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중동 불안이 불러온 동북아 위기
[심층분석] 중동 불안이 불러온 동북아 위기
  • 전경웅  미래한국 객원기자
  • 승인 2021.08.3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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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론의 시선은 내년 대선과 한반도 문제에 쏠려 있다. 국제뉴스라면 기껏해야 중국과 대만 간의 갈등 정도다. 그런데 현재 미국과 유럽의 시선은 중동에 쏠려 있다. 중동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서다. 그 중심에는 이란과 이스라엘이 있다. 

한국은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갈등이 한반도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만약 이란과 이스라엘 간에 ‘열전’이 발생할 경우 에너지 수급 문제와 함께 이란과 북한·중국의 관계가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주요 7개국(이하 G7) 외무장관들이 6일(이하 현지시간) “최근 오만 인근 해역과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일어난 선박 납치의 배후는 이란”이라는 비난 성명을 내놨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G7 외무장관들은 “지금까지 나온 모든 증거는 분명히 그 배후로 이란을 지목한다”며 “(이란의 민간 유조선) 공격에는 정당성이 없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어 “이란의 이번 행동과 무장세력 지지는 국제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활동을 중단할 것을 이란에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미군 중부사령부 또한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 전문가들은 증거에 기반해 민간 유조선을 공격한 무인항공기가 이란에서 제조됐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최근 민간 선박들에 대한 공격의 배후는 이란”이라고 밝혔다. 

G7 외무장관들과 미군 중부사령부의 성명이 나온 것은 지난 7월 말부터 오만 인근 해역과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일어난 민간 선박 납치 사건 때문이다. 지난 7월 29일 오만 인근 해상에서 유조선 ‘머서 스트리트’호가 무인기 공격을 받았다.

이 공격으로 영국인 선장 1명과 루마니아 출신 보안요원 1명이 숨졌다. 머서 스트리트호 공격이 문제가 된 것은 배의 소유주는 일본기업이지만 용선(傭船)업체는 이스라엘 재벌 ‘이얄 오퍼’ 계열사 ‘조디악 해양’이었다. 즉 사실상 이스라엘 민간 유조선이 드론 공격을 받은 것이었다. 

이 사건에 대해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야이르 라피트 외무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외교관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머서 스트리트호 공격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공군의 드론 사령관 아라 자니의 명령에 따른 것”이라며 “자니 사령관은 지역에서 벌어지는 다수의 테러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주장을 폈다고 이스라엘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간츠 국방장관은 “중동에서 일어난 수십여 건의 테러에 대한 책임은 이란에 있다”며 “예멘과 이라크 등에도 (이란의) 괴뢰조직이 있다.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라피드 외무장관도 “최근 국제무역 항로에서 이란의 공격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는 항행의 자유를 파괴하는 국제범죄”라고 비판했다. 

라피드 장관은 이어 “비전투요원인 민간인 2명을 살해한 이란의 유조선 공격은 국제법 위반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도덕성을 해한 행위”라며 “지금 국제법이 존재는 하는지, 세계가 이를 적용할 능력이 있는지 궁금하다. 만약 그렇다면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국제법이란 없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국제사회가 이란 의심하게 된 계기 ‘아스팔트 프린세스’호 납치

G7과 미군, 이스라엘이 이처럼 이란을 테러의 배후로 확신하게 된 계기는 지난 3일 일어난 ‘아스팔트 프린세스’호 납치 사건이다. 아스팔트 프린세스호는 파나마 선적이지만 실제 용선업체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소재 기업이다. 이 회사는 2019년에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에 의해 유조선을 납치당한 적이 있다. 

아스팔트 프린세스호는 지난 3일 오만 인근 해역에서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납치된 뒤 어디론가 끌려가다 하루 만에 풀려났다. 4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해군의 해사무역기구(UKMTO)는 “유조선 납치로 의심되던 사건은 하루 만에 끝났다”고 밝혔다.

“UAE 후자이라 항 동쪽 60해리(약 110km) 해상에서 3일 밤 아스팔트 프린세스호가 납치됐다”고 UKMTO는 설명했다. 

AP통신은 아스팔트 프린세스호가 납치되던 당시 UAE 해안경비대와 교신한 기록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 기록에 따르면 아스팔트 프린세스호 선원은 “무장한 이란인 대여섯 명이 배에 올라탔다. 우리 배는 현재 표류 중이고 여기가 어딘지 정확히 위치를 알 수가 없다”고 밝혔다.

해안경비대가 “지금 무장한 이란인들은 뭘 하고 있느냐”고 묻자 이 선원은 속삭이는 목소리로 “(말을) 못 알아듣겠다”고만 답했다. 그리고 곧 교신이 끊어졌다. 

선박 위치정보 제공서비스 ‘마린트래픽’의 항로 정보에 따르면 ‘아스팔트 프린세스호는 괴한들에게 피랍된 직후 오만 해 북쪽에 있는 이란 항구 자스크로 향했다. 그러나 이튿날 오전 돌연 뱃머리를 오만 쪽으로 틀었고 그 직후에 납치범들은 물러갔다.

사실상 납치 미수였지만 “무장한 이란인들”이라는 선원들의 증언은 이란의 개입 가능성에 무게를 싣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UKMTO에 따르면 지난 4일 UAE 푸자이라 인근 해상에서는 최소 4척의 유조선이 표류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를 두고 ‘무장괴한’의 습격 가능성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편 이란은 “이스라엘과 서방진영이 이란에 대한 적대적인 국제사회 여론을 조성하려는 음모”라며 유조선 공격 및 납치 연루 가능성을 부정했다. 

사이드 카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5일 SNS를 통해 머서 스트리트호와 아스팔트 프린세스호 사건과 이란은 무관하다 주장한 뒤 “뻔뻔스럽게 국제법을 위반하는 이스라엘 정권은 이제 이란을 향해 군사적 행동을 가하겠다고 노골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면서 “이란에 대한 어떤 어리석은 행동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다. 우리를 시험하지 말라”고 밝혔다. 

유조선 공격은 사실 하마스와 헤즈볼라 대 이스라엘 간의 무력충돌과 연결돼 있는 일이다. 이란 때문이다. 게다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물러난 뒤에 들어선 연립정권은 이란과 하마스, 헤즈볼라 문제에 있어서는 네타냐후 총리보다 더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소위 ‘무지개 연정’으로 불리는 연립정권을 이끄는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다. 

네타냐후 총리를 멘토로 여겼던 베네트 신임 총리는 지금까지 팔레스타인 자치구를 이스라엘로 병합하고 이란의 핵보유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기조를 꾸준히 밝혔다.

그는 지난 13일 의회 연설에서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며 바이든 정부를 향해서는 “이란과 핵합의 체제(JCPOA)를 복원하려는 시도는 실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5월 18일 레바논 과격 무슬림 단체 헤즈볼라 게릴라들이 발사한 로켓탄을 요격하는 이스라엘 아이언 돔 미사일.
지난 5월 18일 레바논 과격 무슬림 단체 헤즈볼라 게릴라들이 발사한 로켓탄을 요격하는 이스라엘 아이언 돔 미사일.

미국 법원 “이란·북한, 헤즈볼라 지원한다는 점 의심할 여지 없어”

베네트 총리의 이 같은 기조에 따라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공격에 네타냐후 정부 때보다 더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하마스 측이 팔레스타인 자치구(가자 지구)의 민간인 거주지역에서 불풍선(인화물질을 담은 풍선에 불을 붙여 날려 보냄) 공격을 하자 지난 7월 25일 이에 대한 보복으로 하마스 무장세력 기지와 초소 등을 공습했다.

이와 함께 팔레스타인 자치구 주민들의 조업 구역도 기존의 12해리(약 22km)에서 6해리(약 11km)로 대폭 줄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하마스 대신 레바논에 근거지를 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지난 4일 레바논 남부에서 날아온 로켓 3발이 이스라엘 북부에 떨어졌다. 다행히 사람이 살지 않은 곳에 떨어졌지만 이스라엘은 즉각 보복에 나섰다. 이스라엘은 4일 로켓을 발사한 레바논 남부를 향해 포격을 실시했다. 4일 밤부터 5일 새벽까지는 공군을 동원해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기지를 공습했다. 

그러자 6일에는 헤즈볼라가 다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공격을 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점령한 셰바 지역 농장을 향해 로켓 수십 발을 발사했다”면서 “다만 이번 공격은 5일 이스라엘 공군의 공습에 대한 대응으로, 우리는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이스라엘 군 기지 주변을 노렸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도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을 확인한 뒤 “우리도 즉각 대응포격을 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7일에는 “우리는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예드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는 이날 레바논 알마나르 TV가 중계한 ‘2006년 이스라엘-레바논 전쟁 15주년 행사’에 나와 “우리는 이스라엘과 전쟁을 할 준비가 완벽하게 돼 있다”며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는 틀림없이 승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스라엘과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헤즈볼라, 가자 지구 민간인들을 볼모로 계속 공격을 자행하는 하마스는 사실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란은 10년 넘게 헤즈볼라와 하마스, 예멘 후티반군, 이라크 반군조직 카타이브 헤즈볼라에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이란이 이런 괴뢰조직을 지원하고 운영하는 이유는 ‘이스라엘 멸망’이 국가 목표이기 때문이다. 이란이 시리아 알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는 이유는 여기에 하나 더 붙는다. 시리아는 북한과 함께 이란의 공동 핵개발 국가이기 때문이다. 

이란이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을 지원한다는 지적은 2014년 7월 23일 미국 연방법원에서도 나왔다. 당시 워싱턴 DC 법원 로이스 램버스 판사는 2006년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로켓 공격으로 사망한 희생자 유족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판결에서 “이란과 북한이 헤즈볼라에 물질적 지원을 제공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분명하고 신빙성 있는 증거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램버스 판사는 이어 “북한이 로켓, 미사일 부품을 이란으로 몰래 보냈고, 이란은 이를 조립한 뒤 시리아를 통해 레바논에 있는 헤즈볼라에 보냈으며, 헤즈볼라는 이런 지원 덕분에 2006년 7월 12일부터 8월 14일까지 수천 발의 로켓과 미사일을 이스라엘 북쪽에 거주하는 민간인들을 향해 발사했다”고 지적했다.

램버스 판사는 “또한 이란은 북한·시리아와 함께 로켓과 미사일 부품을 헤즈볼라에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전문적인 군사훈련과 정보, 남부 레바논 헤즈볼라 본거지의 땅굴 및 지하벙커 건설 지원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정부 또한 이란의 하마스·헤즈볼라 지원에 북한이 힘을 보태고 있음을 알고 있다. 2014년 7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공격을 자행했을 당시 이스라엘 측은 하마스가 가자 지구 곳곳에 건설한 땅굴의 사진을 공개했다. 하마스와의 전투 과정에서 찾아 파괴한 땅굴들의 내부 모습이었다.

이 기술의 출처가 북한이라는 게 당시 이스라엘 정보기관 설명이었다. 또한 당시 하마스가 보유하고 있던 로켓도 북한제라는 첩보도 입수했다고 전했다. 

재미있는 점은 북한 또한 이란처럼 이스라엘을 타도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2017년 4월 말 하마스는 자신들의 ‘대이스라엘 투쟁’을 지원해준 북한에 감사를 표했다. 얼마 뒤 북한은 이스라엘을 향해 ‘성전’을 선포했다. 이런 커넥션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이 바로 이란이다.

이스라엘은 과거 중동전쟁을 벌일 때와는 달리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이슬람 국가들과 관계 정상화를 이루고 있다. 이스라엘이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들과 국교 정상화를 한 것은 2020년 9월 트럼프 정부 때였다. 

이스라엘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레인과 국교를 수립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수단과도 국교를 맺었다. 12월에는 모로코와 국교를 수립했다. 1979년 이미 국교를 정상화한 이집트, 1994년 수교한 요르단까지 더하면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주요국과는 이제 정상적인 외교 관계를 갖게 됐다.

이슬람 국가들과 이스라엘 간의 국교 수립에 큰 역할을 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직 이스라엘과 국교를 맺지는 않았지만 50년 동안 허용하지 않던 국적기의 영공 통과를 승인했다. 이스라엘은 이 같은 외교에 대한 보답으로 가자지구 합병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수교를 한 나라들의 특징은 모두 수니파가 주류라는 점이다. 동시에 시아파 종주국을 자처하는 이란의 이슬람 패권주의에 극도로 경계하는 나라들이다. 또한 지난 6월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시아파 율법학자 출신 에브라힘 라이시가 당선되자 이스라엘·사우디와 함께 이에 큰 우려를 나타내는 나라들이기도 하다. 

8월부터 임기가 시작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제자다. 그는 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이 끝난 뒤 ‘신정일치 체제’에 반대하는 사람 수천 명을 숙청해 미국의 제재를 받았다. 당시 라이시가 얻은 별명은 ‘테헤란의 도살자’였다. 

라이시는 당선된 뒤 첫 기자회견에서 “미국 대통령을 만날 계획이 없다”면서 바이든 정부가 복원하려는 핵합의 체제(JCPOA)로의 복귀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나는 미국을 안 믿는다. 서방진영이 먼저 제재를 풀어야 이란도 핵합의 체제 복원 협상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 김정은이 취하는 태도와 똑같다. 

이란의 새 대통령이 이런 기조를 내놓는 것을 두고 환영의 뜻을 나타낸 나라는 중국과 북한이다. 중국 외교부는 6일 화춘잉 대변인 명의로 글을 올려 “중국은 라이시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시진핑 주석은 라이시 대통령 당선인에게 이미 축전을 보낸 바 있다.

라이시 대통령의 영도 아래 이란은 국가 건설과 경제 발전에서 끊임없는 성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과 이란은 포괄적 동반자”라며 “중국은 양국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며 올해 수교 50주년을 계기로 이란과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라이시 신임 이란 대통령 당선·취임까지 묶어 보면 하마스·헤즈볼라-이란 커넥션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북한·중국까지 이어진다. 즉 하마스·헤즈볼라의 무력 도발, 이란의 유조선 공격·납치가 계속돼 이스라엘과 이들 간에 전쟁이 벌어질 경우 그 파급 효과는 중동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현재 동아시아에서는 대만 해협의 긴장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긴장이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가능성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리는 두 곳에서 동시에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 그리고 한 곳에서 분쟁이 발생할 경우 다른 곳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이란군은 후티반군이나 헤즈볼라 등 무슬림 과격단체 등에 지속적으로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
이란군은 후티반군이나 헤즈볼라 등 무슬림 과격단체 등에 지속적으로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과 전쟁하면 동아시아에서 중·북 입장은?

이란은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이들에 호의적인 태도를 취하는 사우디와 GCC 회원국, 이집트, 이라크까지 적성국으로 본다. 따라서 이스라엘과 전쟁을 벌이는 순간 하마스, 헤즈볼라, 카타이브 헤즈볼라, 후티 반군이 중동 곳곳에서 테러나 무력 도발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면 분쟁은 중동 전역으로 확산된다. 이 경우 트럼프 정부의 ‘탈중동 정책’을 비판해 온 바이든 정부는 다시 중동에 개입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스라엘과 사우디, GCC 회원국, 이집트, 이라크를 방어하기 위한 미군의 투입은 필연적으로 세계적 방어 역량의 조정을 불러온다.

미군이 지난 3일부터 16일까지 전 세계 17개 시간대에서 5개 함대와 3개 해병원정군(MEF·해병 군단급 전력)을 동원한 대규모 군사연습(LSE)을 냉전 이후 40년 만에 실시한 것도 동아시아와 중동에서의 동시 분쟁 가능성에 얼마나 대응할 수 있는가를 점검하는 차원이다. 17일부터 27일까지 이어지는 연장선상의 훈련에 영국, 호주, 일본, 인도까지 가세한 것 또한 비슷한 이유다. 

미국과 연합국의 대응 준비는 중동과 동아시아 지역에서 특히 중국의 개입을 막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북한의 한국 무력 도발에 대한 대응 연습은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만약 이란이 이스라엘과 중동 수니파 국가를 상대로 무력 도발을 벌여 분쟁이 커지고, 비슷한 시기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징후가 짙어지거나 남지나해에서 무력 도발을 일으킨다면. 이때 미국은 한국을 지키기 위한 충분한 예비 전력을 대기시킬 수 있을까. 

사실 여기에 대한 해답은 한국이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한국 정부는 김여정의 ‘한미연합훈련 취소’ 요구에조차 전전긍긍하고 있다.

동아시아와 중동에서 일어나는 분쟁은 한반도 방어에 치명적인 빈틈을 만들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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