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적개발원조(ODA) 세계 16위 참여 확대로 국제 위상 높여야
한국 공적개발원조(ODA) 세계 16위 참여 확대로 국제 위상 높여야
  • 박성현 미래한국 편집위원·서울대 통계학과 명예교수
  • 승인 2022.06.3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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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의 발자취를 우선 간단히 살펴보자. 1960년 1월 아이젠하워 미국 행정부의 주도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신인 유럽경제협력기구(OEEC)에서 개발도상국(이하 개도국) 지원에 관한 공여국 간 자문 포럼으로서 개발원조그룹(DAG) 설립이 제안되었다.

DAG의 초기 설립 목적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재정 지원 및 기술원조 지원에 대한 정보제공 채널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1960년 12월 OEEC가 OECD로 개편되면서 DAG도 개발원조위원회(DAC;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로 이름이 바뀌었다. DAC의 설립으로 현재의 공적개발원조 체계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ODA의 정의는 ‘중앙 및 지방정부를 포함한 공공기관이나 이들 기관의 집행기관이 개도국의 경제개발과 복지증진을 주목적으로 하여 개도국 및 국제기구에 무상 및 유상으로 제공하는 자금의 흐름(해외투자용어사전, KOTRA)’이라고 되어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개도국 지원 ODA는 국제기구에 대한 분담금 및 출연·출자금 등 다자간 원조와, 무상원조·유상원조를 포함하는 양자간 원조로 구성되어 있다.

다자간 원조 중 유엔 등 국제기구에 대한 분담금은 외교부가, 세계은행 등 국제개발금융기구에 대한 출연·출자금은 기획재정부가 담당하고 있으며, 양자간 원조 중 유상원조는 기획재정부 대외결제협력기금(EDCF)에서, 무상원조는 외교부 산하의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담당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ODA 규모는 DAC 설립 이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으며 1990년대 이래 DAC 국가들의 ODA 규모는 전체 회원국의 국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도 서서히 증가되어 왔다.

OECD에서 발간한 2020년도 데이터에 의하면 <그림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29개 DAC 회원국 공적개발원조금 총액은 1612억 달러(2019년보다 3.5% 증액)이고, 미국(355억 달러)이 계속 1위 국가이고, 다음으로 독일(284억 달러), 영국 (141억 달러), 일본 (163억 달러), 프랑스(141억 달러)의 순이다. 한국(22.5억 달러)은 16위를 기록하고 있다.

ODA/GNI 비율을 보면 스웨덴(1.14%)이 1위이고, 그 다음으로 노르웨이(1.11%), 룩셈부르크(1.02%), 덴마크(0.73%), 독일(0.73%)의 순이고, 한국(0.14%)은 27위를 기록하고 있다.

2020년 DAC 회원국들의 평균 ODA/GNI 비율은 0.32%로 2019년의 0.30%보다 상향되었으나 유엔의 목표치인 0.7%에는 아직 많이 못 미치고 있다. 이와 유사한 자료는 대한민국 ODA 통합홈페이지인 http://odakorea.go.kr 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한국 연평균 증가율은 높은 편이지만 국민소득 대비로 보면 확충돼야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1990년대 후반까지 약 127억 달러 규모의 ODA를 지원 받았다. 1945년 이후 1950년대까지 대표적인 최빈국이었던 우리나라는 국제사회의 집중적인 원조를 통해 경제성장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1990년대 이후 한국은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돌파(1994년)하고 OECD 가입(1996년)과 함께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지게 되었다. 이와 함께 한국이 받은 도움과 경제 규모에 걸맞게 국제사회의 이웃들을 도와야 하는 책임도 같이 늘어가게 되었다.

한국은 OECD 산하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2010년 회원국으로 가입하면서 ODA 공여를 시작했고 10년이 지나가면서 양적·질적 성장을 통해 중견 공여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0년 이후 우리나라의 연평균 증가율은 DAC 회원국 가운데 최상위 수준이다.

ODA 통합홈페이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0년 ODA 지원규모(증여등가액, grant equivalent, 기준)는 코로나 영향에 따른 양자 원조 감소, 지역개발은행 출연·출자 감소 등으로 전년(25.4억 달러) 대비 약 8.7% 감소한 22.5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2022년 1월 27일 발표된 ‘2022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제40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의결 안건)에 보면,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국내 기준으로 2020년 ODA 확정액이 3조4270억 원이었고, 2021년에는 3조7543억 원(2020년 대비 9.6% 증가)으로 ODA 규모 증액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2030년까지 총 ODA 규모를 2019년 대비 2배 이상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ODA 연평균 증가율을 보면 2010년 이후 DAC 회원국 전체 평균은 2.7%이나, 한국은 9.7%로 최상위 증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ODA/GNI 비율은 0.14%로 세계 10위권 경제국으로서는 아직 충분치 않으며, 이 증가 비율을 계속 유지하여 조만간 전체 DAC 회원국 평균인 0.32%를 달성해야 할 것이다.

유엔에서 2015년부터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도 ODA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SDGs의 17번째 목표인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살펴보면 최빈국의 발전을 위해 세부 목표 ‘17.2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국민총소득(GNI) 대비 0.7%까지 확대해야’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들의 ODA 지원은 2020년 총 1610억 달러로, 이는 DAC 회원국가의 국민총소득(GNI)의 0.7%라는 오랜 목표 달성에는 한참 못 미치는 0.32% 수준(한국은 0.14% 수준)이다.

코로나,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인해 ODA 자금을 지원받고자 하는 저수입국가들(low-income countries)의 요구는 증대되고 있으며 DAC 회원국가들이 ODA 지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국제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리적 접근성과 문화적 친밀성을 바탕으로 아시아 지역에 대한 ODA 지원을 중점적으로 수행해 왔으며 2010년 수립된 ‘ODA 선진화 방안’을 토대로 아시아 중심의 지원을 유지하면서 아프리카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왔다.

ODA 통합정보포털을 보면 2020년 아시아 지원 비율이 50.0%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아프리카(22.8%), 중남미(7.6%), 오세아니아(0.8%), 유럽(0.4%)의 순이다.

미배분(18.3%)도 높아 사용되지 못한 ODA 지원금도 상당히 많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 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되 중남미, 오세아니아, 유럽 등의 지역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2022년 우리나라의 ODA 지원 국제개발협력 확정액 규모는 4조425억 원으로, 총 44개 기관 1765개 사업을 추진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사업 계획을 유상, 무상 및 형태별로 나눠 살펴보면 <표 1>과 같다.

형태별로 보면 프로젝트(66.4%) 중심으로 컨설팅 등 다양한 모양으로 지원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다음으로는 연수사업(4.9%), 프로그램(3.7%), 봉사단파견(3.7%), 개발컨설팅(2.9%), 민관협력(2.5%)의 순이다. 분야별로 나누면 보건(13.2%), 교통(13.1%), 인도적 지원(9.8%), 교육(9.1%), 수자원 및 위생(7.7%), 공공행정(7.7%)의 순이다.

ODA 지원 활동으로 국제 리더십 확보 기대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올해에 4조425억 원으로 작년(3조7543억 원) 대비 7.7% 증가한 규모이며 이 지원금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국제 리더십을 확보해 나가는 것은 중요한 국가적 과제이다. ODA 지원 활동으로 국제 리더십을 확보해 나가는 방안으로 다음의 세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첫째, ODA 사업의 일환으로 청년들이 봉사단 파견 등을 통해 현지 ODA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개발협력 프로그램이 있다. 해외봉사단(WFK; World Friends Korea) 사업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그러나 지난 2∼3년간 지속된 코로나로 인하여 많은 제약을 받았다.

올해부터 좀 더 예산을 투입하고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여 해외 봉사 활동에 많은 젊은이들이 참여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젊은이들의 해외봉사단 사업은 그들에게 귀중한 해외 경험도 주고 국내의 치열한 일자리 경쟁을 완화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이 사업은 오래 전 미국에서 ODA 사업으로 실시한 평화봉사단(Peace Corps) 활동과 유사한 것으로, 그 규모를 키우고 정교하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코로나가 지난 2∼3년 간 특히 개도국을 많이 괴롭히고 지금도 어려움에 처한 개도국들이 많다. ODA 중 보건 의료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들에게 백신 공급, 보건·의료 체계 구축 협력, 감염병 대응을 위한 파트너십 강화 등을 해주는 것이 우리나라의 국제적 리더십 역량을 키우는 방안이 될 것이다.

보건 의료 분야를 지원할 때 중요한 과제는 정확한 통계 데이터를 산출하는 것이다. 개도국들이 신뢰성 있는 통계 시스템을 갖추고 보건 의료 행정을 수행하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셋째, 한국의 강점인 과학기술·CT를 활용해 개도국의 성공적 디지털 전환 지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다른 나라가 하기 쉽지 않은 점을 우리가 맡아 개도국을 도와주는 것이며, 우리의 국제적 리더십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표적인 디지털 전환 지원으로는 공공행정의 전자정부 시스템 구축, 스마트시티, 스마트 공장 등 고부가가치 사업 지원, 온라인 교육콘텐츠 제작·보급 지원, 코로나 대응 스마트 방역체계 구축 지원 등이 좋은 예이다.

지구는 글로벌화 되고 하나의 지구촌으로 발전하고 있다. 한국이 그 동안 많은 선진국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선진화 된 만큼, 이제는 우리도 개도국을 도와 그들이 잘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은 지구촌의 한 가족으로 응당 해야 할 의무이다.

ODA 사업을 통해 더 적극적으로 개도국을 도와주는 것은 우리의 당면 과제이며 우리의 국제적 리더십 확보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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