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북정책 진단Ⅰ] ‘담대한 구상’  북한의 시각과 윤 대통령의 의지
[윤석열 대북정책 진단Ⅰ] ‘담대한 구상’  북한의 시각과 윤 대통령의 의지
  •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선임연구원 
  • 승인 2022.09.15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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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반도 통치 종결 77주년을 기념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첫번째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국 정부의 대북 로드맵, ‘담대한 구상’이 발표되었다. 이 담대한 구상은 포괄적이고, 점진적이며, 단계적인 북한의 비핵화와 남북관계 정상화를 제안하고 이에 대해 과감한 경제지원, 개발 및 인프라투자 프로그램의 제공을 전제로 한다.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한국 정부가 지금까지 제안한 적 없는 가장 관대하고 실제적이며 광범위한 제안일 수 있으나 북한은 최소 3가지 이유로 이를 즉각 거부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윤 대통령의 구상은 한국이 북한에 안보상 양해를 대가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했지만 실패한 많은 사례중 하나가 될 뿐이다. 이는 최근 트럼프 미 대통령과 이명박 정부의 노력과 같이 비핵화 대화를 개시하려는 일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사례의 전제로 동일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를 위한 '담대한 구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를 위한 '담대한 구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북한의 3가지 거부 이유 

그러나 2021년 1월 조선노동당 8차 대회에서 제시된 김정은 위원장의 국방 현대화 목표는 김 위원장이 김 위원장 통치 하의 북한 시스템을 보존하기 위해 경제 및 군사 발전을 동시에 달성하려는 전략에서 탈피하고자 함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의 지원에 힘입어 경제 발전 목표를 북한 국내에서 달성한 신뢰할 수 있는 기록을 남길 수 없다. 대신에 김 위원장은 북한의 생존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제로서 경제적 번영 대신에 군사발전을 우선에 뒀다.

둘째, 북한은 윤 대통령의 구상을 남북간 경제통합을 기초로 수립된 절차가 아니라 한국에 의한 북한의 경제흡수를 위한 계획으로 볼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그의 외부자에 대한 불신을 감안할 때 북한의 경제적 의존을 유인할 수 있는 외부의 제안에 동조하는 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국의 계획이 담대할수록 북한이 이를 수락할 가능성은 낮다.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한국경제 통일의 비전에 대한 북한의 태도도 이와 동일했다. 근 10년 전 북한이 개성공단 프로젝트에 부과한 제약으로 보여준 바와 같이 북한의 경제적 취약성이 심각하더라도 북한 지도부는 한국이 제안한 인프라 프로젝트에 보다 더 거부감을 갖게 될 것이다.

셋째, 북한은 윤 대통령 구상의 수립과 제시의 전제를 이미 거부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 또는 세계 경제와의 경제통합과 맞바꿀 수 없는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전제로 한 자신과 북한의 생존에 대해 명확히 구상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자신은 양보하지 않고 상대방의 양보만을 챙김으로써 협상 실행 시 호혜의 원칙을 일관적으로 준수하지 않았다. 

통일부 주최로 한반도국제평화포럼이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개최됐다.
통일부 주최로 한반도국제평화포럼이 8월 30일부터 9월 1일까지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개최됐다.

‘담대함’은 평화를 향한 의지를 드러내는 것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은 양측이 단계별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남북간 신뢰 구축 방식을 구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존중과 우호의 제스처를 보내기 위해 온갖 수고를 다한 문재인 정부에서 호혜를 근간으로 한 상호 신뢰의 구축이 실현되지 않았더라면 김 위원장은 북한이 부인하고 있는 자유 및 인권의 가치에 이미 고착된 윤석열 정부를 더욱 더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다. 

북한이 윤 대통령의 구상을 거부할 수 있지만 윤 대통령이 실제로 김 위원장이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고자 한 것이라면 무엇 때문에 윤 대통령의 구상이 담대하다고 할 수 있을까? 

김 위원장에게 거부할 수 없는 달콤한 제안을 함으로써 윤 대통령 구상의 진정한 담대함은 북핵 관련 북한의 강경한 비타협적 태도에 맞서 높은 도덕적 우위를 강화하고 북한이 평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거부하는 것을 드러냄으로써 국내적 지지를 보다 강화하고 북한의 군사 위협 확대에 맞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데 있을 것이다.

 2022 한반도국제평화포럼 세션 토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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