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역대 총선 여론조사 얼마나 맞았나
[포커스] 역대 총선 여론조사 얼마나 맞았나
  • 한정석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21.04.2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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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와는 달리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은 여론조사의 무덤이라는 말이 있다. 


지역마다 후보자에 대한 유권자의 성향이 다르기에 표본설계에 난관이 많기 때문이다.그 결과 총선 여론조사는 15대(1996년) 이후 19대(2012년)까지 승리한 쪽의 의석을 과대 예측하는 등 5전 5패를 기록했다. 20대 총선(2016년)의 경우에는 출구조사는 맞혔지만 개표 결과가 사전(事前) 여론조사와 완전히 달라 여론조사 무용론(無用論)이 쏟아졌다.

역대 총선 여론조사는 개표 결과와 어긋난 경우가 많다. 20대 총선 투표 직전인 2016년 4월 4~6일 한국갤럽이 실시한 조사에서는 여당인 새누리당(39%)이 민주당(21%)과 국민의당(14%)을 압도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122석을 얻는 데 그쳐 123석을 얻은 민주당에 1당을 빼앗겼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야당 압승’이 예상됐으나 여당이 단독 과반을 획득했다. 투표일 한 달 전 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 등 야권 지지율이 49%였던 반면,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37%에 그쳤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새누리당은 152석이었고 민주통합당은 127석에 불과했다. 
18대 총선에서도 투표일 열흘 전이었던 2008년 3월 30일 한국갤럽조사에서 여당이던 한나라당 지지율이 42%로 나왔다. 통합민주당은 그 3분의 1 수준인 15%였다. 한나라당이 개헌도 가능한 ‘200석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153석에 그쳤다. 통합민주당이 81석, 자유선진당과 친박연대가 각각 18석, 14석을 가져갔다. 


그러나 ‘안심번호’가 적용된 21대 총선과 이번 4월 보궐선거의 여론조사는 정확했다. 21대 이전 총선에서 예상이 빗나갔던 가장 큰 이유는 ‘표본 추출’ 문제였다. 지역구의 휴대폰 가상번호 사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유선전화 번호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고, 대표성 있는 표본 추출이 어려웠다. 이러한 유선전화 중심의 여론조사는 휴대폰 사용률이 높은 30-40대 표심을 잡아내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었다. 결국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는 정확하지 못했고 총선은 ‘여론조사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비켜가지 못했다. 반면에 안심번호와 무선 80% 이상으로 설계된 이번 4월 보궐선거 여론조사는 실제 결과와 잘 맞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치적 여론조사에 응하는 이들은 대개 적극적인 정치적 의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들은 결코 샤이하지 않다는 것은 미국의 여러 여론조사 연구기관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실증 연구들이다. 여론조사 응답자들이 무당파나 중도로 남는 이유는 지지 정당이 없어서가 아니라 비판적, 교차적 투표 의사가 있어서라는 점이 확인되면서 ‘샤이 보수’나 ‘샤이 진보’론은 더 이상 지지를 받기 어려운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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