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외교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외교
  • 정리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22.06.1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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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진단] ‘21세기 新조선책략’ 美中日 기상도

숨가쁘게 전개되는 동아시아 질서 개편은 대한민국에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예고하고 있다. 한반도에 불어오는 신냉전의 질서는 구한말 대한제국에 불어닥친 열강들의 세력 경쟁을 회상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무엇이 지금 대한민국의 신 조선책략이 되어야 하는가? 미중일 전문가 3인으로부터 그 진단과 전략적 대응책을 들어 보기로 한다. (※ 본 기사는 전화 인터뷰 내용을 기자가 정리한 것입니다. 편집자 주)

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 아시아에서는 대만이 신냉전의 최전선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우크라이나, 아시아에서는 대만이 신냉전의 최전선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정훈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원장·전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윤석열 정부의 대미 외교 및 정책 방향은 명확하다. 대선 캠프 때나 대통령직인수위 시절부터 외교 정책의 틀과 비전을 보여줬다. 핵심은 결국 한미동맹이다.

한미동맹을 축으로 중국과의 문제, 일본과의 관계 등 우리 외교의 전체적인 틀이 짜이는 것으로 예시를 했다.

그리고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불과 2주 정도 만에 이례적으로 바이든 미 대통령 방한이 있었다. 우리 외교안보 정책 구상을 갖고 미국 대통령과 실질적으로 만나 정상회담을 함으로써 동맹을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과거 우리의 외교안보는 기본적으로 한미동맹의 틀 속에서만 봐왔다. 그러나 이제는 거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제 10대 대국으로 성장한 만큼, 또 미국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부분도 있는 만큼 가치 동맹 차원에서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윤석열 정부 5년 동안 한미동맹을 축으로 훨씬 더 가치 있는 차원에서 역할을 하는 데 초점을 두리라 예상한다. 그것이 ‘쿼드(Quad : 미국·일본·호주·인도로 구성된 안보협력체)’에서부터 시작될지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어떤 역할을 하면서부터일지 구체적인 것은 알 수 없다.

또 6월 말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 초청을 받아 정상회의가 열리는 스페인을 방문하게 된다.

이런 다자무대에서 우리가 한미동맹을 축으로 국제 안보와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뭔지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인권과 환경 문제나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범죄 등과 같은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가치에서의 협력을 말하는 것이다.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논쟁이 계속 있는 한 한미동맹은 과거 냉전시대와는 다른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미동맹은 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시각 즉, 한국은 이제 잘 살고 국방력도 강한데 왜 아직도 미국이 희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근 에스퍼 전 국방장관이 회고록에서 밝혔듯이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재임 당시 주한미군의 완전 철수를 제안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불만 등으로 비롯되었다고 한다.

윤석열 정부는 미국인들의 이런 충동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보다 한미간의 제도적 연결고리를 강화해야 한다. 한미연합사령부(CFC)는 당분간 유지하고 중국의 패권주의 야망을 견제하기 위해 창설된 쿼드는 물론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MD)에도 보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MD는 미국이 추구하는 첨단무기시스템의 핵심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동맹인 호주와 일본은 이미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사업이다. 미국으로부터 최고의 동맹국 대우를 원한다면 최소 MD 참여는 기본이라고 생각된다.

영미권 5개국(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정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에도 참여할 수만 있다면 ‘제도적 링크’ 구축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이 ‘제도적 링크’를 한반도에 국한할 것이 아니고 글로벌 차원의 파트너십으로 넓혀가야 한다.

앞으로는 우리도 신장 위구르, 티베트, 홍콩의 인권 문제, 또한 남중국해의 영토 문제 등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뜻이다. 그랬을 때 동맹의 가치는 미국에도 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기존 질서를 바꾸려는 러시아와 중국의 수정주의 전략을 주시하고, 이들의 공세를 억제하기 위한 한미 집단안보 태세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새 정부는 북한에 대한 봉쇄전략을 넘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에 대한 준비를 했으면 한다.

동시에 새 정부의 대중국 정책은 보다 더 명확해야 한다. 미중 패권경쟁이 한참인 지금 우리가 중간에서 균형을 논하고 양다리를 걸칠 수는 없다. 중국은 동북아 인도 태평양 지역에 있어 굉장히 위협적인 존재로서 하루가 다르게 부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균형을 넘어 완전히 친중으로 기울어졌었다.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학자들과 정치진영을 보면 결국은 그 성격이 친북으로 귀결된다. 친중 하자는 것은 결국 한미동맹을 등한시하자는 것으로 결론지어진다. 한미동맹 강화를 하면서 친중 하자는 게 아니라 친중 해서 한미동맹을 와해시키겠다는 거였다.

30년 전 한중 수교 이후 양국의 관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중 양국은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없는 3가지 요인이 있다.

우선 한국과 중국은 군사·안보 의식과 전략이 기본적으로 다르다. 중국은 겉으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동북아 지역의 공동 번영을 얘기하지만 사실은 북한을 포함한 모든 문제를 미국과의 패권 경쟁 프리즘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진지하게 추진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둘째, 중국의 역사 왜곡은 일본을 훨씬 능가한다. 중국은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 발해의 역사를 중국사로 편입시켰고, ’장백산 문화론'을 내세우는 이유는 백두산 지역의 한민족 연관성을 지워 남북통일 시 북한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하기 위해서 일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이념과 체제에서 우리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은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를 추구하지만 정치적으로는 공산주의다. 공감할 수 있을 만한 가치와 비전을 제시한 적이 없다. 역사 왜곡과 영토분쟁을 일삼고, 북한의 반인도 범죄, 그리고 러시아의 전쟁범죄에 눈감는 중국과의 관계는 분명 한계가 있어야 한다.

중국과의 무역 규모가 전체의 25%라고 해서 중국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들이 흔히 내세우는 논리는 우리의 대중 무역 의존도가 높아 자칫 우리 기업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호주의 경우를 보자. 호주는 대중 무역 의존도가 우리보다 훨씬 높은 40%를 차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주는 일찍 쿼드에 참여했고, 인도 퍼시픽 지역에서 중국의 횡포에 당당히 맞서고 있다. 우리는 호주의 대중 외교를 보면서 불필요할 정도로 중국 눈치를 봤던 지난 5년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대중 수출 및 생산 의존도를 체계적으로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사실 이 추세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대중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 역내화와 생산기지 이전을 우리도 빨리 성사시켜 문재인 발 ‘3불정책’과 같은 굴욕은 앞으로 절대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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