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소장 “4차 산업혁명 성공하려면 수학에 투자해야”
김현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소장 “4차 산업혁명 성공하려면 수학에 투자해야”
  •  인터뷰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1.09.02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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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기술시대에 수학은 필수이자 대세 학문이다. 지식 정보화 사회를 넘어 지능 정보화 사회,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큼직한 화두의 깊은 곳에 모두 수학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표면적으로 수학 교육에 큰 관심을 기울이는 나라다. 사교육비의 약 30%가 수학 학원과 과외비로 들어간다는 통계도 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수학은 여전히 어렵고 재미없는 존재다. 수학의 중요성을 날로 커지는 데 반대로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학생)’ 등 수학 기초학력 미달자는 날로 급증하는 모양새다. 
 

숫자를 두드리기만 하면 뚝딱 계산해주는 계산기만 있으면 실생활에 아무 문제가 없으니 수학이 그다지 쓸모없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수학을 배워야 하는 것일까.

<미래한국>은 이와 관련해 국내 유일의 수학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인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김현민 소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어떤 곳인가요?
우리나라에 주로 물리와 수학 이론을 연구하는 분들이 모여 있는 고등과학원이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학만 특화된 연구소는 없었는데 15년 전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만들어졌습니다.

수리과학 분야를 연구하는 대한민국의 정부출연연구소로 기초과학연구원의 부설 연구소예요. 처음에는 수학연구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산업수학, 즉 수학을 이용해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소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작은 의미로는 응용수학이지만 큰 의미로는 응용수학과 순수수학으로 나누지 않고 수학 자체를 갖고 연구합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 여러 기술에 기본적으로 수학이 사용되고 있으니까 수학을 국가 발전에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꼭 산업 문제만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저희가 현재 질병관리청에 코로나 관련 수리 모델 결과들을 매주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도 활용됩니다.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수학적 내용을 저희가 개발하고 발전시켜 선진국가로서 필요한 수학 문제를 해결하고 또 그런 문제들을 연구하는 연구소로 방향을 설정해 놓고 있습니다. 

- 4차 융복합시대에 수학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건 어떤 의미인가요? 어학이나 인문학 쪽 전공이면 수학은 그다지 필요 없다고 봐야 할까요?
수학은 여러 의미에서 중요하다고 이야기해 왔습니다. 일단 4차 산업혁명을 떠나 수학 자체만 놓고 보면 학문의 기초이기 때문에 수학을 알아야 다른 학문들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학이나 인문학과 같은 분야에서도 수학이 필요한가, 과연 수학이 그런 학문의 기초인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수학은 학생들이 대학 진학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다 보니 문제를 푸는 데 너무 포커스가 맞춰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수학은 문제를 빨리, 잘 푸는 것이라는 측면에만 사로잡혀 있어 모든 것들의 연결고리가 잘 보이지 않는 겁니다. 하지만 수학은 문제를 푸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문제를 만들고, 풀어가는 과정이 중요한 학문이에요. 

4차 산업혁명을 놓고 보면 어떤 자연과학이나 여러 문제가 주어지는 것들을 알고리즘으로 만들고 그것을 인공지능에 넣어 해결할 수 있는, 즉 그런 과정을 알고리즘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놓고 보면 수학이 핵심 열쇠가 된다는 것이죠.

또 인문학이나 어학에서도 수학이 중요한 것은, 앞에서 이야기했듯 단지 문제를 푸는 게 아니고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창의력과 관련된 의미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부산대 수학과 출신의 김현민 소장은 입시 과열 경쟁이 수학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부산대 수학과 출신의 김현민 소장은 입시 과열 경쟁이 수학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수포자’를 양산하는 입시 과열 경쟁

실제 수학의 역사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수학은 문제를 푸는 사람보다 문제를 만든 사람이 유명합니다. 그 문제를 결코 해결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수학적으로 타당한 문제를 만들었다는 것이 핵심이에요.

앞으로 인공지능 시대가 오면 인공지능이 결국 문제는 해결할 겁니다. 인공지능이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문제를 만드는 사람이 결국 이 시대를 주도해갈 거라는 거죠.

보통, 사람이 왜 살아야 하느냐와 같은 것은 철학적 문제이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접근할 수 없는 문제잖아요? 인공지능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수학적 방식으로 알고리즘화시켜 AI에게 문제를 제시하기 때문에, 수학이라는 논리적 구조와 과정을 제대로 이해한 사람이 AI를 잘 쓰고 활용할 겁니다. 

4차 산업의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이 만들어지다 보니 인공지능 안의 기본적인 기술들도 수학으로 이뤄져 있는 겁니다. 단순히 인공지능을 그냥 사용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인공지능을 좀 더 발전시키고 또 이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어느 정도 예측하고 수학적으로 확인이 가능한 사람들이 훨씬 더 인공지능을 잘 활용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관점에서 수학을 잘하고 못하고가 앞으로 산업 구조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말씀을 들으니 수학은 앞으로 국가 산업 발전뿐만 아니라 미래 먹거리 등 많은 것들이 달려 있는데 우리나라는 학생들이 ‘수포자’라는 말이 일상화 될 정도로 수학 교육이 뒤처지고 문제가 많습니다. 소장님은 이 현상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저는 항상 수포자 얘기를 할 때 수학 포기자가 아니라 ‘수능의 수학 포기자’라고 말합니다. 이제 그런 관점으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수능의 ‘수학 문제’들을 잘 푸는 학생들은 있지만, 수학을 포기한 학생은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일상생활에서는 수학을 다 사용하고 있는 겁니다. 절대 수학을 포기한 학생은 없는데 우리나라는 수능이라는 입시 문제에만 매달려 있어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은 사실 수학자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정치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라고 봅니다. 국민의 공감대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달리 말씀드리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충분하고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입시 과열 경쟁이 없어지게 되면 수포자라는 단어는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수능, 즉 대학 입시에 맞춰 수학을 가르치다 보니 야기되는 문제들이라고 봐요. 예를 들어 어디에 활용하는지도 모르면서 문제를 끝까지 풀어야 되고, 그러다 보니 수학이 재미없는 겁니다.

수학을 내가 아는 만큼 내 일상생활에서 활용하고 앞으로의 내 직업에 따라 활용하겠다는 관점에서 놓고 보면 수학이 달리 보일 겁니다. 물론 많이 알고 더 깊이 수학을 공부한 친구들은 더 많이 활용하면 되는 것이고요, 그

렇지 않은 학생들은 배운 만큼 활용하면 되거든요. 우리는 입시 때문에 문제를 풀어 점수를 받아야 되니 푸느냐 못 푸느냐만 중요하게 된 겁니다.

내가 어떤 전공을 택하든 어떤 직업을 택하든 수학적인 것들을 활용하겠다고 생각하면 훨씬 더 재미있고 그 다음 단계로 좀 더 활용이 가능할 텐데, 학생들한테 그저 이건 맞고, 저건 틀리고로 가니까 학생들이 수학에 싫증을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결국은 ‘수포자’라는 말은 입시 문제 때문이지 수학 그 자체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2021년 3월 초 6대 국가수리과학연수소장에 임명된 김현민 부산대 교수/수리연 제공
2021년 3월 초 6대 국가수리과학연수소장에 임명된 김현민 부산대 교수/수리연 제공

수학 교육, 발상의 전환이 필요

- 그렇다면 우리 정부의 수학 교육 정책에서 완전히 발상의 전환을 가져오는 전면적인 개편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입시도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지금 입시수학 같은 경우에는 그렇죠. 국가에서도 과연 지금 수학교육이 맞는지 안 맞는지 포커스를 못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수학 평가를 서술식으로 하자 또는 영어처럼 절대평가로 하자 등 의견들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이 제가 앞에 말씀드린 것과 사실은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현재 입시 시스템 하에서는 여전히 상위권 대학들은 지원자의 경쟁률이 높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변별력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겁니다. 학생부 종합전형 이런 것들을 도입했지만 결국 그것을 다시 줄이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도 학생들을 선발해야 하니까 결국 안타까운 단어이기는 하지만 ‘줄’을 세워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가장 쉬운 방법이 수학으로 시험을 보는 방법 외에는 없게 됩니다. 정부 입장에서도 지금 수학, 과학 교육 정책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을 많이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의 관점에서만 보면 고등학교 졸업할 때 바로 입시가 걸려 있다 보니 어떤 방법을 택하더라도 제대로 안 되는 겁니다. 한마디로 백약이 무효인 것이지요.  

지금 사교육 문제 때문에 수학 수업 내용을 좀 줄이자고 하지만, 결국은 또 대학 갈 때는 학생들을 줄 세워 뽑아야 합니다. 입시에서도 수학 문제를 쉽게 출제하자고 하지만 결국 선발의 변별력을 갖게 하려면 한정된 그 작은 내용 안에서 다시 문제를 꼬아서 더 어렵게 내니까 결국은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과 경쟁했을 때 뛰어난 인력이 가장 큰 경쟁력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 학생들이 세계의 인재들과 경쟁할 때 어떤 수학적 내용이 좀 더 필요하다면 결국 대학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대학 교육의 차원이 높아져야 합니다.  오히려 지금 고등학교는 대학 입시라는 문제가 커다란 벽으로 서 있단 말입니다. 그 다음 단계에서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한다지만 쉬운 게 아닙니다.

우리는 중고등학교 수학 교육은 엄청 고민을 많이 하는데, 정작 대학에 가면 신경을 안씁니다. 그것은 부모들도 마찬가지지 아닌가요? 수학과 같은 기초 교육은 오히려 대학에서 좀 더 고민을 해야 되고 정책적 대안들이 좀 더 많이 나와야 합니다.

- 다른 나라들 수학 교육은 어떤가요? 
핀란드, 미국, 유럽 국가들 사례가 많이 나옵니다. 이런 국가들은 끝까지 답을 구하는 교육 방법에서는 많이 탈피하는 것 같습니다.

그 대안으로 수학을 이용해 코딩 교육을 한다든지 하는 방식들이 많이 적용되어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수학 과정에서 1, 2, 3등급 정도를 받고 있는 학생들은 전 세계 경쟁력을 놓고 보면 상당히 수학을 잘하고 있는 학생들입니다.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의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수학 교육으로 세계 인재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방향으로 고민하면 훨씬 더 좋은 대안들을 많이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개인적으로도 늘 궁금했습니다만, 수학을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이 타고나는 측면이 있습니까?
관련해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수학을 이끌어갈 천재, 소위 말하는 수학자로서도 이름을 남길 만한 사람은 타고난다고 봐야죠. 하지만 대부분의 수학자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허준희 박사라고, 지금 전 세계 수학에서 선두에 선 프린스턴대 교수로 이번 학기에 자리를 옮겼죠. 그 전에는 스탠퍼드대 교수로 있었어요.

수학자 대회에서 4년마다 필즈상(※ 국제수학연맹이 4년마다 개최하는 세계수학자대회에서 수상 당시 40세 미만의 수학자들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2명 이상 4명 이하에게 수여되며 필즈상 수상은 수학자들에게 가장 큰 영예로 여겨진다.-위키백과)을 수여하는데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분이에요.

그 분도 비슷한 얘기를 했습니다. 물론 자신은 수학을 잘 한 사람이 아니었다고 말하지만 뉴턴이나 가우스와 같은 사람이 되는 것은 타고 나야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지 않죠.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수학자들도 수학 잘하는 게 타고난 것은 아닙니다.

- 용기가 되는 말씀이네요. 물론 그래도 수학을 못하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아냐, 수학은 타고나야 돼’ 이렇게 생각할 것 같기도 합니다만. 어쨌든 학생들이 흥미를 잃지 않도록 수학 교육에 있어 다른 방법론도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좀 추상적인 이야기이기는 합니다만 우리가 영어를 가장 빨리 배우는 방법 중 하나가 여행을 하는 거라고 흔히 말합니다. 여행을 가야 하니까 영어를 더 빨리 습득할 필요가 있다는 동기부여가 되니까요.

그런데 수학은 필요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니까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배운 수학이 어디에 사용되는지 모르니까 또 더 흥미를 잃고요. 입시 문제에서도 대학을 포기하게 되면 수학을 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죠.

달리 말하면 어느 수준 이상의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포기하면 그만큼 수학을 공부할 이유가 사라지는 겁니다. 그래서 수학 교육에 있어서 교과서부터 내가 배우는 수학이 어디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가르쳐야 한다는 거예요.

수학을 어디에 활용할 것인지, 어떻게 활용하면 내가 훨씬 더 편리하게 되는지를 가르쳐야죠.  그러면 수학에 대한 생각이 바뀔 겁니다. 

저희 국가수리과학연구소도 그런 관점에서 많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전에는 많은 기업들이 수학을 활용해 어떤 문제를 해결한다는 생각들은 잘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국가수리과학연구소가 기업들과 협력하다보니 기업들 입장에서도 수학적인 관점에서 문제를 들여다보기 시작했고 해결책을 찾게 되었습니다.

이전보다 문제가 훨씬 더 단순화되고 해결책도 쉽게 찾을 수 있게 된 것이죠. 수학적 접근을 통해 해결 방안을 찾은 사례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요.

좀 더 단순화시켜 학교로 접근한다면 초중고에서도 학생들이 수학은 그냥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니라 활용성 관점에서 생각하게 하고 접근하도록 만들어 준다면 푸는 방법도 자연스레 알게 됩니다. 

- 소장님은 왜 수학자가 되셨습니까? 수학에 재능이 많으셨나 봅니다. 
다른 과목에 비해 수학이 점수가 좋았던 거은 맞아요. 그리고 수학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것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학을 선택하게 되고, 또 학문에 조금 흥미를 느끼다보니 더 깊이 가르치는 것은 좀 더 많이 알고 난 다음에 하는 게 맞겠다고 생각해 석·박사를 하게 돼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수학의 흥미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 소장님을 수학자로 이끈 수학의 매력은 뭡니까? 
새로운 문제를 만들고 남이 생각하지 못했던 어떤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에 매력을 느꼈죠. 남이 풀지 못하는 문제를 내 나름대로 생각해 풀어낸 것이 수학에 대한 저의 흥미를 더 증폭시켰습니다.

남들과 다르게 문제를 풀었을 때, 쾌감을 가졌다고 보는 것이 맞겠죠. 당연히 수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생이 수학과에 지원하지는 않겠죠? 수학을 제외한 의학이나 공대, 아니면 여타 학과의 경우 학과에 흥미가 없더라도 자신의 미래를 위해 공부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수학은 그렇지 않습니다. 흥미나 매력을 못 느끼면 수학을 전공할 수 없어요. 그리고 단지 문제를 풀었다는 성취감만 가지고 수학에 흥미를 느낀다고 해서 수학을 전공하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수학은 문제 해결도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최종적인 목표는 이 세상에서 그 누구도 만들지 않은 새로운 문제를 찾아내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많이 좌절하고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아요.

- 코로나 때문에 학생들이 대면 교육을 잘 못 받고 있습니다. 학력저하 현상이 사회적으로 굉장히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수학 교육도 마찬가지이죠?
제가 알고 있는 언론 보도로 봐서는 수학이 가장 심각하다는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코로나가 단 시간에 끝날 것 같지는 않은데 참 심각해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도 그 출발과 결론은 수학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도 그 출발과 결론은 수학이다.

수학의 무궁한 가능성에 뒤늦게 눈 뜬 기업들

- 대안이 있을까요? 
수학 교육을 담당하는 여러분이 지금 온라인 교육에서 여러 대안들을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종의 메타버스에서 어떤 수학을 활용한다거나 또는 여러 기관에서 수학적인 내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냥 문제 푸는 방식으로 가면 온라인 수업에 학생들이 흥미를 더 잃게 됩니다. 학생들이 온라인상에서라도 체험할 수 있는 쪽으로 많은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은 전 세계적으로 아직도 칠판 수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왜냐하면 실제 조사에서 학생들은 칠판에 하나하나 적어가면서 그 과정을 따라가는 수업이 이해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좀 다른 학문들과의 차이점이 있어요.

- 수학 교육에 있어 국가 정책적으로 어떤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제가 국가수리과학연구소에 있다 보니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수학에 대한 우리나라의 관심은 전 세계 최상위권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수학에 대한 관심이 딱 대학입시 수능까지라는 겁니다. 여기저기 수학의 중요성을 말하지만 현실은 사뭇 다릅니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만 하더라도 건물조차 없이 세 들어 살고 있습니다. 상징적인 현실이죠. 겉으로는 수학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의외로 관심이 없습니다. 

대전 대덕 단지에 와보시면 알겠지만 얼마나 많은 연구소들이 많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저희는 독립 건물조차 하나 갖고 있지 못할 정도의 연구소일 뿐입니다.

수학은 조그만 투자에 많은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만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수학에 대한 꾸준한 지원이 필요합니다. 다른 학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 부족해요. 

우리나라에서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엄청난 수학 실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어떤 산업에서 수학을 잘 활용해 발전하는 4차 산업혁명 구조와 연결시키는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가 많이 뒤떨어져 있습니다. 

학원에 보내고 고액 과외도 시키지만 대학에 와서는 수학을 끊어버리니까요. 반복되는 이야기입니다만, 우리 젊은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놓고 봐도 정말 수학을 잘 합니다. 이런 우수한 학생들을 국가 발전에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가 관건입니다.

수학은 당장의 결과보다 조금 더 시간을 갖고 꾸준히 투자할 경우 어떤 다른 학문보다 큰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수학은 절대적이에요.

세계와 늘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우리나라는 장기적 안목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수학에 좀 더 관심을 갖고 투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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