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전환의 리더십 후보를 선택하자
시대전환의 리더십 후보를 선택하자
  • 이용환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총장
  • 승인 2022.02.28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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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탱크로부터 듣는다 / 한선브리프

20대 대통령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4당 대선 후보의 TV토론도 시작됐다. 2월 3일 첫 TV토론 시청률이 39%나 될 정도로 유권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선거가 코앞인데도 “찍을 사람이 없다”는 부동층도 TV토론을 보고 후보를 선택하려는 마음이 작용했을 것이다.

판세는 2강 1중 구도이다. 이번 선거의 특징은 국민이 바라던 비전과 리더십을 갖춘 대통령을 뽑는 경쟁이라기보다 가족 문제를 포함한 비호감도가 높은 후보 간의 경쟁이다.

5년간의 국정을 이끄는 대통령 선거인데도 선거운동을 보면 전략, 정책경쟁 대신 상대방 흠집 잡기에 몰두했다. 이런 현상은 국민과 나라를 위한 사명감과 정치철학의 빈곤에 기인한다. 오죽하면 오늘의 정치를 “사익을 추구하는 ‘진영 비즈니스’가 됐고 정치는 몰락한 것이 아니라 타락했다”고 비판하겠는가?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낮아질수록 결과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당선된 대통령은 국민이 권력을 위임했다고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자기 마음대로 국민을 통제한다. 그래도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바이다.

뽑아놓고 후회한들 소용없다. 그래서 투표를 잘 해야 한다. 거짓말을 하거나 위선적인 정치인을 뽑아서는 안 된다. 유권자들은 각 당의 대선 후보에 대해서 옳지 않은 일을 하고도 옳은 것이라고 억지 주장하거나 말과 행동이 다른 모습을 보였는지를 경선 국면부터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2월 3일 공중파 방송3사 합동TV 토론회 모습.
2월 3일 공중파 방송3사 합동TV 토론회 모습.

2022 대선 중요성

본선에 가서도 다시 살펴보고 투표를 해야 한다. 나아가 반복되고 있는 정치인들의 위선적인 행태와 부패를 막으려면 국민이 나서서 무너진 직업윤리와 사회윤리를 바르게 세워야 한다. 또한 사회 정의와 공정의 가치를 되살리는 도덕재무장 운동을 펼쳐 사회적 자본을 축적해나가야 한다.

20대 대통령 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중요하다. 모든 분야에서 변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산업구조와 경제 질서는 물론 생활 패턴까지 바뀌는 4차 산업혁명과 AI 혁명을 겪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중 대립·갈등의 첨예화와 함께 세계질서가 바뀌고 있다. 코로나로 유발된 감염병 확산, 기후변화 등 국제사회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대이다. 국내적으로도 남북문제와 통일과업, 파편화된 사회의 대응, 사회 정의와 공정에 대한 욕구, 인구감소, 저출산 고령화, 복지포퓰리즘의 난제들이 쌓여 있다.

이 복합적 문제를 발전의 동인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결정될 것이다. 2022 대선은 권모술수와 흑색선전에 유능한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라 문명 대전환의 시점에서 나라의 명운을 짊어질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양대 정당 후보들의 공약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국정과제보다 표만을 의식한 포퓰리즘 공약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선대위 출범식에서 ‘대한민국 대전환’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대한민국을 확 바꾸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제시했다.

국정방향 및 운영 목표를 보면 이재명 후보는 ‘세계 5대 경제대국’이라는 ‘신경제비전’을, 윤석열 후보는 ‘성장·저출산·부동산 문제 해결을 국정운영의 3대 기본방향’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이를 실현할 전략과 정책을 체계적으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양당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외교와 대북정책을 제외하면 큰 차이가 없다. 두 후보 공히 포퓰리즘 중심의 유사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병사 월급 200만 원은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가 같이 공약했다. 공약 중에는 구의원 선거에서나 볼 수 있는 놀이터 신설, 지하 주차장 건설 등의 공약까지 있다. 말을 바꾸는 공약도 있다. 이러다보니 핵심 공약이 무엇인지 헷갈린다.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 발언이 대표적이다. 기본소득은 이재명 후보의 상징적 공약이다. 그런데 기본소득을 강조하다가 안 한다고 하다가 다시 한다고 하니 과연 기본소득이 대표적인 정책공약인지 헷갈리게 한다.

‘국토보유세’도 마찬가지이다. 비판여론이 일자 철회하는 듯했다가 당선되면 국민을 설득해서 추진하겠다고 하더니 이제는 이름을 토지이익배당금제로 바꿨다.

윤석열 후보는 한국노총에 가서 이미 여당이 찬성한 바 있는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와 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제) 도입에 동의했다. 대한상의에 가서는 기업 자율을 강조하고 규제개혁을 통한 공정한 경쟁을 약속했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1월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됨으로써 도입됐다. 하지만 벤처기업가들이 바라는 ‘차등 의결권’이 담긴 ‘벤처기업법 개정안’은 보류됐다.

노동이사제 도입과 벤처기업 차등의결권 개정안 보류는 기업경영을 어렵게 하는 조치다.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같은 날 이재명 후보는 ‘신경제 비전’과 경제 세계 5강, 국민소득 5만 달러, 주가지수 5,000의 555공약‘을 발표했다. 하지만 여당의 친노조, 반기업 정책이 555 공약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후보들은 청년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공들이고 있다. 이재명 후보의 탈모 치료 의료보험 지원, 윤석열 후보의 59초짜리 동영상 시리즈와 같은 단순·명료·쾌활한 온라인 밈의 홍보로 청년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사실 청년들이 기대하는 대통령은 청년들과 친근하면서도 정직하고 품격 있는 대통령이다. 청년세대에게 현실적으로 중요한 것은 일자리이다. 그들에게는 공약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진정성이다. 대선 후보가 청년들의 표를 얻기 위해 장소와 상황에 따라 발언이 다르면 진정성은 의심받고 오히려 표를 잃는 요인이 된다.

국민이 바라는 대통령은 표만 의식하는 ‘정치인(politician)’이 아니라 나라를 이끌어 갈 국정철학과 사명감을 가진 ‘정치가(statesman)’이다. 권한만 행사하고 책임은 지지 않는 무소불위의 대통령이 아니라 권한과 함께 책임도 지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아가 경청과 소통, 선공후사와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여주는 대통령을 기대한다. 오늘날은 이런 정치가를 보기 힘든 세상이다. 그래서 유권자가 대선 후보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는 주권자로서의 권리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은 대선 후보에게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 포퓰리즘과 진영논리에 흔들리는 유권자의 책임도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가 대선 후보 못지않게 정직해야 하는 이유이다.

20대 대선은 시대 대전환기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다. 토론회에서 이재명, 윤석열 후보가 인사 후 제자리로 가고 있다./연합
20대 대선은 시대 대전환기의 대통령을 뽑는 선거다. 토론회에서 이재명, 윤석열 후보가 인사 후 제자리로 가고 있다./연합

대통령 후보의 품격과 조건

국민이 대통령 후보의 품격을 중시하는 이유는 그들의 귀감이 되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국민과 나라를 이끌어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직책에 맞는 품격과 능력을 갖춰야 한다.

양자 모두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애민정신이 투철하고 도덕성과 정직성이 높은 품격을 중시한다. 부족한 능력은 참모들로 채울 수 있지만 품격은 대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후보들의 특징을 찾는다면 이재명 후보는 “이재명은 합니다”에서 알 수 있듯이 능력을 강조하고 윤석열 후보는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면서 원칙을 중시한다.

국민은 능력과 원칙을 지키는 지도자 못지않게 품격 있는 지도자를 원한다. 품격 있는 지도자는 누구일까? 후보의 과거와 현재의 행적 그리고 비전과 공약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박세일 전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지도자의 길’에서 지도자가 되려면 최소한 4가지 능력과 덕목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첫째, 애민(愛民)과 수기(修己)이다. 국민과 나라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자기 수양에 투철해야 한다. 둘째, 비전과 방략(方略)이다. 나라를 이끌어갈 큰 방향과 이를 실현할 전략을 갖고 있어야 한다.

지도자는 최소한 세계흐름과 국정운영의 대강(大綱)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셋째, 구현(求賢)과 선청(善聽)이다. 인재를 널리 구하고 이들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선청이란 발탁한 인재들의 말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얘기를 잘 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넷째, 후사(後史)와 회향(回向)이다. 역사의식을 갖고 다음 시대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일, 그리고 자신이 이룩한 성과를 국민들과 역사에 남겨주고 물러나는 것이다.

4대 능력과 덕목에서 마지막을 제외하고 위 세 가지는 대통령 후보들에게도 해당된다. 이런 능력과 덕목을 갖춘 후보는 품격이 갖춰진 후보라고 할 수 있다. 후보 스스로 이 기준에 자신을 비춰 봐야 한다. 부족한 것이 있으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이를 보완하는 노력을 보여 줘야 한다.

우리는 지금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시대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문명의 대전환기를 겪고 있다. 국민들은 이런 시대 변화에 부응할 수 있는 품격과 역량을 갖춘 대통령을 바라고 있다.

세계질서의 변화와 국내환경의 변화를 조율하면서 자기를 낮추고 국민을 섬기는 후보, 선공후사의 자세를 가진 정치인, 국가와 민족을 생각하는 애국심과 시대정신에 투철한 정치 지도자를 갈구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런 기대가 어렵다면 나름의 기준을 정해서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제1의 기준은 ‘염치’를 아는 후보이다. 상대적 개념이지만 어느 후보가 보다 정직하고 윤리적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제2의 기준은 통합의 시대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후보이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내 지속된 편가르기와 후보들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보인 갈등과 분열을 극복해야 한다.

그러나 유권자는 어느 후보가 이런 품격과 능력을 가진 지를 알 수 없다. 그래서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발언과 공약, 4당 대선 후보의 TV토론이 판단 근거가 될 수 있다.

현실의 상황에 맞는 공약인지, 실현 가능한 공약인지, 포퓰리즘 공약으로 후세대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공약인지를 살펴야 한다. 나아가 후보의 과거와 현실의 행적도 중요한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다. 대선 후보 TV토론에서는 이런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다음 변화 대응 역량이다. 구질서에서 새 질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국가를 이끌어 갈 후보가 누군가를 살펴봐야 한다. 먼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켜나가고 법치를 실행할 후보가 누구인가를 눈여겨봐야 한다.

현실적 문제로는 북핵에 대응할 수 있는 국가안보와 고용을 유발하는 경제성장이다. 이 점은 수시로 펼쳐지는 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지도자의 판단 능력이 중요하다.

선공후사의 자세를 갖춘 진실하고 용기 있는 결단력 있는 지도자가 누구인지도 분별해야 한다. 지연된 과제인 공공개혁, 노조개혁, 연금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가 누구인지도 판단의 중요한 지표가 되어야 한다.

문제가 많았던 코로나 방역 문제, 표만을 생각한 퍼주기 공약 등 악성 포퓰리즘 정책을 비롯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복지, 교육, 친노조, 반기업 정책, 대북·외교정책 등을 바로 세우고 제대로 시행할 후보가 누구인지 판별해서 선택해야 한다.

유권자는 투표할 후보가 없다고 한탄하지 말고 이런 때일수록 적극적으로 나서 귀중한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 바쁘다거나 좋은 후보가 없다는 등 이런 저런 이유로 투표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한 시대가 바뀌는 시점에서 앞으로 5년간 국정운영을 담당해가는 지도자를 뽑는 선거다.

유권자는 훌륭한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는 생각보다 누가 상대적으로 시대에 부응한 대통령이 될 수 있는지를 선택해야 한다.

지금 품격이 완전히 갖춰진 대통령을 뽑는 것이 아니라 시대 대전환의 시기에 이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고 대처하는 잠재적 리더십을 가진 대통령을 뽑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느 후보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공화주의 헌법정신과 정체성을 지켜나가면서 개인의 삶과 나라발전을 이끌어 갈 수 있는지를 심사숙고하여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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