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韓 소상공인은 코로나로 죽을 맛, 日 소상공인은 룰루랄라
[논단] 韓 소상공인은 코로나로 죽을 맛, 日 소상공인은 룰루랄라
  • 조원우 일본 요식업 경영자
  • 승인 2022.02.17 10: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가 일본도 예외일 수 없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방역대책은 한국 정부와는 달랐다. 특히 소상공인 대책은 극과 극이라 할 정도로 확연히 차이가 난다. 한국의 소상공인들은 정부의 일괄적 영업시간 제한, 거리두기 등으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데 반해 일본의 소상공인들은 영업시간을 자율적으로 판단한다.

만약 정부의 시책에 따라 영업시간을 제한받으면 손실을 대부분 정부로부터 보전받는다. 한국 언론에는 이러한 내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 요식업을 경영하는 조원우 씨(53)는 <미래한국>에 일본의 소상공인 보상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특별기고로 알려왔다.

조 씨는 1992년 유학생으로 일본 생활을 시작, 메이지대 졸업 후 창업해 현재 도쿄에서 한국 음식점 5곳과 의류판매점을 경영하고 있다. ‘와인 소믈리에’, ‘데킬라 마에스트로’ 자격도 보유하고 있다. <편집자주>

조원우 씨

2020년부터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코로나. 일본 역시 이를 피해갈 수 없기에 일본 정부는 여러 대책을 내놓고 국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각종 정책 협조를 요청했다.

일본 정부는 2020년 3월 13일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대책의 특별조치법’에 의거해 도쿄(東京都), 가나가와현(神奈川縣), 사이타마현(埼玉縣), 치바현(千葉縣), 오사카(大阪府), 효고현(兵庫縣), 후쿠오카현(福岡縣) 7개 지역에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일본 방역대책은 실질 손실 보상

4월 16일에는 전국적으로 긴급사태선언 지역을 확대했다. 갑작스러운 조치로 일본 국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일본 정부는 물론 각 지자체들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 국민 연예인이라고 할 수 있는 ‘시무라 켄’과 여배우 ‘오카에 쿠미코’가 양성 판정을 받고 치료 중에 사망해 일본 국민이 쇼크에 빠지기도 했다.

일본 국민들은 처음으로 맞는 사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부분의 회사가 재택근무를 실시했고 학교도 휴교했다. 이에 많은 자영업자 특히 음식업을 운영하는 회사나 개인사업자들은 큰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타격을 받을 개인 사업주나 법인들을 위해 많은 보호 정책을 재빠르게 내놓았다. 여러 분야에서 많은 정책들이 펼쳐졌지만 그 중에서도 내가 종사하는 음식업에 대해 일본 정부와 도쿄도에서 실시한 각종 금융정책과 지원정책에 대해 언급하려 한다.

일본 정부는 금융권의 저금리 융자와 월세 지원, 각종 보조금과 조성금 그리고 협력금 등으로 영세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을 지원했다.

우선 2020년 3월 24일 일본정책금융공고(日本政策公庫)를 통한 실질 무이자(추후 이자분을 돌려줌), 무담보로 특별 융자제도를 실시했다. 또한 민간의 시중은행들은 보증협회를 통해 무이자 무담보로 자금을 융자해줬다.

조원우 씨가 일본에서 경영하고 있는 한국 음식점 전경
조원우 씨가 일본에서 경영하고 있는 한국 음식점 전경

나는 일본정책금융공고에서 3000만 엔, 거래하는 거래신용금고에서 2000만 엔, 그리고 신주쿠 구청 보증으로 500만 엔 등 총 5500만 엔을 긴급하게 융자 받아 회사 운전자금으로 이용했다. 또한 고용보험에서 가게를 휴무하는 동안 직원들의 급여를 전액 보전 받았다.

물론 아르바이트생 임금 들도 고용보험에서 보전 받았다. 그리고 월세보전 명목으로 점포 규모에 맞게 계산해 점포당 월세를 지급 받았다. 물론 100%는 아니지만 내 경우에는 2점포분으로 350만 엔을 받았다.

이런 긴급자금 융자 및 보조금 정책 덕분에 급한 불을 끌 수 있었다. 코로나가 안정이 되고 난 후 보복 소비에 대비해 투자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융자를 받은 자금을 모아 새로운 점포를 계약했다. 운전자금으로 활용하고 남은 2500만 엔으로 3층 신축건물을 계약한 것이다.

11월에는 설비투자 명목으로 5000만 엔을 추가로 융자 받아 내부공사를 했다. 이외에도 2020년에는 도쿄도에서 주는 ‘도쿄도감염 확대방지협력금’ 명목으로 약 1000만 엔을 받았다.

2021년 2월 무사히 공사를 마치고 점포 3개를 추가로 개업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갑자기 확진자수가 늘어나자 음식점 영업을 또다시 저녁 8시까지만 하도록 영업시간 단축 협력을 요청하는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개업하고 불안했지만 새로 가게를 시작해서 2020년 혹은 2019년 매상 데이터가 없는 가게들의 경우에는 하루 4만 엔씩 보조금을 지불해준다고 발표를 했기에 큰 걱정은 없었다.

예를 들어 4월분 보조의 경우 기존에 영업해온 점포는 2019년 혹은 2020년 둘 중에 매출이 좋은 쪽을 선택해서 계산을 하면 되고 신규 점포는 하루 4만 엔씩 30일을 계산해 120만 엔을 지급해 준다. 물론 휴업해도 같은 액수를 준다.

부부가 경영하는 작은 음식점의 경우는 차라리 문을 닫고 쉬는 것이 오히려 득이 되는 구조였다. 내 경우는 2021년 매월 1000만 엔(약 1억 원)을 보조 받았다. 2021년 10월 말까지 약 1억엔(10억 원)을 보조 받았다. 이것은 저녁 8시까지 영업하고 술을 팔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다.

물론 영업시간 단축에 협조하지 않고 술을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업주들도 있다. 한인타운이라고 불리는 신오쿠보 지역에는 많은 한국 업주들이 있는데 이들은 ‘도쿄도(서울시청과 같은 도쿄관청)’의 협력 요청에도 불구하고 영업시간을 심야까지 늘리고 술을 제공하면서 영업을 하고 있다.

다른 일본 가게들이 단축 영업을 하고 술을 제공하지 않는 틈을 타 오직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다.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신나게 영업을 하는 한국인들을 보면 화가 나기도 한다.

지난해 4월, 7월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급증하자 요시무라 오사카 지사가 질병 비상사태를 선언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교토통신
지난해 4월, 7월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급증하자 요시무라 오사카 지사가 질병 비상사태를 선언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교토통신

그래도 일본 정부는 이런 업주들을 단속하지 않는다. 일본은 철저하게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감염자 확대 방지를 위한 영업시간 제한 및 주류판매 자제를 협조 요청하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의 확진자 방지를 위한 조치와 보조금의 차이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코로나를 혹시 정치적으로 이용을 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가질 때가 있다. 몇 년전 한국에 음식점을 운영해 보려 계획하고 움직인 적이 있었는데 계획을 접은 것이 정말 잘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시대를 경험하며 한국에서 음식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없다.

나만 이런 대접을 받느냐고 물어볼 수 있다. 오늘 협력금 사무국에 전화를 하니 약 9만 건이 접수되었고 4만 건 정도 처리된 상황이라고 한다. 그것도 도쿄에서만… 이러고도 K-방역을 자랑할 수 있으려나. 일본의 특파원들은 왜 이런 사실을 보도하지 않는 것일까?

일본도 또다시 오미크론 대책을 내놓았다. 일본은 현재 오키나와현과 히로시마현 그리고 야마구치현 등 미군기지가 있는 곳에서 오미크론이 빠르게 전파되어 현재는 총 13개 현,도,부에 변이종의 만연을 막기 위해 지자체와 정부가 긴밀히 협의를 하여 ‘만연 방지 등 중점조치’를 결정했다.

조원우 씨가 일본 정부로부터 받은 재난지원금 내역
조원우 씨가 일본 정부로부터 받은 재난지원금 내역

일본은 강제성 없이 영업이나 보상 중에서 선택

이번 만연 방지 조치가 이전과 조금 다른 점은 예전의 ‘유동인구 억제’가 아니라 ‘인원수 제한’에 중점을 뒀고 경제활동을 막을 필요까지 없다는 것이다. 일본은 이 조치를 시행하는 경우에 음식점 영업시간을 저녁 9시까지 하더라도 주류판매를 허용한다.

그에 대한 손실보상은 당연히 이뤄진다. ‘만연 방지 등 중점조치’ 위의 단계인 ‘긴급사태선언(緊急事態宣言)’ 시에는 영업시간을 저녁 8시까지로 하고 주류판매를 금지한다. 도쿄도 등 각종 지자체에서는 이 기간 동안 영업시간 단축 요청을 하고 이에 협력하는 업체 및 업주에게는 ‘영업시간 단축 등에 따른 감염확대 방지 협력금’을 지급한다.

만연 방지 등 중점조치 기간 중에는 하루 4만 엔 (40만 원) 한달 120만 엔(1200만 원), 긴급사태선언 기간 중에는 하루 6만 엔(60만 원) 한달180만 엔(1800만 원)씩 지급해 왔다.

물론 지자체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대동소이하다. 점포 규모가 클수록 불리하고 규모가 작을수록 유리하다는 지적이 있어 전년도 대비 매출 감소를 계산해 주는 방식을 도입해 음식점들이 최대한 피해를 받지 않도록 노력해 왔다.

영업시간 단축 협조 요청에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큰 불이익은 없다. 한국처럼 행정기관이나 경찰이 단속해 벌금을 부과하지도 않는다. 구청 위생과에서 위생 상태를 트집 잡아 영업정지 같은 행정조치는 더더욱 없다.

도쿄도에서만 한 달에 8000억 엔(약 8조 원) 이상을 지급하면서 요식업주들에게 국민들에게 영업시간 단축 및 주류판매 금지를 요청했다. 이에 비해 한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요식업 종사자들에게 희생만 강요하고 보상이 적어 절망에 빠지게 한다.

국민들에게 ‘K-방역’이라며 잘하고 있다고 알린다. 코로나 종식은 당연히 해야 되지만 당국의 조치에 협조해 손실을 입은 소상공인에게 보상과 지원이 제대로 돼야 할 것이다.

일본 정부의 손실보상 방법을 요약하면 전년 혹은 전전년 하루 평균 매출 80%를 보전을 해주며 1) 저녁 8시까지 영업을 하며 주류 판매를 안할 것인지, 2) 평소대로 영업을 할 것인지(눈총은 따갑게 느끼겠지만 번화가에서는 영업하는 곳이 많이 없는 관계로 손님이 엄청 몰린다) 선택은 전적으로 업주가 판단을 한다. 이 점이 한국과 크게 다르다.

일본 어디에도 한국처럼 QR 코드 찍고 출입하는 곳은 없다. 시스템을 못 만드는 게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 등을 위해 하지 않는 것일 뿐이다. 코로나 시대에 한국이 아니라 일본에서 사업하는 것은 매우 잘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치방역으로 소상공인을 희생양으로 삼지는 않으니까.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