 원내대표로 있으면서 꼭 이루고자 하는 최우선 과제가 있다면 무엇인지요?

저는 지금까지 우리 당 안에서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계파와 파벌이 당의 단합을 해치고 결국 당을 실패로 연결짓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세 명 이상 모이면 친소관계가 없을 수는 없지만 제가 보기에 최근 1년간은 역대 어느 때보다 계파 갈등이 없었습니다. 이것이 지속되었으면 좋겠고, 당이 승리해야 당 구성원들이 다 이기는 것인데, 지금까지 보면 당 구성원들이 당의 힘을 믿지 않고 다들 자신의 능력만 믿어왔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당은 잘못되어도 나만 잘되면 된다는 이런 풍토가 없어져야 합니다. 집권을 위한 여러 가지 조치가 있지만 선당후사 같은 단합이 가지는 힘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구성원들에게 늘 그런 이야기를 반복해서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것으로 본다면 4월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해야 하고 그 이후 2022년 대선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중요한 것은 단합, 헌신, 이런 그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환경을 구축하는 데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하고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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