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폭풍의 눈 야권 단일화 “정계개편 피할 수 없다”
[인터뷰] 폭풍의 눈 야권 단일화 “정계개편 피할 수 없다”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1.03.12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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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정치전문가 4인에게 듣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로 오세훈 후보가 나경원 후보의 대세론을 꺾고 승리하는 파란을 일으킨 가운데 여론의 눈은 이제 야권 단일화로 쏠리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야권 단일 후보로 오세훈이 될 것”이라며 공공연히 자신하는 가운데 많은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안 후보의 우세를 점치며 정계개편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3월 18일 시작되는 중앙선관위의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등록일까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야권은 과연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킬 수 있을까. <미래한국>은 정치전문가 4인에게 판세 분석과 함께 정계개편 가능성에 대해 들었다.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정계개편 지각변동”  

신율 명지대 교수

-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 어떻게 보셨나. 

일단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그것은 긍정적이다. 왜냐하면 의외의 결과가 나와야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그 의외의 결과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데는 좋다고 생각한다. 관심이 있어야 지지율이 올라가든 내려가든 한다. 정치에 있어 제일 안 좋은 것은 무관심이다. 어쨌든 관심을 끈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이다. 

-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야권 단일화 문제는 어떻게 전망하시나.

단일화는 100% 된다. 여권 지지자들은 단일화가 과연 될 것인가에 의문을 가질 수 있겠다. 왜냐하면 안 돼야 하니까. 그것은 그들의 희망이다. 결론적으로 야권 단일화는 100% 될 수밖에 없다. 만일 안철수가 단일화를 거부하면 정치생명은 그것으로 끝이기 때문이다. 단일화가 안 될 경우 그것이 누구 잘못이든 안철수의 정치생명은 끝나게 된다. 

안철수는 여태까지 수없이 많이 깨온 사람이다. 그런데 이번에 또 깬다? 그래서 혼자 나간다? 그래서는 되지 않는다. 될 수가 없다. 표가 갈릴 뿐만 아니고 보궐선거는 결국 조직 싸움이다. 투표율이 낮기 때문에 조직 싸움에서 절대 불리할 수밖에 없다. 3석 정당의 조직이 얼마나 세겠나. 그래서 구조적으로 단일화는 될 수밖에 없다는 거다.

경선룰은 100% 국민여론조사니까 안철수가 해볼 만하다. 안철수가 만일 단일화를 거부하고 오세훈과 따로 본선에 나간다면 본선에서 조직력이 달리기 때문에 그것은 게임이 안 된다는 뜻이다. 경선은 다르다. 경선은 100% 국민여론조사 아니면 선거인단을 하자고 하는데 내가 볼 때 여론조사로 갈 거다. 

- 안철수가 2번을 달 가능성은 없나. 

2번, 4번 다 가능하다. 2번을 달면 당 조직을 이용할 수 있다. 아무래도 선거자금도 풍족할 것이다. 그런데 4번을 달 경우는 장기적으로 더 이익이다. 정계개편이 있을 텐데, 정계개편의 핵으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경쟁력은 어떻게 보나.

경쟁력이 있다. 장관도 하고 국회의원도 오래 했는데 경쟁력이 없겠나. 

- 중앙일보 입소스 여론조사 결과(3월 8일 발표)를 보니 박영선 대 오세훈, 박영선 대 안철수 모두 야권이 이기는 것으로 나오더라. 긍정적인 신호 아닌가.

그것은 별 의미가 없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된다. 메뉴가 여러 개인 식당에 가면 제일 좋은 메뉴를 고르게 돼 있다. 그런데 단품만 파는 식당이면? 그것만 시킬 수밖에 없다. 그것과 똑같은 거다. 박영선 대 오세훈, 박영선 대 안철수 이렇게 붙여 놓으면 아무래도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고를 수 있지 않은가.

박영선 대 오세훈, 박영선 대 안철수 이렇게 질문하면 안철수를 좋아하는 사람은 오세훈을 찍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후보 단일화가 돼 한 사람만 있으면, 예를 들어 안철수로 단일화가 됐다 치자. 국민의힘 지지자가 전부 그리로 가지는 않겠지만 일부는 갈 것이다. 1플러스 1은 안 되지만 1플러스 1.3이나 1.4 정도는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그런 여론조사는 별 의미가 없다. 

당내 경선에서 나경원 후보를 꺾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결정된 오세훈후보.
당내 경선에서 나경원 후보를 꺾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결정된 오세훈후보.

안철수냐, 오세훈이냐 정계개편 모양 가를 변수

- 서울시장 선거 승패와 관련해 국민의힘의 내년 대선 전망은 어떤가.

국민의힘이 지면 당연히 정계 개편이 된다. 국민의힘보다는 제3세력이 힘을 받게 된다. 그렇지 않고 국민의힘이 이기면, 안철수가 2번을 달고 이기느냐 4번을 달고 이기느냐에 따라, 혹은 오세훈이 이기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오세훈이 이길 경우 국민의힘이 조금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럴 경우 윤석열은 자신의 입장에서 국민의힘에 들어가야 할지 조금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본다. 만일 안철수가 된다면 그때는 어떻게 됐든 간에 정계개편을 기다려 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각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어쨌든 이번 보궐선거는 대선의 풍향계 이런 의미가 아니라 정계개편의 가능성과 윤석열을 맞물려 생각해봐야 하는 아주 중요한 선거다. 개인적으로는 정계 개편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안철수 당선되면 국민의힘은 창조적 파괴”   

황태순 정치평론가

-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 어떻게 보셨나. 

당초 나경원 후보가 대세론을 탔었다. 모든 사람이 나경원 후보 우세를 점쳤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니었다. 오세훈 후보가 이겼다. 혹자는 100% 일반 국민 여론조사이다 보니 역선택이 있었던 게 아니냐고 한다. 하지만 실제 선거운동 과정에서 보면 다르다.

오세훈 후보가 경험과 경륜이 묻어난 반면 나 후보는 캐치 프레이즈는 독하고 섬세했으나 너무 네거티브하게 접근하는 바람에 10% 가산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오세훈 후보에게 지는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역선택의 경우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나경원보다 오세훈이 만만해서 찍었다는 뜻 아닌가? 하지만 과연 그럴까? 잘 모르겠다. 그것보다는 1대1 스탠딩 토론이나 4인 전체가 참여하는 비전 토론회 등에서 나 후보가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네거티브한 측면에서 사람들이 실망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야권 단일화 문제는 어떻게 전망하나.

오세훈 후보가 상당한 컨벤션 효과를 보고 있다. 원래 나경원 오세훈 둘 중 결정이 안 됐을 때는 두 사람 다 박영선 후보에 게임도 안 될 정도였다. 끝나고 나니 박영선을 앞서고 있다. 거기에 LH 공사 투기 사건까지 터지니 오세훈 후보가 급상승하고 있어서 솔직히 오·안 후보 단일화 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질지 잘 모르겠다.

당초 오세훈 후보가 되면 나 후보보다는 단일화 협상이 좀 더 쉽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런데 오 후보가 되고 난 뒤 컨벤션 효과와 LH사건 등이 겹치면서 오 후보와 안 후보 간 양측이 신경싸움 내지 샅바싸움이 팽팽하다. 후보 단일화 협상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개인적으로도 예측불허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역전의 명수, 역전의 드라마와 같은 면이 있다. 오 후보는 나 후보를 꺾었기 때문에 에너지가 더 커졌다. 따라서 오세훈 대 안철수 후보의 협상 결과는 예측불허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한자리에 모인 서울시장 후보 3인. 안철수국민의당 후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왼쪽부터) / 국회사진기자단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한자리에 모인 서울시장 후보 3인. 안철수국민의당 후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왼쪽부터) / 국회사진기자단

박영선은 강한 후보이지만 변수는 재점화된 정권심판론

-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경쟁력은 어떤가.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여성 장관 3명이 있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그리고 박영선 전 중기부 장관이다. 박 후보는 가만히 있어도 점수가 올라간 측면이 있다. 

- 서울시장 선거 승패와 국민의힘 내년 대선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 후보로 오세훈이 결정되고, 최종 승리한다면 야권 재편은 크게 일지 않겠지만, 만일 오세훈이 안철수에 패배하고 안철수가 박영선을 꺾어버리면 야권의 중심은 안철수가 될 것이다. 여기에 밖의 윤석열 변수도 포함된다.

그렇게 되면 서울시장 후보도 못 내고 남 뒤치다꺼리 한 국민의힘으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일고 결국 내년 대선을 앞두고 해쳐 모여식의 창조적 파괴가 필요하다는 움직임이 일 것이다. 자연스럽게 야권이 재편될 것이다. 어떤 형태로든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안철수가 서울시장이 되고 국민의힘은 뒤에서 졸졸 따라다니는 식의 신세가 된다면 지난 10개월 동안의 김종인 위원장의 신탁통치를 끝내자마자 새로운 정계 개편을 위한 창조적 파괴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봐야 될 것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 국민의힘 갖고는 아무 것도 안 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 아닌가. 정당과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권력을 잡는 것이고 대통령을 만드는 것이다. 국민의힘에서 현재 대권주자로서 지지율 5%를 넘는 인물이 없다. 재편이 불가피하다. 

 “국민의힘 기호 2번 집착은 전략적 미스”  
  

김형준 교수
김형준 명지대 교수

-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 어떻게 보셨나. 

1차, 2차 경선을 통해 이뤄진 것인데 이 결과가 주는 메시지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강경보수보다 중도 외연 확대를 위한 후보가 유리한 국면을 차지했다는 것이다. 당심과 민심이 안 맞는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다. 1차에서 당심에서는 나경원 후보가 이겼다. 많은 의원들이 나 후보를 돕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실제 민심은 달리 나왔다. 그것도 가산점을 부여했지만 득표가 5% 차이가 났다는 것(오세훈 41.64% 득표 나경원 36.31% 득표)은 실제로는 9% 차이가 났다고 봐야 하는 거다. 또 안철수 후보가 중도를 표방하기 때문에 단일화 경쟁에서는 보수 보다는 같은 중도가 유리할 수 있다는 이런 점들이 작용된 결과라고 봐야 한다. 

일부에서 말하는 역선택의 문제는 아니다. 9%의 차이를 보였는데, 구조적으로 역선택 하기란 굉장히 힘들다. 예를 들어 안철수와 오세훈의 단일화에서는 분명히 역선택 가능성이 있다. 박영선 후보와 경쟁했을 때 민주당 지지자들이 누가 더 유리할 것인가를 보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대선도 아닌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물론 엄밀히 따져 역선택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당락을 결정할 정도로 크게 영향을 끼치진 않았을 거라고 본다. 

-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야권 단일화 문제는 어떻게 전망하시나.

두 후보 사이의 경쟁이라는 것은 결국 유권자들이 박영선 후보와 상대에서 누가 더 이길 가능성이 크냐는 것을 가지고 평가할 것이다. 그런데 어제(3월 8일) 중앙일보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의 결과를 보면 누가 나와도 이기는 것으로 나온다.

오 후보에 유리한 국면이 전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내용면에서 더 들여다보면 경쟁력 면에서는 여전히 오 후보보다는 안 후보가 더 크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투표율이 50% 조금 넘는 선거라는 점이다. 재보궐 선거 투표율은 높지 않다. 

지금 비록 여당이 조금 밀리는 듯하지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여당이 재반격 할 수 있고, 그럴 경우 지금 나온 여론조사 결과보다 앞으로 전개될 여러 가지 변수 속에서, 누가 더 적합하느냐보다 누가 더 경쟁력이 있느냐를 갖고 따지는 게 맞다. 당연히 경쟁력으로 따져야 하는 게 맞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안 후보가 오 후보보다 조금 유리한 국면은 맞는다. 

안철수 국민의 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 당 후보.

- 보궐선거는 조직력의 싸움인데, 안철수 후보는 조직력이 없지 않느냐는 반론이 있다. 

그렇게 따지면 2011년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승리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 그것은 내가 볼 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안철수 후보가 서울시를 공동으로 운영하겠다는 얘기까지 내놨는데, 그렇다면 기호 2번이 되면 도와주고 기호 4번이 되면 안 도와준다는 것인가?

거꾸로 이야기하면 그만큼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한가한가?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누가 후보가 되느냐가 목적이 아니라, 정권교체를 위해 이기는 선거를 하려고 한다면 안철수가 됐든 오세훈이 됐든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후보가 2번 기호를 달면 하고 4번으로 하면 안한다는 것은 배부른 논리다. 그것은 잘못된 발상일 뿐 아니라 그렇게 해서는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없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오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될 경우 안 후보 지지자들의 60%도 안 되는 사람들, 즉 30~40%가 유동적이 된다는 뜻이다. 그런 점은 왜 생각 안 하는지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기호 효과는 거의 없다. 2번이든 4번이든 그게 큰 문제가 아니라 야권 단일 후보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지난 2011년 당시 박원순 후보는 무소속으로 당선됐고, 선거 끝나고 난 뒤 민주당에 들어갔다. 이야기를 돌려 현 시점에서 안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나오는 게 유리한 것인지 제3지대 후보로 나오는 게 유리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는 것이지, 무조건 국민의힘으로 들어오라는 것은 선거 전략을 모르는 무지한 발상이라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안 후보의 경쟁력이 앞선다고 보지만 오 후보가 예상을 깨고 안 후보를 누른다면 이야기는 또 달라진다. 그렇게 된다는 것은 오 후보가 안 후보와 똑같은 효과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모두 나경원 후보가 이긴다고 했는데 오세훈 후보가 이기지 않았나.

오 후보가 만일 안 후보를 이긴다면 컨벤션 효과가 엄청나게 증폭되기 때문에 오 후보가 이길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진다. 기호에 집착하는 것은 야권을 더 어렵게 만들 뿐 아니라 국민을 피로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것은 여권을 오히려 도와주는 것이다. 한마디로 미숙한 전략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종속변수로 보수 야권 개편 가능성 높아

-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경쟁력을 평가해 달라. 

경쟁력 높다. 마케팅 이론으로 보면 후발자 우위 효과(late-mover advantage)다. 전반에 나온 사람들이 피로감을 주지 않나. 전반에 나온 안철수 나경원 오세훈의 경쟁, 벌써 두 달째 아닌가. 이제 신상품이 나온 거다. 신상품이 나와 보니 장관도 했고, 원내대표도 했고 인지도도 높고 하니 자연스럽게 여권 후보에 대한 평가도 높게 나온다. 그래서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 LH 공사 사건 터지기 전까지는 박 후보가 타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높게 나오지 않았나. 당연히 경쟁력이 있다고 봐야 한다. 

- 서울시장 보궐선거 어떻게 전망하나. 

정권심판론이 점화됐기 때문에 오히려 여당에 불리하고 야당에 유리하다. 그동안 박영선 후보가 뽑히고 정권심판론이 조금 수그러들었다가 LH 투기나 윤석열 총장, 코로나 백신 접종 정국에서 민심이 조금 불안해한다. 이런 세 가지 요소가 합쳐지면서 정권심판론이 탄력 받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그래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영선 후보가 밀리는 거다. 정권심판론이 재점화 됐다고 봐야 한다. 

“대통령 마케팅 가능한 박영선은 강한 후보”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선출 어떻게 보셨나. 

경선 방식에 대한 왈가왈부는 힘들다. 당에서 합의에 의해 정하기 때문에 좋다 나쁘다 평가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왜 그런 결과가 나왔을까. 100% 시민여론조사 방식에 밑줄을 그어야 할 것 같다.

정당 구분이 없는 100% 시민여론조사는 경쟁력도 중요하지만 누가 더 호감도가 높았느냐는 일종의 호감도 평가였다. 이럴 경우는 인지도는 높고 비호감도가 낮은 후보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인상비하’ 즉, 인지도는 높으면서 비호감은 낮다는 면에서 오세훈이 선택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중도층이다. 100% 시민여론조사면 지지 정당이 없다. 면접원 조사이기 때문에 정당 지지를 밝히지 않은 사람도 있다.

그러면 중도층인데, 중도층이 중요한 기준이 됐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본선 경쟁력도 있으면서 중도층으로 좀 더 외연 확장이 돼 있는 오 후보가 선택받았을 것이다. 세 번째는 역선택이다. 

더불어민주당(지지층)이 누구를 선택했을까. 국민의힘(지지층)은 나경원 오세훈 조은희 오신환으로 나뉘었겠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서 상대적으로 더 호감도가 높은 사람은 나경원보다 오세훈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것은 국민의힘이 통계를 공개해야 정확히 알 수 있지만 역선택도 포함돼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역선택에 대한 보완장치가 있었느냐, 별로 없었다는 거다. 나경원은 패스트트랙 정국 충돌 때 앞장서고, 자녀 의혹 등 민주당 지지층에게 더 비호감을 사는 인물이다. 

역선택이라는 것은 민주당 지지자가 지지 정당 후보에 유리한 상대 당 특정 후보가 당선되도록 하기 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후보를 선택하는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선택이 전체 결과에 영향을 주는 것을 말한다.

응답자들은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면서 여론조사 설문에 응답하지 못한다. 정치전문가들이 방송에 나가 응답자들이 일일이 그런 계산(유불리를 따지는)을 하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렇게 못한다. 

-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야권 단일화 문제는 어떻게 전망하시나.

단일화는 될 수밖에 없다. 하면 좋고 안 되도 할 수 없다는 차원이 아니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이유는 오세훈과 안철수가 동시에 다 나오면 박영선이 되기 때문이다. 다자구도 야권필패론이다. 보수표가 양분된다. 3자 대결 구도가 된다면 2018년이나 다를 게 없다.

1위는 민주당, 2위는 국민의힘, 3위는 국민의당이 된다. 보수 야권이 단일화를 시도하는 목적은 승리 아닌가. 단일화를 안 하면 지는데 당연히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경쟁력을 평가하면.

세 가지 정도 따져봐야 할 것 같다. 첫 번째는 대통령 지지율이 40%로 대통령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박영선을 찍는다는 것은 문재인을 찍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번 선거는 젠더 이슈가 있다.

이번 보궐선거가 성추행 사건으로 인한 것이고 그 비판이 더불어민주당으로 갈 수도 있지만 오히려 마초정치에 대한 반발로 여성표가 여성 후보에게 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그런 점에서 젠더 반사이익을 봐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시정에 대한 기대감이다. 안철수나 오세훈에 비해 차별화된 점은 오랫동안 서울시장 선거를 준비해왔다는 거다. 

안 후보는 정치적 미숙함, 불확실성이나 불안감으로 연결되는 것이고 오 후보는 사퇴 원죄론이 있다.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으로 상당한 비판을 받고 있어 민주당으로서는 부담이 따르지만 반대로 오 후보도 2011년에 무상급식을 빌미로 한 중도 사퇴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여전히 완전히 해소된 게 아니다.

정리하면 첫째 대통령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것, 둘째 젠더 이슈에 대한 반사이익이 있다는 점, 세 번째는 상대적 기대감, 박영선은 그래도 준비된 서울시장 후보라는 기대감이 보수 야권 후보들보다 있다고 분석할 여지가 있다. 

- 서울시장 선거 승패와 국민의힘의 내년 대선 전망은 어떤가. 

정계 개편은 있을 수밖에 없다. 적어도 차기 대권에서 정권교체가 가능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있어야 한다. 야당이 대통령 지지율보다 높아야 한다는 것인데 현재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 그렇게 되면 정권교체가 어려워진다.

보궐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정계 개편은 필연적이다. 파이를 더 크게 하기 위해 그렇다. 지금 야권 경쟁력이 수치상 지지율 뿐 아니라 인물 평가에서도 여권보다 우위에 있다면 정계 개편이 늦춰지거나 국민의힘 중심으로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더 큰 경쟁력 있는 축을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윤석열 변수 관련해서도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들어가는 선택지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국민의힘 경쟁력에 있어 비호감과 샤이 보수가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여권보다 오롯이 경쟁력에서 앞설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 쉽지 않다. 

보수 야권으로서는 정계 개편은 이기기 위한 개편이다. 첫 번째로는 정계 개편하기 위해 조직이 있어야 할 테고, 적어도 이 조직은 국민의힘보다 더 넓고 포괄적인 플랫폼이라야 된다. 두 번째로는 사람이다. 국민의힘에는 유력 대선 후보가 없지 않나.

물론 문재인 대통령도 재수 끝에 됐고 DJ도 삼수, YS도 재수 끝에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대 대선을 보면 기본적으로 대선 재수나 삼수는 동력이 떨어진다. 인적인 차원에서 플랫폼을 넓혀야 한다. 윤 총장 지지율이 가장 앞서는데 국민의힘에 흡수되는, 또는 의존하는 형태로 연대되지 않으면 더 넓은 구심점을 찾아야 한다. 

정책적 차원에서도 국민의힘이 계속 뒤따라갈 수밖에 없는 게,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과 절연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계속 연결고리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적어도 국민의힘을 흡수하거나 이 당을 포괄할 수밖에 없는 조직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럴 때 국민의힘은 독립적이기 보다 종속적인 가능성이 더 많다고 봐야 한다. 외부에서 이끄는 방향성을 따라 갈 수밖에 없는 종속변수로서 보수 야권 개편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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