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주  국민의힘 부대변인 “정치, 겪어보니 거저먹는 게 아니더군요”
김연주  국민의힘 부대변인 “정치, 겪어보니 거저먹는 게 아니더군요”
  •  인터뷰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1.08.23 18: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사진 고성혁  미래한국 기자

국회 본청 건물에서 중앙 잔디밭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오는 장신의 한 여성은 주위 풍경과 대비돼 단연 도드라졌다. 빨간 자켓에 검정색 바지 차림의 김연주 국민의힘 상근 부대변인이다.

차도녀 이미지인 그가 “아유, 날이 더운데 차가운 물이 없더라고요”라는 털털한 말과 함께 건넨 작은 음료병 뚜껑을 따 마시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32년 차 베테랑 MC인 그가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에 신청했다는 소식은 순식간에 퍼져나가 여론의 관심을 끌었다. 국민 MC 임백천 씨의 부인으로도 잘 알려진 김 부대변인은 1966년생으로 토론 배틀의 최연장자였다.

MZ세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그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여성과 중장년층으로부터 많은 응원을 받았다.

- 시간이 좀 흘렀지만 ‘나는 국대다’ 출전 당시 소감이 궁금합니다. 토론 배틀에 나가겠다고 마음먹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가족 반대는 없었고요?
그 부분에서 여러분이 조금 뜨악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50대 주부가, 그것도 무슨 오디션 프로도 아닌 이런 정당 토론 배틀에 나간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요.

제가 봐도 생경하기는 한데, 그동안 해온 일이 방송에서 메시지 전달하는 일이다 보니 제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라고 생각했어요. 이준석 당 대표가 됐을 때 굉장히 화제가 됐었잖아요?

연령 제한 없이 누구라도 토론 배틀에 참가할 수 있다고 해서 제가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했던 거죠. 그리고 중장년이 되면 누구나 나라 걱정을 하잖아요. 보수 쪽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하면 좋지 않겠나 싶었죠.

처음에는 특별히 토론 배틀에 나가 뭘 해야지 하는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부담 없이, 어떻게 보면 무모한 도전을 한 것이죠. 식구들은 그것으로로 남의 입에 오르내린다거나 악플 같은 것을 좀 걱정했지, 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았어요. 

우리 집은 엄마가 뭘 하거나 아내가 뭘 하는 것에 대해 못하게 하는 사람들이 없어요. 하하하.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우리 남편은 “당신이 나가면 당연히 되지” 했지만 제가 콧방귀를 뀌면서 “요즘 사람들이 얼마나 똑똑하고 토론도 잘하는데” 그랬죠.

저는 토론은 안 해봐서 자신은 별로 없지만 블라인드로 하니까 이런 것 저런 것 상관없이 할 수 있겠다 싶어서 처음에는 부담 없이 지원했는데 지원하자마자 아무개가 지원했다더라 하고 언론에 기사화가 되면서 그때부터는 좀 부담이 되더라고요. 

“나라 걱정으로 보수에 힘실어주고 싶었죠”

- 그동안 실제 활동 여부와 상관없이 어쨌든 많은 국민에게는 김연주라는 방송인이 국민의힘 토론 배틀로 갑자기 딱 등장하신 느낌이에요. 어떻게 지내셨어요?
프리랜서 방송인들은 제안이 오면 일을 하는 것이고, 제안이 없으면 쉬는 거죠. 말하자면 비정규직인데, 선택 받았을 때만 일을 하게 되니까요. 대중이 늘 선택해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으니까요.

경력 단절이 오기 쉬워요. 그동안 주부로 애들 뒷바라지 하는데 집중하면서 생활인으로 살아왔죠. 그러다 막내가 대학에 갔을 때, 이제는 개인적으로 시간을 쓸 수 있겠다 싶어 공부하려고 한양대 대학원에 진학했어요.

전공은 정치학이에요. 하다 보니 또 욕심이 생겨 석사만 하려다 박사까지 가서 지금 논문 심사를 앞두고 있는데, 뉴스 보고 논평도 써야 해서 논문에 신경을 쓸 시간이 없네요. 하하. 지금은 중요한 시기잖아요. 그래도 사회과학 분야 공부를 하다 보니 글 쓰는 훈련이 조금 돼 있어 다행이죠. 

서울대 화학교육학과를 졸업한 김 부대변인은 1989년 MBC 전문 MC로 발탁된 이후 주요 예능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세련된 미모와 논리 정연한 언변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우정의 사절단’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 양준우, 임승호, 신인규 대변인들이 모두 남성으로 20대 30대 청년세대예요. 김 대변인님만 여성에 50대이신데 아무래도 국민의힘이 여성과 중장년층을 대변하는 데 소홀하지 않겠느냐 하는 선입견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그렇죠. 중장년층도 저 한 명이고 여성도 저 한 명이고요. 사실 16강전에는 여성이 몇 분 올라왔어요.

요즘 젊은 세대들은 우리 때와 차원이 다르죠. 어렸을 때부터 보는 것도 다르고 경험도 다르고 글로벌한 감각도 있고, 참 우수한 분들이 많았는데 공교롭게도 결과적으로 여성은 저 한 명이 남게 되었어요. 애초에 나는국대다에 지원했던 분들이 30대 이하가 80%를 차지해서 젊은층이 많은 것은 당연해요.

그에 비해 여성 응모 비율이 그렇게 높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요즘 페미니즘, 여성가족부 폐지에 관한 논란 등이 없잖아 있죠. 사실 우리 젊었을 때는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여성이 무척 불리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제도적으로 점차 개선되어 ‘이제는 인위적으로 조작하지 않아도 여성들이 제몫을 하지 않아?’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잖아요?

오히려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20대 남성들이 많아질 만큼이요. 사회가 그만큼 많이 바뀌었죠. 남녀 각각 2명씩 뽑혔다면 참 좋았겠지만 토론 배틀이라는 특성상 현재의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귀결된 것이니까 그것을 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에요. 제 입장에서는 다른 분들과 세대도 다르고 여성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논평을 나눠 하게 됩니다. 

그날 그날 올라오는 이슈 중에 제일 센 것은 대변인들이 맡아 하고 변호사인 신인규 부대변인은 법적인 이슈를 다루고 저는 신문사로 치면 사회부에 속하는 이슈들을 많이 담당하게 되는 것 같아요.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 대결 4강전에서 김연주 부대변인(왼쪽에서 두번째)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 대결 4강전에서 김연주 부대변인(왼쪽에서 두번째)

“집에서 뉴스 보고 말로 하던 논평 글로 옮겨요”

- 지금까지 이슈에 대해 논평을 여러 개 내셨는데, 쓰기 가장 어려웠던 논평은 어떤 것인가요?
지금까지 24개 정도 썼어요. 쓰기 어려웠던 주제가 있었다기보다는 논평이라는 형식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게 약간 어려웠던 점이에요. 또 제가 마음이 약하다 보니 ‘강구해야 마땅할 것이다’, ‘촉구한다’, ‘요청한다’ 등으로 세게 해야 하는데 처음에는 자신이 없어 좀 약하게 했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이제는 글의 형식에 좀 익숙해지지 않았나 싶어요. 그 이외에 평소에 관심 갖던 주제이고 사회 현안들이기 때문에 논평 주제에 대해서는 특별히 어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우리 나이 정도 되면 집에서 뉴스 보면서 혼자 다 논평하잖아요. 그것을 글로 옮기면 되는 거죠. 하하하. 

- 국민의힘 지지층은 당이 야당으로서 제대로 투쟁을 못한다는 불만이 상당합니다. 실제 현장에서 부대변인님이 느끼는 지지자들의 불만이라든가, 국민의힘이라는 당은 어떤 당이더라 하고 느끼는 점이 있으신가요?
이준석 당 대표 이전 국민의힘이 일반적으로 대중에게 인식되어 있는 이미지와 제가 생각했던 것이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제가 당 외부에서 보기에 싫었던 부분이라면 꼰대 이미지라든가 기득권당이라는 이미지였죠. 하지만 이준석 대표가 당원들에 선택받고 국민들에게 선택받으면서 ‘어,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겠는데?’라는 기대감을 많이 갖게 되신 것 같아요. 실제 당 대표 한명 바뀌었다고 크게 달라지진 않겠지만 그런 변화를 일으켰다는 것은 기존 국민의힘에 기대할 수 없는 변화였거든요.

그래서 그 자체로 돌풍이 일어났던 것이죠. 사실 외부에서 국민의힘에 지적하는 것들이 최고위와 당 대표가 불협화음이 있는 게 아니냐, 기존의 우리 당 입장과 조금 다른 게 아니냐, 당 대표가 너무 튀는 게 아니냐 이런 지적들이에요.

언론을 통해 보도가 많이 나오잖아요. 제가 순전히 우리 당을 옹호하는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이런 거죠. 처음으로 36세 0선의 이준석이 당 대표가 됐어요.

제가 그 입장이라도 ‘내가 뽑힌 이유가 뭐지?’라고 생각할 거예요. 결국 당이 달라지라는 혁신의 의미인데 기존에 해왔던 방식대로 최고위 내지는 당 중진 이런 분들의 입장을 맞춰가며 똑같이 그분들의 이야기를 백퍼센트 수용하면서 그렇게 할 수는 없는 거예요.

이 대표로서는 내가 당 대표로 뽑힌 것은 패기와 변화에 대한 욕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 방식대로 해나가겠다는 게 분명 있을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고위 김재원 전 의원 같은 분들은 쓴소리도 하면서 다독이고 일종의 아빠 같은 역할을 해주신다는 말이에요. 

제 생각에 이준석 대표가 해야 할 가장 큰 일은 중도층을 포함한 범야권을 우리 당에 모으는 것으로, 그게 1차 목표이고 2차 목표는 경선 관리를 공정하게 해서 국민이 원하는 후보를 선출해 대선에서 성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성공하면 그동안의 잡음도 다 사라지게 되겠죠.

그런 측면에서 중간 점검을 해보면, 어쨌든 윤석열 후보도 당에 들어왔어요. 결국 이준석 대표 뜻대로 된 거예요. 그러나 아시다시피 그 과정에서 돌고래와 멸치 논란도 불거지고요, 캠프별로 자기네 유불리가 있기 때문에 어떤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요.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 회의에 매번 참여하고 있는데요, 당 대표와 상관없이 경준위 위원들이 전문가 모셔다가 어떻게 하면 흥행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엄청나게 토론합니다. 1주일에 두 번씩, 한번 회의를 시작하면 3~4시간씩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준위에서 뭘 하나 한다더라 하는 이야기가 언론에 흘러나가면, 그것을 또 (후보들 캠프에서) 비판을 하더라고요. 각 캠프에서는 자기네 유불리를 따지니 비판하는 것은 이해가 가요.

그렇게 이런저런 목소리가 나오다보니 당 대표와 어느 후보가 갈등이 있다, 왜 갈등을 일으키느냐 하고 이런저런 말이 또 나와요. 당연히 나올 수 있는 목소리라고 생각해요.

어쨌든 지금은 경선 과정 중에 있기 때문에 이런저런 설명을 하기보다는 11월 대선 후보가 결정될 때까지 공정하게 가는지 한번 지켜봐주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요즘에는 모든 게 다 드러나기 때문에 억지로 가릴 수 없어요. 그때까지는 좀 지켜봐 주십사 하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는 거죠.

분명히 잘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사공이 너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모든 목소리를 다 담을 수도 없는 노릇이거든요. 이준석 대표가 일종의 카리스마와 패기로 이끌어나가고 있으니까 조금 지켜봐주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 MBC 1기 공채 MC로 데뷔하셨는데요, MBC가 배출한 걸출한 MC 중 한 사람으로서 이번 도쿄올림픽 중계 때 MBC 여러 실수를 보고 많은 생각이 드셨을 것도 같아요. 또 MBC의 좌편향 논란도 현 정부에서 유난히 자주 불거졌죠. 어떻게 보셨어요?
제가 MBC 전성기 때 일을 했어요. 드라마면 드라마, 요즘은 예능이라고 하지만 옛날엔 오락쇼프로라고 했는데 잘 나갔거든요. 90년대 초반 그때는 MBC가 뭘 하나 하면 시청률 1등이었죠.

제가 비록 MBC 사원은 아니었지만 주로 그쪽에서 활동한 사람으로서 현재 MBC 방송 영향력이 크게 줄어든 현실이 너무 안타까워요. 심지어는 MBC 이야기만 나오면 사람들이 안 좋은 기색들을 보이니까요.

옛날 기라성 같은 앵커들이 MBC 뉴스데스크 하던 시절 굉장했었잖아요. 그런 위상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었는데 지금 MBC 모습은 너무 아쉽죠. 물론 어느 곳이나 굴곡이 있겠지만 MBC가 방송의 본질을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이것은 KBS도 마찬가지예요.

방송의 본질이라는 게 뭐예요? 아무리 다매체 시대, 뉴미디어 시대라고 해도 중장년, 고령층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아직도 많이 의존합니다.

그러니 MBC가 좋은 프로그램 많이 만들어 시청자를 유입할 동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방송은 사라지고 시민단체인지 노조단체인지 구분을 못할 정도가 됐어요. MBC가 방송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더하고 예전 명성을 되찾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봅니다.

안 그러면 존재 이유가 없고, 존재 이유가 없으면 결국 사라지지 않겠어요? MBC가 지금과 같은 식이라면 누가 그 매체를 찾겠어요. 떨어진 시청률은 말도 못하고, 그러면서도 공영방송이라고 내세우죠.

지금 모습으로는 안 된다고 봐요. 본질에 충실하면서 그 이외의 것들을 내세워야지, 그렇게 편파적으로 해서는 안 되죠. 공영방송에 실망한 중장년층 그런 분들이 지금 다 종편으로 가 있어요. 저희 엄마도 하루종일 종편 틀어놓고 왔다갔다하면서 해설을 하세요.

TV를 켜놓으면 한쪽에서는 앵커가 말하지 한쪽에서는 엄마가 해설하지 완전 서라운드예요. 하하하. 그만큼 그 세대가 뉴스에 대한 욕구도 있고 하고 싶은 말도 많은 분들이죠. 그것을 담아낼 좋은 프로그램으로 승부를 봐야지, KBS나 MBC가 저래서는 안 된다고 봐요. 

- 방송계에서 정치를 바라볼 때와 실제 정치 현장에서 보는 것과 좀 다를 것 같은데 어떤가요?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게 정계에 있는 사람들은 제일 놀고먹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말하잖아요? 실제 정치 현장에 와보니 그렇지 않더라고요.

서병수 경선준비위원회 위원장님 예를 들면 이 분이 다선 의원 출신에 70대에 부산시장도 한 대단한 경력의 소유자시잖아요. 서 위원장님이 회의 진행하는 것을 보면 핵심과 논점 이런 것을 놓치지 않고 객관적으로 지적하시더라고요.

저는 진행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알거든요. 그 모습을 보면서, ‘아, 정치인이 거저 되는 게 아니구나, 경륜이라는 게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얼마 전 대선 후보들이 봉사활동 다녀왔잖아요.

그것도 우리가 기획해서 했던 것인데요, 이것 하나 기획하는 데도 별의별 경우의 수를 다 따져야 해요. 봉사활동 갔던 쪽방촌 그곳은 공공개발 이슈가 있는 곳이었어요. 그런 점에서 또 어떤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고려해야 했어요. 

또 실제로 거기 거주하시는 분들 중에는 봉사활동 나오는 거 별로 안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그것도 신경 썼어야 했고요. 말하자면 삑사리가 나면 안 되니까요.

물건 하나 사가는 것도 당에서 사가도 되는 것인가? 그렇게 하면 안 되고 기존 하시던 업체들이 하고 우리는 노동력만 제공해야 했던 것 등 그런 디테일한 점까지 하나하나 신경 써가면서 해야 했어요.

정치란 게 거저먹는 게 아니구나, 정치인들도 엄청 애쓰고 있구나 하는 것,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사실 저는 임기가 6개월인 임시직이지만 열기가 가장 뜨거울 때인 대선 정국이라 아마도 선거 끝날 때까지 조금이라도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 치열할 때 당에 들어왔으니 실수하거나 무책임한 처사로 당에 해를 끼쳐서는 안 되잖아요.

어떻게 해서라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하니까 더 치열하게 일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쉽지 않아요. 

임백천·김연주 부부
임백천·김연주 부부

“경단녀들에게 ‘할 수 있다’ 용기 주고 싶어”

- 대변인 활동 기간 6개월 뒤에 다른 활동 목표나 계획이 궁금한 분들 많으실 것 같아요. 방송인 김연주에서 정치인 김연주로 혹시 본격적인 변신을 꿈꾸는 것 아닐까 하고 말이죠.
안 그래도 많은 분들이 정계에 진출하려는 거냐고 꼭 물어보세요. 그런데 사실 제가 젊었을 때, 활동할 때 그런 제의를 안 받았던 것은 아니에요.

여러 번 제의를 받았지만, 그때는 진행자가 그런 정치색을 띠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안 했어요. 그리고 제가 하는 일도 충분히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정치권에 기웃거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이번에 공모에 참여하게 된 것은 초반에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해서 뛰어든 이유도 있었고, 나라 걱정하는 국민으로서 뛰어든 것도 있지만 제가 일종의 경력 단절을 겪으면서 다시 일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직업이라는 것은 물거품과 같은 것이거든요. 제가 오늘까지 아무리 인기를 누린다고 해도 하루 이틀 지나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경력 단절이 됐을 때 무슨 일을 하고 싶어도 (대중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기본적인 인지도를 한꺼번에 끌어올릴 방법이 없어요. 

제가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것도 그런 준비 차원의 의미도 있는 거죠. 예를 들어 종편 같은 분야는 제 나이나 경력 등으로 봤을 때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하지만 하려고 해도 어느 날 갑자기 나를 선택해달라고 할 수 없거든요.

공부를 해두고 학위도 따두면 진입 장벽을 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한 것이죠. 토론 배틀은 공교롭게도 그 분야와 겹치는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제가 의도하지 않았고 뽑힐 줄도 전혀 몰랐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로 대중의 주목을 끄는 데는 일단 성공한 것이죠. 그리고 많은 분들이 국민투표에서 저를 지지해주셨고요.

그것은 제가 국민들께 익숙해서일 수도 있겠지만, 나이 먹어서도 용기 있게 도전했다는 점에 힘을 실어주신 면도 있을 거예요. 그래서 대중의 지지를 기반으로 지금 하는 일을 실수 없이 해내는 것이 저의 1차 목표이고, 그 뒤에는 차차 생각해 봐야죠.

개인적인 목표는 정치권 진출이라기보다는 종편 등에서 제가 그동안 해왔던 커리어 연장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이것도 어디까지나 가정이에요.

(종편으로부터) 선택 받는다면 지금까지 경험과 지금의 정당 내 활동이 조금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생각만 하고 있을 뿐이지, 앞으로 기간을 다 채우게 되면 다시 또 절벽처럼 끊길지도 몰라요.

그것은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어쨌든 올 연말이나 내년 대선까지 실수 없이 무사히 역할을 하는 것에 1차 목표를 두고 있고요, 그 이후 벌어질 일은 아직 계획한 것도 없고, 또 설령 계획을 한다 해도 그대로 되는 법도 없고요. 하하하. 

- 경력 단절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는 모델이 될 것 같은데요.
말씀을 들으니 제가 좀 더 노력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조금이라도 제가 용기가 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열심히 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습니다. 

- 많은 분들이 김연주 대변인을 반갑게 지켜보면서 아직도 미모와 젊음을 유지하고 있구나 느끼실 것 같아요. 비결 좀 알려주시죠. 
제 나이 또래 워너비들이 몇 명 있잖아요. 김성령, 김희애 이런 분들이요. 김성령 씨는 제 친구고 김희애 씨도 애들이 같은 유치원을 다녀 잘 알지만 그런 분들은 특히 연기자이기 때문에 자기 미모를 관리하는 게 어떤 면에서는 본분이라 당연히 그렇게 가꿔야 하고 제가 봐도 워너비예요.

그런데 저는 제 나이대로 가는 게 자연스러운 거라고 생각해요. 단지 집에 있을 때 조금 노력은 했어요.

제가 원래 몸 움직이는 거 너무 싫어하고 운동도 안 해서 할 줄 아는 것도 별로 없지만 그래도 50대가 넘어가니까 어깨도 삐걱거리고 무릎도 아프고 근골격 질환이 오더라고요. 건강한 노년을 맞으려면 근 손실이 안 되는 게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집에서 틈틈이 스쿼트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했는데, 나는국대다 준비하면서부터는 스케줄이 빡빡한데다 정신적인 압박감도 심해서 살도 빠지고 잠도 잘 못자고 있어요.

젊었을 때는 몸 걱정 없이 뛰었지만 이젠 노구를 이끌고 뛰어야 해서 힘들어요. 그래도 틈틈이 관리해야지 하는데, 시간이 없어요. 자연스러운 노화도 미덕 아닐까요? 하하하.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