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손우석의 두 번째 시집 『아스팔트 위의 퇴행 일기』 출간
시인 손우석의 두 번째 시집 『아스팔트 위의 퇴행 일기』 출간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1.08.06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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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사건이 일깨운 부끄러운 자화상과 시대적 퇴행 반추

시인 손우석이 73여편의 시를 모은 두 번째 시집 『아스팔트 위의 퇴행 일기』 (글마당)를 펴냈다.

‘서시-나쁜 이년을 보내며’를 비롯해 ‘시계 콜로세움 안의 사투’, ‘희망 아니면 사랑 또는 너’ ‘악마의 자기 연민’ 등이 담겨있다.

손 시인은 “십여 년 전에 「순수문학」지 추천으로 등단하고 시집도 한 권 내긴 했으나 자신을 시인이라고 여겨본 적이 별로 없었다”면서, 그랬던 자신이 시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반추하게 된 것은 지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건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퇴행이란 말이 있다. 감당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자신의 무능이나 비겁함을 차마 인정해버릴 수는 없는 것이기에, 스스로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린아이로 여기고 실제 그렇게 되어가는 현상을 일컫는 심리학 용어라고 한다”며 “요사이 그 퇴행열차를 타고 모든 것에 눈귀를 막고 깊이 침잠해가는 자신을 본다”고 했다.

시인 이창봉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는 시해설을 통해 “시세계의 관통하는 주제적 사고는 울분(embitterment)’의 시적 승화 또는 미학”이라며 “보통 사람의 언어적 생활 속에서 울분은 땅에 떨어져 사라지거나 공중에서 흩어져 버릴테지만 손우석 시인의 울분은 시적 승화와 미학적 옷을 입고 우리 앞에 다시 선다”고 평했다.

이어 “시인의 벼랑 끝에 선 감정들이 위험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나의 이야기처럼 순응하며 귀를 열게 한다. 마음을 열게 한다. 그런 매력이 가득한 시들”이라며 “낯선 용어로 들리는 시어들이 보이지만 전혀 다른 세상의 사유가 아니고 나와 가깝고 친하게 느껴진다. 이 시집이 담고 있는 시적 매력은 바로 이 점이다. 아주 특별한 삶의 경험에서 쌓인 신념, 의식이 아주 형편없이 사라지고 무너질 때 무기력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울분의 잿빛 회상들이 읽는 이의 뇌파를 감전시킨다”고 했다.

이만재 문학평론가는 “손우석의 시세계는 축적된 다양한 체험과 넉넉한 지적요소로 시어들이 다분히 서사적(敍事的)이면서도 그 공명(共鳴)이 장중하다. 그런 반면에 내면의 서정의 샘, 또한 신선한 흐름으로 이어진다”며 “현대시가 과거를 그대로 퍼오는 단순한 정서의 유회(遊回)나 직정(直情)의 표출이 아니므로, 재생된 이미지가 시가 되기 위해서는 과거의 경험에 새로운 이미지를 결합하고 재구성하여 또 다른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 무엇보다 과거의 모상(模像)이나 인상(印象)의 이미지를 그대로 표현하지 않고, 재생된 상상을 뛰어넘어 신선하고 치열한 이미지를, 그의 시세계에서 엿볼 수 있다”고 평했다.

손우석 시인은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한국 문인협회 회원이자 한국 번역가협회 회원이기도 하다.

2006년 [순수문학]지 추천으로 시인 등단하여, 시집 『도둑일기』, 『아스팔트 위의 퇴행일기』, 역서 『용기의 심리학』 등이 있다. 지난 탄핵 정국에서 「광화문 비망록」 등 다수의 칼럼을 각종 SNS에 올려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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