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광주의 전방·일신방직 땅, 누가 요리하고 있나
[고발] 광주의 전방·일신방직 땅, 누가 요리하고 있나
  • 주동식 국민의힘 광주광역시 서구갑 당협위원장
  • 승인 2021.12.06 10:17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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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북구 임동 100-1번지. 1935년 일본 가네보 시절부터 광주의 대표적인 산업시설로 운영되어왔던 전방·일신방직 터가 있는 곳이다. 전체 면적은 29만3290제곱미터(8만8720평)에 이른다.

현재는 공장시설이 광주의 평동산단과 베트남 등으로 옮겨가고 그 자리에는 요양병원과 중고자동차 거래업소 등이 들어와 있는 상태다.

이 공장 부지 인근 2킬로미터 안에 광주종합버스터미널(유스퀘어), 광주역, 프로야구단 기아타이거즈의 홈구장인 챔피언스필드,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이 밀집돼 있다.

한마디로 광주의 요지이다. 과거에는 광주의 서쪽 변두리 지역이었으나 광주시가 서쪽으로 확장하면서 지리적으로 광주의 한가운데 위치하게 된 셈이다.

1926년 일제시대 세워진 종연(가네보) 방직주식회사 광주제사공장 전경
1926년 일제시대 세워진 종연(가네보) 방직주식회사 광주제사공장 전경

공장이 가동되던 당시에도 소음과 분진이 심했으나 주민들은 별다른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상당수 주민들이 공장에서 일하는 등 산업시설이 부족한 광주의 대표적인 제조업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기존의 공장시설은 노후화되어 석면 가루가 날리고 인근 주거지도 슬럼화 현상이 심화되어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프로야구 경기라도 열리는 날이면 챔피언스필드의 주차장에 들어가지 못한 관람객들 차량이 이 지역 주택가 골목까지 밀고 들어와 지역 주민들이 오히려 퇴근을 못하고 주변을 배회하는 일조차 생긴다고 한다.

이 공장 부지의 재개발은 이 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광주시민 전체의 숙원이었다. 2018년 10월에는 임동 주민 4238명 명의로 공장 이전 청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재 광주글로벌모터스 대표이사인 박광태 씨가 광주시장이던 당시 타결 단계까지 갔으나 공공 기여분 44~48%를 놓고 씨름하다가 결렬된 일도 있다고 한다. 지금으로부터 10년도 더 넘은 과거의 일이다.

이 땅은 6850억 원에 부동산 개발업체에 매각하기로 했지만 10%의 계약금만 지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용도변경과 개발계획 승인 등의 권한이 광주시에 있기 때문에 그 협상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상태이다. 현재 협상은 전방·일신방직과 광주시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4월에 전방·일신방직 부지 재개발 계획안이 광주시에 제출됐다. 이 계획안은 주상복합 아파트, 호텔과 업무시설, 쇼핑시설, 지식산업센터, 공공시설 등을 포함하고 있다.

공공 기여분은 토지가치 상승분의 40~60%라는 가이드라인만 정해져 있고, 구체적인 내용은 협상에 의해 결정된다. 광주시는 지난해 7월에 현재 부지의 시설 가운데 어떤 것을 보존하고 어떤 것을 철거할 것인지 결정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태스크포스는 지난해 10월까지 8회에 걸쳐 회의를 갖고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전문가들에게 용역을 줘 시설물 보존 원칙과 대상 등을 입안하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3월 26일부터 8월 23일까지 11차의 회의를 가졌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들은 단순한 자문에 그치지 않고 직접 현장을 조사하는 등 실무진처럼 뛰었다는 것이 작업을 주도한 천득염 한국학호남진흥원장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이 정한 원칙은 개발보다는 보존에 방점이 두고 있다. 작업에 참여한 전문가 한 사람도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보존을 강조한 재개발 프로젝트는 최초”라고 자랑스럽게 발언했다.

그리고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것을 보면서 역시 민주화의 도시 광주는 다르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들이 마련한 공장 건축물 보존 및 활용 가치 기준을 봐도 마찬가지다. 역사적 가치, 물리적 가치, 장소·경관적 가치, 사회·문화적 가치, 지속적 활용가치 등을 보면 도대체 저 촘촘한 그물망을 빠져나갈 건물이 하나라도 있을까 싶다. 가령 사회·문화적 가치의 세부 기준인 시대상, 노동자의 삶, 생활문화, 지역공동체 연계 등만 따져봐도 그렇다.

전방‧일신방직 공장부지(2009년). 사유재산임에도 5‧18 관련 공공이라는 이름으로 보전지구로 묶여 있다.
전방‧일신방직 공장부지(2009년). 사유재산임에도 5‧18 관련 공공이라는 이름으로 보전지구로 묶여 있다.

광주를 반기업·반시장 도그마에 빠뜨리는 명분론

근·현대기 산업사회의 시대상을 반영하는 시설과 자료, 노동자의 삶과 생활 환경을 보여주는 공간과 시설, 당대 노동자의 생활상과 문화를 반영하는 시설, 지역사회나 주민과 유대감을 높이는 공간, 자료 등이 보존 대상에 포함된다.

저 기준을 적용했을 때 전방·일신방직의 건물 가운데 철거 대상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아니, 광주시 전체에서도 철거할 건물은 하나도 없고 모두가 보존 대상일 수밖에 없다. 근대와 현대를 망라하여 시대상을 반영하는 시설과 자료라지 않는가.

감정평가작업을 주도한 천득염 원장의 경력부터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전남대 건축학부 교수였던 천 원장이 지난 30여 년 매달려온 작업이 500년 전 건축된 원림(園林)인 담양 소쇄원의 가치를 평가하고 재조명하는 일이었다.

500년 전 건축물의 전문가가 근·현대 건축물의 평가를 주도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될까? 하지만 광주에서는 이런 일이 당연하고 상식적이다. 그게 ‘민주화의 성지’ 광주의 특징이다.

소위원회는 공장 시설물 전체 27개소 가운데 14개소를 보존 대상으로 제안하고 있다. 해방 이전에 건축된 것으로 알려진 화력발전소와 보일러실 1·2호, 고가수조는 아예 현 위치에 보존하기로 결정하고 평가에서 제외, 나머지 시설들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이다.

이들이 정한 보존 우선순위 상위 10개 건물을 보면 생산시설 2개소, 저장시설 2개소, 생활시설 5개소, 관리시설 1개소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건축 연도가 오래된 건물이 생산시설 2개소로 모두 1958년 건축됐다. 기타 60년대 건축된 시설이 3개소, 70년대 건축된 시설이 1개소, 80년대 건축된 건물이 4개소이다.

소위원회가 평가 기준에 왜 근대 건축물이 아닌, 근·현대 건축물이라고 규정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어떻게든 보존 대상을 최대한 늘리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소위원회가 보존하자고 제안한 14개 건축물을 다 알 수는 없지만 보존 우선순위 10개 시설물의 면적만 합산해도 6만9561제곱미터로 전방·일신방직 전체 부지의 4분의 1에 이른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시설물들이 모두 해당 부지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 건물들을 그대로 보존할 경우 신축 건물의 입지와 설계의 난이도가 무척 올라갈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소위원회는 앞으로 개발이 진행될 경우 건축물의 설계도 학회를 통해 공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이 프로젝트를 주도해온 것으로 봐서 이 계획은 실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쯤 되면 도대체 이 땅의 주인이 누구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이 모든 것이 1만 제곱미터 이상 대규모 민간부지의 도시계획을 변경할 때 민·관이 사전협상을 거치도록 한 법적 절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그런 법적 장치에 편승해 이 땅에 아무 권리도 없는 사람들이 전문가, 시민단체, 언론, 학계의 이름을 빌려 숟가락을 얹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생긴다.

광주는 시민단체 입김이 센 곳으로 유명하다. 5·18의 이름을 딴 온갖 시설과 기구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그 명분도 민주화를 위한 희생의 흔적을 ‘보존’한다는 것이다.

그런 시설과 기구가 시민단체와 운동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그들의 거점이 되어 광주를 더욱 더 반기업, 반시장 도그마로 옭매어간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광주시청 어떤 설명회의 풍경

 

지난 1111일 오전 1030분 광주광역시청 3층 대회의실. 전방·일신방직 공장부지 도시계획 변경 기본방향 및 추진상황 설명회가 진행됐다.

이날 설명회는 광주시청의 유튜브 방송인 헬로광주1시간 20분에 이르는 전체 실황을 실시간 중계했다. 이 방송은 조회수가 3000회를 넘기고, 댓글도 86개나 달렸다. 헬로비전의 짧은 동영상도 조회수 100회를 못 넘기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사안에 대한 광주시민들의 관심을 엿볼 수 있다.

필자도 이 설명회에 참석해 발표 순서가 끝난 뒤 마이크를 잡고 소속과 신분을 밝히고 질문했다.

이렇게 보존을 강조한 프로젝트가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라는데, 그게 광주의 자랑이냐? 자본주의 국가에서 남의 사유재산을 이렇게 규제한다는 게 말이 되나? 지금 제시한 기준을 보면 광주에서 철거할 건물도 하나도 없고, 새로 지을 건물도 하나도 없을 것 같다.”

그러자 누군가 그런 소리 하지 마라. 당신 기업체에서 보낸 사람이냐?”며 끼어들었다. 필자도 발언 통제하지 말라며 반박했고 주최측은 서둘러 마이크를 회수해갔다.

하지만 이후에도 다른 참석자들로부터 이런 대규모 불로소득은 어떻게든 회수해야 한다느니 광주시가 이 땅을 매입해 공공 개발하라는 등의 발언이 나왔다. 하지만, 헬로광주의 댓글이나 실시간 채팅은 보존을 반대하고, 시민단체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90% 이상 채워졌다.

필자가 발언할 때의 실시간 채팅은 국민의힘 잘한다” “주동식 삼촌이라 부른다” “국힘 뽑아야겠네요등의 지지 발언으로 채워졌다. 시민단체 입장을 대변하는 발언도 있었지만 똑같은 발언을 계속 복붙하는 것이어서 비아냥의 대상이 됐다.

전방·일신방직 부지 재개발은 광주시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시민들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그동안 시민단체의 이름을 빌려 반기업, 반시장 정서를 강요해온 데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 프로젝트 결과에 따라 광주시민들이 변화에 대한 심리적 임계점을 돌파해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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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달용 2021-12-10 16:22:30
제 목 : 전방 일신방직 이전에따른 보존물문제.(주동식기고문 댓글)

이문제에 관심을가지시고 복합몰쇼핑유치등 전방일신방직 그곳이나 여타장소에 유치하자는운동에 경의를표합니다.
기고내용 다옳고바른말입니다.
원칙은 그곳부지를 매입한시행사에서 법테두리에서 맘대로 하여야합니다.
시에서 접목할려는 테마나 요구조건은 권유나 조정협의는 할수있습니다.
근대문화유산이라지만 해방이후지어진게 대부분이고 주장하는 근대산업 근로노동의가치는 어느정도인정합니다.
공청회 헬로비전유튜브를봤는데 보존이강하고 논하는 용도지역에 들어설 호텔이나쇼핑몰이 부합하는냐도 면밀한검토가 필요합니다.
그런것은 시행사가 돈이된다면알아서 해야합니다.
시청이나 시민단체 여타관계자는 옵서버정도로 거드는것외에는 노터치해야합니다.

류달용 2021-12-10 16:21:11
시관계자가 공청회에서 그곳이 대단한양치부하는데 뭘모르는 상식입니다.
유-스퀘어와 거리가있고 광주천이 친수공간으로서 플러스요인도있지만 이격거리를두게되니 마니너스요인도있습니다.
가장큰교통문제는 금남로연장의 대로가 유-스퀘어를거처 무진로까지연결돼지만 구부러저있어서 대로역활에서 감점입니다.
도시철도가 연결되지않습니다.
2호선의 지선이 챔피언필드와 거론장소로갈지 운암육교에서 유스퀘어로그곳을피해갈지 아직결정이없습니다.
지선논의는 현재논의거론조차도 없어요.
2002년 월드컵개최전에도 전남중고등학교에 대우그룹에서 호텔를짓는다고 유세떨다무산됬어요.

류달용 2021-12-10 16:18:11
보존할려면부지를 따로구분하지말고 개발용지외 배정된 녹지나 공원 공공용지에 보존할려는 테마를 집어넣어야합니다.
별도로부지를 마련한다면 시행사에게 부담을주는것으로 준조세격의 강요성기부에 해당됩니다.
보존할려는것에 광주최초발전소인 발전기기체는 상징성을 가질수있다고봅니다.
그외에는 가치에서 제외로보는데 워낙볼거리가없으니 우선순위에 몇가지만골라야합니다.
전방정문입구의 김용주창업자회장 동상도 보존해줘야합니다.
얼마전 광주좌빨들이 어떻게알았는가 그동상앞에가서 친일파라며 철거난동을 피웠습니다.
친일파라는 주장에 답안하지만 김용주씨가 우리지역에 끼친영향은 여러가지로서 그공을 인정해줘야합니다.

류달용 2021-12-10 16:16:48
친일파라면 친일파가 세운공장이나 그잔재를 없애자고해야지 보존물을 거론하는겁니까?
10,000 m제곱이상은 관청과 협의대상이라고한다.
그부분에서 대규모이전지의 기여금을강조하는대 법적을맞는지 모르겠다.
맞다하더라도 기여금을강조하여 개발을 더디게해서는 않됀다.
다갖춰진 어등산개발도 못하면서 전방일신방직에는 더관심을가지는것같아서 참않됐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