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포함’ 전사자들은 잊혀진 영웅들인가
‘당포함’ 전사자들은 잊혀진 영웅들인가
  • 서정순 가톨릭상지대 교수. 예비역 육군 대령
  • 승인 2022.01.03 14: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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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초계함 피격 55주년

2022년 1월 19일은 동해상에서 아군의 초계함인 당포함이 적의 해안포 공격에 의해 침몰된 지 55주년이 되는 날이다. 1967년 1월 19일 13시 55분 동해 NLL 인근에서 어선 보호임무를 수행하던 해군 초계함인 당포함을 향해 적 해안포 10여 문이 일제히 포격을 가했고 당포함은 순식간에 전투능력을 상실했다.

적의 화력이 월등히 강했을 뿐만 아니라 당시 당포함에 탑재된 무장 중 3인치 함포 1문을 제외하고는 적 포진지에 도달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적의 공격으로 당포함은 침몰되었고 79명의 승조원 중 39명이 전사했으며 전사자 중 28명은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했다. 이때 전사한 39명은 동작동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어 있다.

서울 국립현충원 당포함 피격 전사자 묘역
서울 국립현충원 당포함 피격 전사자 묘역

나는 당포함 전사자 중 한 분과의 관계 때문에 1974년부터 전방 근무기간 몇 년을 제외하고는 119일과 66일 매년 두 차례씩 동작동 21번 묘역을 찾고 있다. 당포함 전사자 중 상사 이하 35위가 이곳에 안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분들을 찾으면서 많은 것을 느끼곤 한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분들이 다녀갔던 것을 알 수 있었다. 1월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묘에는 생화가 놓여 있었고, 동기생들인지, 당포함에 동승했던 전우들인지는 몰라도 소규모 추모식도 거행되고는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찾아오는 가족조차 매우 적은 것 같다.

작년에도 119일과 66일에 참배를 다녀왔다. 35위 중 현충원 측에서 꽂아 놓은 조화가 아닌 생화가 놓인 묘는 3기에 불과했다. 이들이 잊혀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이들은 최전방에서 국민 보호 임무를 수행하다가 전사한 우리의 영웅들이다. 현재를 사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들의 고마움을 잊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다.

1953년 정전 이후 북한의 무력도발은 끊임없이 반복되었고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많은 장병들이 전사했다. 1996년 강릉잠수함 침투, 1998년 제1연평해전, 2002년 제2연평해전, 2010년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도발, 2015년 비무장지대 지뢰 도발 등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도발을 해왔다.

특히 천안함 피격사건은 우리 해군 장병 46명이 전사했으며 그중 6명은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했다. 이러한 많은 사건들을 우리가 기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39명이 전사한 19671월의 당포함 피격·침몰사건은 기억하고 있지 못하다.

 

침몰한 함정 인양하자

현충원에 안장된 당포함의 영웅들 중 28위는 유골이 아닌 모발영현이 안장되어 있다. 해군은 입대와 동시 모발과 손톱, 발톱을 깎아 보관한다고 한다. 해상에서 전사할 경우 시신을 수습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시신을 수습하지 못할 경우 조국을 위해 산화한 것으로 간주하고 모발영현과 유품으로 장례절차를 진행한다고 한다. 천안함 피격 때도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6명의 전사자는 산화에 따른 장례절차를 진행했다. 천안함에 비해 당포함 전사자 중 산화자가 많은 것은 당포함을 인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동해의 수심이 깊고 당시 인양기술이 발달하지 못했다.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한 유가족들의 한은 아직도 풀리지 않아 계속되고 있다. 전사자의 부모 형제들의 그리움과 안타까움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이제라도 당포함을 인양하여 유가족들에게 유골이라도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이고 국민의 도리이다.

당시는 인양기술이 부족하여 못했다고 하지만 이제는 가능하지 않은가? 대한민국은 태평양에서도 침몰한 배를 인양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가?

소위 국가의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치고 안보와 경제를 얘기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많은 경제공약과 안보공약을 쏟아낸다. 그러나 어떤 안보공약보다 중요한 안보공약은 보훈공약일 것이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은 끝까지 국가가 책임진다는 공약이야말로 강군을 만드는 지름길일 것이다.

가 죽더라도 내 부모 형제는 국가가 책임진다는 믿음이 있을 때 군인들은 목숨을 걸고 싸울 것이며 그 믿음의 시작은 유골이라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가 차원의 추모 행사 있어야

이들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라는 국군의 숭고한 사명을 수행하다가 전사했지만 이제는 국민들의 기억에서조차 지워졌다. 다른 사건의 전사자 추모식은 국가에서 주도하고 정치인을 비롯한 유명인사들이 많이 찾아 뉴스에도 많이 나오고 국민들의 기억 속에도 생생하게 자리잡고 있는데 당포함 전사자들을 기억하는 국민은 유가족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을 것이다.

우리의 영웅, 당포함 전사자들을 국민들은 기억해야 한다. 그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이 국민을 위해 전사한 그들에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그리고 국가에 요구해야 한다. ‘이제는 인양기술이 발전했으니 당포함을 인양해 끝까지 시신을 수습해 달라고,’ ‘국민이 영원히 기억할 수 있게 추모행사를 국가가 주도해 달라고말이다.

그리고 국가는 응답해야 한다. 국가는 국가를 위해 임무를 수행하다가 전사한 영웅은 시신이라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영웅들을 잊지 않기 위해 국가가 추모행사를 주도하고 국민들에게 이들의 고마움을 알리는 일을 계속하겠다고 말이다.

당포함에서 전사한 39명의 영웅들에게 국민의 한 사람으로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명복을 빈다. 그리고 유가족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과 송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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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섭 2022-01-04 17:12:27
국가는 인양해서 가족들 한을 풀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