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국민의힘, 야권통합의 플랫폼 돼야”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국민의힘, 야권통합의 플랫폼 돼야”
  • 인터뷰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1.07.2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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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대선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입당 문제는 내년 대선판에 큰 영향을 미칠 결정적인 변수로 꼽힌다. 최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이 윤 전 총장과 만났을 당시 그가 당장 입당보다 막판 야권 단일화를 염두에 둔 것 같다는 소감을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8월 경선버스 탑승론’을 강조하며 윤 전 총장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윤 전 총장은 어떤 선택을 할까? 이와 관련 <미래한국>은 정치평론으로 유명한 신율 명지대 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 야권 후보 단일화 성사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시간이 걸리는 것인가요, 아니면 성사에 근본적인 어떤 걸림돌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야권 단일화가 안 될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모르겠습니다. 당연히 됩니다.

예전 오세훈-안철수 단일화에 대해서도 안 될 것이라고 이야기들을 했는데요, 저는 그런 이야기들은 여권에서 나오는 이야기라고 봅니다. 걸림돌이라는 표현도 부적절하다고 봐요.

야권 단일화는 필요해서 하는 것이지 의기투합해서 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필요성을 능가하는 걸림돌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죠.

- 7월 초 안철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만났습니다. 이 회동을 어떻게 보십니까?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보다도 필요에 의해 만난 것이죠. 윤 전 총장 측에서는 안철수 대표를 통해 중도적 이미지를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겠고 안 대표는 야권의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와 만났다는 사실을 통해 야권에서의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높일 수 있고요.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나쁠 것이 없어요. 

-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국민의힘 자강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빅텐트론보다 나은 대안인가요?
빅텐트라는 것은 원래 과거 손학규 전 대표가 민주당의 당 대표를 맡고 있을 당시에 나온 말인데 본래 어원은 브라질에서 왔어요.(※ 브라질 민주운동 참고.) 중요한 것은 지금 빅텐트를 이야기할 때도 아니고, 빅텐트를 이야기할 이유도 없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윤석열 전 총장, 최재형 전 원장 모두 국민의힘으로 입당할 거니까요. 그런 상태에서는 빅텐트가 나올 이유가 없죠. 
김종인 위원장의 자강론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뜻은 명분으로 중요하다는 것이지 실질적으로 자강이 가능하느냐와 별개예요. 저는 자강에 대해서는 좀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습니다. 인지도가 낮은 사람이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하지만 홍준표 의원이나 유승민 전 의원의 경우 이들은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사람들이에요. 이미 인지도가 높은 상태의 이들이 앞으로 지지율이 올라가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고 판단합니다.

그러니까 최재형의 지지율이 안 나오는 것과 홍준표의 지지율이 안 나오는 것은 동급에서 비교하기는 힘들다는 거예요. 

물론 홍준표 지지율이 확 뜰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것은 본인이 만든 기회가 아니고 외부적인 우연한 기회가 있을 때 가능한 얘기예요. 김종인 위원장의 자강론이 좀 설득력이 떨어지는 게 오세훈 시장 때는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자강론이 맞아 떨어진 경우거든요.

사람들은 특정 사건이 없을 때는 막연하게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을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당시 안철수 지지율이 높게 나왔던 거예요. 하지만 LH 사태라는 구체적으로 공정에 관한 문제, 자기 주거권에 관한 문제가 터지니까, ‘야, 이건 말도 안 된다. 철저히 조사하고 해결해야 한다’라고 했을 때는 그 해결의 구체적 존재를 찾게 되는 것이죠.

그 구체적인 존재가 국민의힘이지 안철수는 아니라는 거예요. 왜? 국민도 다 알고 있거든요. 의석이 3개인 정당이 무슨 대안이 될 수 있느냐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오세훈으로 여론이 확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사건이 발생할 경우 자강론이 다시 들어맞을 수는 있겠지만, 최소한 김종인 전 위원장이 자강론을 이야기할 당시에는 그런 사건이 벌어질 것을 예측했을까, 저는 그것은 아니라고 보거든요. 마침 사건이 그때 터져 시기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도 명분으로는 자강론이 맞아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과연 그것이 가능한가, 즉 인지도는 높은데 지지율이 안 나오는 사람이 지지율이 갑자기 올라갈 수 있을까? 굉장히 힘들다고 봐요. 

정치 현상을 막연히 바라보게 되면 지난번 오세훈도 됐으니 다음에 또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세훈의 경우는 LH 사태라는 특정 사건과 연관해서 파악해야 합니다. 만일 그 사건이 터지지 않았는데 이길 수 있었을까, 글쎄요.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힘들다고 봅니다.

- 윤석열 후보가 입당한다면 어떤 조건과 어느 시점이 될 것으로 보십니까?
조건은 딱 하나죠. 대선 경선룰이 맞을 때겠죠.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국민선거인단을 뽑겠다는 것인데, 사실 그것보다는 여론조사를 하는 게 낫습니다.

어쨌든 국민선거인단을 뽑든 여론조사를 하든 그 퍼센테이지가 상당히 높아야지, 안 그러면 외부 사람이 당에 들어와 이길 방법이 없어요. 

대선은 당내 선거가 아닙니다. 큰 선거이기 때문에 당연히 ‘국민’자 들어가는 룰의 퍼센테이지를 높여야 합니다. 그런 것들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 될 수 있겠죠.

하지만 그런 부분은 본인이 딜(거래)을 해서 된다기보다는 지금과 같이 본인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을 때 국민의힘에서 현실적으로 경선룰 면에서 배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입당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요.

조선일보 주최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 티타임 중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인사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조선일보 주최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개회식 티타임 중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인사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X파일로 먼저 치고 간 것, 나쁜 전략 아냐

- 민주당 경선에서 결선투표를 하게 되면 이변도 가능할까요?
그것은 모릅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민주당에서 결선투표를 한 적이 거의 없어요. 그 이유는 과거 대선의 경우 주인이 대선 후보가 됐기 때문이거든요.

문재인이라는 주인이 대선 후보로 나가서예요. 하지만 이번에도 결선투표가 없을 거라고 얘기하는 것은 좀 힘들다고 봅니다. 결선투표를 했을 경우 2위에 표가 몰리겠죠? 친문과 반문의 구도니까요. 그 2등이 누가될지는 모르겠어요. 

-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군요?
그 이변이란 게 친문이 이길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라면,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문제에서 누가 이길 것이라고 예측하는 것은 위험해요. 다만 결선투표로 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결선투표가 이뤄지면 친문과 반문의 구도가 확실히 되기 때문에 친문에서 전략적으로 표를 몰아줄 가능성이 높다는 정도까지는 이야기할 수 있어요.

- 윤석열 후보에 대한 검증, 비판의 효력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십니까?
역대 선거에서 후보에 대한 X파일이 등장하지 않은 때가 없었습니다. 그럼 X파일이 등장했던 후보들이 당선 안 됐느냐? 다 당선됐어요.

윤석열 X파일도 일종의 음해성 문건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텐데요, 줄리 의혹이 어떻고 하는데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누가 그 문건을 그런 식으로 썼는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잘못 건드렸다는 거예요.

줄리 의혹의 당사자인 김건희 씨가 이진동 기자가 하는 언론에다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까? 홍준표 의원은 바보 같은 짓을 했다면서 비난했고요. 그런데 그것은 반쪽밖에 모르는 거예요. 

조지 레이코프 라는 미국의 언론학자가 있습니다. 이 사람이 쓴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책이 있어요. 이 책에 따르면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하면 더 생각하게 된다는 거예요. 이것을 역으로 따져봐야 해요. 윤석열의 전략은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는 것을 역으로 치고 나오는 것이거든요.

코끼리를 생각하지 말라고 얘기하면, 사람들은 그 사람만 보면 코끼리만 생각이 나게 돼요. 다른 것은 생각이 안 나죠. 윤석열 측에서 줄리 이야기를 끄집어냈다? 그럴 경우 사람들은 줄리만 생각할 겁니다.

다른 문제, 의혹들은 다 덮일 수 있다는 거예요. 캠프의 입장에서는, 첫째 가장 얼토당도 않은 이야기, 그래서 부인하기 아주 쉬운 주제를 먼저 끄집어냅니다. 둘째, 그 주제가 피해자 이미지를 줄 수 있는 것이라면 더 좋아요.

그런 주제를 스스로 먼저 꺼내는 거예요.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이기 때문에 부인하기 쉽고, 증거 제시도 얼마든지 가능한 사안이에요. 나쁜 전략이 아니라는 거죠.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하나 끄집어냄으로써 ‘X파일 진짜 아냐?’라고 마음 한구석 의구심을 갖던 윤석열 지지자들에게 확실히 부인함으로써 ‘아, 아니구나’ 하는 확신을 줄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다른 의혹이 있는 부분에서도 지지자들이 확신을 갖게 되고요. 또 하나, 그것이 명백한 거짓임이 밝혀졌을 경우, 다른 의혹들도 다 거짓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하게 된다는 효과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런 의혹들은 가만히 내버려 두면 진화합니다. 

놔두면 더 큰 거짓말이 되니 미리 이야기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그런 차원에서 보면 나름대로    (윤석열 측에서) 전략을 잘 세웠다고 봐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국민은 그러한 의혹들을 쉽게 믿지 않는다는 겁니다. 김대중, 이명박, 박근혜 때를 봐도 그래요.

이론적으로 부정성 효과 이론(Negativity Effect Theory) 이라는 게 있습니다. 사람들은 긍정적인 메시지보다 부정적인 메시지를 훨씬 더 잘 기억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네거티브 캠페인이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것이죠. 윤석열 X파일도 일종의 음해성 문건인데, 중요한 것은 네거티브 캠페인은 실제로 판을 바꿀 수는 없다는 겁니다.

승부가 막상막하 1% 차이일 때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정권교체를 원하는 판이라고 한다면 네거티브 캠페인이 그 판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죠. 제가 볼 때 X파일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봐요. 

- 윤석열 전 총장의 가장 큰 약점이나 문제는 뭐라고 보시나요?
당에 안 들어간다는 거예요. 당 밖에 있어서는 관리가 안 됩니다. 제가 쭉 지켜보니 윤 전 총장 측에서 법적 대응은 잘하더군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치적 대응이에요.

그게 잘 안 됩니다. 그래서 당에 들어가야 해요. 당에 들어가지 않는 것, 그게 윤 전 총장의 최대 약점이에요. 만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먼저 입당하면 윤석열 전 총장 입장에서는 스텝이 많이 꼬이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어요.

최 전 원장은 인지도가 낮아 그것만 오르면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거든요. 최 전 원장이 먼저 당에 들어가 지지율이 쭉쭉 올라가게 되면 윤 전 총장 본인은 ‘아차’ 할 텐데, 그때쯤이면 이미 시기를 놓쳤다는 말이 나올 수 있습니다.

지금은 이게 가장 큰 문제예요. 이준석 대표가 이야기한 것처럼 1초가 늦을수록 1초씩 손해 본다는 게 딱 맞는 이야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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