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야권 대선후보, 윤석열-최재형 양강구도 될 것”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야권 대선후보, 윤석열-최재형 양강구도 될 것” 
  • 인터뷰  김범수  미래한국 발행인
  • 승인 2021.07.2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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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범수  미래한국 발행인
사진·정리  고성혁  미래한국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체제가 한달여간의 ‘허니문’을 끝내고 리더십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최근 여가부와 통일부의 폐지론을 주장하고 중국의 민주화 문제에 대해 입을 열자 2030이 주도하는 변화와 미래의 희망을 보여줬다는 평가와 함께 불안한 리더십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 대표가 7월 12일 저녁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타결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합의는 아직 시한폭탄으로 남아 있다. 

<미래한국>은 지난 7월 13일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만나 이준석 대표의 리더십과 현재의 당내 구도, 그리고 정치권 최대 현안인 대선 후보 단일화 문제 등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김 최고위원은 3선 TK 출신으로 지난해 총선에서는 당내 수도권 출마 요구로 서울 중랑을에 출마했다가 낙천했다. 최근 민주당 당내 경선에 선거인단으로 참여했다고 밝혀 ‘역선택’ 논란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야권의 대권 경선과 관련 ‘윤석열-최재형 양강구도’를 예상했고, 이준석 대표의 리더십에 대해서는 “예상보다 상당히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2030의 요구에 따르다 보수의 본진을 옮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권교체 열망이 인적 쇄신으로 이어져”

-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되셨습니다. 소감이 어떠셨습니까? 
당의 변화를 갈구하는 당원들이 많았다는 것을 확인한 기회였습니다. 정권교체 의욕이 워낙 강하고 정권교체 수단으로 당 지도부의 모습 자체가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내면이 바뀌는 것을 당장 확인하는 것은 어려우니 겉모습부터 바꿔 달라는 기대가 인적 쇄신으로 이어졌습니다. 

TK조차 그랬다고 봐야죠. 우리 당에서 TK는 선거 때 표만 찍어주고 나면 이후에는 말도 안통한다는 식의 열등한 집단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20여 년 가까이 정치활동을 하며 느끼는 것은 이 지역은 우리 당에 대한 애정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전략적으로 정권교체나 정권 획득을 위해 노력하고 유권자의 수준이 어느 지역보다 높습니다. 당은 이를 활용해 집권과 선거에 도움을 받았는데 늘 우리를 찍어주니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식으로 유권자를 대해왔습니다. 

- TK 지역 국회의원들은 탄탄한 지역구를 갖고 있음에도 전국적인 이슈에 나서지도 않고 존재감이 없었다는 비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중앙당이 인재를 키우려고 하지 않고 역할을 할 만하면 못하게 하고, 말 잘 듣는 사람을 보내 1회용으로 써먹는 공천을 반복한 결과죠. 선거 때 공천에서 아무나 보내도 당선된다면서 이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이른바 공천학살이라는 곳도 TK였고 대구 경북은 가장 늦게 공천합니다. 이리저리 미루다가 출마도 못 하게 한 결과 대구 경북은 정치적인 역량이 소진되어 버렸죠. 지금 경북지역 10명이 넘는 의원 중에 최다선 의원은 재선에 불과합니다.

지역 주민들은 한편으로 우리 당에 대해 늘 애정을 품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언젠가 손 한번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이준석 대표 체제에 대해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최고위원회 내에서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역할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이준석 대표가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리더십도 있고 판단력도 훌륭하고 정치적 감각도 뛰어나고 잘 해 왔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당이 그동안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당내 민주주의라는 큰 과제가 있었습니다.

과거에는 전두환 노태우 시절이 아니라도 김영삼 시절만 하더라도 개인의 카리스마에 복종하는 정당이었죠. 그러다가 이회창 대표를 거치면서 제왕적 총재, 제왕적 대표 시절이 있었죠. 한 사람의 판단에 의존해왔는데 그것이 항상 옳을 수는 없겠죠.

결국 당이 망가져 왔죠. 제왕적 총재를 거치면서 당대표 권한을 합리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어요. 그중의 하나가 집단지도체제와 투톱체제이죠. 결국은 당대표의 권한을 최대한 분산하고 많은 사람이 합의해서 권한을 행사하게 만드는 과정이었고 그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과정이었죠. 

최고위원들이 당대표의 권한 행사 때 리스크를 줄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과정에 있어요. 또 어떻게 보면 그것은 젊은 당대표에게 딴지만 거는 모습으로 비치고 ‘당대표가 인기가 좋으니 배아프냐’는 소리도 듣습니다만, 그러나 당이 잘 되고 정권교체를 위해 당이 전략사령부가 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지난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준석 대표는 앞으로도 훌륭하게 판단하고 당을 잘 운영할 것 같은데 인간이니까 실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옆에서 잘못된 결정을 줄여주는 역할을 해야죠. 

여가부·통일부 폐지 주장에 이견

- 최근 여가부와 통일부 폐지와 관련한 이준석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저는 여가부나 통일부 폐지에 대한 이준석 대표의 근본적인 문제의식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그러나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부처 자체를 없애는 데는 반대입니다.

기본적으로 이명박 대통령 집권 초기 정부조직개편안을 만들었을 때 여성부와 통일부 폐지 주장이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진행이 되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반대에 부딪혀 못했는데 현실적인 제한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통일부와 여성부는 기능에 의해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해관계자들도 존재하는 부처입니다. 노동청이었다가 노동부가 된 것도 이해관계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일종의 사회적 소수층을 배려하는 의미에서 부처를 운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통일부 같은 경우도 3공화국 때 국토통일원을 만들었는데 남북교류하려고 만든 것이 아니고 통일에 대한 연구기관으로 만든 겁니다. 여성부도 유엔의 권고를 핑계로 양성평등,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만들었죠. 달리 말하면 수요자가 있는데 이것을 없앤다고 할 때는 그 사람들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반발을 하게 되어 있어요. 

- 이해관계자들이 아닌 대다수 국민들은 페지 주장에 찬성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없앤다면 환호하고 박수 보낼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그런 사람들은 소수입니다. 다수라고 알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그냥 통쾌할 따름이지 그것으로 의사를 바꿀 수 없습니다. 정치적으로 훨씬 불리한 거지요.

여성부를 없앤다면 아무 이해관계도 없는 여성들이 생각하기에는 ‘이 사람들이 뭔가 여자들을 무시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할 수 있는 겁니다. 

우리 당은 국민의 당을 지향해야지 계급당을 지향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어떤 이념이나 계층을 대변하는 정당을 계급정당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가서는 안 됩니다. 일부 계층이 환호한다고 해서, 또는 저쪽을 부정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당장은 좋아 보이겠지만 결국은 우리 당의 외연 확장이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중국을 비난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우리 당은 중국공산당과 오랜 기간 동안 수교 무렵부터 자매결연을 했어요. 중국은 공산당이 정부입니다. 중국을 비난하게 되면 그동안 우리가 쌓아온 외교적 성과를 송두리째 날려버릴 우려가 있는 겁니다. 

- 최근 이준석 대표가 해외 언론 인터뷰나 중국 대사를 만나 언급한 발언은 중국에 대한 비난이나 반중적 표현이라기보다 인권 등 전 세계 보편적 가치 측면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외교 문제를 국내 정치용으로 활용한 사람이 문재인 대통령이에요.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시원할지 몰라도 그 결과는 참혹했거든요. 지금 한일관계도 그렇잖아요.

특히 정당 중에서 우리 당은 역사가 오래된 보수정당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정치를 이끌어야 주류 정당입니다. 우리 보수정당이 중국공산당과 오랜 기간 교류하면서 맺어놓은 외교적 성과가 굉장히 큽니다. 말 한마디 해서 시원할지는 모르겠는데 중국공산당이 눈하나 깜빡하겠습니까? 우리가 외교 문제에서 도움을 받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수많은 나라에서 중국을 비난하지 않고 있는 것은 중국이 잘해서가 아니라 중국 국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외교적으로 별로 실익이 없다는 겁니다. 통상적으로 중국은 정당외교를 더 중시합니다.

그래서 당대표가 이야기하면 중국 내부에서는 엄청난 파장이 있을 겁니다. 우리가 그런 측면에서 외교 문제를 약간의 정당의 국내정치에 도움을 얻겠다고 활용하는 것은 오히려 큰 문제를 야기한다고 봅니다. 미국 같은 경우도 외교 문제는 정당에서 다른 목소리를 잘 내지 않습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에서 김재원 최고위원이 이준석 당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에서 김재원 최고위원이 이준석 당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계층당이 아닌 국민의 당을 지향해야”

- 홍콩이나 미얀마의 민주화 문제에 대한 언급은 국내정치용이라기보다 이제 우리가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세계 무대에서 주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 그것이 2030의 당당한 시각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이지 않느냐는 겁니다. 이준석 대표가 그러한 변화와 미래 세대를 대변하고 있는 것이고.       
중국이나 미얀마의 인권을 이야기할 정도라면 그것을 우리 당의 대표가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인권위 같은 특별기구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맞습니다. 당대표가 이야기하면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중국에서 우리 당을 ‘국민역량당’이라고 합니다. 국민의힘을 중국어로 말하면 그런 것인데 지금 이야기하는 여가부 문제, 중국 문제는 남초카페에서 나온 이야기들이거든요.

저는 뭐든지 떠들어도 되는 최고위원이지만 당대표가 이야기하는 것은 다르죠. 

예를 들면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에 우호적으로 이야기하다가 정작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행동에 변화가 없었잖아요. 그래서 중국 가서 박대를 당한 것이잖아요.

문재인 대통령이 북경에 갔는데 사람들이 다 없어졌어요. 중국과의 관계에서 아무것도 해결 못했습니다. 국가간에는 도덕이 끼어들 여지가 없어요. 힘과 힘으로 해결하는 것이니까요.

거기에 국내정치적 이익 때문에 한마디 하고 나면 당장은 시원해도 돌아오는 대가는 항상 참혹합니다. 당대표가 우리 당의 명운을 걸고 있는데 그런 식으로 2030세대가 기분 좋으라고 이야기할 주제는 아닙니다. 후유증이 있다는 겁니다. 그것까지 감수한다면 좋습니다.

그런데 감수할 능력이 되는지는 따로 있겠죠. 

- 2030세대 대 기성세대, 정치권에서 보면 0선 혹은 초선 대 중진세력과의 일종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지고 있는 형국인데 이준석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정면 돌파를 통해 당권을 거머쥐었지요. 현재 이러한 구도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2030세대의 요구를 당대표가 끌고 가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되느냐 하는 부분에서 저는 위험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젊은 사람들의 정치적 욕구는 어차피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 당은 남들이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법통을 따져보면 1960년대  민주공화당이 뿌리입니다. 당의 역사가 매우 깊죠. 우리 당 만큼 역사가 오래된 당이 없어요.

당이 유지되려면 다소 욕먹고, 다소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일관된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저는 국민 정당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어느 특정계층이 아니라는 말이죠. 시류에 너무 편승하면 안 된다고 봅니다. 

중국 문제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특정계층을 따라간다면 나머지 문제가 해결되느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 부분은 당대표가 나서서 해결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고 봐요. 청년정책을 많이 하고 소통하면서 반영하는 것은 좋은데 그 사람들 생각으로 당이 가버리는 것은 곤란하다는 겁니다.

그뿐만 아니라 전통 지지층이라는 분들이 본진에 있습니다. 제가 있는 영토가 친박이어서 제가 친박이 됐듯이, 우리 당이 속하고 있는 지형이 그래요. 

“보수의 본진을 옮기면 안 돼”

해방 이후 선거를 잘 살펴보면 물론 좌우 대결로 끊임없이 싸워왔지만 실제 1합, 진검승부를 겨뤄 본 것은 딱 한 번뿐입니다. 박근혜 문재인 대결입니다. 그 외에는 일 대 다 구조이거나 아니면 한쪽이 분열되거나 아니면 싸워보나마나한 경우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길 때 우파가 완전 똘똘 뭉쳤어도 겨우 3% 이긴 겁니다. 그때 대구 경북에서는 8080운동이 일었어요. 투표율 80프로, 득표율 80프로로 2012년 대선 당시 사실상 우파는 이탈표가 없었다고 봐요.

당시 박근혜 후보가 표를 얻기 위해 그리고 중도층을 잡는다는 등 아버지 일을 사과하기도 하고 경제민주화도 언급하고, 국정원 댓글 지원도 있었고 했는데도 겨우 3% 이겼습니다. 

제 이야기가 뭐냐 하면 곁가지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지만 본진은 있어야 하고 골대를 옮겨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골은 여기서 들어오고 있는데 골대를 옮겨서 되겠느냐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꼴통이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겠죠.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2030을 핑계대고 그것을 장사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 어제(7월 12일) 저녁이었죠, 이준석 대표와 송영길 대표 간에 합의했던 재난지원금 문제를 어떻게 보셨습니까? 
우리 당은 국회에서 의결될 사항, 국회의원들의 신상에 대한 사항은 원내대표 소관이고 투톱체제입니다. 당대표는 최고위에서 의결된 사항이나 최고위에 보고된 사항이나, 최고위에서 결정할 사항에 대해 담당하는 것이지, 원내대표 소관 사항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않는 것이 그동안 오랜 세월 동안 성립된 정당민주주의 성과물입니다.

누구도 파괴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어제 합의된 내용을 언론에서 보면서 원내대표가 이렇게 합의해 달라고 주문했다면, 그렇게 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대표의 권한이 아닙니다.

설사 원내대표가 주문했다 하더라도 합의사항은 의원총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할 사항입니다. 이준석 대표가 우리 당의 의사결정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 최대 관심 정치 현안인 대선에 대한 얘기로 넘어가보겠습니다. 김 최고님이 엊그제 민주당 당내 후보 경선에서 선거인단으로 등록해 투표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 크게 이슈가 됐습니다. 논란을 의도하셨나요?  
민주당이 역선택에 대해  비판하던데 자기들이 충분히 생각하고 감내하겠다고 해서 만든 것이잖아요. 민주당 당원이 권리당원만 해도 80만이 넘는다고 하는데 80만 명이 투표하면 충분히 합리적인 결정이 가능하다고 봐요.

국민들한테 호소해서 이른바 컨벤션 효과를 노린다면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참여해달라고 요청한 것 아닙니까? 그런 상황에서 저도 호기심도 있고 해서 참여한 것인데, 만약 제가 이재명 후보나 당의 지도부에 있는 사람이라면 ‘김재원 최고위원 환영한다, 네 소행이 보니까 우리 당을 방해하러 왔냐 혹은 방해하지 마라’라고 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당대변인이 나서서 약한 후보인 추미애를 찍는 것이 역선택이라고 하면 좀 웃기는 이야기죠. 그럼 추미애 후보는 뭐가 됩니까? 

저는 이재명 후보의 경우 ‘국민선거인단에 참여한다 하니 환영한다, 그런데 날 안찍는다 하니 좀 섭섭하다, 당신이 찍어주면 내가 될 것 같다, 내가 겁나냐?’ 이렇게 나올 줄 알았어요.

그렇게 말했다면 제가 뭐라 했을까요? 내가 지지하지 않지만 김부선 지지 성명 받아봐라 하든가, 어쨌든 즐거운 잔치집이 됐을 텐데 오히려 고발하네 마네 하니까 이상해진 거죠. 그리고 우리 당도 역선택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봐야 해요.

지난번 총선에서 황교안 대표가 수도권에 나와달라고 해서 가겠다고 했더니 사무총장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중랑을에 가서 경선을 하라는 겁니다. 제가 나중에 상황을 다 알게 됐지만 생판 모르는 동네에 가서 경선하라는 것이 말이 됩니까? 험지로 가라면 그냥 보내주든지, 그런데 경선하라 해서 여론조사로 그냥 돌렸습니다.

제가 왜 역선택 방지 문항을 넣지 않느냐 해도 그냥 돌렸습니다. 제가 1.2프로 차로 졌는데 제 경선 상대가 약체로 평가받다보니 당시 여론조사에 민주당 후보 부인도 전화를 받아 참여했다는 겁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좌)과 김범수 미래한국 발행인(우)이 대담하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좌)과 김범수 미래한국 발행인(우)이 대담하고 있다.

역선택 논란의 허상과 실상   

- 김 최고위원님은 당내 손꼽히는 전략가로 알려져 있는데 당내 대선 경선을 어떻게 예상하고 계십니까? 8월 ‘경선버스’는 정시에 출발하나요? 
우리 당에 들어오면 보호해 주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지극히 정당하고 당연한 일이라고 봅니다. 가급적 빨리 같이 하자는 것도 좋다고 봐요. 그런 것이 아니고 8월말까지 안들어오면 안받아줄 듯이 하는 것을 보면 지금 우리가 그렇게 한가하냐는 겁니다.

우리 당의 주요 대선 주자들 지지율을 합하면 민주당 주자들 지지율보다 뒤집니다. 그러니까 우리 입장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늦게 온다고 해서 ‘당신 필요없어’ 할 처지가 아닙니다.

8월말까지 안들어가고 9월 5일에 들어간다고 하면 오지 말라고 할 거냐구요. 저는 좀 더 유연하게 갔으면 좋겠어요. 물론 빨리 같이 가자고 하면서 장외에 있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OK인데 지금 당내에서 윤석열 전 총장에게 빨리 들어오라고 하는 몇몇 경쟁자들을 보면 그분들이 윤 전 총장이 들어오면 우리 당에 도움이 되니까 빨리 들어오라고 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빨리 들어와 자기가 비판할 시간을 많이 달라는 것 아닌가요? 그분들도 빨리 들어오라고 하고 당대표도 빨리 들어오라 하니 이것이 과연 공정한 것인가 하는 의심을 할 수 있잖아요. 

- 윤석열 전 총장은 당장 당에 들어오기보다는 오세훈-안철수 단일화 모델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지요. 그런데 또 서울시장 보궐선거와는 많이 다르다고 봐요. 그때보다 우리 당이 강해졌어요. 그때는 우리 당이 많이 허약했어요. 또 하나는 대선과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엄청 다르죠.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일종의 분노 투표였습니다. 대선의 경우는 이 정권을 교체할 것이냐 말거냐 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논리적인 모순, 선입견에 빠져 있습니다. 지금 상황은 보수냐 진보냐 아니면 중도냐 하는 싸움은 아니라는 겁니다.

문재인 정권을 교체할거냐 아니면 유지할 거냐 아니면 관심 없느냐 하는 세 종류입니다. 우리 당이 정권을 교체하는 데 총본산이 되고, 거기 사람들이 모여 정권교체를 이뤄내는 과업을 수행해야 하고, 정권교체를 원하는 정치인이라면 우리 당에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선은 과거 어떤 대선과도 다르다고 봅니다. 

윤석열 후보도 중도에 대한 미련이 많아요. 지지하는 사람이 보수 중도 진보라고 하지만 정권교체 여부에 대해 질문하면 전혀 다를 겁니다. 그렇다면 윤석열 후보는 정권교체를 원하는 사람들의 대표가 돼야 해요. 예를 들어 진중권이니 김경율을 보면 그 사람들이 보수냐 하면 아니거든요.

그래도 정권교체를 원하는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그런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하는데 우리는 그 사람들이 전향했다고 착각하는 겁니다. 

- 3자구도 혹은 4자구도를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말하자면 여의도 부채도사 같은 사람들이죠. 세상을 자기 중심으로 보거나 자신이 이기기 위한 판을 그리고 있는 것인데, 정권교체를 위해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개인적인 아픔은 있지만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단일화가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윤석열 전 총장도 같이 가자고 하는 것이죠. 

- 야권 후보에게 요구되는 자질이나 요건, 시대정신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정권교체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시대정신 이런 거창한 것보다 이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이 같이 올 수 있게 해야죠.

정권교체에 대한 희망을 줘야죠. 지금 국민들이 너무도 힘들거든요. 문재인 정권이 뿌려놓은 장애물 때문에 더 심해졌다고 국민들이 다 알잖아요. 

- 윤석열 후보가 그 부분에서 가장 근접해 있다고 보시는 건가요?
지금 야당 의원들은 뭐든지 국민들이 눈살찌푸리는 것은 하지 말고 ‘나이스’하게 정치하는 것을 좋은 정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실 아무것도 안합니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 같은 경우는 자신이 80석 가지고 200석 가까이 되는 여당을 꼼짝도 못하게 만들었어요. 국민들이 왜 윤석열 전 총장에게 환호하느냐 하면 딱 한가지라고 봐요.

그것은 야당 의원들 100명이 모여 있는 정당조차 아무 것도 못하고 있는데 윤석열 전 총장은 혼자 문재인 정권에 직접 싸웠거든요. 성과를 냈다는 말입니다.

문재인 정권이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만들었잖아요. 더 나아가 국민들이 보기에는 권력에 맞서 싸워 정의로운 결과를 만들어냈고 심지어는 저항하면서 자기 힘이 부족하니까 법원의 힘까지 불러들여 자기의 의지를 관철했거든요.

그런 것에 대해 국민들이 볼 때는 저 사람이 정권교체에 나선다면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았을까요? 

최재형, 윤석열과 함께 야권 양강구도 만들 것

- 그런 면에서 보면 강도에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같은 케이스라고 볼 수 있을까요? 
최재형 전 원장이 정식으로 정치에 뛰어들고 특히 우리 당에 들어와 정치활동을 한다면 보수 양강구도를 만들 수 있으리라고 봐요. 윤석열 후보와 함께 가장 주목 받는 분이 되리라고 봅니다.

- 유승민 원희룡 홍준표 하태경 후보 등은 최재형 후보보다 밀린다고 보시는 건가요?
그분들은 지금 인지도 외에는 남은 것이 없어졌죠. 기대할 수 있는 것, 국민들이 보고 있는 것, 곧 정치인들의 정치적 자산을 정치적 성과물이라고 한다면 그분들은 내세울 만한 성과물이 없지요. 

- 마지막으로 본인의 정치 역정과 비전에 대한 말씀 바랍니다. 그동안 정치를 하면서 가장 후회하는 것과 보람 있었던 것 한가지씩을 꼽는다면? 
정치판에 들어와 젊은 시절 몽땅 허비한 것이 가장 후회되죠. 왜냐하면 정치를 시작하고 나서 개인적으로는 행복했던 적이 한번도 없는 것 같습니다.

2003년 입당해서 3선을 지내면서 공천은 3번 받았는데 공천을 못 받아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람을 가지고 매달렸던 것도 정치판이었으니까 후회되면서도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우리 당이 모든 보수진영이 총집결할 수 있고 여기서 우리 모두가 국민들에게 희망을 만들어주고 꿈을 이뤄주는 본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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